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감자 1
감자 지음 / 더오리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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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픈 좌충우돌 일생기

마냥 웃어 넘길수만 없는 직장인의 세계. 우리나라 청년들, 취준생의 설움에서 벗어나더라도 또 다른 현실들이 그들을 기다리게 된다. 정말 부푼 꿈을 안고 대학생이 되었던 혹은 성인이 되었던 젊은이들에게 사회는 정말이지 녹록치 않을 것이다. 내가 공대생이 되었을 그 당시에는 아직 여학생들에게 공대란 불모지였고, 취업 호황기를 찍고 내려오는 시기였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만큼 취업난이 심하지는 않았던 듯했다. 어쩌면 그 당시에도 있었을지도 모를 열정페이나 인턴, 수습, 비정규직등으로 젊은 청년들을 옥죄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나조차도 껄끄러운 선배로 인해서 잠시 학업을 휴식기를 갖자고 하고선 지금 엉뚱한 일을 하고 있지 않은가. 지금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회생활이란 그저 웃고 지나갈수만은 없는 일인것 같다.

"돈 많은 돼지보다 돈 없는 소크라테스가 되겠습니다"라고 자신만만하게 외치긴 했지만, 아마도 조금의 세월이 지나고 보면 그래도 돈 많은 돼지가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루에도 수십번씩 사표를 쓰고 찢고 하는 정말로 빡센 직장생활...

꿈이 있어 반짝반짝 빛났고, 열정이 있어 활활 타올랐지만, 어디서나 난관이 있을테고, 그래서 더욱더 짠한 이야기를 그래도 한번 웃고 넘길수 있어 다행이다. 이제 막 사회에 나서는 청년들, 그리고 딸아이에게도... 몇년(?) 일찍 사회 생활이라고 하고 있는 내게 할 수 있는 말이라고는 뜻하는 대로 흘러가는 경우는 없을지라도 그 열정을 꺼트리지만 않는다면 분명 다 보상 받는 일이 있을거라고 말이다.(씨알도 안먹히는 이야기인가..) 감자의 직장생활도 이 책에서는 퇴사로 끝나지만 그게 인생의 끝은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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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수영장 라임 청소년 문학 52
빌 그멜링 지음, 전은경 옮김 / 라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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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 카팅카, 로비 삼남매. 맞벌이 하는 부모님 때문에 알프는 동생들을 돌본다. 아니 동생들과 지내는 시간이 많으려나. 알프가 13살, 카팅카는 10살, 로비는 7살이다. 이제보니 카팅카가 참 어리다. 물론 한국나이로 11살 내지는 12살 정도가 아닐까. 그렇다 해도 아직 초등학교 3, 4학년 많아야 5학년 정도가 아닐까. 그럼에도 나중에 프랑스에서 모델을 할꺼라며 파리지앵의 삶을 동경하며 혼자 독학을 하는 카팅카가 너무나도 예뻐 보인다. 또한 동생에게 수영을 가르치는 삼남매를 보면 참 흐믓해진다.

그런데 어느날, 실내 수영장에서 꼬마 아이가 물에 빠지고 만다. 꼬마 아이의 엄마는 전화통화하는데 정신이 팔여 있고, 수영장 안전 요원은 초소에서 컴퓨터만 바라보고 있다. 이제 아기는 머리카락만 살짝 보일만큼 물에 잠겼다. 알프와 카팅카는 아이를 구해냈다. 이 꼬마 영웅들에게 수영장 관리소장 아저씨는 상을 주었다. 이번 여름 내내 야외 수영장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이용권을 준 것이다. 장장 4개월간 말이다.

학교가 끝나면 어린이집에서 로비를 데리구 와 삼남매는 야외 수영장으로 출근을 한다. 나는 어릴때 동네 놀이터, 동네 골목어귀로 출근을 한 것 같다. 지금의 아이들은 코로나탓도 있지만 내 어릴적이나 이 삼남매처럼 자유롭게 놀지 못하는 것 같다. 요즘 아이들은 공감하기 힘든 이야기가 아닐까. 어떻게 하루종일 야외 수영장에서 보낼수가 있지?라면서..

이 책은 뭔가 큰 문제나 사건이 일어나지는 않지만 읽는 내내, 요한나에게 느끼는 알프의 풋풋한 설레임과 프랑스라면 얼마든지 호의적이 되는 말괄량이 카팅카, 그리고 길가에 죽어 가는 호박벌에게 나뭇잎을 덮어주는 순진함에 입꼬리를 올리지 않을수가 없다. 내게도 남들이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던 그런 어린시절이 있었을까. 삼남매를 따라 늘상 야외수영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여름과도 작별할 시간이 온다. 언제 폭염으로 힘들었냐는듯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듯이 말이다. 삼남매가 다시 여름이 와서 또 야외 수영장으로 한층더 성숙해져서 출근할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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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를 먹어 줄게 - 고민 상담부 나의 괴물님 YA! 1
명소정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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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 싶은 기억들, 내가 다 먹어줄게"

