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현상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오승민 그림 / 밤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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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결핍을 스스로 채워 가는 아이들의 내밀하고 진솔한 다섯가지 분투기.


아이들은 참 나약한 존재이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환경에 적응하는 면이 꽤 뛰어난것 같다. 그래서 더 "자신의 결핍을 스스로 채워 나간다"라는 말이 금방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이금이 작가님은 < 너도 하늘말나리야 >라는 동화책으로 만났드랬다. 동화는 어린이, 청소년 소설은 청소년이 하면서 구분지어 읽다가 점차 영역을 넓히며 읽어나갈때 만난 책이었다.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가 나리꽃 중에 하늘을 보고 있다는 것이 인상 깊었는지 책내용은 잊어도 제목은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다.


이번 < 금단 현상 >은 「꽃이 진 자리」, 「한판, 붙어 볼래?」, 「금단현상」, 「십자수」, 「임시 보호」의 다섯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 이야기인 「꽃이 진 자리」는 좀 먹먹한 이야기였다. 그리움으로 스웨터를 짜고 풀고 짜던 할머니, 맞벌이 하는 부모님 때문에 늘 혼자였던 '나'는 벚꽃나무 아래 벤치에서 만났다. 캐나다에 사는 손녀에게 선물하려고 만드는 스웨터가 마냥 부럽기도 했었다. 그리고 한편으론 배가 아프기도 했었다. 그래서 괜히 심통을 부리고 나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얼마후에 들려온 소식이 참 마음이 아프다. 아마도 벛꽃잎이 날리는 날이면 할머니가 그리워질런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십자수」이다. 한때 열심히 십자수를 놓았는데, 이것저것 벌여놓은 일이 많아서 요즘엔 손을 좀 덜대고 있는편인데 말이다. 한때 유행했던 십자수가 친구 아들도 학교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슨일인가 했었다. 의외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십자수는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닌데 말이다. 어째서 남자일 여자일이 따로 있을수가 있을까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생각에 딱 맞는 이야기인것 같다. 할머니의 예고없는 방문에 집안일을 종종하는 아빠는 오늘따라 엄마의 시중을 받고 있다. 남자 일하고 여자 일하고 따로 있다고 생각하시는 할머니, 결혼하기 전에는 물 한잔 제 손으로 떠다 먹은 적이 없다고 치를 떠시는데.. 아이구 할머니.. 그러게 자식을 그렇게 키우시면 안되는 거지요. 그건 자랑이 아니라구요. 엄마도 일을 하는 여성인데 왜 우리는 아직까지 집안일은 엄마몫이라고만 하는지. 아직도 세상은 많이 변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선재가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는 십자수의 의미는 매우 크다. 십자수가 여성들의 전유물이 아닌것처럼 집안일도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은 아이들에게 제대로 교육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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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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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감호형이라고 하면 단순히 교도소에서 치료 받으면 보호를 받는 것인줄만 알았다. 그런데, 치료감호형을 받게 되면 치료감호소, 즉, 국립 법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치료받고 있는 사람들은 정신질환자 이면서 범죄자이다. 그래서 제목에 어느정도 공감을 할수 있다. 무섭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 애처롭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환자들이 그렇게 애처로와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이도 있겠지만, 치료를 꾸준히 받았다면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을테고, 피해자도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예전부터 우리는 조현병을 가진 사람들을 "미쳤다"라 치부하면서 상대하지 말거나 오히려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던 것 같다. 그리고 정신과 진료 이력이 남는 것을 두려워해 보험처리를 하지 않거나 꺼리기도 했었다. 그래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할 정도로 일을 키우기도 했던것 같다. 적극 치료를 한다면, 그들의 더 큰 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이는 정신질환자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블루 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예고없이 찾아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옹호하자는 것도 아니다. 한때, 우리를 경악하게 했던 사건들의 가해자들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문제가 생겼고, 제대로된 치료가 병행되지 않았기에 범죄로 이어진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불우했던 환경을 가지고 있다 해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바르게 자라는 사람들도 있다. 죄를 지었으면 그에 상응한 벌을 받는게 당연한 것일테다. 하지만 정신적 질환으로 인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명확한 인식이 없다면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사죄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본다.

