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마녀 밀드레드 4 - 으스스 해변의 보물 상자 책 읽는 샤미 8
질 머피 지음, 민지현 옮김 / 이지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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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마녀 밀드레드. 하지만 우등생이라고 해서 뭐 대단한 마녀는 아닐테다. 이제껏 보아왔던 이야기들도 그렇고 항상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밀드레드이니까. 빗자루를 타고 학교로 이동하는 밀드레드 뒷편에 고양이 태비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것을 무서워하는 태비는 이동중에 연신 목청이 터지도록 울고 있었다. 엉망진창으로 도착한 밀드레드. 그래도 밀드레드는 태비를 사랑한다. 하지만 선생님들 눈에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가보다. 태비때문에 밀드레드가 덤벙거리는 거라 생각하고 좀더 평범한 검정고양이가 밀드레드의 학업에 도움이 될꺼라 생각한다. 캐클 교장선생님은 태비를 주방에 쥐잡이용으로 보내고, 다른 마법학교로 전학간 학생이 두고 간 고양이를 데려가라고 한다.

이 선생님들을 보면서 좀 기분은 좋지 않았다. 꽤 유대관계가 형성된 밀드레드와 태비를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조금만 더 기다려주면 향상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야기를 이끌어 가려면 어쩔수 없는 설정이었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불쌍한 태비.. 어쩌나..

지난학기 밀드레드가 학교 연못에서 구해 낸 마법사 로와 웨브가 여름 휴가 중에 밀드레드와 2학년 학생 모두 초대했다. 밀드레드는 태비를 데려갈 궁리를 세우게 된다.

이 이야기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저자 J.K.롤링이 해리 포터의 영감을 받은 책이라고 말해 큰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해리포터 이야기는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기도 한데, 아이들에게 이런 상상력을 키울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많이 들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 우등생은 아니지만 동물을 사랑하고, 사건 해결력이 뛰어난 밀드레드가 아이들의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다. 귀여운 밀드레드와 짝궁인 태비가 계속 헤어지지 말고 모험을 해나갈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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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 신라공주와 페르시아왕자의 약속
이상훈 지음 / 파람북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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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입은 남자 >를 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다가 온라인 독서모임으로 함께 읽으면서 엄청난 스케일과 흥미로운 이야기에 마음을 홀딱 빼았겼었다. 그는 치밀한 역사적 고증과 문학적 상상력을 결합한 장편소설로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 미스터리 작가이다. 이번 신작인 < 테헤란로를 걷는 신라공주 >는 신라와 페르시아의 오랜 역사적 인연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페르시아라는 나라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 나라가 오늘날의 이란인지 또 신라와 관련이 있는지는 잘 몰랐다.(세계사에 약한 인간의 비애라고나 할까)

사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왜 우리나라를 이 작은 한반도에만 가둬놨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왜 우리 민족을 평가절하했을까. 이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우리는 너무나도 서구화된 역사에 익숙해 있었고, 식민사관에 찌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래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들 하나보다. 스토리 뿐만이 아니라 과거 우리 역사까지 궁금하게 만드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혜초의 글들이 둔황 석굴에서 발견되지 않았더라면 혜초는 역사에 묻히고 말았을 것이다. 역사란 그런 것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역사가 되지만 기록이 없으면 그 삶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우리의 삶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사라지면 우리의 아름다운 삶도 사라진다. 거창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더라도 혜초처럼 여행의 기록에 자신의 삶을 남기면 후세에 그것이 역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삶은 짧지만, 기록은 영원한 것이다.(p.276,277)

학창시절 혜초의 < 왕오천축국전 >을 열심히 외우기는 했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한다. 당시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에 대한 유일무이한 기록이라고 인정되고 있다. 혜초도 이 소설에 등장한다. 프라랑 공주의 서신을 들고 페르시아 재건에 힘쓰는 아비틴과 페리둔을 만나러 간다. 실제 존재했던 인물들이 등장을 하면서 이 소설의 사실성은 극대화 된다. 비록 설화처럼 내려오는 이야기일지라도 책을 읽는 내내 이런 상상은 충분히 독자들을 흥분시키기 마련이다.

