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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형사들 - 사라진 기와 ㅣ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정명섭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9월
평점 :
작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재미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저의 방식으로 역사를 이야기로 만드는 것입니다.(p.290, 작가의 말 中) 작가의 생각이 이러할진데 어찌 이야기가 재미 없을수 있을까 싶다. 작가는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제는 작가 이름 자체가 브랜드로 자리잡은 것이 아닌가 싶다.
좌포청의 이종원, 우포청의 육중창, 묘한 경쟁관계인 두 포청의 군관들이 뭉쳤다. 비록 첫만남은 용의자를 쫓다가, 잠입수사를 하다가 티격태격 만난 사이지만 그들의 활약은 손발이 꽤 척척 맞는다. 물론 처음부터 잘 맞았던 것은 아니고(두사람의 티카타카가 유쾌하다), 육중창은 꽤 안정적으로 보이는데, 이종원은 참 허당끼 넘친다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기우였다. "권력을 가진 자가 부당하게 그 힘을 사용할 때 죄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우리가 할 일은 그걸 막는 일이야(p.214)"라는 생각을 가진 군관들이라면 어떤 사건이든 안심하고 맡길수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 맡겨진 첫 임무는 사라진 의열당 기와를 찾는 것이다. 의열당은 정조 임금의 할머니이신 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다. 의열당의 기와는 다른 기와와는 달리 궁궐에서 사용되는 기와이다. 도대체 누가 훔쳐간 것일까. 그들은 협공을 통해 사라진 기와를 찾는다. 하지만, 부제로까지 설정된 "사라진 기와"편이 이대로 마무리 되나라는 의구심이 생길 무렵 등장한 정약용으로 인해 사건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음을 독자는 직감하게 된다. 휴우~ 이대로 끝나버렸으면 아쉬울뻔했다.
사실 정명섭 작가의 매력은 실제 역사 속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극의 사실감을 극대화 한다는 것이다. 마치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닐지 의심을 할 만큼 그 사실감은 대단하다. 그만큼 많은 자료들을 조사하며 글을 쓰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또 하나 놀라운 사실 하나. 이종원과 육중창도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한다. 다산은 우리가 역사를 배울때부터 익히 들어온 유명한 인물이지만, 이런 군관까지 실존인물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다니 이 소설에 어찌 빠져들지 않을수가 있을까.
이 <조선의 형사들>을 읽으면서 사실감에 착각하지 마시라. 여기는 2021년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