사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다. 정신이든 몸이든 아프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이 치료감호소에 있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 대해 질환을 인정받아 감형해줘야 한다는 입장은 아니지만, 만약 정신과적 문제가 있다면(다른 질병도 마찬가지겠지만) 적절한 치료로 사회에서 격리한다기 보다 복귀할 수 있도록 해줘야 싶을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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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가족 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4
김하율 지음 / 폴앤니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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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앤니나 소설 시리즈 004

「어쩌다 가족」, 「마더메이킹」, 「피도 눈물도 없이」, 「바통」, 「판다가 부러워」, 「가족의 발견」, 「그녀의 이름을 보았다」.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소설집이다. 살짝 유쾌한 면도 없지 않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참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한다.


「어쩌다 가족」에서 나오는 가족은 참 묘하다. "정리를 하자면 이유정씨와 최성태씨는 부부였다가 이혼 한 후 이유정씨는 빅토르씨와, 최성태씨는 루드밀다씨와 재혼을 하셨네요. 그리고 빅토르씨와 루드밀다씨도 원래는 부부였는데 이혼하고 재혼한거고요. 두 부부가 서로 상대방과 재혼한 셈이군요."(p.8) 어찌되었길래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더군다나 두 부부는 함께 산다. 뭐 이런 경우가 있나 하면서 이야기를 읽어봤는데, 지금 이 사회를 제대로 풍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 세상 돈을 아끼고 모으면 집을 살수가 있을까. 유정과 성태는 사내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 결혼초부터 무리를 해서 집이라도 사둘걸, 게다가 신혼부부를 위한 특별공급 아파트는 7년차 부부까지란다. 두 사람은 이제 결혼한지 7년하고 막 한달을 넘어섰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우크라이나에서 사기 이민을 온 빅토르와 루드밀다와 은밀한 거래이다. 그래서 조사관을 속여야만 한다. 과연 그들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들의 악전고투가 글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유쾌해 보이지만 씁쓸한 뒷맛은 어쩌나 싶다.


또한 「판다가 부러워」도 마찬가지다. 최악의 전세대란이다. 퇴근하자마자 헐레벌떡 뛰어왔어도 벌써 누군가 선수를 친다. 전셋집을 보기 위해 줄을 서던 기사를 본적이 있다. 참 이렇게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주거공간 때문에 이런 일들이 벌어지다니 말이다. 하지만 읽어나가다 보면 더 가관이다. 집에서 도망나갔던 고양이는 임신을 하고 돌아와서 새끼 4마리를 낳았다. 졸지에 반려묘 다섯마리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인공수정까지 실패로 임신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극적으로 전세 계약이 성사되었다. 하지만 계약서 말미에 있는 조항 "육아금지", 그리고 "애완 동물 사육금지". 그런데, 이삿날 부동산 안에 퍼지는 짜장면 냄새와 함께 번지는 돼지기름 냄새로 헛구역질이 났다. 설레이는 남편의 눈빛과 날카로운 집주인의 눈빛 어떻게 해야 하나.


참 웃을수도 울수도 없는 이야기들. 그리고 남보다 못한 가족 이야기. 그나마 발랄하고 유쾌한 저자의 필력이 아니었다면 우울할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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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지 않는 도시 - 세상 모든 사랑은 실루엣이 없다
신경진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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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사랑과는 또 다른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흔히들 두 대상을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고 있죠. 사랑의 종착점이 결혼이라고 여기는 생각 말이에요. 하지만 결혼은 연애와 달리 관습과 제도의 문제를 동반합니다. 반면, 사랑이 결혼의 필수 조건이 된 것은 얼마 안된 일이에요. 과거에는 결혼이라는 제도에 남녀의 사랑이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어쩌면 현재의 결혼은 근대 낭만주의의 욕망이 만들어낸 사생아일지도 모르겠네요.(p.263)"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느꼈던 점을 작가는 태영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다. 그래서, 하욱과 영임의 이야기부터 한나의 이야기까지 우리는 "결혼"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 의미가 변해왔는지 알수 있다. 과거(아주 오랜 옛날)에도 사랑해서 결혼한다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얼굴도 보지 않고 어른이 정해주는 그런 결혼을 했다. 혼맥은 세력의 결집일테다. 현대로 넘어오면서도 아직까지도 마치 자유연애를 표방하면서 그런 결집을 하고 있지 않을까. 사실 내가 조금 더 젊었을때도 사랑의 종착점은 바로 결혼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상도 변했다. 그렇다고 결혼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결혼이라는 것은 좀 더 책임과 의무가 따르지 않나라는 생각도 해본다. 어쨰 정리가 묘하다.

