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2
정유정 지음 / 비룡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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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세계청소년 문학상 당선작

 

저자를 처음 만난건 <7년의 밤>이었다. 다소 두꺼워 보이는 책이었지만 정신없이 읽었던 것을 기억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책을 처음 여는 순간부터 마지막을 다 읽을 때까지 좀처럼 손에서 놓을수가 없었다.

코끼리의 의미가 무엇인지... 내용을 잘 파악하지 못한 걸까... 노란 비옷을 챙겨입은 다섯동반자들은 맞는데 말이다. 어쩌면 저 표지속의 예쁜 루즈벨트는 그다지 사나워 보이지 않는다. 책 초반에서는 매서운 사냥개로 묘사되지만 너무나도 귀여운 녀석이다. 어쩜 능구렁이가 다된 우리집 햄스터마냥 이녀석도 이 여행에서 좀처럼 떨어지고 싶지 않은지 이빨을 드러내며 날카롭게 짖어대던 녀석이 나중에는 이 여행에 동참을 하게 된다.

 

루즈벨트는 물론이고 이번 여행은 전혀 목적이 달랐던 어느 젊은(?)날의 객기일런지 아니면 청소년기의 혈기왕성한 옳다고 믿는 정의감인지... 그래도 나름 15살의 준호에게는 절친인 규환이가 해야할 임무를 대신하면서 커다란 책임감을 갖고 이 여행에 임한다. 비록 예기치 않던 동행자가 생기면서 난항을 겪긴 하지만 어쩜 그 난항을 훔쳐보는 독자에게는 15살 어린이를 벗어난 청소년으로서 대처하는 자세와 생각에 슬쩍 미소짓게 한다.

 

배경이 1986년이다 보니 약간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도 나온다. 내가 학생이던 시절 늘상 보아오던 학생운동이며, 삼청교육대 이야기, 광주항쟁 이야기도.. 물론 직접적으로 등장하지는 않아도 그 슬픈 시대상을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어쩜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면서 모두가 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들의 문제들이다.

 

20년이 지나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된다. 그 여행 이후 그 동반자들은 서로 잠깐 스쳐간 이도 있었지만 추억으로 삼고 현재를 살아가는 준호....

 

나는 과연 15살 그때, 무엇을 했을까...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는 과연 언제였을까? 생각지도 못하게 그 때가 지나버린것 같다. 오늘은 조용히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틑 언제였는지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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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온다 리쿠 지음, 박수지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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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위의 집...

1층에는 창문이 없었다... 처음에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책 표지에서부터 사이사이마다 그림이 있는데도 중간에 언급된 이야기를 알기전까지는 미처 깨닫지 못했다. 어찌보면 고풍스러운 이 집에는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다. 10편의 짧은 이야기들은 이 집에 살았던 혹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관계도를 그려볼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첫편을 읽을때는 전혀 무슨이야기인가 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호기심이 생겼고, 앞에서 언급된 이야기를 살짝 들춰가보면서 관련성을 찾게된다. 

 

누군가 조근조근 이야기를 건네주는 사람이 있다. 그 이야기 속에 심취해서 듣고 있다보면 어느새 나는 유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고풍스럽던 그 언덕위의 집은 '유령의 집'이다. 제각각 사연을 가진 사람들.. 왜 그들은 그곳을 떠나지 못했을까? 그렇다고 딱히 그들에게 이 집에 좋은 추억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정말 무서운 것은 살아 있는 사람이다, 죽은 사람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이 말이 주는 느낌... 뭐랄까.. 여름이면 늘쌍 나오는 공포 영화, 혹은 공포를 담은 이야기들...

근데, 실제로 이 말들처럼 죽은 사람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사람이 훨씬 더 무서운 짓을 한다. 얼마전 방송되었던 '황구' 폭행 사건부터.. 살아 있는 사람이 또 다른 생명에게 하는 일은 너무나도 잔인하다..

하지만 죽은 사람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그저 억울한 마음에, 그리고 미련이 남아서 그저 그들은 나타났을 뿐인데 살아있는 사람이 지레 겁을 먹을 뿐이다...

어찌보면 그 집을 수리하던 목수들이 이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사람들이 되기를 바라는 작가가 생각하는 미래의 인간상이 아닐까 싶다. 전혀 유령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양해를 구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그 목수 부자들만 같다면 아마도 모든 호러물들이 무서워지지 않을꺼 같다. 그런 장르마저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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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얼굴이 녹을 때
최승호 지음 / 뿔(웅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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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내게는 '시'라는 것이 매우 어려운것 같다. 학창시절에 줄쳐가면서 그 속의 함축적인 의미를 외워가며 외울때는 그다지 어렵다는 것을 몰랐는데, 요즘에 읽는 시는 왠지 어렵다.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래서 항상 시를 읽어볼까 하다가도 이내 다시 책을 내려놓게 된다.

 

이 시집은 처음에는 시집이라는 것을 몰랐다.(^^;;) 책을 받아보고서야 시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저 제목에 이끌렸던 것 같다. 솔직히는 환경에 관련된 책이 아닐까도 싶었다. 뭔가 고독스럽고 현대 사회에 많은 상처를 입은 것을 동물에 빗댄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부산 자갈치시장을 어슬렁 거리다 고래 고기 한 점을 먹은 것은 이십년 전쯤의 일, 죽은 고래는 과연 내 살과 영혼으로 부활했던가. 그저 비릿한 뿐 별맛도 없었던 고래, 먹고 난 뒤로 왠지 찜찜했고 지금도 찜찜한...

