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알수집가
제바스티안 피체크 지음, 장수미 옮김 / 단숨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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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몽실북클럽 4월 스토킹 도서

새로운 작가의 스토킹이 시작되었다.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리뷰를 썼으나,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 <마지막 카드는 그녀에게>로 10여년전에 처음 만난 작가이다. 하지만 기억에 남지 않았던건 재미가 없었나? 아니면, 당시는 유럽쪽 소설에 적응을 못할 시기라 그럴수도 있었고,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 그럴수도 있겠고 말이다. 이럴때, 다시 읽는 방법이 최고가 아닐런지 싶다. 그리고 <소포>로 만났고, 이번이 개인적으로 두번째 같은 세번째 작품이긴 하다.^^;;


이 <눈알 수집가>는 제목부터 섬뜩하긴 하지만 꽤 여러번 이웃들에게 들었던 작품이다. 특히나 작가의 정신의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인간 심리와 무의식 속에 깔린 극적 요소를 예리하게 포착해 독일 사이코스릴러 장르에서 입지를 굳힌 피체크의 작품(인터넷 교보문고)이라고 평가받는다. 과연, 읽어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바로 뒤이어지는 <눈알 사냥꾼>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문득, 이 소설이 출간되었을 때, 속편이 있다는 것을 독자들은 알았을까. 아마도 몰랐다면 꽤나 원성을 들었을 것 같다. '이렇게 끝내는 법이 어딨냐구' 하면서 말이다. 문득, "반지의 제왕" 영화를 보고, 연속되는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한참을 투덜댔던 내가 떠올랐다.

이 책을 처음 읽을때 '맺음말'부터 시작을 해서, 순간 당황했다. 아~ 편집이 잘못된 것인가? 그래서 책을 이리저리 뒤적였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마치 로켓을 발사하듯 카운트를 거꾸로 세어나가고 있다. 사건이 마무리 되면서 또 다시 사건이 시작되게 된다. 작가의 의도였을까? 다분히 처음부터 이 이야기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사람을 죽인 트라우마를 갖고 살아가는 범죄 전문기자 초르바흐. 경찰무전을 엿들어서 눈알 수집가의 네번째 사건이 일어난 것을 알게된다. 어머니를 죽이고, 아이들을 숨긴다. 그리고 아버지들에겐 45시간 7분이라는 시간을 준다.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을 은닉한 장소에서 질식해 죽게 만들고, 왼쪽 눈을을 제거해버리는, 상상을 초월한 사이코패스인 눈알수집가. 도대체 왜 이런 패턴의 살인을 자행하는 것일까. 그런데 뜻밖에도 초르바흐의 지갑이 범죄현장에 떨어져 있고, 이상하게도 경찰은 그를 추격하기 시작한다. 또한 아무도 모르는 은닉처에서 자신이 이곳에서 기다리다고 했다던 시각장애인 물리치료사 알리나를 만나게 된다. 자신이 이곳으로 인도했다고 하나 전혀 기억이 없는 초르바흐는 난감하기만 하다. 더군다나 알리나는 접촉한 사람의 과거를 본다고 말한다. 그녀가 눈알수집가의 범행현장을 보았다고, 자신이 눈알수집가를 만났다고 주장한다.


정말로 희대의 살인마이다. 그런데 현실이나 소설속이나 범죄자들은 왜 이렇게 뻔뻔한지 모르겠다.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바로 이러한 것일까. 왜 자신이 모든 것을 판단을 내리고, 모든 것이 자신의 의지대로 이루어져야 하고, 남이 겪을 공포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일까. 꼭 범죄가 아니더라도 이기심에 찌들어 있어서 남따위는 상관 없는 이들이 정말로 싫은 일들만 너무나도 많은 세상이라 참 짜증이 나긴한다. 현실은 그래도 이 책의 결말이 이렇게 났으니. .필연코 다음 책인 <눈알사냥꾼>을 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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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사람 검사 - 드라마가 아닌 현실 검사로 살아가기
서아람 외 지음 / 라곰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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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검사는 딱 두가지 부류였다. 정의로운 검사, 부패한 검사.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검사, 그까이꺼.. 사람냄새 풀풀 풍기는 그들도 사람이더라. 꼬맹이 시절부터 추리소설을 좋아하기는 나도 마찬가지인데, 나는 왜 검사가 되지 못했을까. 아무래도 나는 그저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추리소설 좋아했던 꼬맹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야겠다. 그만큼 검사라는 직업이 딴나라 사람들이나 하는 것처럼 동떨어져 있지 않게 느껴진다. 박봉의 매일매일 서류더미에 묻혀서 2년마다 근무지를 바꿔가며 살아가는 고급 공무원정도. 자신이 숙제를 안해간 것이 엄마가 검사이면서 숙제검사도 안해줬기 때문이라는 아이의 천진난만한 대답처럼, 이 여자사람 검사들의 에세이를 읽고나면 그들이 친근해지기 까지 한다.


