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산책 2권 - 개화기편, 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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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를 다룬다.

 

물론 난 전공자가 아니니까.. 어떤 부분은 참 재미있게도 넘어가기도 했고, 어떤 부분은 잘은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면서 느껴졌던 한부분은.. 쇠망의 길을 걷고 있는 한나라가 너무나도 어수선하고 어지럽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조선의 마지막뿐은 아니였을 것이다. 하나의 나라가 게다가 500여년을 이어오던 나라가 사라지게 되는 과정이 어찌 평탄할수가 있을까만은.. 조선의 마지막에 더욱더 마음이 아파오는것은 같은 민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방인에 의한 수탈과 더불어 다른 나라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과정이라 그런것은 아닐까 싶다. 역사속에서 한나라가 사라짐에도 불구하고 수뇌부라 하는 자들은 그들의 잇속을 차리겠다고 백성들을 힘든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속상할 따름이다.

 

개화기는 외세의 침투,침략이 이루어진 가운데 그 모순이 폭발한 시기였다. 그래서 내부개혁과 외세에 대한 저항의 방향이 하나로 집결될 수 없었고 효과를 발휘할 수도 없었다. 그로 인해 당하게 된 망국의 세월은 저주였지만 다시 이 저주는 한국인들에게 새로운 축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심적 터전을 닦는 씨앗이 되었다. 부끄러워할 것도 많지만 자랑할 것도 많다. 그 어느 한쪽에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 저자의 추천평 >

 

저자가 말하는 망국의 세월의 저주.. 다시 새로운 축복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심적 터전의 씨앗은 아마도 훗날 우리가 그 세월을 바라보던 관점이었을테고 망국의 세월을 겪어야 했던 또 다른 우리들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과연 그들도 또 다른 축복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아니면 갈곳을 몰라 그저 헤매고 다니는 망망대해속 조각배였을까.. 아직도 한국의 근대사 산책에서 가야할 길은 먼데 역사의 내리막길이 그리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리는 조국의 모습을 하나하나 쫓아가려니.. 마음 한구석이 아련히 아파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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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실 - 2005년 제1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무삭제 개정판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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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과히 낯설지는 않다. 물론 드라마 '선덕여왕'을 아주 즐겨보기도 했겠지만 '신라를 뒤흔든 12가지 연애스캔들'이라는 책을 읽었던 이유도 있다. 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들의 관계만 동일하고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신라를 뒤흔든 12가지 연애스캔들'과는 비슷하게 진행이 되기 때문에 이야기 속의 미실을 느끼기에 아주 도움이 많이 된것 같다.

 

신라는 참 독특한 나라이다. 그다지 신라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 말하고 싶다. 우리 역사속 나라들 중에서도 여자에게도 가장 관대했던 나라이기도 했고, 사랑에 대해서도 그다지 죄가 되는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앞서 읽었던 김별아 작가님의 '채홍'에서는 조선 왕실속에서 외면당했던 그래서 동성애를 택할수 밖에 없었던(적어도 그렇게 생각된다.) 순빈 봉씨의 이야기에 비한다면 500~1000년이나 앞섰던 신라의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파격적이다. 물론 후궁도 다른 나라에서도 살펴볼수 있지만 '색공지신'으로 여러왕을 섬겼다는 것은 파격적이 아닐까 싶다.

 

이 이야기를 읽을때도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은 그런 가계도였다. 복잡한 혈연관계때문에 계속해서 관계도를 살펴보며 읽어나갈정도로 그들의 혼인과 혈연관계는 정말로 복잡했다. 그런 복잡한 혈연관계를 갖게 되는 것은 아마도 '골품제'라고 하는 독특한 신분제도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쉽사리 뛰어넘지 못했던 신분의 벽! 인구수도 그리 많치 않았기에 그리고 또한 성골, 진골의 골품을 유지하기 위해서 아마도 이런 복잡한 혈연관계를 갖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혈연관계는 마찬가지일듯싶다. 요즘 살짝 언급이 되었던 대기업가의 유산상속 소송에서 보면 재벌들이 서로 얽히고 얽힌 관계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어쨌든 그런 신라의 '미실'을 만났다. 워낙 드라마에서 배우 고현정이 카리스마있게 연기를 해냈던 인물이라 그리 낯설지 않은 여인이었다. 미실이 풋풋했던 시절 모든 것을 걸고 사랑했던 '사다함'과의 예기치 못했던 이별의 아픔을 겪으면서 그녀는 세상의 사랑이라는 것은 믿지 못하고 권력이라는 것에 관심을 집중하는 것만 같다. 아니면 그녀에겐 어쩔수 없었던 '색을 제공하는 가문'의 대를 이으면서 권세에 눈떴는지도 모르겠다. 젊은 날에는 무엇도 필요없다고 생각들을 한다. 돈도, 권력도 필요없고 그저 사랑하나만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헤쳐나갈수 있다고 그렇게 생각들을 할것인데,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고보니 세상과 타협을 하며 살아가는 나를 보게 된다. 사랑도 좋지만 지금은 돈이나 권력을 못내 아쉬워하면서 조금이나마 그것들을 쫓으면 살게된다. 아마도 그녀도 그랬을것이라 본다. 그녀가 세상을 떠난지 1400여년이 흘렀다. 과연 미실 그녀가 이세상에 다시 온다면 그녀는 골품이라는 신분제도도 없는 그리고 '색공지신'의 가문도 없는 세상에서 그녀는 어떤 삶을 살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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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4
제프 린제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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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패스인 연쇄살인범은 처벌받아야 마땅한 죄인이다.

