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의 재림
나하이 지음, 강지톨 그림 / 좋은땅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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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 나도 어릴때 읽었지만 딸아이도 좋아하는 책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대를 물려가면서 읽는 이야기이고 그에 관한 노래도 꽤 있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사막에 불시착했던 조종사. 생텍쥐베리가 조종사였기도 했기에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느니, 실제로 어린왕자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생텍쥐베리는 1944년 정찰비행중에 독일기에 피격되어 추락하며 그의 생을 마쳤다고 한다. 자취도 없이 사라진 생텍쥐베리, 그래서 모두 그가 어린왕자와 지구는 떠났을거란 의문을 갖기 시작했지만 1998년 작가의 이름이 새겨진 팔찌 하나가 건져 올라오면서 그의 비행기가 바다에 추락했음이 분명해졌고, 2008년에는 당시 조종사가 자신이 생텍쥐페리가 타고 있던 비행기를 격추시켰다고 고백했다. 조종사 스스로도 나중에야 생텍쥐페리가 타고있었음을 알았고 제발 그가 아니길 바랐다고 한다. 서로 총을 겨누는 사이었지만 그도 생텍쥐페리의 책에 빠져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이야기, 특히나 이 어린왕자는 세대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예쁜 동화이다. 그러기에 많은 작가들이 어린왕자를 다시 만나고픈 사람들에게 그를 선물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의 별로 돌아간 어린왕자는 장미의 죽음을 보았고, 희생을 모르던 바오밥 나무때문에 별이 붕괴되어 다른 별로 이동할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별보다 더 큰 별이었지만, 그리고 새로운 친구들이 있었지만 어린왕자는 지구에 두고 온 조종사와 여우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행복하지가 않다. 그런 어린왕자에게 옹달샘이 해준말 "책임진다는 건 함께한다는거야(p.60)", "난 함께 있으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너를 보는 것보다, 널 기다리며 다시 만나 함께 보낼 시간을 꿈꾸는 편을 택하겠어(p.61) ". 정말로 어린왕자는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존재이면서 또한 우리 모두가 동경하는 순수한 마음인것 같다. 나도 사랑하는 이들이 행복해지길 바라고, 또한 가끔가다 내 어린시절이 그립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 별로 돌아간 어린왕자를 그리워 하고, 또한 생텍쥐베리도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록 늦게나마 저자의 마지막이 밝혀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우리들 마음속엔 그가 어린왕자와 함께 어느 별에선가 살아가고 있음이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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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서워서 잠 못 드는 공학 이야기 잠 못 드는 시리즈
션 코널리 지음, 하연희 옮김 / 생각의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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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목에 동의할수 없다. 무섭다기보다 재밌고 신기하다. 무엇이든 과학이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는것 같다. 과학은 어렵다 말고, 재밌게 즐기면 좋은데 말이다. 특히나 이 책에는 한편의 재난 이야기 끝에 그와 관련된 작은 실험을 할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하면 좋을것 같다. 우리딸은 이제 너무 커버린 탓인지 과학이야기만 할라치면 어디서 이과냄새난다고 하지만 엄마가 뼛속까지 공대생이었기 때문에 싫으나 좋으나 듣는수밖에...


이 책을 읽으면서 '하인리히 법칙'이 생각났다. 1건의 큰 사건이 터지기 전 29번의 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인 징후가 보인다는 '하인리히 법칙'. 예나 지금이나 과학적 요소를 잘 생각하면 재난은 없을텐데 그 과학을 무시하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 수익문제가 들어가니까 살짝 과학을 무시했기에 이런 재난에 직면했다고 본다.


제일 주목했던 이야기 하나는 "힌덴부르크 참사"이다. 독일을 출발하여 착륙을 시도하다 화염에 휩싸인 채 지상으로 추락한 독일 비행선 힌덴부르크이다. 1937년에 72명까지 탑승가능했고 대서양을 20회정도 운항을 했다고 하는데1937년 5월 4일 독일에서 이륙하여 이틀뒤 뉴욕 상공을 지나 뉴저지의 착륙지점에 도달했는데, 착륙을 시도하던중 꼬리에 화염이 치솟고 1초도 되지 않아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 불길에 휩싸인채 추락했다고 한다. 이 비행성에는 수소가스를 가득 채웠다고 한다. 수소는 가벼운 기체이긴 하나, 워낙 폭발성이 강해서 이런 경우는 비교적 안정한 헬륨가스를 사용했어야 하는데, 이때는 헬륨이 워낙에 귀했기 때문에 사용할수가 없었다고 한다. 반응성이 없는 헬륨을 썼으면 고귀한 생명 또한 잃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요즘에도 애드벌룬등에 수소 기체를 사용하다가 폭발하는 사고가 나곤 하는데,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큰 재난을 막을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이타닉도 마찬가지다. 일등석의 전망을 위해 구명정의 갯수를 줄인 탓에 절대 침몰하지 않을꺼라던 타이타닉은 침몰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구할수가 없었다. 하나의 큰 재앙이 오기 위해서는 그 전에 많은 징후들이 있었을텐데 왜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과거의 어처구니 없는 과학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앞으로의 재난은 막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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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청년 바보의사 - 개정판
안수현 지음, 이기섭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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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교다. 물론 집안으로 따지자면 친가는 불교고, 외가는 기독교이다. 어렸을때부터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중립노선을 택했다.

