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 INFJ 데비 텅 카툰 에세이
데비 텅 지음, 최세희 옮김 / 윌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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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더더 책이 좋아지는 것 같다. 계속해서 책들은 쌓이고, 그런데도 또 다른 책들에 눈독을 들이고, 내게 온 책들은 절대로 다시는 밖으로 내놓지 않으려는, 그래, 나는 책덕후다. 그나마 지금은 책을 나눔들도 하고, 도서관 책들을 빌려서 읽기도 하기때문에 책장들이 안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1년에 100권은 거뜬하게 넘게 읽으면서 최근 2년동안은 200권도 훨씬 넘겨서 읽으니 그 책들이 만약 집에 있었다면 아마도 사람들이 밖으로 나갈판이다. 이걸 주객전도라고 해야하나. 그런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 있으니 바로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책덕후가 책을 사랑하는 법을 다룬 이 책 <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은 카툰 에세이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책이 아니라 나를 들여다 보는 것 같다. 항상 가방에는 책을 들고 다닌다. 읽지 않더라도 책을 갖고 다니지 않으면 주인과 떨어져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는 동물같다. 그래서 가방끈을 여러개 끊어 먹었다. 그 덕에 가방을 고를땐 디자인을 보는게 아니라 가방끈이 튼튼한지부터 살피게 되었다. 그리고, 제일로 좋아하는 장소는 도서관, 서점. 어디를 가도 서점이 있으면 반갑고, 책구경 하는 것도 즐겁고, 이렇게 많은 책이 있는데 다 못 읽고 죽을까 무지 걱정 되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이 다 여기에 담겨있다. 역시 책덕후들이 책을 사랑하는 법들은 다 똑같은 것 같다.


어디에도 책만 한 세상은 없다(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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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인
김민현 지음 / 스윙테일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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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은 죽었다. 자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인 우진은 "자연사 아닐까. 이 정도면 호상이네."라고는 했지만.... 주현은 토막 살해되었다. 아마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서 악귀가 될 여지가 농후해서 우진은 능글맞게 아무일도 아니라는듯 그를 저승으로 인도하려고 하나보다. 누가 봐도 지극히 정상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주현은 기억에는 남아 있지만 자신은 살해 당한게 맞고 이렇게 죽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야했다.


이 < 경계인 >이라는 책에서는 흥미롭게 저승과 이승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내가 기억하는 저승사자는 그 옛날 "전설의 고향"에서나 보던 검은 갓에 검은 도폿자락을 걸친 다소 눈이 퀭했던 모습이다. 아마도 세월이 지나서 저승도 최첨단으로 바뀐것일까. 이 소설에서 저승의 모습은 우리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저승이라고 하면 괜히 지옥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그냥 죽은 사람들이 또 다른 세계를 형성하면 살아가는 그런 모습일것 같다는 상상을 하게 해준다.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한 주현은 우진의 도움으로 이승에 7일동안 머물수 있게 되었다. 다만,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서서 이쪽도 저쪽도 속하지 않는 이의 감시를 받아야 했다. 그가 바로 흡혈귀인 성민이다. 그와 함께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찾아야 한다.


주현이 자신의 죽음의 진실에 한걸음 한걸음 다가갈때마다 정말로 세상이 이 이야기대로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곳에서도 억울한 죽음들이 많다. 이유도 범인도 모르는 그런 억울한 죽음들과 남겨진 가족들에게 주현이처럼 사건의 전말을 밝힐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수만 있다면.. 물론 죽음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손해를 입은 것이지만 그래도 누군가에 의해 어떤 이유에 의해, 게다가 범인이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는다면 떠나는 입장에서도 편안하지 않을까.


다소 토막살인이라는 것은 좀 으스스한 감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범인을 쫒는 7일간의 기록은 엄청 몰입하면서 읽었다. 이승을 떠나는 사람들의(물론 범죄에 얽히지 않은 이들) 마지막 여행처럼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을 할수 있게 주어지는 시간이나, 불법적인 것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한 자신의 노력으로 일군 재산들로 저승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설정이 너무나도 좋았다. 정말로 저승의 모습은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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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고코로
누마타 마호카루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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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유리 고코로"라는 말은 살인노트의 주인공이 어린 시절 의사가 한 "요리도코로(안식처)"라는 말을 잘못 들은 것이다. 일본어를 잘 알지 못하지 도대체 "유리고코로"가 무엇인지 찾아봤다. 그러다가 이 이야기도 영화로 제작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일본에서는 어지간하면 다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이 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 이런건 좀 싫다. 일부러 찾아 보지 않으니 뭐 상관없지만 말이다.