요즘에 우리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때문에, 눈에 확 띄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바로 '스토킹이 경범죄라고?!?'라는 글이다. 요즘 세상 "열 번 찍어 안 넘어간다"라는 말이 참 무서운 세상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스토킹 행위는 고작 '경범죄'이므로 벌금 10만원을 초과하여 처벌할 수가 없다고 한다. 만약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미결구금된다면 그 날짜 1일에 해당하는 10만원이 차감되기 때문에 벌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번 피해자는 아파트 1층에서 스윽 다가오는 검은패딩으로 두려움을 느끼며 ,그를 피해 집을 멀리 돌아서 귀가해야했고, 급기야는 목숨까지 잃게 되었는데, 고작 경범죄라니 말이 된단 말인가. 도대체 이 나라의 입법자들은 어느곳에 관심이 있는 것일까.


전생에 내가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생에 검사가 되어 이렇게 욕을 먹으면서 공노비처럼 전국을 기약 없이 떠돌며 하염없이 일하고 있는 것인지 막막해지면, 난 어김없이 사직 인사를 찾는다.(p.109) 이 대목을 읽자니 정말로 검사란 직업에 한없이 사람냄새 풀풀 풍겨져 나오는것 같다. 인사발령이 나와야 어디로 근무지를 옮기는지 알게되어 혼자 이동하던지 가족과 이동하던지 결론을 내린다고 한다. 그야말로 여의치 않으면 주말부부를 해야하거나 식구들이 함께 짐을 싸던가 한단다. 더군다나 아이들까지 있을라치면 돌봄교사라든가, 어린이집이라던가, 혹은 집을 구하는 것에서부터 참 난감하기 그지없다는 것을 보며 꽤 애처럽다. 비단, 검사뿐만이 아닐 것이다. 이 세상에 어느 직업인들 편안 직업들이 있을까. 그저 이세상에 남을 짓누르지 않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검사나 나 자신이나 참 고달픈건 마찬가지인 것만 같다. 이 책을 읽고나니 검사라는 사람들이 왠지 친근해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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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여행한 식물들
카티아 아스타피에프 지음, 권지현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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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문익점이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산업스파이(?)라면 이 분 아닐까. 안타깝게도 이 책에는 그 이야기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세계를 여행하는 식물들에게는 스파이의 몫이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행하기 좋아하는(?) 식물들은 차나무, 해안딸기, 록키모란, 화기삼, 파라고무나무, 담배, 악타니디아 키넨시스, 약용 대황,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세쿼이아이다.


이 중 눈길을 끄는 이야기는 바로 딸기이다. 딸기는 사람들이 매우 좋아하는 과일중 하나이다. 그런데 딸가는 헛열매로 분류한다. 사실, 아이들에게 참열매, 헛열매를 가르치면서도 딸기가 왜 헛열매로 분류되는지를 몰랐다. 씨방이 자라서 과육이 되는 참열매(감, 복숭아)와는 달리 씨방 외의 다른 부분이 자라서 과육이 되는 부분을 헛열매라고 하는데, 바로 이 딸기는 꽃턱이 비대해져 과육부분을 이루는 과일이라는 것이다. 딸기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된 것 같다. 당시 유럽의 딸기는 모양이 작고 맛은 있었나보다. 하지만 칠레에 도착한 프랑스 탐험가 프레지에게 발견된 칠레딸기는 호두만큼이나 크기가 컸지만 맛은 좀 덜했다. 하지만 그는 딸기나무를 몇 그루 챙겨 프랑스로 귀국했다. 그러나 아뿔사, 프레지에가 정성들여 튼튼한 나무를 골랐는데 암나무만 고른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칠레딸기는 버지니아 딸기와 교배되었고, 우리가 흔히 먹는 양딸기의 시초가 되었다고 한다. 다행스레, 크기가 크고 맛난 딸기의 탄생이 아닐 수 없었다. 이들 스파이(?)들의 역할이 아니었다면 칠레딸기의 여행은 있을수도 없었고, 우리는 봄마다 갖가지 딸기가 들어간 음식들을 맛볼수 없었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세계적으로 키다리를 자처하는 세쿼이아 중에서 알비노 세쿼이아이야기가 내 흥미를 자극했다. 식물들이라면 녹색잎을 자랑하며 광합성을 해야 할 텐데 "알비노(백색증)" 나무라니. 이 알비노 세쿼이아들은 중금속의 흡수가 그 원인이라고 한다. 중금속이 광합성을 방해했을 테고 푸른 잎을 가진 세쿼이아는 죽을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알비노 세쿼이아는 주변의 푸른 세쿼이야들과 공생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일부 과학자들은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워낙에 키가 크다보니 이 세쿼이아는 잎으로 많은 양의 물을 흡수한다는데, 꽤 멋있을것 같다. 이 책에 소개된 식물들 중에서 가장 보고 싶은 것이 이 세쿼이야 숲이다. 아무래도 버킷리스트에 이 친구를 만나볼 계획을 하나 추가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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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울리히 알렉산더 보슈비츠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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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5년 독일 베를린에서, 유대인 사업가인 아버지와 정치인 집안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보슈비츠는, 1935년 유대인의 재산을 몰수하는 뉘른베르크 법을 제정하자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었다고 한다. 1938년 11월 독일에서 대규모의 유대인 박해사건인 '수정의 밤'이 벌어졌고, 이 소식을 들은 그는 4주만에 이를 바탕으로 한 두번째 소설 < 여행자 >를 펴냈다고 한다. 작가 소개를 읽다보면 이 소설의 주인공인 오토 질더만은 꼭 그의 생을 투영한 것만 같다.