그러면 좋겠다. 나는 가끔 나쁜 기억들을 꺼내어 나를 괴롭히는 못된 버릇이 있다. 잊고 싶은 기억들을 누군가가 먹어주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여기 나오는 화괴가 내 기억을 먹어주면 안될까. 하지만, 기억을 잃는다는 건 그와 얽힌 사람들의 관계까지 지워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등장하는 권다경과 서별처럼 말이다. 나름의 이유로 혼자인 것을 즐겼던 둘은 별이의 자살시도와 그것을 목격했던 다경의 충격으로 고민상담부의 도움으로 다경과 별이는 차례대로 그 사건을 지우게 된다. 하지만 서로의 존재도 모르게 되어 버린다. 동시에 잃었으면 좋았을텐데, 뒤늦게 기억을 지우는 걸 선택했던 별이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다경을 볼때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이 이야기의 시작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등학교에서 도서부장인 세월이가 국어선생님을 대신에 도서관 업무를 대행하면서이다. 자꾸만 사라지는 책들. 누군가 몰래 가져가지도 않는데도 불구하고 책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얼마후 그 존재를 알게된다. 늦은밤 도서관에서 책을 먹고 있던 괴물. 바로 임혜성이다. 금방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왔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도 세월은 당당(?)했다. 인간세계에 숨어 들어온 혜성은 기억을 지울수 있는 능력을 지닌 괴물이다. 혜성으로부터 책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세월은 그와 함께 남의 고민을 먹을수 있는 고민상담부를 만든다. 얼마후 혜성의 본모습을 알아보고 찾아온 소원. 그는 위험하다고 세월이에게 경고하는데..


여기 등장하는 아이들의 고민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겪음직한 것들이다. 세월이 변해도 고민은 변하지 않는구나. 고민이 변하지 않고 누구나 어른이 되면 자신의 청소년기를 잊는 것일까. 어른들의 기억을 먹는 괴물은 따로 있는 것일까. 이 이야기 속에서 가장 흐뭇했던 이야기는 세월이와 혜성이의 변화였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지 못했던 세월이와 혜성이가 부쩍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 두 사람의 성장과정을 함께 하고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그리고, 어른들도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잊었던 청소년기의 고민을 기억해내길.. 그래서 아이들에게 더이상의 고민거리를 안겨주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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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세상과 소통하는 지혜 3
윤정용 지음 / 예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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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그냥'의 기록이다. 어떤 영화와 책은 아주 오래 전에 보거나 읽은 것이고, 또 어떤 영화와 책은 비교적 최근에 보고 읽은 것이다. 처음부터 어떤 특별한 목적을 갖고 보고 읽은게 아니다. 그냥 보고 읽은 것이다. 눈이 가는 대로 그냥 보았고 손이 가는 대로 그냥 읽었다.(p.4, 5, 책 머리에 中)

이 말이 유독 눈이 갔던 이유가, '나홀로 독서(?)'를 할때 나도 그냥 제목이 맘에 들어서, 그냥 내 손길이 머물러서 그렇게 독서를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틈에 껴서 내 귀가 얼마나 팔랑귀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래? 이 책이 재밌다구', '이 책이 신간이라구'하면서 커다란 귀를 팔랑팔랑 대며 독서삼매경에 빠져든다. 어느쪽이 좋으냐 묻는다면 아무래도 후자쪽이라고 대답하겠다. 내 생각, 남의생각 비교해보기도 하고, 미처 나는 몰랐던 점을 찾아 볼 수가 있고, 독서의 폭을 넓힐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30개의 꼭지로 구성된, 고급지게 표현하자면 문화비평집이고, 평범하게 이야기하자면 리뷰라고 할수 있겠다. 나보다는 전문가시니 문화비평집이 더 어울리겠다. 여기 소개되는 영화나 책들은 대부분이 잘 모르는 것들이다. 그래서 내가 아는 책이나 영화가 나오면 얼마나 반갑던지. 그리고 어떤 것은 궁금해서 메모도 하기도 하면서 읽었다.

