시체를 보는 사나이 1부 : 더 비기닝 1
공한K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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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시보는 길 위에 쓰러진 시체를 발견한다. 하지만 놀라운 일은 주변의 어떤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다. 경찰에 신고를 해봤지만, 경찰은 시체를 발견하지 못했고 시보를 허위 신고자로 경찰서로 데려간다. 경찰서 화장실에서 시신을 발견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일이란 말인가. 며칠후, 공무원 학원에서 옥상에서 떨어진 여성의 시체를 본 후에 매일 옥상에 올라갔다가 자살을 하려던 소담을 구해낸다. 그러나 오히려 성추행범으로 몰려 경찰서를 방문하게 되고, 자신이 보는 시체는 지금 당장이 아닌 미래의 사건을 보게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이 터무니 없는 말을 믿어 줄 사람은 없었다. 소담이 사실대로 말해주지 않으면 고스란히 성추행범으로 몰릴 판이었다. 그러나 민팀장 만이 그를 믿어 주게 되었고, 며칠 전 시보가 보았던 시체들이 실제 사망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얼마후, 시보가 보았던 두 사람의 살해 용의자로 민팀장이 지목되며, 그는 절대 그런일을 하지 않았을꺼라며 도움을 청해온 김범진 형사. 그를 도와 민팀장의 결백을 증명해 보이려고 했지만, 모든 증거물은 민팀장을 가르킨다. 시보는 민팀장을 의심하며 그를 피했으나, 자신을 믿어준 그를 외면하지 못하고 만나게 되는데, 김범진 형사가 자신을 두둔했다는 것을 민팀장을 의아해 하며, 자신이 누명을 썼다며 도와달라고 한다.

이 이야기는 속도감은 정말 빠르다. 2권을 거의 하루에 다 독파할 만큼 몰입을 하게 만든다. 누가 아군인지 적군이지 구별하기도 힘든 가운데, 시보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나도 이런 경우를 당하게 된다면 무척 고심하게 될 것 같다. 사실 1부를 읽지 않고, 2, 3부를 먼저 읽었던 터라, 시보가 언제부터 시체를 보게 되었는지, 민팀장과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를 알지 못했었다. 이제 1부를 읽었으니 다시 2, 3부를 정주행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예상치 못하게 시체를 마주하는 일은 참 무서울 것 같다. 게다가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경우는 상상조차 못하겠다. 만약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많은 사건들이 미연에 예방 할 수 있을까. 좋은 능력은(시체를 보는게 좋은 능력인지는 모르겠으나) 좋은 곳에만 씌여져야 그 능력이 빛을 발할텐데 말이다. 이 이야기는 꽤 속도감이 있고, 화면전환이 빨라서 영상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책도 1, 2, 3부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물론, 나는 책으로 접하는걸 더 좋아해서 영상물로 제작되어도 보지는 않겠지만, 이제 1부를 읽었으니 2, 3부가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 같다. 정주행하러 go go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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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드립니다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김이환.임지형.정명섭 지음 / 몽실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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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정명섭 작가님이 참여하신 책이네요^^ 완전 꽂혔어요^^ 이번 책도 무진장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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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건 여자들뿐이거든요 바통 3
강화길 외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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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작가의 < 사라진 숲의 아이들 >을 읽고 나서, 다른 이야기들도 궁금해서 선택한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여러 작가들의 엔솔로지이다. 그리고 이 소설 어딘가 모르게 공감한다. 대부분 사라지는 건 여자들 뿐이다. 혹은 어린아이들이다. 그건 아마도 힘이 없기에 쉽게 제압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많은 범죄에 희생되는 건, 거의 여성들뿐이라 세상을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일이다.

「산책(강화길)」,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손보미)」, 「단영(임솔아)」, 「삼각지붕 아래 여자(지혜)」, 「카밀라 수녀원의 유산(천희란)」, 「안(安)과 완(完)의 밤(최영건)」, 「피스(최진영)」, 「숲속 작은 집 창가에(허희정)」, 8편이 실려 있다. 특히 「산책」은 어딘가 낯설지 않았는데, < 안진: 세 번의 봄 >에서 만났던 이야기였다.

