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 - 소설가의 상상력으로 실감나게 풀어낸 역사속 소문의 진상
홍지화 지음 / nobook(노북)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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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흥미로운 책과 만났다. 한국의 역사인물 가상 인터뷰집이라니.. 역사를 배우는 이유 중 하나가 옛 현인들은 인생의 어려움을 맞닿아을때 어떤 지혜를 가지고 헤쳐나갔는지 그 지혜를 배우는 것이라고 들었었다. 그래서 가끔 어려운 일에 직면했을때 과거 그분들은 어떤 생각들을 할까 궁금해한적이 있었다. 그리고 예전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갔을때, 그가 "단지동맹"을 맺을 무렵 어떠한 심정이었을까라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여러 사람이 지키고자 했던 나라가 정말로 말도 안되는 일을 겪을 때마다 한탄을 했었던 것 같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런 가상 인터뷰라는 주제는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 책은 이순신, 장영실 등 총 21분의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각각 '나라와 백성을 위한 촛불이 되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영원한 2인자', '예(藝)와 애(愛)에 살다'의 세가지 주제로 나뉘어져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우장춘 박사의 이야기였다. 우장춘 박사라고 하면 씨없는 수박이 먼저 생각나는 분이다. 헌데 그 분의 아버지가 조선의 신분제에 불만을 품고 개화된 일본을 동경해 을미사변 때 급진개화파의 일원으로 활동하면서 명상황후의 시해 사건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아버지는 일본으로 도망쳤고, 일본 여자와 결혼하여 우장춘 박사를 낳았다고 한다. 어렸을 때 그 사실을 알고 꽤 충격이 컸지만 언젠가 아버지가 고국에 진 빚을 갚겠다고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고국에서는 역적의 아들이었고, 일본에서는 조센징이라고 비난받으며 어느 곳에서도 속하지 못했었지만 어릴적 다짐 그대로 고국에 돌아와 농업강국의 씨를 뿌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저 '씨없는 수박'을 개발한 사람으로만 말고 있었는데 이런 비화가 있을줄이야. 그런데, 씨없는 수박을 우장춘 박사가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우장춘 박사의 < 종의 합성 >이라는 논문을 차용한 일본인 교수에 의해 개발되었으며, 실제로는 맛이 별로라 마케팅 쇼의 일환으로 선뵈였다고한다. 그래도 대단하다.

이 책은 가상으로 진행된 인터뷰라서 이순신 장군님의 인터뷰에서도 선조를 어떻게 평가하는 질문에 이승에서의 신분은 사라졌다고 하며 "선조는 정말 더럽게 무능하고 더기 없는 임금이었다" 말하지만 언뜻 생각하면 이순신 장군님의 성품상으로는 절대로 자신의 군주를 펌훼하지는 않을거라 생각된다.

실제로 만날수 없는 분들이지만 그분들과의 수다가 꽤 유쾌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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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가탐험대 -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93
박현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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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 서린, 수민, 해초는 방학을 이용해 "겨울방학 세계사 캠프"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그 캠프 마지막날 해초에게 사고가 생겼고, 얼마후 캠프장 인근 초록 대문집에서 해초는 죽은채 발견이 되었다. 흉가를 탐험하는 유명 유투버 닥터쌩의 영상을 보고 해초의 영혼이 그 집에서 나타났다고 믿는 수민은 도수와 서린에게 흉가탐험에 참여하자고 해놓고 돌연 자신은 가지 않겠다고 나선다. 하는수 없이 서린과 도수는 캠프에 참여했지만 그 곳에서 만난 의문의 비옷 입은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도수는 어딘지 낯설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사건이 일어나게 되면 다 함께 흥분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정작 피해자와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서서히 잊혀가게 마련이다. 작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동분서주를 하지만 성가시다는 이유로 제대로 목격자 진술을 하지 않는 분명 그 곳에 있었던것이 많지만 여러 이유로 진술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사건은 해결되지 않은채 미제로 남게 되는 경우도 많다. 작가는 그런 일들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살인보다 더한 범죄를 가볍게 생각하는 사회가 해초를 죽였다"(p.74)라는 해초 엄마의 절규가 가슴을 져미게 한다. 사실 도수는 소리에 대해서는 남보다 특출나게 기억한다. 하지만 자신은 캠프 마지막 날, 비오는 밖에서 담배를 피다가 무언가를 봤었다. 살려달라고 두려움에 떨던 아이는 해초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담배를 핀다는 이야기를 해야했다. 아니, 담배를 핀다는 이야기보다 아마 그 날 소리치며 해초를 도와야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부제가 "양심이 깨어나는 시간"인가보다. 우리들은 무언가를 봤지만 선뜻 나서지 못한다. 때론 귀찮아서, 때론 괜히 해코지를 당할까봐. 나와는 상관이 없는데라는 무관심이, 결국 해초 엄마의 말처럼 많은 해초를 사지로 내몰았는지도 모르겠다. 정의로운 사회란 우리의 양심이 깨어날때 비로소 찾아오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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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목소리를 보낼게 - <달빛천사> 성우 이용신의 첫 번째 에세이
이용신 지음 / 푸른숲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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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때 만화를 좀 보긴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만화를 잘 보지 않아서... 이 책을 처음 보고도, 다른 사람들은 우아~ "달빛천사"의 성우님~이시다 했지만 나는 그저 시큰둥.. 쏘리^^ 몰라봤네요~ "달빛천사"는 우리딸이 즐겨보기 전 애니메이션이라 그런지 '소문으로 들었다~'라는 표현을 했다. 어쩌면 당시 그 만화를 즐겨보던 세대들은 이 분의 목소리만 들어도 울컥하는 맘이 있을거다. 나도 아주 예전에 유행했던 내가 즐겨듣던 노래, 드라마, 배우들을 보면 울컥하는 맘이 생기는데 누구라도 그건 다르지 않을테다.