 

고래 고기 딱 한 점을

먹었을 뿐인데

고래의 유령이 나를 따라다닌다."(p.28)

 

이 '고래'라는 시를 읽으며 나도 언젠가 고래고기를 먹었던 적이 있었다. 강남의 어느 선술집에서 말로만 들었던 따뜻하게 데온 다랑어(?) 지느러미가 떠있던 비릿한 그 정종과 함께... 고래고기를 먹자던 친구놈때문에 갔었는데 한번 먹어보고서는 손도 대지 않았다. 어딘가 나와는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얇게 한겹으로 깔아놓은 비싼 고래고기..

이 시를 읽으면서 문득 고래고기에 대한 나같은 기억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에 어쩐지 반가운 맘이 들었다. 고래고기가 입맛에 맞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라는 말을 들은것도 같은데 그것이 아마도 멸종위기에 놓인 탓이 아닐까.. 그래서 시에 표현된 것처럼 고래 유령이 따라 다니느라고 별로 유쾌하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한다.. 그 이후로 난 절대 고래고기를 먹지 않겠다 다짐했다. 어쩌면 남몰래 고래유령에게 미안해서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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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명문가의 독서교육
최효찬 지음 / 바다출판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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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가 없었더라면 내가 이 책을 과연 읽을 생각을 했을까?

아이가 없을 때와 아이가 커가면서 읽는 책의 종류들이 조금씩 변화를 가지고 오는 것 같다.

요즘 들어 많은 관심이 갖게되는 것이 아이의 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논술, NIE, 영어, 독서 등등등... 이시대를 사는 엄마들은 언제나 바쁘다.

 

이 책에는 10명의 명문가(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의 독서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들은 자식의 교육에 열을 올리는 것은 당연한 것 같다.

" 소매가 길어야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아야 장사를 잘하듯, 머릿속에 책이 5천권이상 들어 있어야 세상을 뚫어보고 지혜롭게 판단할수 있다. " 라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말에 매우 동감을 하게되었다. 더욱이 요 일주일사이에 딸아이의 학교에서 벌어졌던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더욱더 절실하게 마음속에 새길수 있는 말이었다. 세상을 뚫어보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한 행동을 보면서 독서교육의 중요성도 알았고, 생태계 부분의 과학공부를 하면서도 '우리가 지구를 착한별로 만들거야(마라 록클리프)'에서 읽은 내용을 예로 들면서 조잘조잘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면서도 독서교육의 힘을 또 한번 느낄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공감했던 내용은 '책 읽는 집에서 책 읽는 아이가 나온다'라는 것이다. 지금은 많이 눈이 침침해지셔서 책을 읽지 않으시지만 나도 어린시절에 엄마의 손에 이끌려 도서관에 갔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 우리딸도 책을 읽는 내 옆에서 TV 리모콘보다 책을 집어드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하는 독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활에 독서가 묻어나는 집을 만들고 싶다. 그저 베란다 한켠에 마련되어 있는 작은 우리집의 서재에서 읽고, 읽고 또 읽으며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는 지혜로운 눈을 길러야함을 마지막 책장을 넘기면서도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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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8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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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왜 선택했을까?

그게 처음 읽었을 때의 내 느낌이었다. 성직자, 순교자, 자애자, 구도자, 신봉자, 전도자로 이어지는 고백형식이 이건 뭔가 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도서관에 반납하려 했었다. 처음의 내 느낌이 '기우'였다는 것을 알았다. 도대체 무슨 내용일까 라는 생각에 인터넷을 검색해봤는데 영화로도 나와있었다. 예고편을 보니 뭔가 섬뜩한 느낌이 드는 것이...

 

이 이야기는 어느 중학교 교정에서 벌어진 4세 여아의 살인사건이 시작점이었다. 싱글맘인 엄마의 고백으로부터 시작된다. 내 딸은 사고사가 아니다. 그 아이는 우리반 학생들에 의해 살해당했다. 에이즈 환자였던 아이의 아버지와 결혼하지 못했었는데 그 사람의 피를 그 두명의 우유에 주입했다. 그렇게 복수는 시작되었다.

 

아직까지 성직자, 순교자, 자애자.. 이런 뜻이 무언인지 이해는 되지 않으나 5명이 모두 자기 입장에서 고백을 한다. 왜 이런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자신들의 입장에서 설명을 한다. 매우 독특한 전개방식때문에 독자는 더욱더 치밀하게 등장하는 인물을 파악할수 있다. 그리고 한사람의 고백이 이어질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반전이 생기면서 마지막에 등장하는 싱글맘 선생님의 고백의 대반전으로 놀라면서 책을 덮게 된다.

 

아이를 잃은 엄마로서 어찌 이렇게 침착할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아마도 나라면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내 아이를 죽인 범인을 알았을 때 나는 면전에서 악다구니를 썼을것 같다. 침착하게 그들을 무너지게 하는 방법을 택하기보다 나 스스로를 무너트리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은 그저 뒷목이 서늘해짐을 느끼며 잠시 멍함을 느끼게 할만큼 자제력을 잃지 않았던 또 다른 이시대의 '엄마;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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