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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동물의 죽음 - 인간은 왜 기꺼이 동물과 만나고 또 이별하는가
E. B. 바텔스 지음, 김아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9월
평점 :
"인간은 왜 기꺼이 동물과 만나고 또 이별하는가"
동물들과 인간은 더불어 살아간다.. 아니 가야한다. 그런데, 가끔은 모든 세상의 주인이 인간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데, 어찌보면 그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동물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한켠을 내주었으면, 그리고 함부로 반려동물들을 유기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은 여전하다.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을 소모품으로 생각해서 싫증이 났다고 버리는 행위는 지양해야한다고 본다. 반려동물을 선택하는 그 순간부터 내가 이 아이를 책임질 수 있는지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처음부터 충격이었다. 뉴욕 하츠데일에 있는 반려동물 공동묘지에 잠들어 있는 가수 머라이어 케리가 반려묘의 무덤을 보고 있다라는 말때문이었다. 여전히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의 매립이 허용되지 않아서 공식적으로는 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한다고 알고 있다. 사유지 내에 묻는건 상관없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매립은 불법이라고 한다. 문득, 얼마전 동물원에서 호랑이가 죽었다고 기사를 봤는데.. 이 아이는 어떻게 했을까 궁금해진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에서 이렇게 말했다. "개는 사람에 비하면 세상에 태어나서 그다지 좋은 점이 없지만 그 중 하나만큼은 굉장히 대단하다. 안락사가 법으로 금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동물들은 자비로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를 지닌다." 때때로 나는 우리가 인간이 아닌 동물 가족에게는 이 기회를 주면서 왜 인간 가족에게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 궁금하다.(p.100, 101)
이 문장이 왜 그리 혼란스럽게 했는지 모른다. 안락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다만, 내가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순간에도 미련이 남아서 그대로 붙잡지 말고 연명치료를 하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그런데, 동물들에게 안락사를 시키는 것은 과연 그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일까. 어쩌면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여러 일을 겪다보니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우리는 동물들을 만나고 이별을 한다. 그럼에도 또 함께 하고자 한다. 반려동물들을 잃고 꽤 많이 슬퍼했었던 기억은 있지만 그래도 또 함께 할 그날들을 고대하고 있다. 이별을 하더라도 함께 했던 기억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