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쇼핑몰 -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킬러들의 쇼핑몰> 원작 소설 새소설 5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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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의 '새소설' 시리즈 다섯번째 이야기.


<새소설>은 지금 한국문학의 가장 참신하고 첨예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는 소설 시리즈이다. 읽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젊고 새로운 작품을 소개한다. 요즘 출판사들마다 한국 작가의 중장편 소설을 작고 아담한 사이즈로 서로 앞다투어 선뵈고 있다. 항상 가방을 살때 디자인보다 가방끈을 살펴보는 나로서는 참 좋은 현상이 아닐수 없다. 다른 시리즈를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한두권 읽어본 지금 느낌으로 '자음과 모음'의 <새소설> 시리즈는 매우 유쾌한 소설 같다. 아 물론 앞서 출간된 소설을 읽어봐야겠지만 이 <살인자의 쇼핑몰>은 - 제목으로서는 그럴리 없는데 - 매우 유쾌하고 재밌게 읽었기 때문에 다른 작품들도 기대가 된다. 아무래도 <새소설>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시리즈로 엮이고 있기 때문에 첫인상이 매우 중요할것 같은데, 그런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까.


할머니가 돌아가신날. 지안이와 삼촌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화를 받은 삼촌은 나가버렸고, 돌아오지 않았다. 홀로 남겨진 지안은 사흘뒤 아동일시보호소로 보내지게 되었다. 그러부터 한달뒤 삼촌이 지안을 찾아왔다. 삼촌이 사라지던 날, 부모님도 돌아가시게 되서 이 세상에는 삼촌과 지안, 둘만 남게 되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어느날, 경찰이 전화를 했다. "유족은 정지안 씨뿐입니다. 신원 확인하러 와주세요." 삼촌이 돌아가셨다. 경찰은 자살이라고 했다. 삼촌의 낡은 휴대폰으로 문자가 도착했다. 300만원을 입금했되어서 잔액은 8억원 가량이 되었다. 삼촌은 그저그런 잡화점 쇼핑몰을 운영하는데 8억이라니.. 이제 쇼핑몰도 할수 없으니 이 사람을 찾아내서 환불을 해주어야 겠다. 삼촌의 장례를 치른 후, 사이트에 접속했다. 대화창이 열려 말을 걸자. 다짜고짜 너는 누구냐는 질문이 돌아왔다. 쇼핑몰 사장님이 돌아가셔서 운영이 중단된다는 답변을 하자, 손님은 "진만이가 죽었다니 말도 안돼. 그럼 너도 오늘 죽겠네?"라는 메세지를 던진다.


삼촌은 단순한 잡화점 쇼핑몰을 운영한 것이 아니다. 머더헬프닷컴. 도검, 총기, 극약, 마취제, 포장재, 매듭 완제품, CCTV 탐지, 육절 및 대용량 분쇄기, 화학약품 등등등... 도대체 뭐야. 삼촌은 뭐하는 사람인거냐구.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냐구...


정말로 저런 쇼핑몰이 존재할까. 범죄를 저지를수 있는 도구들을 파는 그런 쇼핑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쇼핑몰이 있다면 뭐.. 어떻게 해주고 싶은 몇몇 사람이 있기는 한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삼촌이 지안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알게 모르게 가르쳐 준 것이 많다. 과연 지안은 쇼핑몰을 잘 운영할 수 있을까. 천연덕스럽게 '그럼 너도 오늘 죽겠네?"라는 말은 협박일까, 아니면 그냥 흘려 들어도 되는 말일까. 제목부터 참 어울리지 않는 두 단어의 만남이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참 기발한 이야기가 독자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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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 김희재 장편소설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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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면 집안의 커튼이 우아한 속도로 걷힌다. 일일히 손대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집. 뭐하나 흠잡을 수 없는 집이다. 하지만 여기.. 한가지 흠잡을 만한건 정진은 1층, 서원은 2층에서 잠을 잔다. 아이 이야기만 나오면 얼굴이 굳어지는 정진. 그래서 서원이는 아이를 데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함께 사는 집이지만 2층은 정진은 올라서는 안되는 공간이 되었다.


정진이 출근을 하고 나면 다른 남자가 나타난다. 서원의 첫사랑 승우. 둘이 사는 집. 그러나 한 사람을 모르는 동거가 시작되었다.대학 신입생 시절 서원은 부모님을 잃었다. 삶의 의욕을 잃었던 서원을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한 것은 승우였다. 하지만 승우가 사라졌다. 대화방에서도 나갔고, 전화번호도 없어졌고, 아무런 말이 없었는데, 다니던 회사에 사표도 내고 감쪽같이 그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참 책을 읽는 내내 이해하기 어려웠다. 한승우라는 남자. 그토록 사랑하는 여자였는데, 회사일과 거래처 일은 깔끔하게 마무리를 해놓고서, 서원에게만 그렇게 무책임하게 없어질 수 있는지. 그래놓고 이제 다른 남자와 결혼한 서원에게 돌아와 마치 정진만 몰아내면 모든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 마냥 행동하는 것이 너무나도 뻔뻔해 보였다. 또한 목숨 같았던 승우를 잃고 나락으로 떨어진 그녀를 돌봐주었던 정진이었다. "천천히 조금씩 행복해지기로 해요"라며 수줍게 청혼한 그였기에, 지금 이러한 서원의 행동은 더더욱 이해 되지 않았다. 어느 손도 놓지 않겠다는 서원.


