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 학교 생각학교 클클문고
소향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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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후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네명의 작가가 모여서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사실, 지금 교권의 위상이 많이도 추락했다. 군사부일체라 해서 스승님의 그림자를 밟지 않았다고 했는데, 그림자는 아니더라도 선생님들은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날마다 들려오는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허탈하게 만든다. 물론 가끔씩 스승님이라 부르기 뭣한 사람도 있지만(「우리 공존할 수 있을까?」 속 교장선생님),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은 「우리 공존할 수 있을까?」 속 손현구 선생님과 같지 않을까 싶다.

이 책 < 100년 후 학교 >는 「Schoolverse(소향)」, 「그레이븐 이종 고등학교의 괴짜들(정명섭)」, 「특별전형(이지현)」, 「우린 공존할 수 있을까?(윤자영)」의 네가지 이야기가 담긴 앤솔로지 작품이다. 이 작품들을 읽다보면 미래의 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결코 허황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선생님 작가분들로서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기 때문이 아닐까. 물론 정명섭 작가님은 교사는 아니지만, 글쓰기 수업이나 강연들을 통해 학생들은 가까운 곳에서 만나고 계신다. 가끔 청소년 소설을 읽다보면 과연 현실에서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하곤했지만, 이 소설들은 SF 앤솔러지임에도 불구하고, 더 현실적인 것 같다.

특히,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우린 공존할 수 있을까?」다. 지구는 계속된 환경오염으로 인해 인간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 되었고, 새로운 행성에 정작하고 살아가게 된다. 이제는 세계적을 넘어 전 우주적으로 외계인과도 협력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인간과 외계인간의 적대감으로 인해 우주인 합반 정책까지 생기면서 시범대상자로 소린이 뽑히게 되었다. 이 상황을 항의하러 교장선생님께 찾아갔다가 엄마에게 비밀을 들으라는 말만 들었다. 엄마에게 들은 비밀은 바로 소린이게 지구인과 외계인 사이에서 태어난 휴머린이라는 것이다. 외계인에 대한 인식도 별로였지만 휴머린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소린은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사실, 꼭 100년후가 아니더라도 현재도 같은 지구인(?)이더라도 여러가지 이유로 공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금은 서로 공존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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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갖는 선택이란 이 세상에는 없다는 것을, 진짜 원하는 것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고 선택한 다음에는 뒤돌아보지도 후회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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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아이
최윤석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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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슈퍼문이 떴었다. 달의 공전궤도가 지구에 근접한(근일점) 곳에 도달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큰 달이 뜨는 것이다. 2035년 그다지 멀지 않은 미래가 배경인 이 소설에서 달은 정말로 커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달의 인력은 점점 강해지기 시작한다.

금일 월출 시간은 18시 22분이고 달의 인력은 26.4kg으로 예상됩니다. 다들 오늘 하루 편안하시길 기도드립니다.(p.91)

매일 일출시간과 달의 인력을 알리는 재난뉴스가 방송된다. 달이 하늘을 장악하고 있을 때는 저 중력 이하의 물건들은 달로 향하게 된다. 그래서 밤에는 잠에 들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몸집이 작은 아이들은 달로 솟구쳐 오르게 된다. 달의 인력 때문에 아이들이 사라지는 현상을 '에비에이션(Aviation)이라고 한다. 아이들이 아직 대기권에 머물러 있는지, 아니면 달까지 끌려갔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재난현상을 만나고 있다. 얼마전 모로코에서도 지진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재난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지구 외적인 문제로 우리에게 더 큰 재난이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가까운 미래에 이런 상황이 생기지는 않겠지만, 만약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 것일까. 여전히 이런 상황에서도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은 어찌해야 할까. 사실 대기권으로 솟구쳐 오른 아이들은 생명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살아서 돌아오기를 모두 기원한다. 아이를 보육원에 맡겨놓고, 그 아이가 에비에이션 되고, 사망한채로 돌아왔을때, 왜 보상금이 깍였느냐 한탄하며, 보상금을 가로채고 도주한 어른들의 모습은, 현재도 양육을 책임지지 않고 보험금을 가로채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이들의 모습과 오버랩 되기에 씁쓸하기만 하다. 그에 반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아이를 구하려고 하는 이, 혹은 다른 방법으로 아이를 만나기 위한 방법을 찾는 이들의 모습이 참 안쓰럽기만 하다. 나도 같은 경우라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 같긴하다.

