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탐정 이상 5 -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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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 탐정 이상 > 시리즈의 첫 시작은 온라인 독서모임을 통해서였다. 이상은 꽤 드라마나 영화, 책에서 주인공으로 다루는 작가들도 많은데, 김재희 작가님도 역시 "오감도 시등 난해한 시가 많아서 추리소설의 단골 소재'라고 하셨었다.(온라인 독서모임 질의 답변중) 올해로 이상은 탄생 110주년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더 의미있는 작품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이 책의 소제목은 "거울방 환시기"인데, 환시기라는 말을 몰라서....^^;; 무슨말인가 싶었다. 환시기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걸 보는 것처럼 느끼는 환각 현상을 말한단다.(p.308) 책을 다 읽은 후, 작가후기를 보고 이 말 뜻을 이해 했으니 말이다. 이 시리즈의 2권까지는 읽었는데, 3, 4편을 읽지 못했다. 앞 이야기를 읽지 않고 이 책을 읽어도 무방하겠지만, 앞편에서 등장했던 인물들이 나와서 그들과 얽힌 이야기가 궁금은 하다. 이럴땐 또 어쩔 수 없이 앞편을 읽고 다시 이 책을 읽는 수 밖에 없다. 또 하나 다른편들과 다른점은 단편이 아닌 장편이라는 점이다.

홈즈와 왓슨 같은 이상과 구보 콤비는 이번에 서해 작은섬에 자리한 슈하트 학교에서 사라진 여학생을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인천행 열차에 오르게 된다. 열차에서 갑자기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이상의 후배라고 만났던 하동민을 만났지만, 살인사건으로 승객 명단을 조사할 때 하동민이 없었다. 참 이상한 일이다. 이 일을 그냥 무심히 넘어갔는데, 마지막에 이 이상스런 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역시 사소한 것 하나 놓치고 지나갈수가 없다. 인천에 도착한 두 사람은 슈하트가 있는 교동도로 출발한다. 학교에 도착하고 탐문을 벌이지만 교사들은 비협조적인데다가, 조사를 벌이던 상이 해안가 동굴에서 실종되고 만다.

예전에 장용민 작가의 <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 >이라는 소설을 읽고, 실제인지 허구의 이야기인지 분간이 힘들었었다. 실제로 존재했던 작가와 그의 작품을 통해 비밀을 밝혀나간 탓이었다. 하지만 김재희 작가의 < 경성 탐정 이상 > 시리즈는 실제 이상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왜 작가들은 "이상"이라는 작가를 이렇게 사랑할까 의문이었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니 이유를 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마지막 편에선 금홍도 이상의 곁을 떠났고, 자아분열에 가까운 혼란을 겪는 그를 보니 조금은 안쓰러운 맘도 생기게 되었다. 아직 이가 빠진 것처럼 가운데 두편을 읽어보지 않아서, 몇가지 의문점이 생기는 부분도 있지만 올해 이 책을 알게 되었고, 이상과 구보를 보다 더 알게 되어 기쁘다. < 경성 탐정 이상 >의 최종장이라 무척 아쉽지만, 다시 한번 읽어본다면 또 다른 매력이 눈에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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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100년 전통 말하기 수업 (리커버) - 말투는 갈고 닦을수록 좋아진다! 하버드 100년 전통 수업
류리나 지음, 이에스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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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말하기를 잘 하지 못하는 편이다. 어렸을 적 낯선 사람과 이야기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일이었다. 그래서 새학년이 되면 아는 친구들이 없으면 그야말로 꿀먹은 벙어리라고나 할까. 항상 근처로 이사를 안가고 멀리 이사를 가는 덕분에, 학교를 옮겨야 했고, 소심했던 나를 더더욱 소심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라서 대상은 내가 생각했던것과 좀 달라졌지만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되고 보니 성격이 바뀐것 같다. 하지만 믿을지 모르겠지만 아직도 대화를 시작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준비를 하다가 시작하는 것은 아무도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얼굴도 안보이는 혹여 만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사람들과의 글로 하는 대화는 꽤 유창하게 잘하는 것 같지만 정작 얼굴을 보게 된다면 그야말로 꿔다놓은 보릿자루마냥 한켠에서 조용하게 있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말을 잘 하는 사람들이 매우 부럽기도 하다.

