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스토리콜렉터 37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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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몽실북클럽 6월 스토킹 도서

여러번 읽으려다가 실패했던 책이다. 재미없다기 보다 능력보다 훨씬 많은 책을 빌려와서는 열어보지도 못하고 대여기간을 꽉꽉 채워서 반납하기를 반복했었다. 욕심이 많은건 어쩔수 없나보다. 그래도, 이렇게 읽게 되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아마터면 마르틴 S. 슈나이더의 활약을 볼 수 없었을테니 말이다.


이번 이야기는 < 더벅머리 페티 >를 주제로 썼다. 이것은 독일 정신과 의사 하인리히 호프만이 쓴 3~6세 아동을 위한 동화책이다. 머리와 손톱, 발톱 깍는 것을 싫어하는 소년 페터가 무서운 벌을 받는 장면을 생활범절과 몸가짐을 가르치는 교육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하는데, 음.... 이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을 읽고나니.. 그다지 교육적인 내용은 아닌데.. 아마도, 당시 1844년에는 이게 교육적이었을까? 안그래도 교육에 공포심을 이용한 그림과 서술 방식이 아동심리 발달에 역기능으로 작용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는데 말이다.


부모님의 이혼으로 언니와 엄마와 생활하던 경찰 자비네. 그래도 아빠와 가족중에 유일하게 연락하는 사이이다. 어느날 언니네 집에서 출근하던중 아빠가 찾아왔고, 누군가에게 엄마를 납치했으니 48시간안에 이유를 알아낸라는 협박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48시간이 지난후였다. 그리고 출동한 성당에서 참혹하게 살해된 엄마를 마주하게 된다.


심리치료사인 헬렌 베르거. 그녀는 새벽에 잘린 손가락을 소포로 전달받고, 누구를 납치했는지 48시간 안에 알아내라는 범인의 전화를 받는다. 정답을 찾으면 그 사람을 살게 되겠지만, 누군지 밝혀내지 못하면 그 사람은 죽을거라는 경고. 참으로 난감할뿐이다.


유럽쪽 소설에 적응하지 못했었는데, 요 몇년간은 아주 제대로 스릴러 소설을 만끽하고 있다. 앞서 읽었던 안드레아스의 "복수" 시리즈보다도 이 슈나이더가 등장하는 소설이 더 흥미진진한것만 같다. 물론 "복수" 시리즈도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괴팍하면서도 빈틈없는 슈나이더, 게다가 자신의 이름에 S를 강조하는 모습이 은근 고집스러우면서도 사건에 집착하는 면이 그에게 사건을 맡기면 해결되겠구나라는 믿음이 생기게 하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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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매탐정 조즈카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5
아이자와 사코 지음, 김수지 옮김 / 비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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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대박! 마지막으르 읽는 순간, 그냥 헉!하고 벌어진 입을 주체하지 못했다. 이런 호평을 했는데, 사람들이 정말?하며 읽었다가 실망했다고 하면 어쩌나. 그런데,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것치고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 무언가를 논할 생각이 없는 나에겐 완전 충격 그 자체였다. 완전 놀라운 반전. < 영매 탐정 조즈카 >는 이국적 외모에 뛰어난 직감을 소유한 영매 소녀 '조즈카'와 논리적 추론을 무기로 하는 추리소설가 '고게쓰' 콤비가 경찰을 도와 난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이다.(김영사 블로그) 쿼터라 불뤼우는 혼혈인 조즈카. 수줍으면서 영매라는 특성상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 할 것 같아 잘 어울리지 못하는 그녀.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짠한 마음이 들었다. 누군가의 주변에 다가오는 불온한 기운을 알아채는가 하면 희생자의 영혼과 접속하기도 하는데, 그때는 본인도 자신도 어떤 말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한다. 시시때때로 스산한 기분이 들기도 하면, 꽤 사는데 불편할것만 같다. 가끔 갑자기 소름이 끼칠적에 귀신이 지나간 거라는등의 이야기가 있어서 괜시리 한번쯤 주변을 둘러보기도 하는데, 좀 더 민감하다는 것은 상상이 되질 않는다.

영매인 조즈카는 우는 여자 살인, 수경장 살인, 여고생 연쇄 교살 사건을 마주한 순간 즉각적으로 범인을 색출해내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가 수사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조즈카의 이야기를 토대로 추리작가 고게쓰가 논리적인 추론으로 범인을 옭아 매는 이야기가 꽤 흥미롭다. 사실 영매라는 것을 잘 믿지는 않는다. 그저 소설속 이야기니 흥미롭게 이야기 속에 빠져 드는 이야기일 뿐이기는 하지만 영매와 추리작가의 조합이 매우 신선하고 독자들의 눈길을 끌게 하는 것 같다.

