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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평점 :
어느날 조카가 물었다. 책이 재밌어서 읽느냐고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말로 재미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많이 재미있는것 같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할 때, 힐링이 필요할 때 책 한권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이 책의 제목은 책을 좋아라하는 사람들이라면 공감할만 하겠다.
1부에서는 '고양과 어머니"에 대해서 담았고, 2부는 삶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이다. 3부에서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에 대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말과 생각'이 담긴 수필에 대하여 말한다. 사실 수필이라고 하는 것은 일상생활의 이야기를 어떠한 형식이 없이 적는 그런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살짝 깊이 생각해봐야 할것 같다.
"어떤 계단(界端)에서는 시와 수필은 구별되지 아니한다. 그러나 수필을 이해하지 못하고 시를 쓸 수는 있어도, 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수필을 쓸 수는 없다."(p.296)
아마도 나는 시를 잘 몰라서 그런지 마지막 장의 이야기가 참 어렵다. 수필이 '신변잡기'의 대명사가 되었고, 또 '무형식의 형식'의 글이 되어버렸다고 하는데, 내가 너무 수필을 가볍게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지 모르겠다. 좀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면 힐링이 아니라 고민이 되어버릴것 같다. 그냥 난 가볍게 읽는, 형식이 파괴되더라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이야기가 수필이면 좋겠다.
특히나 1부의 『전화』라는 이야기는 참 애닯다. 아무래도 엄마가 아프시니까 그냥 책장을 넘기기가 참 힘들었던 것 같다. 나도 이런 상황이 된다면 엄마의 체취가 묻어오는 전화 음성을 그리듯이 엄마를 그리워하겠다 싶다. 내 곁에 계실때 잘해 드려야겠다.
연일 코로나 확진자는 늘어가고 있다. 좀 집에 있으면서 진정되기를 바라면 어떨까 싶다. 이렇게 책을 읽어가면서 말이다. 여기 이런 말이 나온다. 언중(言衆)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언어는 사라지게 만든다. 언어도 사람의 일생과 마찬가지로 신생, 성장, 사멸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p.280) 그동안 책들을 안 읽고 놀기만 해서 이런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이 익숙하지 않은가. 말도 사랑받지 못하면 사라지듯이, 책도 안 읽다 보면 책 읽는 법을 잊게 될텐데, 이 책 한권 읽어보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