어쩌면 중립노선이란 이야기는 게을러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무교입장에서 솔직히 처음 이 책은 기대했던바와 다르게 약간 거부감이 있었다. 오래전에 읽은 <뒤바뀐 딸>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한 여성은 사망하고 한 여성은 목숨은 건졌지만 의식불명이었기에 서로 딸들이 뒤바뀐것을 알지 못했는데, 의식을 차리면서 실제로 딸이 사망하고, 죽은줄 알았던 가정에선 딸이 살아있게되는 실화이야기였는데, 이 책에서도 쉼없이 신앙심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아마 난 무교인지라 절반이상의 그 이야기가 거부감이 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물론 이모님들과 만나면 이야기의 절반은 나같은 길잃은 어린양을 주님앞으로 이끄시려 노력하시고, 고모님들은 부처님의 자비로움을 이야기해주시기에 귀를 닫는다. 그래서인지 내겐 종교란 믿음의 대상이라기보다 호기심으로 궁금해하는 대상정도인것만 같다. 유럽은 기독교와 떼어놓을수 없는 문화를 가졌고, 동양은 불교와 분리할수 없는 문화를 가졌듯이 나는 나의 믿음이 소중하듯 다른이들의 믿음도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중립론자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종교적인 측면에서 살짝 거부감은 여기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읽어나가면서 바보의사 안수현님에게 매료당했다. 의약분업사태가 인해 의사들이 파업에 들어갔을때도 그는 동분서주하면서 환자들을 돌보았다. 자짓 의사집단에서 눈밖에 날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말 그 바보의사는 환자밖에 없는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실한 삶을 사신분이다. 옛동료가 내가 일하는 특성상 주말에도 일을 해야하는 시기가 있다. 항상 예배 반주 해야해서.. 하면서 회피하거나 할때 정말이지 짜증이 났었다. 그런데 나중에 연애를 하실때는 예배도 빠지더라. 그때는 참 어이없다, 좀 거리를 두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해할수도 있을것 같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친가, 외가의 다른 종료로 인해 종교를 우선순위에서 배재했던 것이고, 그 동료도 나름의 우선순위가 있었을테고, 여기 안수현님은 모든것에서 종교가 우선순위였던것 같다. 나였다면 시험을 더 우선순위에 놓았을텐데, 이 청년은 의사 수련을 하면서도 항상 예배가 신앙심이 매사에 우선순위였고 그 신념에 따라 환자를 보살피고 다른 사람들도 대했기에 그가 위험에 처했을때 많은 사람들이 발벗고 나섰지 않았나 싶다.


유행성 출혈열에 감염되어 짧은 삶을 살고 가셨지만 그의 진심이 전해지기에 마음이 따듯해진다. 이 책은 개정판이지만 그전부터 이 책의 인세로 안수현장학금을 운영하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부재중이지만 그의 사랑은 진행 중입니다"라는 말처럼 안수현님의 이웃을 사랑하는 그리고 신앙심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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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신과 의사 유세풍 -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우수상 수상작
이은소 지음 / 새움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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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속이 답답할때가 있다. 예전엔 방황도 해봤지만.. 요즘은 그냥 속에 담아두기도 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풀기도 하고 그러는수밖에..

그때 나를 잘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라도 한다면 후련할까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여기 유세풍 의원같은 사람만 있으면 좋치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소설은 참 유쾌하다. 유쾌한 것에 한몫하는 것은 아마도 계지한 의원일터다. 참 매력적인 캐릭터의 의원인것 같다. 침의로 촉망받던 유세엽은 왕의 시침을 잘못해서 출혈이 한동안 멎지 않았나 마음이 쓰였다. 결국 왕께선 승하하셨고, 세엽의 아버지는 너의 잘못이 아니라 했지만 세엽은 도성을 떠나게되었다. 그 일로 세엽은 침을 놓치 못하게 되었다. 결국은 그에게도 마음의 짐이 생겼다. 1년을 방황한후 소락 계의원에게 가서 심의로 활동하게 된다.


현종때를 배경으로 하는것 같은데, 유쾌함과 동시에 좀 깊이 생각해볼 문제가 그 당시 남성과 여성을 바라보는 극명한 시선이다. 세엽을 자꾸만 풍이라 부르는 치매 할머니 덕에 세풍이가 되어버렸긴 했지만 그 할머니에겐 호란때 포로로 끌려갔다가 돌아온 환향녀라는 아픈 기억이 있다. 잘못은 사대부들이 저질러놓고 애써 고향으로 돌아온 이들에게 모질게만 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아마도 할머니는 응어리가 졌을 테다. 또한 혼인한 다음날 병약했던 남편이 죽자 남편잡아먹었다며 구박을 당해 세상을 포기하려던 은우. 왜 그렇게 유독 여성에게만 가혹한 세상이었을까. 다양한 계층의 다양한 사연들로 인해 마음의 병을 얻은 병자들은 은우와 세풍은 그들의 마음의 소리를 들으며 치료를 하게된다. 여기 나오는 인물 하나하나가 사연이 많다. 특히나 계의원댁에 모여사는 사람들에게도 사연은 있지만 그들은 참 유쾌하게 산다. 아마도 계의원의 탁월한 의술(?)덕에 자신들의 재능을 펼치기 때문이 아닐까.