다만, 첫편에 나온 「우는 여자 살인」의 희생자가 고게쓰에게 호감을 느꼈었고, 고게쓰 또한 싫지 않았던게 애처로왔지만 그 이후 조즈카와 고게쓰가 함께 사건을 해결하면서 뭔가 둘이 잘 엮여서 흐믓해지던 찰나!! 여기까지!!! 이런 완전대박 추리소설 스포는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속편도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한껏 기대해봐도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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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디는 시간을 위한 말들 -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하여
박애희 지음 / 수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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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끌렸던 것은 "슬픔을 껴안는 태도에 관하여"라는 부제 때문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어디서도 '슬픔'이라는 생각이 안들었다. 그냥 일상적인 좋은 말들(?). 아마도 지금 내 기분 상태가 '슬픔'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서였을까? 흔히들 이별을 했을때 유행가 가사가 다 내 이야기를 하는것 같다고 하는 것처럼 아마도 책도 자신의 기분과 통하는 점이 있는듯하다. 저자의 전작 < 엄마에게 안부를 묻는 밤 >을 읽었을 때는 나도 엄마가 아프신 상태라 눈물을 쏟으면서 읽었던 기억이 있었다. 어쩌면 이 책은 조금 내가 힘들었던 상황에 놓였다면 저 공감을 하면서 읽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다고 나와 맞지 않는 책이었다는 절대로 아니다. 그냥도 참 괜찮은 말들이구나 하면서 엄청 표시를 하면서 읽었으니, 슬프지 않은 지금의 내 상황이 감사할 뿐이다. 언제 또 상황이 바뀔지 모르지만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공감갔던 이야기가, 배우 오정세의 수상 소감이었다. 꽤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중에 하나인데, 흔히들 그렇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상복이 별로 없다. 많은 주연배우들이 거품이 낀 사람들이 하나둘이 아니지 싶다.

제 개인적으로는, 그 100편 다 똑같은 마음으로 똑같이 열심히 했거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잘해서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고, 제가 못해서 망한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마시고 포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무엇을 하든 간에 그 일을 계속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책하지 마십쇼.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 (p.106, 107)

누구든 어떤 일을 할때는 열심히 한다. 물론 일부 예외인 경우는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일에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디 그것이 본인 탓일까. 애초부터 다른 출발선에 서서 달리는데 말이다. 그러니 그건 당신이 열심히 안해서 그런게 아니라, 세상이, 삶이 원래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니 말이다. 사실 말이라는 건 참 중요하다. 모두들 그 말이 듣고 싶은것이다. "당신 잘못이 아니라는 말". 이 말이 정답이긴 한데, 간혹 눈치없이 기름을 확 부어버리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이 눈치없는 것을 알까. 그런 사람들 공통점은 '나만 억울하다'일텐데 말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는 어느 프로그램에서 하교중인 한 여자아이에게 남자진행자가 질문한다. "어떤 사람이 될꺼예요?" 수줍어 하는 아이들에게 다른 진핸자가 말한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이때, 옆에 있던 여성진행자가 무심히 말을 던진다. 뭘 훌륭한 사람이 돼. 하고 싶은 대로 그냥 아무나 해(p.28) 뭐래?라고 처음에는 반응했지만 요즘 우리 아이들을 보면, 남보다 더 잘되라고 너무나도 혹독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이 든다. 딸아이가 초등학생때 남들 다 한다는 한자능력시험에 욕심을 내서 시켜보려 무던히도 애를 썼었다. 근데 맘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고 한자를 배우게 되니, 스스로 하게 되더라. 본인이 필요를 느끼면 열심히 하게 되던데, 내가 너무 무리하게 시켰던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은 자기가 관심있어 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원하는 것을 하게 하면 되는데,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압박을 너무 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냥, 하고싶은대로 나름으로 열심히 살면 안되는 것일까.

이 외에도 좋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은 책이었다. 지속되는 코로나 사태때문에 많은 이들이 힘들다. 또한 다른 별개의 문제들로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나도 지금은 괜찮지만 또 어떤 문제로 고민을 가질지도 모른다. 그때 따듯한 위로가 필요해질때 이 책에서 본 말들을 되새겨 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듯, 매일을 버티는 우리를 안아주는 애틋하고 사려 깊은 문장들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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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저편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김세화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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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다보면 한 사건이 떠오른다. 아주 오래전 사라진 아이들의 이야기... 얼마전 당시 피해아동의 아버지가 "왜 아들 앗아 갔는지 범인이 쪽지로라도 알려줬으면.."이라고 말하는 기사를 보았다. 실종되었다면 생사라도, 만약 죽었다면 왜 죽어야만 했는지 이유라도 알고자 하는게 남겨진 가족들의 바람일 것이다.


