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라말이 사라진 날 -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어학회의 말모이 투쟁사
정재환 지음 / 생각정원 / 2020년 9월
평점 :
우리말글을 지키기 위한 조선 어학회의 말모이 투쟁사를 다룬 이 책은 정재환님이 저자이시다. 내가 기억하는 이 분은 개그맨이셨는데, 워낙에 미남이시기도 했고, 목소리도 참 좋았던 분으로 기억한다. 언젠가 대학에 입학에 늦깎이 공부를 시작했다고 들었는데, 박사학위를 받고, 여러 편의 책도 내고 한글관련 활동을 하고 계셨구나. 나 혼자만 안면이 있는분이지만 그래서, 게다가 한글에 관련된 책이라 더욱더 반갑게 느껴진다.
말로만 듣던 "조선어학회사건", 아마도 역사시간에 혹은 역사책등을 통해서 접했던 이 사건의 전말은 그냥 "조선어학회사건"이었다. 명칭은 알았지만 제대로 내막을 알지 못했던 사건인데, 그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되었다.
오늘 국어를 썼다가 선생님한테 단단히 꾸지람을 들었다.
사건의 시작은 어느 여학생의 일기장에 씌여진 이 문장이 시초가 되었다. 어떤 나라가 국어를 썼다고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을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나라엔 그런 시대가 있었다. 일제강점기때 조선인으로 하여금 일본어를 말하게 하고, 일본 정신을 갖게 만들려고 그들은, 그리고 그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조선인들에 의해서 없던죄도 생겨서 고된 가시밭길을 걷는 그런 시대였다.
주시경 선생님은'남의 나라를 빼앗고자 하는 자는 그 나라의 말을 없애려고 하고, 나라를 지키려는 자는 나라의 말을 지키려고 애쓴다'라고 했다. 민족과 민족어의 운명을 하나로 본 그의 사상은 '언어를 보존한 민족은 살아남고 언어를 보존하지 못한 민족은 사라진다'라며 독일 국민의 각성을 촉구한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의 사상과 맞닿아 있었다.(p.50)
이 책을 읽으면서 복거일의 <비명을 찾아서>가 생각났다. 안중근의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지 못했다면, 우리가 독립을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전제하여 그려진 이야기는 한글에 관련된 책은 금서로 지정하고 철저하게 일본인으로 동화시켰다. 소설을 읽으면서도 생각했지만 정말로 끔찍했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들을 당시 조선어학회 사람들은 한글을 지켜내기 위해서 온갖 힘든 일들을 겪어야만 했다.
아마도 지금 우리는 한글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어서 그 우수성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냥 너무도 당연히 쓰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제사 생각하면 한글은 참으로 사랑이 아주 듬뿍 담겨 있는 글자이다. 글자를 알지 못하는 백성들이 안쓰러워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도 그랬고, 일제가 세상에서 조선이라는 나라를 없애버리려 그들에게 동화되게 하려 우리말글을 없애려고 할때, 피땀으로 지킨 많은 사람들도 그러했다. 너무나 당연한 우리 글 한글이지만 우리가 아끼고 사랑해야겠다라는 생각을 더욱더 고취시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