제일 눈길이 갔던 꼭지 중에 하나는 「화해와 용서는 선물이 아니다」였다. 첫 시작은 영화 <한나 아렌트>(2012)인데, 어느 시골 한남자가 납치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것이라는데, 바로 그 사람이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이라고 한다. 뭐, 어느 시대나 그랬겠지만 나치든, 일제시대든, 독재시대든 호시절이 계속될것이라고 믿었지 세상이 뒤바뀐다고 상상이라도 했을까. 영화 <암살>의 이정재 대사중에서도 그런게 있었던 것 같다. 밀정이 된 이유가 일본이 망할줄 몰랐기 때문이라고 했던....맞나? 그렇다, 세상은 그렇게 내편인줄 알았지만 세상은 변했다. 그리고 기세 높던 그들은 지하고 숨어들기 바빴다. 이 꼭지에서 요제프 맹겔레라는 나치 의사는 진정한 잘못의 뉘우침이 없었기에 자신의 아들마저도 등을 돌리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죄를 저지르고는 신에게서 용서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대신 대중에게 사과를 하는 것일까. 피해자의 앞에서 먼저 함부로 화해와 용서라는 단어를 꺼내서는 안 된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화해와 용서를 요구해서도 안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이 선물을 주는 사람에게 왜 선물을 주지 않느냐고 따져 물을 수도 없고 당연히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화해와 용서는 결코 선물이 아니다'(p.70) 이 구절을 들어야 하는 사람이 여럿일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상당히 끌렸다. 그 제목과 꼭지가 마지막에 있었다. 저자는 처음부터 제목으로 생각한게 아니었다고 했는데, 꽤 매력적인 제목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들으며 자라왔고,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러는 나 자신도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안 할수가 없지 않은가. 특히, 이 꼭지에서는 성(性)과 같이 은밀한 이야기일수록 거짓말을 더 한다며 그에 관한 영화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자신들이 원하는 세상이 아니라서, 혹여 나에게 비난이 이어질까봐 그렇게 거짓을 이야기 하는것 같다. 그런데 그 거짓이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면 괜찮다고 본다.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면 진실을 말하면 될테니까.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었다면 그건 회복 불가능이지 않을까. 꿈을 꾸자. 코로나가 끝날꺼라는 꿈. 잘 될거라는 꿈. 미래는 꿈꾸는 대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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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이 같은 사람들 프로파일러 김성호 시리즈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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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 김성호가 등장하는 두번째 이야기.

이 책을 다 읽어갈 무렵, 세번째 이야기는 뭔가 검색을 하다보니, 아직 세번째 이야기는 없는것 같고, "매우 산만하다"라는 리뷰들을 보았다. 그러면서 의문... 산만했나? 나는 왜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것을 느끼지 못하면서 읽을까? 그래서, 어떤이들의 리뷰는 꽤 전문적인데, 나는 별로 그렇지 못한것 같다.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리뷰..^^;;

내가 느낀 이 책의 단점은 첫편이라고 할 수 있는 < 섬, 짓하다 >를 읽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지만 김성호가 왜 냉정함을 감추지 못했는지, 이 책의 마지막까지 쫓아다니는 그의 고뇌를 이해하지 못할것만 같다.

성폭행을 당할뻔했던 서연. 그녀는 새로운 집으로 이사한다. 방범창만 있다면 1층이 안전하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오래된 냉장고를 중고매물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했다. 그런데 어느날, 바로 그 냉장고 속에서 죽은 소년의 시체가 발견된다. 서연은 그저 팔기만 했을뿐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죽은 소년이 누군인지 밝혀지는 순간 모든게 악몽으로 바뀌게 된다. 소년은 과거 학폭 가해자였다. 그 일로 강제전학을 당했지만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그대로 자퇴를 했다. 그런데 당시 사건이 있을때, 서연은 아이들의 담임을 맡은 기간제 교사였다.

제목의 "이웃"은 누구일까... 아무래도 나는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민기는 죽은 준성에게 학폭에 노출되었던 피해자였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김성호가 쫒는 유력한 용의자이기도 하다. 피해자를 가장한 강력한 가해자가 아닐까. 유난히 이 책은 제목에 궁금했다. 어떤 의미일까 하고.. 그냥 내 멋대로 낸 결론이 그거였다. '이웃이 같은 사람들'은 바로 '민기를 아는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민기의 처지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면죄부가 되지는 않는다. 어쩌면 이번 이야기의 사건이 성호의 과거가 투영되기 때문에 그는 더 괴로워했고, 더 절실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성호는 자신의 잊었던 과거 일에(본인이 잊었다고 없던일이 되지는 않지만), 경찰을 할수 없다고 판단했지만(주변에서 말림), 현재로서는 그의 범죄적인 행위는 멈췄다고 보여진다.(근데, 왜 싸이코패스 프로파일러지?) 하지만 민기는 아무도 자신을 현실에서 꺼내줄수 없다고 여기며, 오로지 자신만을 의지하며, 교묘한 술책으로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키는 그리고 여전히 진행중인 상태이다.

학대당하는 아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무관심, 귀찮은 일이 생길까 신고하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알아도 모른 척하는 이기심이 거울에 비춰 반사돼 돌아와 서로를 날카롭게 후벼 판다.(p.288)

어쩌면, 그러한 '이웃'을 만들어내는 것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알았더라도 외면했던 '사람들'에게도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한번쯤 손을 내밀어 주었다면 다른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과거의 안좋은 경험때문에 악인이 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과거를 탓하는 것은 아직도 잘못에 대한 인식이 없고 본인이 나약한 탓일테다. 본인의 의지와 그리고 주변의 관심이 더해진다면 훗날의 괴물로 성장하는 것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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