그럼 그런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또 다른 연쇄살인범은 처벌해야하는 죄인인가? 아니면 정의를 실현하는 의인(義人)인가?

참 고민스러운 질문이 아닌가 싶다. 분명 사람을 죽임에 있어서는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하는 죄인이겠지만 그 죽임의 대상이 잔혹한 살인마라면 가령, 의도적으로 환자들에게 약물을 과다사용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간호사, 또는 어린이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성직자라는 이름의 신부를 살해하는거라면 우리는 그를 어떻게 해야할까? 사형을 시켜달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이시대의 악을 제거해준 사람이니 선처를 해달라고 해야하는건지... 아마도 후자가 더 맞을것 같다. 그리고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무기징역쯤으로 감형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덱스터'군을 만나고 읽어나가면서 내내 이런 생각을 했다. 수사관은 아니지만 그래도 엄연하게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혈흔분석가인 덱스터 모건은 동시에 연쇄살인범을 죽이는 또다른 연쇄살인범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아주 큰 죄를 지었어도 음주 상태여서 제정신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일명 '심신 미약 상태(?)', 뭐 그렇게 기억하고 있는데 어쨌든 그런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게 허다해서 정말이지 분통을 터뜨릴때가 많다. 그럴땐 정말 '덱스터'군이 필요로 한것 같다. 우리네 법은 인권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살아남은 범인에게 모자를 씌우고, 마스크를 해주는 것으로 너무나도 살아남은 자인 범인만을 보호하는것 같다. 사망한 피해자의 인권은 그리고 가족을 잃은 유족들의 아픔에는 그다지 배려를 하지 않는것 같다. 뭐 간혹 얼굴을 공개하는 경우가 있기도 했지만 피해자의 아픔을 그리고 사회가 안전하다고 여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것만 같다. 정말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 하나, 많은 생각을 할수 있게끔 해주었던 것은, 덱스터는 그의 기억에 희미하게 남은 어렸을때 겪었던 사건때문에 약간 괴물적인 요소를 가지고있다. 그것을 경찰이었던 양아버지가 발견했고, 사회의 악이 되지 않도록 그를 이끌었다. 그래서 덱스터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 말고 스스로 살인 충동을 억제하고 흉악한 범죄자에게만 그 성질을 드러낸다. 내가 즐겨보는 CSI에서도 볼수 있었다. 폭력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두사람, 한사람은 자신의 연쇄 살인은 유전적인 것이 원인이지 본인 의도는 아니었다고 피력한다. 또 한사람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자제하고 범죄학 연구에 힘쓰는 교수이자 CSI 대원(랭스턴 교수)이다. 그 두가지 경우를 보더라도 '어쩔수 없었다', '본의가 아니었다'라는 범죄앞의 변명은 선처를 호소하는 목적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충분히 덱스터나 랭스턴 교수를 통해서 알수 있듯이 스스로 괴물의 모습을 자제하며 얼마든지 자신을 통제할수 있다고 본다. 그러한 이유로도 우리는 범죄자에 대한 조금더 강력한 처벌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죄를 미워해도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라는 말은 그들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죄의식이 없는 사람이라면 보다 더 강력한 처벌로서 그들을 다스리고 비겁한 변명을 내세우지 않고 스스로를 억제하면서 남과 더불어 사는 공동사회에 적응하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덱스터'군의 이야기는 이 이야기를 필두로 몇편이 더 있다. 이 글을 다 읽기 전에 뒤로도 몇권이 더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번 사건의 주동자가 아직 잡히지 않은것으로 보아 다음편에서도 그가 우리 덱스터군을 괴롭히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또 다른 덱스터군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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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홍 - 彩虹 : 무지개 김별아 조선 여인 3부작
김별아 지음 / 해냄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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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8)

크리스찬은 아니지만 문득 이 말이 먼저 떠올랐다.