이 위험한 동거가 과연 가당키나 할 일인가.


'열린 문." 마음과 몸이 건강할 때 이 문을 통제하는 것은 자신이지만, 연약해진 인생은 의지와 상관없이 빗장이 풀리고 열지 말아야 할 상대에게 문을 열어버린다고 생각합니다. 그 문으로 들어온 악한 존재는 통제되지 못한 욕망과 맞물려 점점 그 몸집을 불려간다고도 생각합니다.(작가의 말, p.244)


작가님의 이 말이 핵심인것 같다. 어떠한 상황에서는 내 마음과 몸이 건강하다면, 정확한 판단을 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왜 그랬을까'라는 후회가 소용없을 정도로 위험에 휩싸이게 된다. 아마도 승우를 잃었다는 찾을수 없다는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피폐해졌던 그녀가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을 이끌지 않았을까. 그래서 한때는 꿈이었던 집이, 안전하지 않은 곳으로 변모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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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거니즘 만화 - 어느 비건의 채식 & 동물권 이야기
보선 지음 / 푸른숲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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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니즘 =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모든 동물의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이자 철학.

비거니즘(Veganism)이란 일종의 '삶의 태도'이며 이런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우리는 비건(Vegan)이라 한다.


공교롭게도 요새 동물권에 관련된 책들을 계속 읽는 것 같다. 전에 읽었던 책들에 대해서는 의식주 중에 주로 식(食)에 대해서만 비건을 생각해서 육식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한것 같다. 그래서 동물 복지에 관한 것에 더 주목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생각을 살짝 다른 방향으로 돌려 놓았다. 비단, 비건이라함은 우리의 식성에 관해서만 국한되는 줄 알았는데,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하니, 나는 평생 비건으로 살아갈수 없겠다라는 생각을 접어도 되겠다.


완벽한 비건이 되기엔 제약이 많기에 실행 가능 범위 내에서 최대한 실천하면 된다. 그래서 '비건 지향'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래서 비거니즘은 동물을 착취할 여지가 있는 식품, 제품, 서비스를 일절 거부한다. 식품은 자신 없지만 가죽제품이나, 모피 혹은 동물쇼 같은 것의 관람은 하지 않으면서 비건 지향의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비거니즘은 삶의 반경을 넓히는 방향성이기에 그 많은 실천 방법을 이 책은 만화로 재미나게 설명해 준다.


인간들의 육식 문제는 동물권에 대한 이야기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환경의 문제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증가하는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 변화로 지구의 온난화는 가속화 되어 가고, 그 환경 문제는 또한 우리에게 그대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비거니즘이란 여러모로 좋은 것 같다. 다른 동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도 있고, 환경 문제도 조금 줄일수 있지 않을가. 거창한 계획이 아니더라도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거나, 일회용품 사용 줄이거나, 동물 실험하지 않는 제품을 소비하는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찾아서 실천으로 옮기면 되는 것이다.


앞서 읽었던 책들에서는 우리에게 고기를 공급해주는 동물들의 열악한 처우 때문에 육식에 대해 고민이 많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완벽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부터 내가 실천 할 수 있는 것부터 조금씩 조금씩 하다 보면 분명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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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품은 외교관 - 외교관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가이드북 직업공감 시리즈 7
민동석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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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스토리 가이드북이다.