특히 손보미 작가의 「이전의 여자, 이후의 여자」는 살짝 등골을 서늘하게 한다. "네 발밑을 조심해, 남의 발밑까지 신경 쓸 필요는 없다.(p.40)"는 엄마의 말은 참 마음 아픈 말이다. 남과 함께 사는 세상에 도울일 있으면 도와야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차마 '남을 도우라'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간간히 전해지는 미담을 보며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며 위안을 삼지 않던가. 어쨌든, 그녀는 돈이 급했다. 그래서 구인사이트에서 본 '입주 가정교사'에 면접을 보고 외딴 곳에 있는 그 집으로 가게 되었다. 1930년대에 지어진 건물, 그리고 2층에서 새하얀 커튼을 열고 살짝 보이는 실루엣.. 저 사람은 누구냐고 묻는 질문에 Q는 거긴 빈방이라고 지금 2층에 할아버지만 계시는데, 거동을 못하신다는 말만 돌아온다. 집 여기저기에는 향초가 켜있고, 1층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2층은 '절대' 올라가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하지만 '절대'라는 말을 사람들은 간과하게 된다. "그녀는 새로운 여자의 얼굴이 너무 보고 싶어서, 그 마음을 절대로 참을 수 없어서 결국은 커튼을 조금, 아주 조금만 걷어 보았다(p.90)"이라는 문장으로 소설을 끝이난다.

그래도 아는 작가(물론 나만)가 몇 있어서 꽤 반가웠고, 또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점은 마지막 문학평론가의 발문에서 < 레베카 >의 언급이었다. 안그래도 궁금해서 독서모임에서 읽으려고 하던 책이 언급되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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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39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연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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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예프스키의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을 다 읽었을 때, 매우 뿌듯했었다. 고전에 대한 익숙치 못한 생각도 있었고, 분량도 부담이 되기도 했었다. 그래서 <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은 매일 조금씩 읽었었드랬다. 고전들을 읽을 때는 다소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도서관에서 빌려 읽기도 뭣해서 한권 두권씩 구입해서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에 불을 지른 건 장강명 작가의 < 재수사 >였다. "나는 아픈 인간이다(p.9)"라고 시작된다는 첫문장이 꽤 마음 속에 남았던 듯하다. 실상 < 재수사 >를 읽으면서 궁금했던 것은 < 백치 >였지만, 이 책 < 지하로부터의 수기 >는 갖고 있는 책이었고, 분량도 작아서, 때마침 기회도 있어서 붙잡게 되었다. 하지만 얇은 책이라 만만히 봤던 나는 뒷통수를 어찌나 세게 맞았는지.. 아직도 얼얼할 지경이다.


이 작품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 세계에서 전환점이 된 소설이며 최초의 실존주의 소설이라 일컬어진다. 그런데 너무 만만하게 봤던 것 같다. 학생시절처럼 밑줄 치면서 정해진 틀로만 읽고는 싶지 않았지만, 다 읽고 난 후 작품해설이 좀 필요했던 이야기이다. 과연 나의 느낌이 맞는지 확인(?)이 필요했었다. 이 소설은 1부 「지하」로 마흔살의 남자가 주절주절 이야기를 이어 나간다. 요즘은 미디어가 발달을 해서 그에 노출된 아이들이 점점 문해력이 저하되면서 문장을 읽고도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들 이야기 하곤 했는데, 어쩌면 당시 사람들이 나를 보면 똑같은 말을 반복할 것만 같다. 그래도 나름 책을 읽을 땐 책 속에 동화되어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지하」 부분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책이 나를 밀어내는 기분이 들었다. 한마디로 머리가 지끈지근 아플정도로 이 사람이 어떤 말을 늘어놓는지 분간이 되질 않았다. 그저 기억나는 것이라곤 주인공은 관리로 일했으나, 좀처럼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먼 친척에게 거액의 유산을 받아 '지하'에 틀어박혀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 사람은 은둔형 외톨이 같았다. 생각은 많으나 그것은 생각으로만 끝나고 실제로는 겉으로 표현조차 못하는 참으로 고약해 보였다.


2부 「진눈깨비에 관하여」에서는 1부보다는 좀 나은편이었다. 혼자만의 독백이 아니여서 읽기도 훨신 수훨했다. 주인공이 20대 때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관리 생활을 하고 있던 남자는 당구장에서 우연히 한 장교와 마주친다. 그에게서 치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화자는 꼭 결투를 해서라도 이 치욕을 만회하겠다고 하지만 그건 머리속에서만 흥분하지만 실제로는 어떤 표현도 못한다. 또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가 다른 친구의 환송회 소식을 접한다. 그러나 아무도 그가 오리라 생각하지 않는 것에 오기로 가겠다고 했고, 하인에게 월급으로 주어야 할 돈을 회비로 내면서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시간이 한시간 미뤄졌지만 아무도 그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된 환송회에서도 주목받지 못하다가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고 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불쾌감은 모두 그의 생각뿐이었고, 행동으로 나타난 것은 그저 술에 도움뿐이었다. 친구들은 주인공을 제외하고 '그곳'으로 가자고 했으며 거기까지 쫓아갔다가 유곽에서 일하는 리자를 만난다. 주인공은 그야말로 강한 사람에는 약하고, 약한 사람에겐 강한 전형적인 인물인 것 같다. 리자와 자신의 하인인 아폴론에게는 거침없이 비하하고 막말을 쏟아낸다. 정말 찌질하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문득 누군가가 떠올라서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씁쓸해질 뿐이다.