이 책은 저자가 성우가 되기까지와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해왔던 그녀의 진짜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이다. 그런데 첫 이야기부터 좀 충격적이었다. 바로 언니의 죽음이었다. 열살무렵 겪었던 일에 얼마나 놀라고 당혹스러웠을까. 그리고 고3시절 갑작스레 쓰러진 엄마.. 하지만 엄마는 다시 눈을 뜨셨다. 언니를 보내고, 엄마가 돌아오는 걸 목격하고 나니 나에게 주어진 이 세상에서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었다(p.17)라는 말처럼 두 사건을 통해 어떤 힘든 일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스스로 헤쳐나가며 도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렸을때부터 맑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고, 노래도 제법 했지만, '개성이 없다'라는 말은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인 목소리로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끊임없이 도전과 노력속에서 드디어 빛을 내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달빛천사를 보며 자랐던 90년대생들이 대학생이 되어서 가장 만나고픈 가수 1위로 그녀를 뽑아서 대학축제에 초대했다. 그 영상이 유투브에 게재되면서 어린날의 같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이 뭉치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돌아온 풀문"이라는 영상을 찾아서 봤는데, 만화는 보지 못했지만 이 책 말미에 찾아봐서 그런지 괜시리 내가 다 설레였다. 가끔은 우리의 기억속에 있는 어떤 자그만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더 추억을 간직하고 사는것 같다. 그 추억이 앞으로의 삶에 추진력을 높혀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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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예술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정윤희 옮김 / 레인보우퍼블릭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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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르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거침없이 "추리소설"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말이다. 단연코 추리소설의 대가는 코난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가 아니냐고 말하는데 말이다. 실은 요즘 작가들 말고 장르소설에 고전격이라고 속하는 사람들은 내가 알고 있는 그 두사람이 전부다. 근데.. 이제는 그러면 안될 것 같다. 정말로 나는 우물안의 개구리가 아니었나 싶기는 하다. 이 책으로 작가를 처음 만났으니 말이다.

이 책은 「황금 옷을 입은 왕」, 「영리한 살인자」, 「사라진 진주 목걸이」, 「호텔 방의 여자」, 「시라노 클럽 총격 사건」의 5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플롯은 내 느낌은 코난도일의 셜록홈즈의 스타일이 느껴졌다. 어렸을 적 추리소설에 빠져들게 하는 그런 스타일이다. 다만 좀 더 묵직함과 거친면이 있다고 여겨진다. 특히나 「황금 옷을 입은 왕」에 등장하는 스티브는 죽은이를 발견하고도 그다지 놀라지 않고 무심한듯 지나치는 것이 조금 의아하기는 했다. 작가의 스타일이 살짝 독자에게 불친절한 것인지 아니면 챈들러의 특징일까. 왜 다른 탐정들에게 느끼지 못한 것을 괜히 시비를 거는 것일까.

이 단편에 등장하는 이들은 연관성이 없다. 요즘 단편집을 읽을때면 혹시나 연관성이 없다 집중하는게 버릇이 되어 버렸는데, 역시나 버릇은 어쩔 수가 없다. 다양한 인물들을 만들어 내는 것도 참 대단한 매력인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기는 챈들러의 < 기나긴 이별 >을 12번이나 읽었다고 한다. 어떤 매력이 있는지 괜히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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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몽 어스 : 우주의 배신자
로라 리비에르 지음, 테오 베르떼 그림, 유민정 옮김 / 빚은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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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런.. 난 이 책을 읽을때까지 어몽어스라는 게임을 몰랐다. 이 책을 본 주변 사람들이 이거 게임인데.. 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임을 하더라도 단순한 것을 하니 잘 몰랐어서.. 이 책을 읽을때 더 잘 된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게임하고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이 소설은 마치 생존게임이라고나 할까. 스켈드 호 크루원은 모두 10명. 각자의 임무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데 어느날 갑작스레 레몽이 사망하게 된다. 남은 크루원들은 모여 의심되는 자들을 지목하고 투표를 통해 우주선으로 방출시키기로 한다. 다행히도 첫번째 투표에서는 아무도 방출되지 않았고, 사건의 진상을 좀 더 파헤치려 한다. 승무원 중 앙리가 과거의 범죄를 속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투표에 의해 그가 우주선 밖으로 방출이 되고, 서로가 서로를 못 믿는 상황이 되면서 또 다시 레몽의 부인인 주이한이 살해된 채 발견이 된다.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서로를 의심하며 언제 방출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이야기속 크루원들만이 아니고 독자들의 긴장감을 높이게 된다. 이들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려는 한명의 임포스터는 과연 누구일까.

우주선 밖으로 방출되는 것은 곧 죽음과 같은 것인데 과연 사람들은 어디까지 잔인해질 것인가. 그런 상황을 다수결로 정할 수 있는 것일까. 혹은 이들은 자신들의 손에서 결정된 사항이기는 하지만 그 결정에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당하게 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싶기도 하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읽다보면 혹시.. 라며 작은 단서를 하나 읽을 수 있다. 과연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 한명의 임포스터는 누구일까. 게임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우주의 배신자를 찾는 꽤 흥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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