아랍인들의 침략으로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은 훗날을 기약하며 다른 나라로 몸을 피한다. 우연히 만났던 화랑 죽지랑과 의상대사와의 인연으로 신라까지 오게 되었다. 나당전쟁에서 신라를 도와 공을 세웠고, 그동안 흠모하던 프라랑 공주와 결혼을 허락받게 된다. 물론, 그들의 사랑은 이방인에 관대했던 신라인들도 한 몫했겠지만 요석공주의 공도 있었다. 그들의 아들인 페리둔이 10살이 되던 해, 아비틴은 페르시아를 침략한 아랍인들을 몰아내고 나라를 찾으려 신라를 떠나면서 프라랑 공주와 이별을 하게 된다.

사실 허왕된 이야기 아니야, 그냥 소설속 이야기야라고 치부해버릴수도 있는 이야기이지만,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어 오던 이야기가 11세기경 이란의 한 대학자가 편찬한 페르시아 서사시 < 쿠쉬나메 >에 전하는 이야기를 보면, 정말로 있음직한 이야기, 혹은 사실이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어쨌든 이 이야기는 신라에 대한 관심과 페르시아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고, 한반도에 국한시키려고 했던 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더 대단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깨우치게 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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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 - 40년차 간호사가 기록한,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반짝이는 마음들
전지은 지음 / 라곰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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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에서 간호사 일을 시작했다가 미국에서도 일을 이어나갔다. 햇수로 41년. 어떤 일을 40여년을 한다는 것은 참 대단하다. 게다가 그녀는 중환자 간호사 겸 상담가 역할을 하는 케이스 매니저로 일하면서 만난이들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케이스 매니저(Case Manager)는 일반 간호사와는 달리 환자의 증상 치료뿐만 아니라 환자의 전체적인 상담가와 같은 역할을 하는 특별 간호사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제도다 보니 처음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좀 생소했는데,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는 그다지 거리감은 없었다.

60년을 함께 살았던 노부부, 자신의 의지와 달리 할아버지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연명치료를 해 온 할머니는 아픔속에서도 할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다. 뒤늦게야 할아버지는 이 모든게 자신의 욕심이었음을 깨닫고, 사랑의 미련을 내려놓으며 "그래도 당신이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p.8,9) 아무래도 이 일화때문에 제목을 이렇게 정하셨는듯 싶다. 삶과 죽음앞에서 이렇게 애잔한 마음이 또 어디 있겠는가. 남겨지는 사람들의 심정으로는 그래도 함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 않았을까. 가끔 내가 이런 경우에 놓이게 된다면, 가족들의 불필요한 연명치료는 안해주기를 바란다. 어쩌면 그것은 내 이기심일수도 있겠지만, 나도 남겨지는 입장에서는 힘들겠지. 참 난감스럽다.

저자가 일하는 병원에서 한국인 환자를 만나면 그녀는 적극 나선다고 한다. 영어도 잘 하지 못하는데 생소하기만할 병원 용어가지 맞닥뜨리면 얼마나 낯설까라는 생각해서라고 한다. 어느날 자궁경부암과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할머니 환자를 만났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미군병사였던 남편을 만나 미국으로 왔는데 그 이후로 한국 가족들과 연락을 끊겼다고 한다. 자식도 없이 살았던 노부부,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할머니는 자신에게 무슨일이 있으면 저자에게 와줄수 있냐구 묻는다. "혼자인 건 참 무서워!"(p.69)라는 할머니는 결국은 저자의 연락처를 잃어 버려 혼자서 그렇게 세상을 등졌다. 조금만 더 일찍 연락을 해볼걸 하는 저자의 후회가 전해져 오는듯했다.

세상에는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하지만 여기 중환자실에서 만나는 이야기들은 마음이 아프면서도 또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내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낄수 있는 기회를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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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맛 모모푸쿠 - 뉴욕을 사로잡은 스타 셰프 데이비드 장이 들려주는 성공하는 문화와 놀랍도록 솔직한 행운의 뒷이야기
데이비드 장 지음, 이용재 옮김 / 푸른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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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미국에서 꽤 유명한 스타쉐프라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한인 2세대 교포라는 사실이다. 이게 또, 외국에서 성공한 한국계라면 절반은 감동을 먹고 들어가게 되는게 아닌가도 싶다. 표현이 너무 저렴했나? 하지만 나는 저자를 잘 모른다. 한창 요리프로그램에 유행처럼 여기저기 등장하고 유명한 쉐프들이 티비를 장악해도 관심이 없는 내 입장에서는 국내도 아니고 외국 요리사를 어찌 알겠는가. 그래도 식구들도 저자의 이름을 듣고, 들어본적 있다라고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유명한 사람이긴 한가보다. 전혀 내겐 기본 정보도 없는 저자에게 드는 느낌은 괴짜 같다는 것이다. 교포 2세대이긴 하지만 온전히 한국인도 그렇다고 미국인도 아닌 입장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인정받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우리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사회였기때문인지는 모르겠다.

