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스파이 2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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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에서 난해했던 부분이(물론 개인적인)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핌이 체코 정보부를 위해 일을 하고 있다는 증거가 포착됨에 따라 그를 다방면에서 추겨하는 이들이 생겨난다. 그의 은신처를 찾아내려고 혈안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핌은 회고록을 쓴다.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가면서 퍼즐이 맞춰지듯이 이 이야기도 핌을 추적하는 이들과 핌의 회고록을 통한 과거의 이야기가 서서히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이 소설에서 저자는 핌의 아버지를 자신의 아버지의 인생을 반영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혈연관계에 있지만 뭔가 껄끄러운 면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핌은 아버지의 죽음을 들었을때 이젠 자유라고 했던 것일까.


이 글을 읽으면서 과연 스파이란 어떤 존재일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얼굴에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등장하는 나로서는 정말로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여러 첩보전을 다루는 책들이나 영화들을 보게 되면 과연 비밀 요원으로서 어떤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할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완벽한 베일에 감싸져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스스로도 자신에 대한 혼란을 가지고 오지는 않을까도 싶다. 이해관계가 얽혀지게 되면 한순간에 배신자로 낙인찍혀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되고 참 복잡한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스파이 소설로 가장 극찬받는 이유는 아마도 저자 자신이 비밀요원으로 일을 했던 경험이 녹아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아무래도 조각들이 맞춰지게 되니 1권보다는 몰입도가 더 높았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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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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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성탐정 이상 >으로 김재희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만났는줄 알았었는데, 첫 시작은 < 훈민정음 암살사건 >이었다. 역사에 꽤 해박한 분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또 < 봄날의 바다 >에서는 가해자의 가족들이 짊어지는 무게에 대한 먹먹함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신작 < 서점탐정 유동인 >에서는 이런 상쾌함과 달달함까지 선뵈어 주시다니 정말로 팔색조 같은 매력과 함께 대단한 필력을 가지신 분이다.


'더 비기닝'이라는 말로 책장을 넘기기전부터 다음편도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이 넘쳐 흐르게 된다. 산뜻한 봄날같은 표지에서 유동인이 벌떡 일어나서 책을 소개해줄 것만 같기도 하다. 추리소설을 쓰고자 하는 서점 MD 유동인과 그와 절친인 형사 강아람. 그들이 함께 『사거리 교통사고 사건』, 『풍산 오씨 종부 실종사건』, 『미림문고 북토크 사건』, 『뱀특별 화장품회사 사건』을 해결해 나가게 된다. 뭔가 산뜻한 분위기로 인해서 가볍게 보일런지도 모르겠지만 사건마다 숨겨진 묵직함은 절대로 이 책을 가볍게 여길수가 없게 한다.


특히나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새벽에 일어난 교통사고를 다룬 첫번째의 『사거리 교통사고 사건』에서는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는 지금 누구나 겪을수 있는, 그리고 겪고 있는 이야기들이라 참으로 가슴이 먹먹해 옴을 느낄수가 있었다. 사실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도 그리 낯설지 않다. 추리소설의 경우 상상할수 없을 만큼의 낯설기도 하고 과연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을까 하면서 책속 이야기로만 즐기고 마는 경우가 많은데, < 서점 탐정 유동인 >에서는 정말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기 때문에 괴리감을 느낄수가 없다. 게다가 동인과 아람이의 케미가 이 소설의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리고 있어서 섣불리 한번 잡아든 책을 놓을수 없게 한다.


나는 참 서점이 좋다. 가끔씩 서점을 나가서 이 책 저 책 구경하는 걸 좋아한다. 시간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을 너무나도 싫어하지만, 약속장소가 서점 근처라면 너그러운 마음을 갖출수 있을 만큼 말이다. 그래서, 더 이 책이 끌리기도 했고, 또 책 냄새를 좋아한다는 동인이의 맘에 공감, 대공감을 할수도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지인이 살짝 귀뜸해준 바로는 동인이가 참 목석같은 인물인줄 알았더만, 아주 달달함을 가지고 있는 분이셨구만요. '더 비기닝'이란 말은 후속편을 기대하기에 충분한 말인것 같다. 빠른 시일 안에 동인이와 아람이를 만나게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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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나무
아야세 마루 지음, 최고은 옮김 / 현대문학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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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 문예지와의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놀랄 만한 이야기, 그러나 이면에서는 극히 현실적인 주제를 탐구하여 내면의 변화와 확장을 유도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언급했다.(출판사 서평 中)