저자인 민동석 대사는 2005년 여름, 수천명의 우리 교포가 살고 있는 미국 뉴올리언스에 '사상 최악의 허리케인'이라 불리는 카트리나가 도시를 강타했을 때, 긴급 구호팀을 이끌고 암흑 세상이 되어버린 도시안으로 뛰어들어 구조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 교민을 구했던 이다. 지금 코로나 사태 때문인지 이 이야기가 더욱더 공감이 된다. 한국땅에 있는 지금도 두려운 감은 있어도 내 나라고 내 가족이 있어 위안이 되지만, 타지에서 이방인으로서 어려움을 겪는 다면 그 두려움은 배가 될 터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중국 우한이 봉쇄 되었을 적에 그곳에 있던 우리 교민들을 전세기 편에 보내고 전염병이 난무하는 그곳에 남은 영사관 직원들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뭉클하긴 했었다. 그들도 그곳에서 철수하고 싶었겠지만 교민이 남아 있다면 그들은 당연코 함께 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외교관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꼽으라면 주저 없이 애국심을 들겠다고 한다. 외교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이기 때문에, 애국심은 외교관으로 하여금 열정을 갖고 국가에 헌신하게 하는 힘의 원천이고 말한다. 또한, '양복 입은 군인'이라는 별칭처럼 국제무대에서 총칼없는 전쟁을 치러야 하는 것도 외교관이므로 애국심과 충성심은 외교관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자 가장 큰 무기라고 한다. 그 밖에도 소신과 용기, 정직과 신뢰, 관용과 배려, 침착성과 인내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읽으면 참 좋을 책이다. 외교관을 꿈꾼다면 아니면, 흥미삼아 읽어보다가 진로를 정해도 좋을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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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언니에게 소설Q
최진영 지음 / 창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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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사 마다 젊은 작가의 중장편 소설을 아주 예쁜 양장본 책으로 내고 있다. 이 <이제야 언니에게>는 창비에서 출간하는 "소설 Q"시리즈의 첫번째 책이다. 나는 이 책을 '클럽 창작과 비평 프롤로그(2019 겨울호)' 활동 미션을 수행하면서 만났다. 책을 접하지 않고 신간들에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렴풋이 어떤 이야기인줄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읽어본 이야기는 그 때 내가 느꼈던 그 이상의 충격을 주었다. 이 세상에서 여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 힘들다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시기도 힘이 드는데 예전에는 얼마나 더 심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 참 마음이 아프다.


제야와 제니는 자매이고 승호는 사촌이다. 작은 마을에 모여산다. 이야기는 제야이 일기 형식을 빌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진행된다. 2008년 7월 14일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날. 그 전까지 비교적 제야답게 살아왔지만 그날이 일어나고선 제야에겐 마지못해 살아가는 날들의 연속이었다. 본인 혼자만으로도 힘들텐데 주변 사람들로 인해 제야는 길을 헤매게 된다.


두해만 지나면 스무살이 될텐데, 엄마는 공무원이 최고라고 하고 아빠는 교대에 가라고 하고, 하지만 제야는 다양한 외국어를 배우고 싶었다. 하지만 당숙에 의한 성폭행으로 제야는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제야는 이해할 수 없다.


나이 많은 여자들은 이렇게 말했다. 네가 정말 그런 일을 겪었다 쳐도, 그래도 너는 잘못이 있다. 그렇게 자랑하듯 떠벌리면서 벌을 주겠다고 그러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너도 부끄럽고 우리도.... 우리가 다 부끄럽다. 감추고 쉬쉬해도 모자랄 판에 이게 재판을 받겠다고 나설 일이냐, 대체. (p.123)


함께 고민해 줘도 모자라는 판국에 이게 과연 할 소리일까. 그것도 2008년에.. 직접적으로 프로그램을 보지 않고 기사로만 접했는데, 어느 한 연예인의 어머니가 며느리를 태하는 태도를 보고 놀란적이 있었다. 자식 자식이 귀하듯 남의 자식이 귀할터인데 며느리를 태하는 태도가 너무나도 어이없었다. 연기를 한다면 며느리를 때려잡는 역을 하고 싶단 말에 할말을 잃었었다. 이런 비정상적인 말을 여과없이 내놓는 방송도 문제지만 아직도 이런 사고방식이 존재한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은 일을 한 것이다. 잠깐 잘못해서 여자애한테 실수한게 아니라 사람을 인격적 살인은 한 것이다. 당숙 뿐 아니라 그 마을 사람들 모두..


지금은 작은곰자리 알파별이 북극성인데, 만이천년 뒤에는 거문고자리 알파별이 북극성이 될거라고 말해줬다.(p.156)


지구 자전축의 끝에 있는 북극성은 일주운동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북극성의 고도를 알면 그 지방의 위도를 알수 있기에 '길잡이 별'이라고 불리운다. 하지만 지구의 자전축이 회전하는 세차운동으로 인해 13,000년(원래 세차운동의 주기는 26,000년이 맞는데, 왜 소설에서는 12,000년이라고 했는지 의문)이 되면 길잡이별은 바뀌게 된다.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하지만 너무나도 오래 걸리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오래 걸리더라고 제야가 힘을 냈으면 좋겠다. 당당해졌으면 좋겠다. 얼굴 없는 남자를 피해 문을 열면 벽이 아니라 새로운 출구가 나왔으면 좋겠다.


젊을 때 잠깐 실수라는, 합의된 관계라는, 꽃뱀이라는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봤으면 좋겠다. 자신들의 잠깐 실수로 한사람에게 얼마나 큰 트라우마를 남기는지..제발 좀 인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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