이 사람이 40대즈음에 스스로를 '지하'에 가두게 된 것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 가뜩이나 나도 요즘엔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으로 행동이 바뀌어 가고 있는데 주인공도 더군다나 타인에게 이렇게 행동을 하니 누가 좋아하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때론 자신의 고립되는 상황을 타인 탓으로 돌리는 이들도 있는데 주의깊게 살펴보면 자신의 상황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주목받고 있지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누구나 등을 돌리고 말 것이다.


원래 작가의 말이나 작품해설들은 절대 보지 않는 편이지만, 이 책은 필히 '작품해설'이 필요했다. '지하'에서는 낭만주의와 이상주의를 양식으로 한껏 고양되었던 화자였지만 '지상'에서는 볼품없는 외모와 사회적, 경제적 지위로 인한 콤플렉스, 괴상한 피해의식과 열등감으로 똘똘 뭉친 우스꽝스러운 낙오자고 전락한다.(p.207)라는 것이 이 소설의 핵심인 것 같다. 당시 시대상은 잘 모르겠지만(이래서 배경지식이 중요한가보다.) 어쩌면 겉과 속이 다른 이들이 팽배했기에 당시 시대상을 반영했던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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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비하인드
박희종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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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 소설 처음 오과장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욕이 막 치밀어 올라서 짜증이 났었다. 범죄소설을 읽다보면 잔혹한 것도 있지만, 물론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적어서라고 해야 하나.. 일어나기는 하지만서도.. 어찌되었든 그냥 소설과 현실을 분리하기 쉬웠는데, 이 책 < 더 비하인드 >의 이야기는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이에 오히려 더 섬뜩하다.

오과장은 사내 카페테리아에 비치된 우유를 한 통을 집에 들고 간다. 아내가 아이 우유가 떨어졌다고 한 통 사오라고 했었는데, 금요일에 수도권으로 나가는 퇴근길은 여러모로 힘들다. 게다가 중간 마트를 들렸다 가려면 이 것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문득 보인 카페테리아에 비치된 우유 한 통을 집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자신의 인생을 힘들게 하리라곤 상상을 못했다. 익명의 직징인 앱 '비하인드'에 [카페테리아 우유는 진짜 좀 아니지 않아요?]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익명의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사실 오과장의 행동이 잘 한건 아니다. 사내 복지를 위해 마련한 공공물인데, 이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가지고 나와서 판매한다는 사람도 있다는 이야기를 볼때는 잘못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오과장은 이 일을 빌미로 덫에 빠져들고 만다. 익명이라는 가명뒤의 인물에게 협박을 받으면서 그가 요구하는 것을 해줘야 하는 상황까지 일어나며, '번개탄과 수면제는 살아남아도 뇌손상을 입고, 익사는 안 예쁘고, 높은 곳에서 번지점프가 최고'라는 메세지로 자살을 종용하기 시작한다. 결국 오과장은 회사 옥상으로 올라가게 된다.

오과장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나 화가 치미는지 짜증이 밀려왔다. 이런식으로 가스라이팅을 하면서 사람들을 궁지로 몰아가는구나. 무력하게 만들어서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현실에서도 이런 일이 번번히 일어나지 않던가. 자신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해서 죄책감도 없이 타인의 삶을 망가트리는 사람은 정말로 엄벌을 해야 한다. 얼마전 무자비한 칼부림 사건으로 충격을 준 가운데, 인터넷에 여기저기 범행 예고글이 올라왔었다. 잡힌 사람들은 그저 장난이었다고 한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법이다. 어떻게 이런 일을 장난으로 혹은 다른이의 삶을 조정하려고 하는 것일까.

물론 이 이야기는 소설이었기에 악인의 정체나 피해자들이 다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과정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현실에서는 그다지 그렇게 간단하게 끝나지 않기 때문에 씁쓸한 마음은 가시지를 않는다. 지금도 온라인 세상에서만 용감해지는 사람들을 볼수가 있다. 가면을 쓰지 않고서는 드러내지 못하는 속내는 참으로 비겁하다. 우리는 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익명으로 가려져 있더라도 자신의 인간성까지 버리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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