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대여점 - 무엇이든 빌려드립니다
이시카와 히로치카 지음, 양지윤 옮김 / 마시멜로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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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대여점 변신 가면'

찾는 외모가 있다면 외모까지 빌려주는 "외모 대여점'이다. 원하는 그 어떤 외모라도 하루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단다. 단, 범죄 행위에 이용하지 말 것. 혼이 뒤바뀐 상태에서는 서로 가까이 있을 것이라는 조건만 지킨다면 말이다. 처음엔 외모를 대여해준다고 해서 혹시 영화 "페이스 오프"처럼 얼굴을 갈아 엎는(?) 것인 줄 알았는데, 혼을 바꾸는 것이다.

대여점 주인장 안지는 할아버지 소노지에게 사람으로 둔갑하는 여우를 부려 외모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물려받는다. 하지만, 여우술사의 능력을 물려받으면 궁합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불행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에 안지는 외톨이의 삶을 선택했었다. 그래서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벽을 칠수밖에 없었다. 딸들에게는 이어지지 않고 아들에게만 물려받는 이 능력때문에 엄마는 아빠에게 이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고 한다. 혹여 아들을 낳았다가 위험해 질 수 있다고, 하지만 아빠는 자신은 심장이 나빠 일찍 죽을 운명이기에, 태어난 아이가 남자아이여도 괜찮다고 했단다. 그래서 엄마는 아이를 낳을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녀는 꽤 난산이었다고 했다. 더군다나 아이는 목에서 걸려 더이상 세상에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시커멓게 아이 얼굴을 죽어가고 둘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을때 여자는 모두가 포기했던 아이를 선택했다고 한다. 아마도 그런 마음들이 부모의 마음들일까..아, 물론 여자와 아이는 모두 살았다.

그런데 외모를 바꾼다고 정말 인생이 바뀔까... 그 이야기의 정답은 이미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다 나온 것 같다. 귀여운 구석이 하나도 없는 사쓰키는 미소녀의 외모를 대여해 옷가게로 간다. 미소녀로 변한 자신에게 눈길이 쏟아질 줄 알았는데, 점원은 자신의 모습을 한 호노카(여우)에게 말을 걸고 있다. 그리고 수줍게 웃는 모습이 어쩐지 달라 보인다. 항상 상대방의 무례한 태도에 체념했기에 사쓰키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던 탓이다. 타인의 외모만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딱 그 정도의 수준이지 그런 사람들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물론, 그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화이팅 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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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는 묘르신 - 16세 고양이 홍조일기
민정원 지음 / 야옹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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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조는 16살 고양이, 그야말로 묘르신이다. 실은 < 홍조일기 >를 읽어보고자 했는데, 도서관에서 검색해보니 이 책뿐이었다. < 홍조일기 >는 초콜릿색 턱시도 고양이 홍조의 11살 때의 이야기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 < 홍조는 묘르신 >은 5년이 흘러 이제는 묘르신이 되어버린 홍조의 이야기이다.

앞의 이야기를 읽지 않아서 홍조의 이력을 잘 몰라서.. 그런데, 성체가 되고 나서 작가인 집사를 만난것 같다. 중간에 함게한지 몇년 뭐.. 그렇게 나온 것을 본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책소개를 보니, 홍조가 다섯 살이었을 때 파양되어 작가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파양은 참 안타깝지만 그래도 대구까지 달려가 데려올 정도의 가족을 만났으니 홍조에게는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게다가 이제 나이가 많은 홍조를 위해서 애쓰는 작가의 이야기를 보면 참 대단한 것 같다. 특히나, 나이가 많은 고양이다 보니 조금만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심장이 발등까지 덜컥 떨어지기도 하고, 홍조에게 약을 먹이기 위해서 손톱을 길게 기르면서도 오른쪽 엄지손톱만을 짧게 자르는 정성은.. 나로서는 하지 못할 것 같다.

진심이 통했는지, 홍조는 늘상 침대에서 집사와 함께 자는 것 같았지만, 편안하게 자라고 자리를 옮기게 되면 여지없이 쫓아 집사의 곁을 찾는 홍조를 보면 홍조는 침대가 아니라 집사 곁을 좋아하는 것이고, 그만큼 깊은 유대감이 쌓였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작가는 유투브 채널 "묘르신 홍조"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잠시 방문했다. 이제는 17살이 된 홍조 아주 잘 돌아댕기고 있다. 홍조 건강하게 집사랑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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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투 킬 존 그리샴 베스트 컬렉션 7
존 그리샴 지음, 정영목 옮김 / 시공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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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의 데뷔작이라고 한다.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진 영화는 때때로 본 적이 있지만(물론 책이 원작이라는 건 잘 몰랐지만), 책으로 읽는 것은 처음이다. 이 이야기도 770페이지의 들고 다니기에는 손목 건강이 우려될만한 책이지만 너무나 흥미로워서 책장이 거침없이 넘어가게 된다. 검색을 해보더라도 책보다 영화가 먼저 검색될 만큼 꽤 유명한 이야기이다. 25분가량의 영화 요약본으로 보고 시작을 했지만, 역시 영화에서는 살짝의 각색이 있어서 책을 읽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 남부 미시시피 주의 한 소도시. 10살 흑인 소녀(사실, 소녀보다는 어린이가 더 어울릴것 같다. 소녀라는 말은 괜히 중고등학생 정도를 생각하게 한다) 토냐는 술과 마약에 취한 두 명의 백인에게 참혹하게 폭행과 더불어 강간당한다. 겨우 목숨만을 건져 가족에게 돌아온 토냐가 처음 내뱉은 말은 '심부름 한 식료품을 땅에 떨어뜨려 죄송하다'였다. 그래서 더욱더 맘이 아팠다. 이런 어린이에게 도대체 무슨일을 한 것이란 말인가. 그걸 잘 했다고 떠벌리던 범인은 곧바로 체포되었지만, 백인 우월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미시시피에서는 보석으로 풀려나 제대로된 처벌도 받지 못할 것이 뻔하다. 토냐의 아빠인 칼 리는 법정에서 이송 중이던 범인들을 향해 총을 난사해 살해하고 만다. 이 사건은 딸을 대신해 아버지가 복수했다는 것을 넘어 인종차별 문제로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어린이에 대한 가혹한 범죄부터, 가해자를 응징한 피해자 가족. 그리고 인종차별 문제 뿐만이 아니라 이야기 곳곳에 사회에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이슈가 되는 사건을 맡아 그 인기를 누리려는 변호사들. 그리고 칼 리를 변호한다는 이유로 제이크에 가해지는 kkk단의 위협. 사실 위협을 넘어선 방화, 폭행, 살인등의 또 다른 범죄들이 발생한다.