이 책은 같은 말이라도 하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3초 인사로 첫인상 바꾸기, 상대가 말하고 싶게 자극하라, 망설이지 말고 자신을 이야기하라, 설득하면 당신을 거절할 수 없다, 문제될 만한 화제를 피하라, 의견이 나뉠때는 공통점을 찾아라, 말에 논리가 있어야 지지를 받는다라는 여덟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역시 말 잘하는 사람들은 핵심도 잘 잡아내나 보다. 나의 말하기가 부족한 부분을 생각해보고 그 파트만 뽑아 읽어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대목은 최소한의 말에 최대한 의미를 담아라(p.154)라는 내용이다. 간결하고 명쾌한 언어는 복잡하고 긴연설보다 흡입력이 뛰어나다고 한다. 꼭 연설이 아니더라도 일상속 대화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이는 말하는 사람이 문제를 빠르고 깊게 분석한다는 사실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높은 인지 능력과 사고 능력의 표현이기도 하며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낙관적이며 대범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증거다(p.154)라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일례로 2차세계대전때 영국이 번번히 패배하자 사기가 떨어진 군인들 앞에 처칠은 그저 단호한 눈빛으로 "절대 포기하지 마라"만을 반복했다고 한다. 가장 적은 단어로 가장 큰 힘을 발휘했고, 묵직하고 깊은 의미를 전달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왜 나는 그러지를 못하냐는 사실이다. 어떠한 것을 설명하려하면 전후 관계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인지 너무 많은 말을 하게된다. 물론 처칠처럼 대중앞에서 연설하게 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내 '말하기'를 좀 생각하면서 미흡한점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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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탐정단 - 고양이 납치 사건
쿠키문용(박용희) 지음 / 몽실마고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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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이 신기한건지 사람의 눈이 신기한건지. 늘상 "아는 것 만큼 보인다"더니, 아마도 뇌가 인식해서 나중에는 더 잘 보이는 것일까. 예전에는 그다지 고양이에 관심이 없었는데, 근래에 고양이에게 관심이 생기고 밥을 챙겨주다보니 순식간에 지나가는 아이들도 금새 찾아내게 된다. 식구들도 왜 이렇게 잘보냐며, 고양이에 특화된 눈이라고 놀려(?)댄다. 그러게,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하고, 가족으로 맞이한다면 고양이보다 강아지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고양이도 함께라면 너무나도 좋을것 같다.


이 이야기는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이긴한데, 어디 뭐 책에도 연령대를 정해놓고 꼭 사람들만 읽으라는 법도 없는데 말이다. 동화를 읽을때면 내가 순수해지는것 같아 좋다. 이 책은 가현, 다영, 채원, 하늘이가 우리동네 탐정단, 일명 "우동탐정단"을 결성하여 귀가 잘린 고양이의 미스터리를 푸는 이야기이다. 저자이신 쿠키문님을 알아서 그런지(작가님은 저를 아실래나.. 모르지만...몇번 뵜는데) 수상한 사람은 딱 "쿠키문"님이신거 같다. 자꾸만 쿠키문님의 말투가 생각난다. 아마도 자전적 동화가 아니신지.


길고양이들은 TNR을 한후 표식으로 귀 한켠을 살짝 자른다. 그래야 다시 잡혔을때 괜히 한번더 수술대에 올라가는 불상사를 없앨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동네 고양이들도, TNR 표식이 있는 아이들이 있다. 얌전히 밥상을 차리는 것을 기다리며 앉아있을때, 귀 한켠에 표식이 있는 아이들을 보자면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너도 수술했구나. 아프지는 않았니?"라고 말을 걸곤 한다. 아이들을 중성화 하는 것은 좀 미안한 일이지만 그게 도심속에서 인간들과 고양이가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일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나도 그 사실을 몰랐을때는 "누가 너한테 이런 못된짓을 했니"라고 했는데, 동화속 아이들도 처음에는 나와 같은 생각이었나보다.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우리가 사는 곳은 인간만의 곳이 아니다. 괜히 고양이들에게 뭐라 하지 말고, 함께 살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동화속 아이들처럼 그런 순수한 맘으로 고대로 자라나길 빈다. 사람도 동물도 행복한 그런 세상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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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독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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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탐정 시리즈 2탄

이번 이야기는 크게 두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즐기던 노인. 그가 갑자기 바닥에 쓰러진다. 주변사람들이도움의 손길을 내밀지만 노인은 끝내 사망한다. 원인은 청산가리 때문이었다. 독에 중독되어 사망한 것이다.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수 있는 독은 무엇인가. 이렇게 맹독성 물질도 있을것이고, 흔히 이야기하는 새집증후군도 있을테고, 또 토양을 오염시킨 독에 의해서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수도 있게된다.