영임과 하욱은 결혼이라는 틀에서 완벽한 모습을 꿈꿨다. 사랑이 들해도 상관은 없었을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 아이는 찾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하욱의 쌍둥이 형의 아이들 중 막내를 입양했다. 예전에는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들었다. 하지만, 영임이 임신을 하게된다. 그들에게 입양된 조카 태윤의 입지가 참 곤란하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그녀의 방황은 시작되었을까. 어른들의 결정에 아무런 의견도 제시하지 못했던 태윤. 태윤을 바라볼때 지금의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한나의 사랑은 등장인물 중에 가장 진화하는 사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더군다나 서로의 신뢰나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태도도 가장 성숙해 보인다. 결혼이라는 틀에 매이지 않고, 그리고 새로운 가족의 형태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사회로의 변화를 잘 표현한 소설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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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불편하게 -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들!
키만소리 외 지음 / 키효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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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명의 일러스트 작가가 전하는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들

지구를 지키는 일상 속 작은 실천 이야기답게 이 책은 친환경 용지와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제작되었다고 한다. 표지부터 초록초록 하니 안그래도 상큼했는데 시작부터 아주 기분이 좋다.


이 책은 내일도 실패하겠지만(by 김한솔이), 초록 빛 일기(by 히조), 게을러도 조금씩(by 요나킴), 고양이를 좋아하세요?(by 고양이다방), 너네만 지구에 살고 있나?(by 고센), 선택적 미니멀리스트(by 메르시온)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완전히 편하게는 아니어도 조금만 아니 적당히만 불편하게 지낸다면 우리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살수 있지 않겠는가. 비건에 대한 이야기는 작년에도 읽어는 봤지만, 당시에는 참으로 공감을 했었는데, 오늘도 나는 육식을 했다. 도저히 그 좋은 것을 끊을수는 없다. 나는 의지박약인가? 하지만 이 책에서는 꼭 완전한 비건이 힘들다면 육식을 하는 횟수를 줄여볼 것을 제안한다. 얼마나 공감가는 이야기인지. 이 정도의 불편함은 뭐, 불편함이 아니지. 그런데 꼭 지구를 위한 것만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세상에 조금만 적당하게 불편하다면 모든것이 편해지지 않을까. 지금의 코로나 시대에도 조금만 적당하게 불편을 감수했다면 이렇게 오래 지속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되는데 말이다.


또한 "눈을 잃어가고 있는 새들" 이야기는 정말로 쇼킹했다. 언젠가 한밤중에 별을 보러 간적이 있었는데, 하늘을 보던 선생님이 새가 날아간다는 말을 해서 "이 한밤중에 새가?"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새들은 달과 별을 보며 방향을 찾아 날아다닌다고 하는데, 도시의 간판과 조명의 불빛 때문에 철새들은 길을 잃거나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 체력이 다해 탈진하기도 한단다. 전혀 몰랐던 이야기였다. 인간이 편하자고 그들을 눈뜬 장님으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사실 코로나로 외출도 힘들게 되기도 하고 체력적으로 힘이 드니 잘 시켜먹지도 않는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 시작을 했다. 한번 시켜 먹을때마다 나오는 1회용기가 참.. 많기도 하다. 지금의 이 편안함이 결국에는 부메랑처럼 우리에게로 다시 돌아올터인데 말이다. 느끼는바가 참 크다. 함께 사는 세상 나도 조금만 적당하게 불편해 하면서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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