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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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뷰에 올랐던 글에서 유심히 보다가 인터넷 기사에서 '해품달'이라는 드라마 이야기를 보았다. 혹시 그 소설이 그 드라마... 했더니 예상대로 지금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원작소설이다. 아마도 2005년(시공사)에 발표된 것을 수정해서 다시 발표한게 아닌가 싶다. 어쨌든, 드라마에서의 아역들의 연기가 대단하다고 하여 볼까도 해봤지만 전에 읽었던 저자의 <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이라든지 <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을 미루어 볼때 분명 재미있을꺼라 생각하고 드라마를 보는 것을 포기했다. 책을 보면서 상상하는 그 인물들을 드라마에 캐스팅된 배우들을 보면서 정형화 하고 싶지 않은터이다.

 

오랜 시간 기달렸다가 받은 책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이야기가 훌렁훌렁 넘어갔드랬다. 그만큼 재미있어서 좀처럼 책을 놓기가 싫었던 듯했다. 그리고 드라마를 보지 않은 것도 잘한것 같다. '훤'을 맡은 김수현은 내 그가 연기하는 것을 잘 보지 않았기때문에 어떨지 모르겠지만 은은한 난향을 간직한 '연우'는 아무래도 한가인하고는 맞지 않는것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이다보니 자주자주 기사를 보긴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연우가 기억상실증에 걸린다고 하는데, 소설에서는 연우는 기억을 잃치 않았다. 다만, 왜 그녀가 그렇게 세자빈에서 내쳐져야 하는지,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에 섣불리 집으로 돌아가지를 못하고 가족들과의 모든 연을 뒤로 한채 한양을 떠날수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그녀가 보냈던 8년간의 시간들이 얼마나 그리움과 또 얼마나 많은 눈물로 지새웠을까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아무것도 기억할수 없어 그저 무병이 들어 가족들이 버린거란 말을 듣는것보다 모든 상활을 기억하는 것이 더 애틋하고 더 절절하기 때문이다.

 

또한 연우와 훤은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을 기억하는 건 훤의 형인 양명군 뿐이었다. 그래서 훤이 연우를 그저 무녀라고 생각하고만났을때 그는 몰랐지만 연우는 알기에 그들의 만남이 가엽고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하지만 연우와 훤의 안타까운 사랑보다도 가장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던 장면은 연우와 염이 다시 만나는 장면이었다. 염을 갖고 싶은 민화공주의 이기적인 생각에서 비롯되었던 연우의 불행이기에, 염은 자신이 동생을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문을 열지 못했고, 그토록 그리웠던 자신을 사랑했던 오빠를 애타게 부르는 연우의 만남이 가장 맘에 들었고, 가장 슬펐던 장면으로 꼽고 싶다.

 

이 모든 사건의 발달은 어리석은 공주의 이기적인 집착, 그리고 권력에 대한 욕심때문에 빚어진것이다. 그래서 뜻하지 않는 사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고 가족을 잃고 슬픔의 나날을 보내게 되었다. 어쩜 모든것이 지금보다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시대에서는 아마도 이러한 억울함은 빈번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비단, 왕족과 권력에 국한되지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그래도 자신만의 이기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었었는지 민화공주가 모든것을 박탈당하고 하루아침에 관비가 되어 보낸 그 3년동안의 시간과 더불어 더 많은 날들을 뉘우치고 살아갔음 좋겟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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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2 (양장) - 네 사람의 서명 셜록 홈즈 시리즈 2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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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추리소설의 세계로 빠져들게 되었던 계기가 바로 이 '셜록 홈즈'였다. 초등학생때 무지막지로 읽어댔던 기억이 있다. 그야말로 아서 코난 도일은 추리소설계의 거장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다시 한번 그의 이야기에 이렇게 푸욱 빠질수가 있다니 말이다. 어렸을때 읽었던 책을 지금에서 읽자니 옛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고 지금시대에는 맞지 않는 어휘들이 우습기도 하고 그렇다... 셜록 홈즈의 대단한 관찰력과 사건을 풀어나가는 솜씨를 언젠가 매우 식상해졌던 시기가 있었는데, 그래도 항상 그를 놓치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 네 사람의 서명 >은 영국이 '동인도 회사'를 설립하여 식민지 개척을 나설때 즈음 네 사람이 보물을 얻게된다. 하지만 보물을 좋은 의도로 얻지 못했기에 네 사람의 동의하에 비밀장소에 보관하고 종신형으로 감옥에 갇히게 된다. 그러나 그 보물의 일부를 사용 군인을 매수하여 감옥에서 나가려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보물을 빼앗기고 만다. 세월이 지나 그 네사람중 한사람만 탈옥을 해서 보물의 행방을 쫒게된다.