누가 그녀에게 손가락질을 하는가? 그녀는 왜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가?

문종의 두번째 세자빈이었던 순빈 봉씨, 그녀는 궁녀와의 '동성애 스캔들' 때문에 폐빈이 되고 만다. 궐에서 쫓겨난 폐서인의 대한 기록은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다고 한다. 이 소설에서는 집으로 쫓겨난 그녀가 오라비의 칼에 죽는 것으로 나온다. 만약 그녀가 실제로 죽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과연 그녀를 체면을 중시했던 조선사회에서 아무리 가족이더라도 받아들일수 있었을까? 그야말로 조선판 '명예살인'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솔직히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디까지가 팩트이고, 또 어디까지가 허구인지는 잘은 모르겠으나 저 깊은 궁궐에서 외로이 홀로 맞섰을 그녀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다. 왜 그녀는 동성애를 선택해야만 했을까? 아마도 역사의 기록이라는 것은 당시 어떻게 바라보느냐의 관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폐위를 당한 세자빈을 그리 곱게 쓰지는 않았을것 같다. 더군다나 앞으로 제왕이 될 세자의 비였으니 세자를 깎아내린다기 보다는 세자빈을 더욱더 악녀로서 표현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쩌면 그녀는 세자의 사랑을 얻고 싶고, 후사를 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정말로 상상임신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사는 권승휘(후의 현덕왕후)가 먼저 회임을 한것을 질투해 가짜 임신 소동을 벌였다고 한다. 낮에도 술에 취해 패악을 벌이기 일쑤였고, 궁녀들과 동성애를 가졌다고도 기록한다.

 

한나라의 국모의 자리에 오를 세자빈을 간택함에 있어서 과연 흠이 있는 사람을 골랐을까? 하지만 역사에 서술되는 그녀의 평가는 패악하기 그지없다. 세월에 흘러 후손에게 '궁중 동성애 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알려지는 그녀가 애처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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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손가락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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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에서는 우리는 범인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렇치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이 '붉은 손가락'에서도 우리는 이미 범인을 알고 읽어나가게 된다. 추리소설에서 범인을 알고도 이렇게 재미있게 쓰는 작가가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추리소설의 긴장감이라든지 사건을 어떻게 푸는가라는 호기심보다 새로운 것을 보게되었다. 그것은 바로 자식을 키우는 두 엄마였다. 자식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 애쓰는 엄마와, 자식의 미래를 위한다면서 그를 더욱더 타락의 길로 인도하는 엄마.. 나는 과연 어떤 엄마일까하는 생각도 더불어 해보게하는 그런 이야기이다.

 

요즘 들어 가장 문제시 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성인범죄를 뛰어넘는 청소년 범죄일듯 싶다. 더군다나 학교폭력! 내일 딸아이가 중학생이 되는 내 입장에서도 학교폭력이라는 것은 간과하고 넘어갈수만은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가해학생들의 부모를 보면 많은수가 '그럼 그렇치..'라는 말이 나올수 있도록 그런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아마도 자신도 모르게 뇌리에 자리잡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 소설속 중학생인 나오미도 부모님이 조부모님에게 하는 행동을 닮아 부모에게 막대하며 죄의식이란 전혀 없는듯 보이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야기를 접할때마다 내 자세를 먼저 바로잡고 딸아이에게 모범이 되어 보이려고 노력은 하는데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가 의문이 들때도 한두번이 아닌것 같다. 갈수록 사회는 각박해져만 가고 있다. 공공장소에서 보여야 할 예절은 없어지고, 위험에 빠져 있는 사람을 보고도 못본체 하고, 우리 사회가 너무나도 메말라 가고만 있다. 그것은 아마도 현대의 가족들이 상식의 선 밖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비뚤어진 상식의 선.. 옮긴이의 말을 빌어보면 "이 세상에는 '평범한' 가정이라는 건 없는지도 모른다. 저마다 크고 작은 문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 중요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채, 혹은 대충 얼버무리고 뒤로 미루면서 생활이라는 나름한 마비의 흐름에 휩쓸려 하루하루를 쌓아나간다. 그 속에서 문제점은 곪고 곪아 끔찍한 괴물의 모습으로 커나간다. 상식의 선 안에서 살고 있다고 굳게 믿으면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과연 내 가족도 그렇치 않을까 싶다. 근데 한가지 위안이 되는건 우리는 그다지 평범하지 않다는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평범하지 않기에 아마도 곪아터진 상처를 도려내고 상식의 선으로 들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분명 이 이야기는 나를 한번더 뒤돌아보게 하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만약 그럴리는 없겠지만 내게도 이런 일이 닥친다면 나는 냉정할수 있을까? 그래서 상식의 선을 벗어나지 않는 그런 행동을 할수 있을까?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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