료스케의 주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첫번째는 그의 연인인 지에의 실종이었다. 부모님을 만나뵙고는 두달도 되지 않아 그녀가 사라졌다. 텅 비어버린 그녀의 집. 과연 그녀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두번째는 아버지가 말기 췌장암이라는 사실이다. 얼마 안 있어 아버지가 곁을 떠나시리라는 것을 짐작했지만, 두달 전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허무하게 목숨을 잃었다. 건강도 좋지 않은 아버지를 보러 료스케는 본가에 갔지만 아버지는 외출중이었고, 우연하게 핸드백과 어머니의 이름이 씌어진 포장지로 싸여 있던 한 묶음의 머리와 4권의 노트를 발견한다. 문득 어렸을 적에 한동안 앓고 돌아온 집에 어머니가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다. 뭘까... 왜 기억속 어머니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었을까. 료스케는 노트를 펴본다. 그곳에는 누군가의 이야기인줄 모르지만 어떤 수기가 쓰여있다. 살인을 고백하는 누군가의 이야기...


누마타 마호카루라는 작가는 처음 만나는 작가이다. 그리고 이 책은 꽤 오래전에 발표가 되었었던 작품이다. 2012년에 최고의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소설에 수여하는 "오야부 하루히코 대상"을 수상했다. 주부, 승려, CEO등 독특한 이력을 소유한 늦깍이 작가라고 하는데, 그녀는 바로 이 <유리고코로>로 일본 전역에 '누마타 붐'을 일으켰다고 한다.


료스케가 찾아낸 노트 속 주인공은 어렸을때부터 병원을 다녔었다. 의사는 다른 사람들에게 있는 안식처가 본인에게는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는 살인을 하면서 유리고코로를 찾았다. 아마도 그녀는 사이코패쓰인듯 하다. 그런데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은 최고의 미스터리, 하드보일드 소설이라 인정받았고, 일본 평론가들은 누마타의 작품세계를 놓고 '이야미스'('싫다'라는 '이야'와 미스터리의 줄임말 '미스'의 합성서, 보기 싫지만 끝까지 단숨에 보게 되는 미스터리라는 뜻)라는 이름을 붙여 새로운 장르를 추대했다고는 하지만, 이 책을 읽어감에 따라 '이야미스'라기 보다는 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아마도 승려를 경험했기에, 자비와 연민이 담긴 불교의 세계가 녹아 있는 것도 같다(p.327)는 역자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인간의 가장 깊은 어둠과 슬픔을 건드린 미스터리 스릴러라고는 하지만 결말에 도달하게 되면, 감동을 받는 그런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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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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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 끌림 >, 개인적으로 < 티핑 더 벨벳 >, < 핑거스미스 >까지 다 읽어 완성하였으나, < 핑거스미스 >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의 원작이라 해서 5년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어느정도 기억을 하고 있으나, 이번 기회에 읽어보려고 마련했다. 아마도 국내 출판도 순서대로는 아니고 < 핑거스미스 >를 필두로 < 티핑 더 벨벳 >, < 끌림 > 순이라고 한다. 다른 여타 작가의 작품도 임팩트가 큰 것부터 시작으로 출간이 되다보니 이해가 된다. 더군다가 < 핑거스미스 >는 영화 "아가씨"의 덕을 많이 봤던듯하다. 나도 역시 그 덕에 궁금해서 읽어봤으니 말이다. 900페이지에 육박하는데도 말이다. 결코 그 반전이 무거운 책들 들었던 내 손을 무색하게 만들지 않았다. 이 책은 개인적으로 < 핑거스미스 >보다는 덜 하지만 < 티핑 더 벨벳 >보다는 좀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책에서도 그녀를 "매력적인 역사 소설을 발표하여 퀴어 문학의 지평을 넓혀 온 작가"로 소개하고 있는 만큼 < 티핑 더 벨벳 >만큼은 아니어도 여성간의 사랑이 눈길을 끈다. 마거릿은 아버지를 잃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 그녀는 연이은 악재에 충격을 받아서 몰핀은 마시고 거의 죽을뻔 했을때 발견되었고, 밤마다 엄마가 주는 약을 먹으며 잠이 든다. 아마도 그런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동생들은 결혼을 하게 되는데, 아직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 그런 마거릿은 밀뱅크 감옥에 갇혀 있는 죄수들을 방문하는 자선활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영매 셀리나 앤 도스. 그녀에게 끌림을 느끼며 천천히 빠져들게 된다.

