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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더 메이드 살인 클럽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김선영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몽실북클럽 12월 스토킹 도서
음~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집중하지 못했다. 간만에 찾아온 휴일에 눈이 이곳 저곳으로 돌아가서 그랬는것 같다. 하지만 이제껏 읽은 (이 책까지 4편이지만) 츠지무라 미즈키의 이야기 스타일로 보면 분명 마지막에 뭔가 마음을 울리는 그런 이야기가 있으리라 믿었고, 역시 실망시키지 않았다. 참 매력적인 작가가 아닐수 없다.
고바야시 앤. 앤은 친한 친구들의 따돌림, 선생님의 부담스러운 관심, 왠지 모를 엄마에 대한 거부감들을 느끼던 어느날, 우연히 도쿠가와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한다. 도쿠가와는 또 그 제안을 아무렇지도 않게 수락하고, 함께 계획을 세워나가게 된다. 내가 너무 어른이 되어 버린 것일까. 정말로 나의 학창시절은 까마득해진 만큼 그렇게 지나온 탓인지 왜 그런 이유로 인해 죽음을 생각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름 다 각자의 사정이 있는 것이겠지. 아무도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 감정을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그런면에서 도쿠가와의 수락은 아마도 앤에게 출구를 만들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 이것은 비극의 기억이다 "
하지만 먼 훗날 앤과 도쿠가와가 살인준비를 해나가면서 적어 놓은 노트를 보게 된다면 전혀 비극에 대한 기억은 아닐거란 생각을 한다. 살아가다 보면 더 힘든 일도, 더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도 있을테니, 당시에 죽음까지 생각했던 일은 정말 아무일도 아닐거라는 생각이 들것이라고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런 말은 언제나 '당신은 아무것도 모른다'라는 소리를 듣기 딱 좋다. 15살, 중학교 2학년 앤에게는 자신의 삶에서 어쩜 큰 난관일지도 모른다. 도쿠가와가 조금만 더 앤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다면 어땠을까. 그들의 입장에에 서로에게 최대한 의지가 되었을지도 모를일이다. 츠지무라의 이야기는 처음에는 다소 지루하다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잔잔한 진행이 그녀의 매력인 것 같다. 마지막까지 읽어야 드디어 '바로 그거였어'하며 마음속에 울림을 만들어 준다. 그 울림 또한 실망을 시키지 않는것 같다.
특히나, 이 이야기는 2012년에 국내에 출간되었는데, 내용중에 "최근에는 후쿠시마에서 있었던 그 사건이 그랬지. 그, 소설을 흉내 낸 집단 자살사건"(p.142)이 있다. 아마도 이 한 줄로 작가는 다른 이야기를 구상했던듯 싶다. 그것이 바로 올해 출간되었던 < 슬로하이츠의 신 >이다. 가끔 자신의 책 속에서 다른 책의 소재를 끼워 넣는 이들이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마이클 코넬리였는데, 츠지무라의 작품에서도 만나게 되어서 게다가 < 슬로하이츠의 신 >을 읽었더래서 더욱더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