그래서인지, 살짝 놀랍기도 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는 담겨있다. 『치자나무』, 『꽃벌레』, 『사랑의 스커트』, 『짐승들』, 『얇은 천』, 『가지와 여주』, 『산의 동창회』의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첫번째 이야기인 『치자나무』는 무심결에 읽다가 깜짝 놀랐다. '나'는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열여덟 살의 배우 지망생이었고, 아쓰타 씨는 스폰서 기업 중 한 곳의 사장이었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을 불륜으로 지내오다가 이제는 못 만날것 같다고 말하며 헤어지자고 한다. 참... 이게 뭔 경우람. 다른 여자를 만나면서 아내는 사랑한다는...결국엔 이렇게 끝이 나는 이야기다. 평생 먹고 사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아쓰타는 무엇이라도 받아달라고 한다. "그럼 팔을 줘요(p.11)" 뭐래? 어떻게 팔을 준담 하고 생각하고 페이지를 넘긴 순간 아쓰다 씨는 다른 한 손으로 힘을 잃은 왼쪽 팔을 붙잡아 가볍게 돌려서 피부를 쭈욱 찢으며 신중하게 떼어냈다.(p.12) 정말로 독자들을 놀라게 하고자 의도했다면, 여기 독자 한명은 정말로 놀랐으니 작가의 뜻대로 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이야기인 『산의 동창회』도 꽤 독특했다. 살짝 SF같은 스타일이라고 할까. "동창 중에서 아직 한 번도 알을 낳지 않은 건 니우라까지 세명이래."(p.227) 세번의 산란을 끝낸 여자는 대부분 기운이 다해서 숨이 끊어진다고 한다.(p.228) 참 사람에게는 익숙치 않은 용어들이 나온다. 알, 산란, 발정.. 니우라는 친구들의 삶과 죽음을 목격하며 긴긴 겨울이 끝나고 나서는 "아주 오래 산 사람"으로 불리게 된다. 글쎄,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예전의 영화 < 워터 월드 >도 생각이 났고, 지금처럼 코로나도 지속되고, 계속 병들어 가는 지구에서 훗날 인간이라는 존재가 이렇게 변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뭔가 평범해 보이면서도 독특한 소설들인것만 같다. 처음 만나는 작가였는데, 전작은 이번과는 다르게 리얼리티가 강한 소설을 써왔다고 하는데 그 또한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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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 365일 1
블란카 리핀스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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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영화의 원작 소설이라고 하는데, 나는 넷플릭스를 보지 않아서 잘 몰랐나보다. 이 책은 < 365일 >, < 오늘 >, < 또 다른 365일 > 3부작 중 첫번째 이야기이다. 혹시 넷플릭스 영화도 2, 3편은 나오지 않았나? 잘 모르겠다. 아마도 두번째 이야기도 2021년에 출간된 예정이라고 하니 영화화 되지 않을까.


마시모는 시칠리아 마피아 가문의 수장이다. 그는 환상속에서 그렸던 여인을 실제로 만난다. 그녀가 바로 라우라이다. 라우라는 마시모에게 붙잡혀 와서 365일의 시간동안 사랑에 빠지지 않으면 보내준다는 그러나 활동에 제약을 주지는 않겠다는 묘한 제안을 받는다. 사실, 이게 로맨스로 발전하는 것은 소설속 이야기라 가능하지 실제에서 벌어진다면 범죄가 아닐까. 어쨌든 라우라도 처음에는 마시모에게 거부감을 느꼈으나 점차 그에게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역시 마시모가 마피아 가문의 수장이라는 사실이 그들에게 좀 더 험난한 일들이 있을것이라는 예상을 하기에는 충분한것 같다.


<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와 비교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인데, 사실 그 책도 1권 밖에 읽어보지 않아서 전체적인건 잘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이 조금 더 나은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의견이겠지만 말이다. 문득, 중학생 시절 읽었던 로맨스 소설이 생각난다. 그 당시 뭐라고 불렀는지 이제 가물가물 하지만, 그때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고 몰래 보는 심정이라면 맞을까. 꽤 수위가 높기도 하고 노골적인 표현들이 많아서, 이 책은 그야말로 19금을 달고 판매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도 싶다.


마시모와 라우라의 사랑이야기는 아마도 평탄치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지 않았을까. 그냥 돈많은 사업가도 아니고 마피아란 이름으로도 충분히 예견된 그런 이야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2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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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스파이 1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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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다. 과연 이 세상에 스파이라는게 존재할까. 흔히 영화나 첩보 드라마를 보면 문제가 생겨 사망을 하게 되더라도 책임질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듣는다. 문제가 생기면 정말로 어느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그런 일을 과연 하는 사람이 있을까. 가족들에게도 철저히 숨겨 가면서 말이다. 너무나도 평범하게 살아가는 내게는 이해할수 없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실제로 저자 존 르카레는 그는 첫번째 소설 < 죽은 자에게 걸려 온 전화>를 발표 할 당시 실제 유럽에서 활동하는 비밀 요원이었다고 한다. 세번째 소설을 쓰고 나서 비밀 요원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하니 이 소설이 자전적인 이야기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유능한 외교관이며 신뢰받는 영국 정보국 요원인 매그너스 핌.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사라졌다. 핌을 뒤쫓는 잭의 이야기와 핌이 과거를 회고하는 내용이 번갈아 진행되어 간다. 그래서, 초반에는 살짝 혼란스러웠지만 이내 이야기에 몰두 할수 있었다. 사전정보로는 핌이 이중스파이 활동이 포착되어 책이 뒤쫓는다고 한다. 하지만 1권을 읽으면서 그저 잭이 그를 추척하기 위해서 그의 아내와 아들을 집요하게 조사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어떤 혐의점을 갖고 이렇게 쫓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쩜 내용을 파악하는 단계에 이르기 전에 나온건지 모르겠지만 핌은 모습을 감추었고, 잭은 그를 쫓는다.


1권 말미에 핌의 회고록 부분에서도 잭이 등장한다. 도대체 핌과 잭 사이에서 어떤 일이 있는 건지. 정말로 핌에게 씌어진 혐의가 사실인 건지는 아무래도 2권까지 읽어봐야 더 자세하게 인과관계가 드러날 것 같다. 비밀요원이라는 세계가 긴가민가 하는 생각을 갖게는 하지만 작가의 이력을 보미 아무래도 비밀요원들은 이곳저곳에 존재하는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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