 

밀실살인으로 자칫 미궁에 빠질지도 모를수도 있을 이야기를 홈즈는 뛰어난 관찰력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냈고, 당시의 증기선의 추격전은 손에 땀을 쥐게도 한다. 아마도 이 증기선을 탄 추격전은 영화화해도 볼것리를 제공할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한가지 맘에 들지 않는(?) 점이 한가지 있다. 경찰들의 무능함이다. 아마도 홈즈의 날카로운 추리와 관찰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어쩌면 경찰들이 해결하지 못해야하는 것이 당연해보이긴 하지만서도 어쩜 이것은 실력이 딸리는 것보다는 아예 무능함 그 자체인것 같다. 그리고 홈즈의 기지로 사건을 풀었음에도 거만한 그들은 고맙다는 인사를 전혀 하지 않는 참 오만하기까지 그지없다. 다음편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지는 동시에 무능한 경찰은 나오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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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의 인연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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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갑자기 '히가시노 게이고'에 폭 빠졌다. 그의 소설을 읽기 위해 찾아 수첩에 적었더니 그 분량이 꽤 많았다.(가끔 내 이런 집착적인 면이... 놀랍다...) 더군다나 그의 작품은 영화화되거나 드라마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 소품하나하나를 그냥 스쳐지나갈수 없도록 이야기 어디에서나 나오는 그런 치밀함.. 그런점이 독자로 하여금 저자에게 빠져들게 하는 그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다이스케는 말이 없었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왠지 눈물이 났다.
“저기…….” 고이치가 말했다.

“우리, 저 별똥별 같다.” 무슨 말인지 몰라 다이스케가 입을 다물고 있자 그는 말을 이었다.

"기약도 없이 날아갈 수밖에 없고, 어디서 다 타버릴지도 몰라. 하지만…….”

고이치는 잠시 틈을 두었다가 말을 이었다.

우리 세 사람은 이어져 있어. 언제라도 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그러니까 무서울 거 하나도 없어.”

< 본문中 1권 p.81 > 

 

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아리아케' 삼남매, 그들은 재혼가정의 아이들이었기때문에 고이치와 다이스케만이 친형제이고 시즈나는 혈연관계가 아니다. 아지만 앞서 본문에서도 보았듯이 그들은 한 인연의 끈으로 묶여 있다고 생각했기에 부모를 잃은 고작 초등학생 아이들이지만 꼭 복수를 하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이 이야기는 피해자의 유족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큰 사건의 피해자.. 사건이 일어나고 해결되어 가는 시점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게되면 그들은 차츰 잊혀지게 된다. 하지만 유족의 삶은 가족을 잃었다는 슬픔, 가해자에 대한 복수에 집착해서 살아가는 삶! 그들에게 남은 인생이라는 것은 불행할수 밖에 없다.

 

이번 겨울 너무나도 우리를 충격에 빠트렸던 학교폭력이 가지고 왔던 엄청난 파장을 겪었다. 이제 중학교에 입학하게될 딸을 가진 나로서도 그 일이 남의 일이 아니다. 어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한 학생의 가족이 지난주까지 집에 찾아왔다. 그들을 만나는 것이 고통스럽다. 사과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다. 잘못한 만큼 벌을 받고 책임을 지는 것 자체가 사과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어리다고 그냥 넘어가려 한다면 그건 책임을 지는 자세가 아니다.”그리고 민사소송 제기 여부에 대해 "이달 말께 소송을 제기할까 한다. 학교법인과 교장을 비롯한 학교 책임자들, 가해학생 부모를 상대로 할 생각이다. 잘못한 사람은 민형사 책임을 진다는 선례를 만들려고 한다.”
그리고 아들이 부디 좋은 곳에 가기를 항상 빈다고 했다. 남겨진 유족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다시한번 뼈져리게 느낄수 있는 사건이 아닐수 없다.

 

<유성의 인연>의 말미에서도 실제 부모를 살해했던 사람은 고이치에게 죄를 고백하고 아리아케 삼남매가 그동안 범인을 잡기 위해 증거조작을 했다는 것을 모두 자기탓이라는 편지를 남기고 육교에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다. 과연 그것으로 모든 속죄가 가능한것인가? 그가 저지른 일에 대해 어린 삼남매가 느꼈을 공포와 그간의 삶들이 다 속죄가 되는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날이갈수록 이기적이 되는 사회,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그리고 죄를 저지르고 죄의식이 없는 청소년들...자꾸만 메말라가는 사회가 오늘은 왠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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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합본)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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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우리나라에는 '비밀'이라는 영화가 2002년도에 개봉이 되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때 당시 비슷한 '빙의'라는 소재로 한국영화인 '중독'이 있었다. 물론 이병헌이 주연했던 '중독'을 보긴 했지만 이 '비밀'도 대충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영화의 원작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인줄은 전혀 몰랐다. 그의 작품은 너무나도 흡인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어디 한번 다 찾아서 읽어보자는 맘으로 찾다가 이 소설을 보았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헤이스케는 어느날 갑자기 아내(나오코)와 딸(모나미)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불행이 찾아온다. 다행히 딸아이는 살아났지만 아내는 결국 세상을 뜨고만다. 하지만 의식을 찾은 딸은 자신이 아내라고 하는데... 이 모녀와 같이 사고를 당한 쌍동이 여자 대학생이 있었다. 만약 그들에게 이런일이 벌어졌다면 아마도 그들은 자신의 영혼이 뒤바뀌었다는 것도 모른채 살아가지 않았을까 한다.