"수정의 밤"이라는 이름은 1938년 11월 9일, 거리에 어지러이 흩어진 수정(깨진 유리 파편을 지칭)더미에서 유래했다. 1만 2,000여명에 달하는 폴란드계 유대인이 독일에서 폴란드로 강제 이송된 것에 대해 그린슈판은 항의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노하여 독일 외교관 폼 라트는 저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히틀러는 대신에 설명을 발표한 요제프 괴벨스는 히틀러가 시위는 허가하지 않지만, 자연발생적인 분노의 표출에는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유대인 사회에 대한 전국적인 광란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네이버 지식백과)


리뷰를 올리면서 "수정의 밤"에 대해서 찾아봤다. 그래서 갑작스레 유대인들에 대한 공격도 시작되었고, 소설 중간에 나오는 평생을 가꾼 터전에 폭도들의 난입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업파트너의 배신으로 자신이 일군 회사의 절반을 가까스로 챙겨서 도망자의 신세가 되어버린 질더만, 거액의 현금을 가지고 국경을 넘을 수도 없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핍박을 받아도 경찰서에서도 고소 또한 받아주지 않는 현실이 되어버린 그는 기차를 타고 목적지도 없는 여행자가 되어 버렸다. 과연 그가 가야하는 곳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전에 읽은 < 아메리칸 더트 >라는 이야기도 생각이 났다. 다만 다른 점은 < 아메리칸 더트 >의 모자는 목적지를 향해 나갈수 있었지만, 질더만은 행선지 조차 주어지지 않은채, 과연 앞으로 어찌해야하나라는 힘든 여정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특히나 이 소설을 더욱더 공감할 수 있었던 까닭은 저자 보슈비츠가 그 시대를 살면서 겪은 자전적인 요소가 무척 많이 포함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질더만이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탄압을 받듯,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해, 아시아인들이 세계 곳곳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것과 그 모습이 닮았다. 여전히 이렇게 오버랩되는 이야기들이 많은 것을 보니, 예나 지금이나 세상은 변한것이 없는 것 같다. 사회의 어느 곳을 보더라도 강자가 존재하면 또 그에 반해 약자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리고 강자는 언제까지나 강자로 군림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러한 핍박들은 아마도 인간의 내면에 숨어 있는 우월감, 자만심이라는 것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조금더 세상을 그리고 타인을 바라보는 시각에 겸손함을 좀 더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또 세상이 역전되어 오늘은 내가 여행자가 되지 말란 법은 없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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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파이널! 마음을 꿈꾸다 3
신채연 지음 / 꿈꾸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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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중학교 축구부 골키퍼 서정훈. 정훈이는 축구 천재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영국 청소년 축구 클럽팀에 교환학생 작격으로 갈수 있게 된다고 한다. 영국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어느날, 축구를 한다던 전봇대 같은 송대범이 전학을 온다. 영국에도 잠깐 다녀왔다고 한다. 급기야 정훈이는 대회에서 4강진출에 고배를 마시고 주전 골키퍼 자리마저 전학온 대범이에게 빼앗기고 만다. 한번도 등번호가 1번이 아니었던적이 없던 정훈는 매우 난감할 뿐이다. 어떻게 하면 다시 주전 골키퍼 자리를 찾아 올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살짝 씁쓸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얼마전 스포츠계를 강타했던 학폭 사건 때문이었다. 비단, 스포츠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부모의 인지도나 경제력을 등에 업고, 공정하지 못한 방법으로 앞서 나가는 것은 언젠가 탈이 나도 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때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너무나도 안타깝게 꿈을 접은 이들이 나와서 너무나도 안타깝다.

창작동화인데, 주인공은 중학교 2학년이지만 동화는 분명한데 이렇게 요즘 세상과 딱 맞아 떨어져서 속상하다는. 아마도 어른들이 잘못이 큰 탓이겠다. 선거 유세장에서 한 20대 청년의 연설이 생각난다. "586 세대 여러분, 40대 여러분, 청년들이 보이지 않습니까?"라는 말이 떠오른다.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노력해야 하는 곳에 왜, 어른들이 나서서 그들을 좌절하게 하는가.

잘못을 타이르는 건 어른들 몫이지만 잘못이 무엇인지 알아야 타이를 수 있다는 걸(p.129)

이 시대의 명언이 아닐까 싶다. 정말로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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