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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장 ㅣ 행복한 탐정 시리즈 4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7년 5월
평점 :
행복한 탐정 4탄 "스기무라 사부로 드디어 탐정 사무소 개업!"
드디어 내가 5권에서 처음 만났던 사부로가 탐정 사무소를 개업했다. 비록 돌싱이 되었지만 말이다. 3권까지는 한줄기의 큰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4편부터는 사부로가 의뢰 받은 이야기로 이루어진 단편집이다. 단편이라 해도 분량이 100여페이지가 넘어서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다. 나는 단편에 꽤 약한편이라 본래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이 책에는 『성역』, 『희망장』, 『모래남자』, 『도플갱어』 제목의 4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1편부터 차례대로 읽어서 중심인물들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5권도 계속해서 읽을테지만, 처음 읽을때 언급되는 인물들에 대해 이해가 안되서 이해가 조금 힘들었었는데, 이제는 어떤 사람인지 파악이 되니 이야기에 더 빠질 수 있게 된다.
『성역』은 사부로가 처음으로 의뢰받은 사건이다. 함께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의 이웃 할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닮은 분을 봤다는 제보이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 달라는 이야기이다. 근데, 이 글을 읽다보니 사부로는 돈벌기는 틀린 것 같다는 느낌이 있다. 물론, 큰 사건은 아니지만 말이다.
『희망장』은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갑작스런 살인 고백에 혼란스러운 아들의 의뢰였다. 데릴사위로 들어갔다가 어머니의 외로도 이혼을 하고 집을 나오게 되어 연락이 끊긴 아버지를 30여년이 지나 만난 아들. 홀로 고독했던 지난날을 보상받듯이 함께 노년을 아버지와 보냈는데 뜻밖에 아버지의 고백은 아들을 매우 난처하게 했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 나가면서 인생은 할아버지처럼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조금 전까지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정신이 들어보면 나쁜 짓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하지만 두 번 다시 하지마라. 아무리 짜증이 나도, 해서 안되는 일은 절대로 해서 안돼."(p.204)
행복한 탐정은 정말 그리 크지 않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들 겪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고 배우게 된다. 사부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해지듯이 나도 이 책을 읽으면 행복해진다. 그저 소설로서만 아니라 무언가를 하나씩 배워가는 느낌이다. '여전히 사건은 작지만 고뇌는 깊다'라는 말이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