또 하나의 다른 축은 바로 인간이 다른 사람에게 내뱉는  이름없는 독이다. 스기무라 사부로는 회사내 편집부의 직원이었던 겐다 이즈미가 난동으로 해고당하자 회장에게 온갖 거짓말로 일관된 편지를 보낸 사건을 해결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녀의 이력서는 거짓이었고 전 직장에서도 비슷한 일로 그만두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겐다 때문에 곤혹을 치루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도대체 이 겐다라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왜 이러는가 의문이 생겼다. 나이도 속이고 학력도 속여가면서 죄를 덮어씌우며 남이 곤란하게 되는 것을 즐기는 것일까. 도무지 정상적인 상태로는 행할수 없는 그런 일들이다. 거짓인줄 알면서도 우기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렇게 믿는 것인지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전자의 경우인것 같다. 여기 겐다라는 여자도 전자의 경우였다. 만약에 병으로 인한 후자의 경우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겠지만, 전자의 경우라면 정말 답이 없지 않은가.


사람이 사는 한, 거기에는 반드시 독이 스며나온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들이 바로 독이기 때문에.(p.538, 539)


아무리 둘러보아도 사람만큼 무서운 존재는 없는것 같다. 지금 우리 일상을 코로나가 망가트리고 있다고 해도,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한다고 외쳐도 놀러갈 사람들은 다 놀려가고, 식당에서 떠들 사람은 떠든다. 마치 자신은 정의로운 사람이라 외쳐도 빈수레가 요란하듯 하는 행동은 혀를 차게 만들뿐이다.


나는 우리 안에 있는 독의 이름을 알고 시다. 누가 내게 가르쳐다오. 우리가 품고 있는 독의 이름이 무엇인지를(p.539)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던 스기무라 사부로는 다음 편인 < 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사립탐정으로 독립한다고 한다. 아마도 그는 '이름 없는 독'의 정체를 규명하고 싶어서 탐정의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 스기무라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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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서 자신에게 선물하는 거야 긍정이와 웃음이의 마음공부 여행 1
신광철 지음 / 느티나무가있는풍경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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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이와 웃음이의 마음공부 여행

이 이야기는 모두 366개로 만들어져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날마다 하나씩 가슴에 별처럼 새겨놓으라고 만들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 이야기의 전반부이다. 모두 53주의 이야기 중 26주의 이야기이다. 귀여운 긍정이와 웃음이의 삽화도 함께 있어서 가볍게 읽기에 아주 좋은 책이다. 그렇다고 내용까지 가볍지는 않다. 긍정이와 웃음이가 함께 여행한다. 긍정이와 웃음이가 손잡고 다니면 슬며시 행복이도 다가온다고 한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한 걸음에 쉼없이 나는 이 책을 읽었지만, 침대맡에 두고 하루에 한편씩 읽어도 꽤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된다. 아마도 일주일마다 7개씩 묶어 주단위로 사용하도록 했다는 것을 보면 작가의 의도이지 않을까 싶다.


진정 큰일을 하려면 어느 한 부분을 버려야 해.(p.118)


양손에 무언가를 가득 잡고 놓으려 하지 않는다면 편하지 않을 것 같다. 항상 조바심이 나고 자기 자신을 너무나도 옥죄는 것이 아닐까도 싶다. 아마도 내가 그런 면이 살짝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하나라도 포기하기 싫어서 오랫동안 속을 끓이기도 한다. 짜증이 더 늘기도 하고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힘들게 하지 않는 것일까. 손에 힘을 조금만 빼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을 그대로 둔다면, 더이상 나 자신을 힘들게 하지 않을텐데 말이다. 아마도 아직 미련이 있는 일이 있어서인지 이 말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새는 날기 위해 창자의 길이를 줄였고, 뼈 속을 비웠지만 평생 설사를 하며 산다고 한다. 날기를 위해 큰 불편을 감수했다. 아마도 나도 한손을 놓아야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 이제서 생각해보면 처음의 저자의 말이 맞는것 같다. 긍정이랑 웃음이와 함께 손붙잡고 다니면 자연스레 행복이가 다가올꺼 같다. 자꾸만 욕심을 부리니, 이 삼총사가 내 곁으로 오려는 것을 꺼리는지도 모르겠다.


사람 안에 들어 있는 것들은 주인이 불러내야 찾아 온다는 말. 부르지 않은 것들은 감정상자 안에서 잠잔다고 했어.(p.304)


이 말이 핵심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감정들을 가지고 있다.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감정들. 그런데 주인인 내 자신이 불러내지 않으면 평생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항상 내 맘속에 좋은 감정들만 끌어내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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