 

헤이스케는 혼란에 빠진다. 물론 이 세가족중에 혼란스럽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만은 헤이스케는 본인이 과연 딸은 잃은 것인지 아니면 아내를 잃은 것인지 혼란스럽게 된다. 또한 아내의 인격을 가진 모나미도 혼란스럽다. 자신의 딸의 몸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번쯤은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곤한다. 내가 다시 옛날로 돌아갈수만 있다면...  나오코의 경우가 그렇다. 의식은 30대 후반의 여성이지만 몸은 이제 12살의 어린이다. 자신이 아주 평범하게 살았다면 이제 새롭게 살아갈수 있을 것이다. 과연 그녀가 모나미의 몸을 하고서 사립중학교를 가고 의과대학을 목표로 삼고 하는 것은 과연 딸아이가 스스로 열심히 살아가게끔 하기 위한 모정이었을까? 아니면 그렇게 살지 못했던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위한 행동이었을까? 왜 이런 좋은 작품에 딴지를 거는것인지 모르겠지만.. 나오코 그녀의 의도를 좋게만 봐줄수만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나도 나의 딸에게 어쩡쩡한 사람이 되지를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하려고 한다. 아마도 그것이 내 삶의 미련때문일 것일지도 모르는데 나오코는 자신이 그 몸에 들어가 직접 어린이서부터 시작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럴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수 있지만서도 왜 그리 곱지않은 시선이 되어버리는 건지...는 알수가 없다.

 

결국 나오코는 선택을 한다. 그녀는 살아있지만 절대로 예전 헤이스케의 아내로서는 더이상 살아갈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녀는 자신의 삶을 포기한다. 그녀가 모나미에게 글로써 알려주었다고 생각할수도 있었지만 남편과의 비밀이었던 결혼반지를 또다른 자신의 결혼예물로 사용했다는 것을 보면 시간이 많이 흐른후의 이야기이기때문에 역시 나오코가 이세상의 자신과 연결되었던 것은 모두 끊고 모나미로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릴수밖에 없겠다.

 

하지만 사실을 직감한 헤이스케는 또한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 것인가? 복잡미묘한 이야기이다. 그저 그녀가 어디에 사는 건지 모르고 헤어진 사이도 아니고 사랑하는 아내를 평생 딸로만 지켜봐야하는 그에 삶도 너무나도 가엽다. 오히려 해결될 수 없는 이런 아픈 이야기를 만나게 해준 저자가 오늘은 왠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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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 산책 1권 - 개화기편,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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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조선시대 왕들에게만 관심이 많았다. 조선왕실의 비화가 왠지 모르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왕실에 관한 이야기만 많이 읽었다. 그러다가 서누의 '비차'라는 소설을 읽게 되었다. 당시 시대상이 구한말이었다. 일제 강점기 직전의 조선.. 그곳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매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을 읽기시작했다. 해방직후부터 배경이 되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는 너무나도 우리나라 근대사서부터 현대사까지는 너무나도 문외한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게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아는바는 없지만 근대사는 너무나도 무식할정도로 모르지 않았나 싶다.

 

역사서를 고르다보면 관심이 없으면 너무 딱딱해서 읽기 쉽지 않다. 하지만 관심이 고조되다 보니 아마도 재미있는것 같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책장이 휙휙 넘어가고 있으니 금방 근대사에 대해서도 훤해질것 같은 생각이 든다.

 

우선 '한국 근대사 산책'은 총 10권으로 1권에서는 천주교 박해에서 갑신정변까지 다루고 있다. 천주교 박해, 농민항쟁의 폭발, 대원군의 척화투쟁, 강요된 개항, 근대의 시작, 개화파의 등장, 1880년대의 새로운 도전, 서양에 문을 연 조선, 근대 언론의 탄생, 급진파와 온건파의 충돌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차례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근대화를 한눈에 짐작할수가 있다. 밀려오는 서구세력을 온몸으로 막으며 청나라만을 섬기는 사대주의가 우리를 진화하는 세계에서 한걸음 뒤쳐지게 한것만 같다.

 

하루아침에 이 책을 읽는다고 해서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갖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우리나라 역사에 관심을 갖게되어서 내 자신이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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