그는 일본식 라멘을 재해석한 "모모푸쿠 누들 바"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며 레스토랑을 성공시킨다. 물론 모든 일에 오르막길만은 있지는 않다. 차례를 보더라도 1부는 오르막길로, 2부는 내리막길, 그리고 다시 오르막길로 표현하면서 그간의 이야기들을 끌어내고 있다. "언더그라운드 음식이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올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쩌면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성공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인가보다.

그는 2010년과 2012년에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물론 여러 상과 다양한 인물상으로 뽑히기도 했다. 2009년에는 모모푸쿠 코가 메쉐린 가이드의 별 2개를 수상했다고 하는데, 미국에 가게 되면 그 레스토랑을 가서 음식을 맛볼 수 있을까. 사실 지금 펜더믹 상황에서 모모푸쿠 레스토랑이 전부 문을 닫았다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의 음식을 맛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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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안전가옥 쇼-트 9
류연웅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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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블랙코미디라는 이름이 붙은 이야기들은 거의 보지 않는다. 블랙코미디라 함은 어두운 느낌을 주는 잔혹하고 통렬한 풍자를 내용으로 하는 희극이라고 하던데, 읽고나도 무엇을 풍자하는 건지, 무슨 내용인지를 잘 모르는 것이 다반사라 좋아하는 작가가 쓴데도 안 읽는 쪽을 택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어떤 것을 풍자했는지는 잘은 몰라도 재밌게 읽긴했다.

미디어콘텐츠 학과의 [미디어 제작 실습], 마치 대학때 강의를 듣는듯한 느낌의 강의 계획서까지 첨부되어 있다. 조를 짜서 인물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야 하는 수업이다. 채연은 조장을 맡아, 스스로 과제헌터라고 밝히며 인당 50만원을 입금하면 혼자서 다 하겠다. A를 받지 못하면 200배로 환불해 주겠다는 메세지를 보낸다. 그녀는 예전에 만든 60분짜리 다큐멘터리가 있었고, 이번이 막학기라 아마도 B학점이 나오면 그야말로 먹튀를 하려는 심산인가보다. 그런데, 난감해진다. 이번학기부터 수업 방식을 다르게 해서 조에서 원하는 인물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다른 조가 선정한 인물을 제비뽑기로 선정하여 제작하는 것이었다. 제비뽑기는 불공정하다 항변해 보지만, 교수는 "모두에게 불공정하기에 모두에게 공정하다네."(p.12)라며 일갈한다.

어느날 갑자기 축구선수가 된 김덕배. 그야말로 한국인이 아니면 모르는 한일 축구전. 다른 나라들에게는 져도 일본만은 안된다는 그 경기에서 김덕배는 데뷔골이자 결승골을 넣고 월드 클래스급의 선수가 된다. 하지만 재능은 있었는지는 몰라도 근본이 없었던 김덕배는 1년도 안되서 은퇴를 하고 종적을 감추었는데, 바로 그 김덕배가 채연이 만들어야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다. 더군다나 채연은 김덕배라는 선수를 알지 못하자, 50만원의 돈을 입금하지 못하면 자그만치 200배인 1억을 물어내야 한다고 조원들은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 난감한 상황을 채연은 어떻게 헤쳐나가게 될까.

이 소설의 다른 묘미는 작가가 달아놓은 주석이다. 간혹 복선들을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기 일쑤인데, 하나하나 작가는 "복선입니다. 기억하세요"라는가, "진짜입니다. 검색해보세요"라는 말들을 달아놓음으로써 흥미를 고조시킨다. 본문 중간중간 "10쪽을 다시 보고 올 독자분들을 위한 텀"이라고 적어놓아 실제로 작가가 이야기를 해주고, 기다려주는 느낌을 줘서 참으로 유쾌하게 읽을수 있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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