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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마요
김성대 지음 / &(앤드) / 2021년 11월
평점 :
김성대 시인의 첫소설이다. 시인이 쓴 소설이라고 해서 긴장을 무지했다. 시에도 약하고, 단편에도 약한 뼛속까지 공대생이니 말이다. 어쩌면 내가 만들어 놓은 틀안에서 위안을 삼으며 가려보지 않을까 해서 도전한건데, 역시 나에게는 조금은 힘들지만, 그래도 색다른 소설이였다. 사실 초반에는 장편소설인지 아니면 단편소설인지 혼란스러웠다. 역시나 내 특기를 발휘했지 뭔가. 게다가 함축적인 것 같은 언어들로 인해서 적잖이 힘든건 사실이다. 어쩌면 작가가 시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내가 스스로 만들어 놓은 틀을 부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살짝 책의 정보를 찾아본 뒤에 그제서야 이야기의 흐름을 탈 수 있었으니, 이 괜한 고정관념을 깨부서야 할텐데 말이다.
어느날 갑자기 해변에 떠오른 두개의 알, 그리고 사라진 연인. 아마도 두 가지 상황이 번갈아 나왔기 때문에 단편집인가라는 착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점점 이름 모를 바이러스가 출몰을 하고 세계는 종말로 향해 가고 있으면서도, 사라진 연인은 아무리 해도 연락이 닿지 않는다. 태양이 부풀어 오르면서 가까이 있는 행성을 다 잡아 먹으며 생을 마감할때, 태양을 중심으로 하는 태양계가 사라지며 세상의 종말이 올것이라는, 지극히 과학적(?)인 생각을 하면서 잠깐 내 스스로 유리벽을 세우기도 했다. 어쩌면 태양이 삶을 다하기 전에 외계 생명체가 지구를 공격해온다면 이런 종말을 맞을수도 있을수도 있겠다 싶다.
사실 처음 이 책 제목을 만났을때, 어떤 제목일까 했는데.. 문득 참치마요가 생각났는데.. 역시 아는게 없으니 보이지 않았다. 소말리아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라고 한다. 첫장 제목에 "키스마요 해변"이라는 말을 보면서도 실제 지명이라 생각하지 못했으니.. 아무래도 내가 쌓아둔 벽은 너무나도 높은가보다. "무한은 그렇게 시작된다. 수없이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별로부터" 이별은 아니어도 이 책과 나도 그렇게 무한히 다시 시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