불행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 맞다. 불행을 겪어야 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상황이 안좋아서, 다만 다른 이의 핍박으로 인해서, 다만 내맘대로 되지 않는 세상살이에 지쳐서..

요즘 같은 세상 근심있고 힘든 세상에 이런 유쾌한 소설로 잠시나마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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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사소한 것이 더 아름답다
천성호 지음 / 리딩소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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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방을 살때면 브랜드보다 더 신중하게 보는것이 끈부분이다. 항상 외출할때면 읽든 안읽든 책을 갖고 다니기에 끈을 해먹은게 여러번이라 무조건 끈이 연결된 부분이 튼튼해야 한다. 그래서 가끔 이 책처럼 가벼운 책은 너무 반갑다. 게다가 산문집은 짧은 거리를 이동할때 짬짬히 볼수 있어서 더 좋기도 하다. 남들에게 별로인것만 같은 사소한 것이 때론 내겐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이 책 제목은 나와 참 어울린다. 아니 모든 사람에게 어울리는 제목이 아닐까. 어떤 이에게는 주목받지 못하는 사소한 것이 누군가에게는 한없이 아름답기만 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참 제목이 근사한 책인것 같다.


몇가지 공감한 이야기를 소개하자면, 어느날 달걀 프라이를 하는 와중에 한개는 괜찮게 프라이팬에 터트렸는데, 뒤에 터트린 달걀은 오래되었었는지, 수류탄이 터져나듯 심한 냄새와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가까스로 수습은 했지만 그 이후 얼마동안 달걀만 보아도 헛구역질을 할 정도로 아주 힘들었다고 하다. 기억이라는건 좋은 경험이든 나쁜 경험이든 특별했던 기억은 쉽게 잊혀지지 않는법이라 사람들은 저마다 아픈 자국을 한두개쯤 가진채로 삶을 살아간다는 말에 얼마나 격하게 공감을 했던지... 나의 안좋은 버릇 중 하나가 기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이다. 문득 문득.. 나도 모르게 힘들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그냥 잊어. 다 지난일이야라고 위로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그렇게 극복하고 살아가는지. 정말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듯 잊고 사는건지.. 나만 무던히도 나를 괴롭히는건지라는 생각을 해본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또 하나, <책장예찬>이라는 글... 나는 내 물건을 말하지도 않고 쓰는걸 싫어한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하지만 책을 맘대로 꺼내는건 싫다. 좀.. 책에 대해선 유별난 편이라고나 할까.. 예전에 석사과정에 있을때 연구실 내 자리에서.. 뭔가 이상함에 한참을 책상을 들여다보다가..책이 한권 없어진걸 알았다. 선배가 잠시 보다 갖다 놓으려고 했는데 잊었다면서 미안하다고 가져다 주었다. 정확하게 한권이 비어있는 자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권이 빈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도 것이지만, 지금의 나라면 선배라도 싫은 소리를 한번쯤 했을텐데 그당시에는 뭐.. 그럴수도 있죠.. 하면서 그냥 지나쳤지만, 난 내 책을 유별나게 사랑하므로 저자처럼 장기대여는 사양하는 편이라고나 해야겠다.


책을 좋아라하는 사람의 공통점 중 하나가 탑을 쌓는 것이다. 책장에 잘 정리를 하다가 급기야 아이들이 눕기 시작하더니, 바닥까지 내려와서 탑을 쌓기 시작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매번 책을 구입을 했지만 도서정가제에 앞서 집안에 놓을 공간이 협소해졌다는 가족들의 눈초리가 피부에 와닿으면서 정가제를 핑계로 책을 구입하는 것을 자제하기로 했다. 그리고 도서관을 애용하고 책을 좋아라 하는 사람들과 나눔을 하기로 노선을 바꾸기로 했다. 우리집은 항상 책이 들어는 와도 나가지는 않아서 늘 포화상태였는데, 이제는 좋은책은 이웃들과 나누려고 한다.


번데기로 살다 나비가 되고, 나비로 살다 다시 번데기가 되는 것. 그러다 결국에는 바람속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야 마는 삶. 인생이란 이처럼 치열해서 아름답고, 덧없어서 눈물겨운 과정이 아닐까(본문 中  P.74)


이래서 글잘쓰는 사람은 부럽다. 어떻게 이렇게 예쁜 글들을 쓰는지. 글 못쓰는 나로서는 그저 감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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