피부색이 우위를 차지한다는 이런 건방진 신념은 아직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여전히 있기에 참으로 안타깝다. 동양인을 바라보며 눈을 찢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그 무지함을 어찌해야 할까. 그렇다고 살인하는 것이 정당화되지는 않겠지만, 당시 상황에서 공정한 재판을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칼 리를 응원할 수 밖에 없다. 지금도 솜방망이 같은 처벌에 피해자들을 분통 터지게 한다. 정말로 공정한 세상이, 정의로운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과연 그런 세상이 오기나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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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 개정판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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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1944년에 발표했었다. 추리작가로서 명망이 높았던 그녀는 독자들의 혼동을 우려해 필명으로 출판했고, 수십 년간 비밀에 부쳐졌다고 한다. 근데.. 나는 애거서 크리스티를 좋아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모르는게 너무 많다. 생각해보니 애거서를 좋아하는 사람치고는 그녀의 소설도 별로 읽지 않은듯 하다. 반성해야겠다. 각성하고 진지하게 읽어봐야겠다.

예전에는 주로 제목이나 개요를 보고 읽곤 했는데, 요즘에는 작가를 더 중점적으로 보는 편이다. 전자의 나였다면 아무 생각이 없이 읽었겠지만, 후자의 나는 기대감에 부풀어서 시작을 했을테다. 실제로 그랬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간의 사정을 알게 되었고(나는 몰랐지만), 또 다른 그녀의 필력을 감탄할 뿐이다.

조앤 스쿠다모어는 자상한 변호사 남편과 반듯하게 자란 아이들을 가진 중년 여성이다. 막내딸의 병간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동창인 블란치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와의 잠깐의 대화는 불쾌하기만 했다. 그리고 폭우로 인해 사막에 위치한 숙소에서 발이 묶이고 만다. 사막에서 홀로 산책을 하면서 조앤은 생각에 잠긴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 시작된다.

혼자인 것은 참 위험한 것 같다. 혼자 있고 주변 또한 조용하게 되면 생각이 깊어진다. 처음엔 사실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스타일 때문에(그녀의 소설이라면 사건이 일어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살짝 당혹했지만,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완벽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삶이 온통 금이 가있었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게 된다면 이 책의 묘미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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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빛 - 제11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
임재희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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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2007년 벌어진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을 배경으로 디아스포라(고전 그리스어로 파종을 의미하는 단어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혹은 이주 그 자체를 의미한다.)와 죄책감의 문제를 생생하게 다루고 있다. 당시 버지니아 공대 총기 난사 사건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국내에서도 충격을 금치 못했던 것을 기억한다. 어렸을 적 미국으로 이민을 간 그는 초반에 영어를 잘 못해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 사고 직후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 세 개의 빛 >에 등장하는 '노아 해리슨'과 '미셸 은영 송'. 노아는 미국으로 입양되었고, 은영은 이민자이다. 두 사람은 한국인이다 보니, 사건을 이야기를 할 때도 주춤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국내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면 느낄 수 없는 그런 느낌일 것이다. 노아는 입양과 파양, 그리고 양아버지의 의한 양어머니의 총기 살해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기에 이 총기사건으로 무척 혼란스러워 했고, 결국엔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한국에 함께 가자고 했던 약속을 남긴채.. 연인을 잃은 은영은 매우 혼란스러웠으며 당시 '6일의 시간'에 대해 쓰는 것고 노아를 충분히 애도할 수 있는 장소로 여행을 가보라는 심리치료사의 조언에 따라 홀로 한국으로 향하게 된다.

노아가 입양될 당시 그의 이름은 '남자아이 -1'이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오는 유학생이 입양되는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때 여학생이 '노아'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노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전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실제 수잔이야기를 먼저 알았는지, 영화를 보고 알게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당시 스웨덴으로 입양되었던 수잔은 낯선 서구사회에 동양인이면서 입양아의 신분이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전쟁고아들이 입양되기도 했지만, 그 후로도 해외입양이 계속되었고, 우리나라는 고아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었다. 또한 상당수의 입양인들은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은영은 어릴때 친구였돈 현진을 함께 지내면서, 그리고 노아의 뿌리를 찾기위해 여러사람들과 만나면서 스스로도 조금씩 치유받아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요즘 내 상황으로 보면 은영의 느낌을 십분 이해할 수가 있다. 매일 매일을 도돌이표를 돌며 사는 것 같은 일상.. 어쩌면 시간이 제일 좋은 치료제가 아닐까도 싶다. 속으로 삼키지 말고, 회피하지도 말고, 그것을 마주할 때.. 비로소 돌파구를 찾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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