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과일대통령입니다 - 8평짜리 매장에서 월 1억씩 버는 과일 가게의 비밀
황의석 지음 / 라온북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자신이 하는 일에서 최고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말할 사람은 몇이나 될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낌은 저자만큼은 당당하게 "그렇다"라고 말할것 같다는 것이다. 나도 내가 하는 일에서 '나야말로 최고'라는 생각을 갖지는 않는것 같다. 항상 나는 내가 부족한것만 같고, 뭔가 나를 알리기 위해서 끝없이 노력하지는 않는것 같다. 그런점에서는 반성한다.

"나는 죽기 살기로 장사를 하지 않아. 죽기로 장사를 하지."(p.238)에서 볼 수 있듯이 참 열성적으로 매달린다. 어떤 일이든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해야 하는 것 같다. 정말로 '죽기 살기로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말이 '오늘 죽을 정신"으로 하게 된다면 두려울 것이 없지 않은가. 끊임 없이 분석하고, 끊임 없이 노력하는 모습에서 과연 성공할 수 밖에 없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성공 뒤에는 많은 힘든 시절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야말로 한순간 얻은 영광은 오래가지 못한다. 분명 성공하는 사람의 뒷면에는 그만큼의 노력이 따르고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저자도 처음부터 과일가게로 성공한것은 아니지만 항상 고민하고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과일을 찾고, 과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노력이 아마도 신뢰를 얻지 않았을까 싶다. 또 끊임없는 소비자의 분석으로 그에 맞게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과일 배열을 달리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항상 소비자의 입장에서 끊임없는 생각을 한다. 역시 어떤 일이든 진심을 갖고 일한다면 통하는 법임을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피아는 언제나 검은 옷을 입는다
파올로 코녜티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산모는 임신 7개월이었다. 상당한 출혈을 하며 청색증의 자그마한 아기가 태어났다. 산모가 임신중에 먹지 말아야 할 궤양 약을 몰래 먹었다. 그렇게 소피아가 세상과 만나는 일은 참 험난했다. 소피아를 돌보던 간호사가 말한다. "소피아. 태어나는게 뭔지 아니? 전쟁터로 떠나는 배와 같은 거야."(p.14) 소피아는 보통 아이들이 겪는 전쟁보다 더욱더 혹독한 전쟁터로 항해를 시작한다.

이 이야기는 소피아 무라토레가 주인공으로 어린시절부터 성년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일반적이지 않았던 소피아. 자동차 엔지니어인 아빠와 미술학도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빠는 그래도 나름대로 소피아와는 잘 맞아 보이긴 했는데, 아마도 엄마는 임신과 함께 자신의 일을 접어야 했기에 우울증에 빠진것 같다. 그런 영향을 좀 받은것 같다. 결국 열여섯살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하면서 집을 떠나 고모 마르타와 함께 하면서 소피아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 같다.

이야기는 시간순서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또한, 다른 이야기인가라는 착각을 하다가도 어김없이 거론되는 이름이 바로 소피아다. 아마도 소피아의 삶에서 때론 힘들기는 했지만 때론 위안을 받으며 삶을 헤쳐나가는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는것만 같다. 모든 사람들의 삶이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초반에 나왔던 간호사의 말처럼 우리는 전쟁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승리의 깃발을 흔들며 전진하다가도 난관에 부딪쳐 후퇴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끊임없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성장해 나가는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나는 사실 단편에 약한편이긴 하지만 이 책은 소피아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구성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 또한 부모로 인해 자녀들의 정서적 불안을 느끼게 된다면 굳이 양육을 부모에게만 맡길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쩜 소피아에게는 마르타 같은 고모가 있었고, 그것을 수용할 수 있었던 아빠가 있었던 것도 다행인것 같다. 소피아의 불안함을 모두 엄마의 우울증 탓으로도 돌리고 싶지는 않다. 엄마도 왕성히 일할 나이에 임신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그런 엄마를 아빠가 혹은 주변사람들이 조금더 따듯하게 살펴봤다면 소피아가 자살시도를 하는데까지는 가지는 않았을가라는 여러가지 생각이 우후죽순 떠오른다. 우리들의 삶도 소피아와 다를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쉽사리 포기하지 않으면 또다른 행복을 찾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형사 K의 미필적 고의 - 이춘길 소설집 걷는사람 소설집 3
이춘길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필적 고의 :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어떤 범죄 결과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인용한 심리상태(출처: 두산백과)