이 소설은 곧 영상으로도 만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한다.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재난상황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으라는 법은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혹은 재난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옳은 것인가, 그리고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생각해보라는 화두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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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7 (반양장) - 무지개 골짜기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7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계창훈 그림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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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앤의 이야기보다, 그리고 앤의 아이들 이야기보다 '무지개 골짜기'의 메러디스 목사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메러디스 목사는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아이들을 기른다. 이 아이들은 앤의 아이들과 사이좋게 지낸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앤의 조언을 받고 싶어한다. 말괄량이 같던 앤의 모습만 알고 있다가 이렇게 존경받는 "블라이스 부인"이 되었다는 것이 왠지 아직도 낯설다.

이 당시에는 여자들은 집안일을 하고 아이의 양육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때이다. 그런데 매러디스 집안의 아이들은 어머니의 부재에도 목사인 아버지의 명성에 흠이 되지 않게 노력들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 사람들에겐 탐탁지 않아 보이나보다.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를 사건들이 많은 것 같다. 예를 들면 예배시간에 양말을 신지 않았다는 것도 구설수에 오르게 된다. 그 이유에 대해 동네 신문에 투고를 하여 앤과 길버트가 배를 잡고 웃게끔 했다. 아이들이 참으로 귀엽다. 그래서 매러디스 아이들은 윌터(자세하게 기억은 아니지만)의 제안에 따라 아버지의 명성에 흠이 나게 되면 그에 따른 벌칙을 회의를 통해 결정을 하고 스스로에게 뉘우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아이들이 참 기특한게, 하루 단식을 하는 벌을 내렸는데, 맛난 것은 주말에 먹으니 평일에 굶는 것보다 주말에 굶어야 벌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다. 비록 갑자기 쓰러져서 길버트가 달려오고 한바탕 소동을 벌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블라이스 가족의 아이들과 매러디스 가족의 아이들은 꽤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6편과 7편의 이야기들은 앤 보다는 그 자녀세대로 이야기가 옮겨가고 있다. 잉글사이드 아이들이 겪는 이야기들도 꽤 다양하는데 그들이 성인으로 성장하고 그것을 바라보는 앤 부부의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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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초판 출간 80주년 기념판)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이상원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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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뮤지컬이 유명했기 때문에, 소설이 원작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어지간하면 뮤지컬을 보고 싶다 했을텐데, 책을 먼저 읽고 싶었다. 그렇다고 뮤지컬이나 영화에 관심이 가는건 아니지만, 히치콕 감독의 작품이 있다고 해서 궁금하긴 하다. 슬쩍 볼런지도.. 이 < 레베카 >는 1938년 8월 선보였다고 한다.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은 80주년 기념판으로 2018년에 발간된 건데.. 표지를 벗겨(?)놔서 조금 없어보이는...^^;; 그런데, 80년이 지났다고 해도 이야기는 꽤 세련된 것 같다. 발표 당시에도 폭발적인 명성을 얻었다고 했는데, 나는 왜 이제서야 이 이야기를 알게 되었을까.

일가친척 없던 '나'는 벤호퍼 부인의 시중을 들던 생활을 하다가 몬테카를로 호텔에서 막심을 만나게 된다. 맥심은 아내와 사별했고, 나이차이가 많이 났지만 그와 결혼하고 맨덜리 저택의 안주인이 되었다. 드윈터 부인이 된 '나'는 맨덜리 저택에 동화되지 못한다. 우선은 맥심은 전부인 레베카를 못 잊는 것 같았고, 저택을 관리하는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와 '나'를 비교하며 '마님'이라고 부르지만 적대감을 드러낸다. 맨덜리 뿐 아니라 주변인들 속에 스며있는 레베카의 힘에 짓눌려 있다. 안개가 낀 어느날 배가 좌초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 배를 예인하려, 레베카의 보트가 발견된다.

로맨스와 스릴러까지 겸비되어 있는 이야기는 긴장감까지 더해준다. 그런데 한가지, 뮤지컬에서 댄버스 부인의 카리스마라든지 노래 "레베카"를 부르던 배우들의 카리스마가 워낙 대단해서 댄버스 부인을 매우 기대했는데, 살짝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영상을 보고, 댄버스 부인이 꽤 돋보였기 때문에 주인공으로 생각했었던 탓일지도 모르겠다.

어지간하면 영상물은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뮤지컬이 꽤 오랫동안 공연되었고 입소문이 많아서 궁금하긴 하다. 이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미리 스포를 해 준분(?)들이 있어서 영화에서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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