맨처음 등장하는 이야기는 모호했지만 셀리나의 이야기이다. 그녀가 어떤 사건으로 감옥에 오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주된 이야기는 마거릿의 시각으로 진행되어 간다. 감옥에는 자살 미수범으로 수감 생활을 하는 여성도 있다. 어찌보면 마거릿도 자살 미수나 다름없지만 신분의 차이가 어떤이는 범죄자로 분류하지만 또 어떤 이는 범죄자가 아니게 된다. 마거릿의 이야기는 현재의 시간으로 진행되며 길지 않은 셀리나의 이야기는 몇년 앞선 시간의 이야기이다. 겉모습은 자유롭지만 엄마에게 구속당하던 마거릿은 셀리나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그녀와 함께 도피를 꿈꾼다. 과연 그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

전작에 비해서 선정적인 묘사는 없지만 감옥이라는 배경과 등장인물이 영매라는 직업으로 인해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둡다.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마거릿이 현실에서 벗어나야 하고픈 욕망을 배가 되도록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더 몰입하면서 이 두꺼운 책의 책장을 넘기지 않았나 싶다. 비록 다음 작품을 읽어는 봤지만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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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와 어? 인문과 과학이 손을 잡다
권희민.주수자 지음 / 문학나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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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말하는 과학은 "수박 겉핥기"이다. 이 속담은 좀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것 같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속담이 머리에 떠오른 이유는 긍정적인 의미가 더 많았다. 너무 깊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얕게도 아닌 일반적인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여기서 흥미있는 내용에 대해서 전문적인 책을 찾아 본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은데 말이다.


이 책 중에서 몇가지 시선을 끄는 말이 있었다. 첫번째는 "시간은 주기적으로 있는 어떤 것을 <관찰>해서 얻어낸 <개념>이다.(p.50)"라는 것이다. 지금은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을 보면, 과학자들의 끊임없는 관찰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별들과 행성들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케플러의 법칙만 보더라도 그의 집념의 관찰과 관측 덕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 사실을 배울때는 그저 외워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책을 읽으면서 케플러의 오랜 노력을 알았을 때는 그냥 지나갈수 없는 이론이 되어버렸다.


두번째는 "우리 몸에는 약 100조 개 세포가 있다. 그리고 두뇌에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인 뉴런이 있다. 우연하게도 우주엔 100조 가량의 별들이 있고, 우리 은하에는 무려 1000억 개의 별이 있다.(p.172)" 어쩌면 이는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고집 피우고 싶은 사람들이 억지로 끼워맞추는 이야기일테다. 어쩌면 이건 우연일 것이다. 이 무한한 우주에 생명체는 지구에만 있을리는 없다. 그저 인간이 제일 위대하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 뿐일테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사람이라는게 창피할 정도이다. 아동학대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가운데 생후 2주된 아이의 일은 정말이지 분노게이지를 상승시킨다.


마지막으로 "자기가 굳게 믿는 진리를 위해서 목숨을 바쳐야 하는 사람들은 종교인들이어야 할 것 같은데, 엉뚱하게도 과학자들이 고난과 박해를 겪었다.(p.192, 193) 항상 종교와 과학은 충돌해왔다. 순수한 종교적 믿음도 있었겠지만 혹자들은 신을 등에 엎고 이익을 취하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는 이 세상에 과학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은 없다고 본다. 다만, 지금의 기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설명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각자 입장은 다르겠지만 그렇다고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 나의 믿음이 중요한 만큼 다른 사람의 믿음도 존중해줘야 하는 것이 진정한 종교인이자 과학자가 아닐까. 갈릴레오는 간신히 종교심판은 면했지만 자택감금 당하던 중에 죽었다고 한다. 지구가 움직이는 것이 뭐 대단한 것이라고 그의 신념을 깨트리려 했을까. 하지만 1992년 로마 교황청은 갈릴레이가 주장했던 지동설이 옳았던 것 같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옳았던 것'이 아니라 '옳은 것'이겠지만. 359년이 흐른 뒤에야 교황청은 자신들의 무지와 실수를 인정했다. 과학과 종교는 서로 대립되야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여전히 둘은 대립각을 세운다. 서로 다른 분야에서 열중해야 하는 문제이지 결코 대립되서는 안된다는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다.


저자들은 부부다. 물리학자와 소설가이다. 이 책에서 쉽게 말에 문과와 이과의 대립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내 모습도 은연중에 이과체질이지 않을까 생각하지 슬쩍 입꼬리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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