어떤 단어를 보면 대충 의미를 알겠는데, 정확하게 그 의미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바로 이 미필적 고의라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일부러 무언가를 했다는 것을 알겠지만, 정확하게는 알지 못했던 듯 싶다. 그럼 형사 K는 자신의 위험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수사를 해나갔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소설집에는 따로따로 발표되었던 7편의 단편들이 묶여져 있다. 발표시기는 다르지만 혹여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염두해두고 연관성으로 쓴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드는 이야기도 있었다. 물론, 단편이라 자세하게는 아니더라도 어떤 인물등으로 인해, 혹시 그 작품성과 연관성이 아닌가 의심할 수 있겠다. 단편에 약한 나로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는 말은 꽤 놀라운 수확이라고도 하고 싶다. 다시 『형사 K의 미필적 고의』로 돌아가자면, 형이 몰고 다니는 차의 명의자는 나로 되어 있지만, 실제 사용자는 형이었다. 정기 검사를 못받으니 정기검사 의무 위반으로 벌금이 부과되었지만 낡은 차는 멈춰섰고, 세금과 벌금이 있으니 폐차를 못하니 불법으로 폐차를 하게 되었다. 벌금을 내고도 폐차되었다는 증거는 없으니, 세금은 계속해서 나오고 영 골칫거리가 아닌가 싶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기만 하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좀처럼 종착지에 도달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이야기를 계속 따라가다보면 뭔가 의구심이 생긴다. 과연 나의 말은 맞는 것인가.. 그를 궁지에 몰고 있는 형사K. 정말로 형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리고 형사 K는 이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짧은 이야기이지만 뭔가 뒷통수 한대 얻어 맞은 그런 느낌이다.


이야기들 중에 또 한 편을 들라면 『카라반』을 들고 싶다. 동생이 친구들과 바캉스를 계획했는데, 서로의 개인적인 사정때문에 갈수 없게 되어서 언니에게 이 카라반을 이용하라고 주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상상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 휴양림 속에서 괜시리 언니는 무언가 불편함을 느끼며 망상에 빠지게 된다. 아마도 그것은 동생과 남편은 동문사이였고, 또 자신은 가정주부인데 반해 동생은 연봉이 높은 은행원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자격지심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동생에게 직접 물어보거나 하는 방법이 아니라 혼자사 의구심을 키워만 가는것만 같아 안타까웠다. 살짝 어떤 식의 마무리가 아닌 열린결말조로 끝나서 가뜩이나 단편에 약한 나로서는 쉽사리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힘들어서 기억에 남는다.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보다 갸웃한 순간이 압도적(p.248)이라는 평론가의 말에 동의할수 있을 것같다. 절대로 긴장의 끈을 놓고 읽어서는 안될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얀 국화
매리 린 브락트 지음, 이다희 옮김 / 문학세계사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자세히 들여다 보지 않아도 무슨 이야기인줄 짐작했다. 더군다나 띠지에 적힌 말만으로 더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중 하나가 한국소설인줄 알았더니 영미소설로 분류가 되더라. 작가가 한국계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역자도 처음에는 한국계이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이라 과연 위안부와 제주 4.3사건의 일을 얼마나 잘 표현하겠느냐라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였다고 한다. 나도 읽는 내내 거부감 같은 것은 없었다. 이 이야기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 20여 개국에서 출판되어 감동적인 찬사와 함께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저자는 말했다. 일본 정부의 과거사 인정과 진정한 사과를 위해 20년이 넘도록 투쟁하고 있는데 왜 우리는 무시당하고 있는가. 피해자가 여성이고 강간을 당했기 때문에 그녀들을 깎아내리는게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한 소녀의 처참한 경험을 목격할 수 있다면, 그 독자들은 마지막 '위안부'여성이 이 땅을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그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지니고 살 것 같았다(p.7)고 한다.