10년전이었다. 아이들이 사라졌던 것은..대대적인 수색이 벌어졌지만 아이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 기자 김환은 당시 함께 아이들을 찾아 나섰었다. 그리고 간혹 쉬던 소나무였다. 그 소나무 아래서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되었다. 왜 하필.. 왜 그곳에서... 왜 알지 못했을까.


저자는 전직 기자 출신이다. 그래서 김환의 이야기는 매우 실감나고,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듯이 사람들의 기억들도 잊혀지거나 왜곡된다. 과거에 수사 상황과 함께 현재 사건을 뒤쫓는 김환기자. 당시 유가족에게 거액을 기부한 인물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거침없는 김환의 행보는 계속되는데...


소설속에서나 당시에도 많은 제보 전화들도 있었다. 그리고 실종 아이들의 부모를 의심하고 집을 파헤쳐지기도 했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사실 규명이나 사실 전달을 주업으로 하는 직업군은 매우 많습니다. 그들의 세계에서 주관적인 판단이 사실 규명에 얼마나 방해가 되고 있는지, 의지와 욕망, 어떤 경우는 믿음이라는 것도 사실을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지, 그 비밀들을 말하고 싶습니다(p.313)"라고 말한다. 어찌보면, 이 소설은 과거 실종사건의 진실을 보여주는 이야기인 한편, 작가의 말처럼 사람들이 각자의 주관적인 생각을 입혀 사실을 왜곡하는가를 보여주기도 한다. 특히나 진실을 규명해야 하는 직업군의 사람들의 왜곡된 시선으로 피해를 입는 이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다행히 사건의 전말은 밝혀졌다. 하지만 그 진실이 매우 마음 아프다. 소설 초반에 경찰들은 아이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물론 당시 대대적인 수색에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어쩌면 경찰은 정당성을 찾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그 진실이 비록 마음 아프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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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트리플 5
장진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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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트리플' 시리즈 다섯번째

요즘엔 만사가 귀찮다. 때에 맞추어 옷입는 것도 악세사리 챙기는 것고.. 그래서 요즘에는 백팩을 메고 다니는게 젤루 편하다. 외출하면서도 그냥 나가는게 아니라 책은 꼭 챙겨 다니니 가방속에 책은 기본이다. 어쩌다 조금밖에 안 남았으면, 한권은 더 기본으로 담고 나가니 가방끈이 성할날이 없다. 그래서, 한번도 난 손바닥만한 백을 들은적이 없다. 갖고 다녀야할 게 너무나도 많아서, 아마도 요런 책이라면 내 가방이 좀 작아져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이것도 금방 읽는다고 서너권 챙겨서 다닐래나..

트리플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이다. 트리플 시리즈를 이제서야 2권째 만나고 있지만, 이번책도 역시 맘에 들었다. 아무래도 이제는 트리플 시리즈는 믿고 본다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이 책에는 「곤희」, 「마음만 먹으면」, 「새끼돼지」 3편이 단편과 에세이 한편이 담겨져 있다. 단편이 약한편이라 「곤희」와 「마음만 먹으면」은 뒷쪽의 해설을 보고 조금은 이해가 되는듯 싶다.

제일 눈길을 끄는건 세번째 이야기 「새끼돼지」인데, 주인공인 '나'에게 이제는 거의 연을 끊다시피한 고종 사촌오빠의 부인인 호아가 전화를 해온다. 베트남 이주여성인 호아는 화자의 사촌형부의 횡포때문에 남편과 아이를 데리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부자의 체류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먼저 들어가려고 하니 잠시만 아들 하엘이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남편과 상의해보겠다고 하며 전화를 끊었지만 별로 그런 생각은 없었다. 며칠 뒤 남편의 입에서 호아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연이 끊어진 고모네 가족이라 남편에게도 함구했던 호아를 어떻게 알게 되었을까. 그러면서 하엘을 잠시 맡게 되었다. 딸아이와 남편은 하엘에게 매우 호의적이었다. 하지만 하엘은 누군가의 미움을 사지 않기 위해 아예 제 존재감을 지운다는 인상을 받았고, 무릇 무덤덤하게 전하는 말로 시터와 남편을 오해하게 만든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엘과 호아 그리고 장애가 있는 사촌오빠의 가정에 불행한 기운은 딱하긴 하다. 하지만 화자가 보여준 이만큼의 배려만 적당하다고 한다면 내가 너무 매정한 것일까. 아마도 하엘이 괜시리 던진 말이나 연락이 없는 호아를 볼때면 아무리 완전한 타인은 아닐지라도 너무하는 처사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별다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삶의 미세한 균열은 어떻게 증폭되는가. 장진영의 소설은 그 위험한 순간들을 불투명하게 감추듯 드러낸다. 그 불투명함이 오히려 이 인물들을 투명하게 반사한다는 것은 이상하고도 매혹적인 일이다.(p.125) 해설글을 읽어보니 또 그런것도 같다. 짧은 단편이니 이 사실을 염두해두고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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