이 이야기는 1943년의 하나이야기와 2011년 아미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제주도에서 해녀로서 물질을 하던 하나는 일본군인과는 마주치지 말라는, 그리고 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곤 했다. 7살이나 어린 아미. 엄마를 따라 바다속에 들어가면 아미는 아직 어려 해안가에서 기다리곤 했다. 하지만 그날, 해안가로 일본군이 다가오고 있었다. 하나는 아미를 지켜야만 했다. 아미를 큰 바위 뒤에 숨기고 일본군인에 의해 끌려가게 되었다. 그녀의 삶은 너무나도 마음 아팠다. 소녀들끼리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며 잊지 말라는 장면이 오래토록 남는다. 마치 우리들에게 잊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미는 자식들에게 까지도 언니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마치 언니가 끌려가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자기 자신을 용서할수 없다는 듯.. 언니는 자신을 지켰지만, 그녀의 삶은 평탄지 않았다. 그녀에겐 4.3사건이 또 다른 아픔이었다. 그 모든 것을 가슴에 품고 그녀는 1년에 딱 한번 서울로 간다. 그리고 수요집회에 참여를 한다. 혹시나 언니를 만날수 있을까, 언니의 소식을 들을수 있을까. 소녀상을 마주한 아미는 언니를 마주한 것 같아 심장을 움켜쥐고 정신을 잃고 만다.

어렸을때는 잘 몰랐던 일들이, 아니 어떤 사건으로만 기억되던 일들이 세월이 지나면서 마음으로 다가옴을 느낀다. 화면에서 위인부 할머니들이 나오시면 그냥 울컥해지는 마음이 생기는건 아마도 같은 여성이고, 같은 한국인이어서가 아닐까. 아직 할머니들이 살아계실때 일본으로부터 정식 사과를 받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할머니들 나이들이 너무 많으셔서 참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작가의 말대로 잊지 않을테다. 어쩌면 그들은 할머니들이 다 돌아가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구리 민음사 모던 클래식 58
모옌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2012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

< 붉은 수수밭 >은 영화로서 이름을 들어봤지만, 원작이 있는 이야기인줄은 몰랐다. 그 < 붉은 수수밭 >의 작가 모옌의 작품이다. 생소한 이름의 작품인데, 내용은 정말로 놀라웠다. 어릴적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서 한명의 자녀만 낳을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뭐 세계적으로 인구가 폭발한다고 하니 그러려니 생각을 했다. 아마도 남의 나라 이야기이니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를 알고 나니 많은 생각으로 머리속이 어지럽기만 하다.


지금 현재도 중국은 그러한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중국 가족계획 정책의 이면에 숨겨진 가슴 아픈 현실을 그리고 있다. 작중 화자인 커더우(필명)의 편지글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당시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던 고모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의학적 지식이 없이 단순한 경험으로만 출산을 돕던 산파들과는 달리 고모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엘리트였다. 하지만 국가의 산아제한 정책에 따라 고모는 행동대장급으로 직접 사람들과 대면한다. 사실 정책이 정해지면 정말 현장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폭발하는 인구증가를 막기 위해 피임법이라든지, 정관수술을 시행하는 등에서 멈추는게 아니라 불법으로 임신한 사람들에게 강제로 임신중절 수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사실 생명이 잉태되는 것에 대해서 불법이라는 것이 어디있겠는가. 참 암담할 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고양이에게 시행되는 TNR에 대해서 생각했다. 과연 그것도 고양이가 원하는 것일까.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명목아래 시행되고는 있지만 어느 누구도 고양이에게 물어 본적이 없다. 그저 영역다툼이나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사람들이 결정한 것에 불과하다. 사람에 관련된 일에 갑자기 고양이는 왜 등장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을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명이지 않은가. 더 귀하고 덜 귀한 생명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고양이들도 열악한 환경에서 새끼를 낳아야 하는 사람들이 빼앗은 터전에서 힘겹게 먹이를 찾는 암고양이들을 생각하면 가장 최선의 방법은 중성화일 것이다. 하지만 계획 생육정책이라는 명목보다 더 나쁜 것은 대를 이어야만 한다는 가부장적인 사회이다. 아들일지 딸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목숨을 걸어야만 했던 여성들이 너무나도 애처로울 뿐이다. 특히나, 이 계획생육이라는 제도아래 모든 비난을 받아야만 했던 고모에게 어느 누가 떳떳하게 손가락질을 할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