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관 - 국내 최초 군대폭력 테마소설집
윤자영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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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군대폭력 테마소설집

윤자영 작가의 「살인 트리거」, 박해로 작가의 「고문관」, 문화류씨 작가의 「불청객이 올 무렵」, 정명섭 작가의 「사라진 수첩」의 네작품이 실려 있는 이 책 < 고문관 >은 읽으면서 정말 군대의 모습이 이런 모습이라면 어쩌나 걱정이 되었다. 좀 과장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공대를 나와서 남자 동기들이 많았었던 탓에 군대를 간다고, 휴가를 나왔다고, 제대를 한다고 수시로 들었기에 군대라는 것에 그렇게 크게 생각치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몇해 전, 군대 장교였던 아들을 잃은 분을 만났다. 남편도 군인출신이어서 군대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셨는데, 큰 아들을 군대에서 잃고(군의문사) 둘째 아들을 정말로 군에 보내고 싶지 않다고 어찌 보내냐고 한탄하시는 것을 보고 군인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군대를 가는 친구들에게 좀 더 대우해주고, 환경도 좋게 해주었으면 했다. 아들이 없기 때문에 군대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평생 알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거리에서 군복입은 친구들을 보면 애처로운 맘이 들기도 했는데, 이 소설을 읽다보니 짠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왜 사람들은 단체 생활을 하면 서열을 정하고, 폭력을 대물림하는 것일까. 사람들마다 행동에 느림이 있을수도 빠를 수도 있는 것이고, 물론 단체 생활에서 행동이 더딘다는 것은 좀 짜증날일이지만 그것이 정당화 되어서는 안될 것 같은데 말이다. "너 같은 놈 때문에 군대에서 폭력이 없어지지 않고 이런 사고가 벌어지는 거야. 반성하는 대신 감추고 속이려고 하니까 말이야"(p.352) 말로만 미안하다라는 사과가 아니라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반성과 사과를 한다면 병영문화도 좀 개선되지 않을까. 꼭 군대에서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곳에서도 그런 폐해가 없어지지 않을까. 이런 이야기들을 소설속 이야기에서만 등장했으면 좋겠다. 절대로 현실에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담이지만 박해로 작가님의 섭주 사랑을 끝이 없다. 이번 이야기 「고문관」에서도 섭주가 등장한다. 이제 박해로 작가님의 이야기를 읽을때면 어느 책과 연결이 되나하고 생각하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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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커버 로봇 - 인간 세상에서 살아남기 꿈터 책바보 20
데이비드 에드먼즈.버티 프레이저 지음, 이은숙 옮김 / 꿈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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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세상에 스며든 로봇 도티. 도티는 로봇이라는 것을 알아낼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다. 1년동안 브루셀 아카데미의 학생으로 생활하면서 모두를 속여야만 한다. 성공한다면 도티 팀은 큰 상금을 탄다. 또한 인간이 아닌 로봇을 찾아내는 사람에게도 상금이 주어진다. 수많은 알고리즘과 계속되는 업데이트를 통해, 그리고 인간과 교감(?)하면서 도티는 성장해 나간다. 과연 이런 프로젝트처럼 여러명의 도티가 우리 사회에서 활동한다면 나는 찾아낼 수 있을까. 인간들이 프로그래밍 한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도티를 보면 안드로이드나 인간이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내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설마, 다른 사람들이 보는 '내 모습도 왜 저러나?' 의문을 갖게 될까?

내가 어릴적 상상했던 미래의 로봇은 뻣뻣하기 그지없고 정해진 프로그래밍에 따라 움직이며, 자주 오류를 일으키는 그런 모습이었다. 요즘 기술의 발달은 꽤 가속화 되어 있기에, 도티같은 로봇이 언젠가는 등장하게 될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인간은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는 부류와 그것을 이용하며 점점 단순화되어 가는 양극화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다.

304일간의 튜링 테스트! 과연 도티를 우승자가 될 수 있을까, 다른 곳에 안드로이드가 하나 둘씩 발견이 되면서 더더욱 도티의 우승확률을 높아지면서 또 그녀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서서히 강렬해지기 시작한다. 귀엽고 순수한 도티가 난관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보는 걸로~ 이 책을 만나면 아마 나처럼 도티를 만나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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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악당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법
정소연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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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여러 지면에 쓴 칼럼, 수필, 해설을 모은 것이다. 꽤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의 이력을 보면 나는 꽤 단순하게 삶을 살아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꽤 제목이 눈길을 끌었는데, 세상의 크고 작은 악당들은 구석구석에 존재한다. 표면에 드러난 악당부터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혹은 내가 누군가에게는 악당이 될수도 있겠다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왜 세상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았을까라는 질문을 해본다. 너무나도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언급되는 이야기들을 보면 들어본 것은 맞지만 그 속사정을 자세하게 알지는 못하고, 내 일이 아니니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았다. 결국에는 세계의 악당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방법은 내가 속한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최근에 성전환 수술을 했던 한 군인이 강제 전역을 당했고, 그에 대해 부당함을 호소하며 행정소송을 냈다. 하지만 그는 세상과 인연을 놓아버렸다. 어쩌면 내가 겪은 일이 아니기에 혹은 아는 사람중에 그런 고민을 하던 이를 본적이 없기에 별로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읽었던 책중에 보면 자신이 죽은 이후의 세상도 고민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한다. 지금이야 나와는 상관없으니 무관심할수도 있겠지만 내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생각한다면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일 것 같다. 또한 무관심보다 위험한 것은 그에 대한 혐오가 아닐까. 인터넷 세상이 발전하다 보니 사이버세상에서 벌어지는 무차별한 혐오는 당사자들에게 꽤나 아픔을 준다. 왜 굳이 시간을 내서 그런 허튼짓들을 하는 건지 참으로 알 수 없다. 언젠가 어떤 책 리뷰를 썼는데,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댓글을 받은적이 있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것은 틀렸다는 것이 아닐진데 왜 그리 나만 잘났다는 듯한 댓글을 달았을까. 모든 상황에서 조금더 예의있게 행동하는 것은 그리 힘들까.

세상의 악당들로부터 타인을 구하는 히어로가 나는 되지는 못하겠지만, 서로들 자신만이라도 구한다면 그 뜻이 모여 결국엔 이겨나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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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별에 서툴러서 - 이별해도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
최은주 지음 / 라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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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별에 서툴다. 이별을 잘 하는 사람들은... '꾼'인가?

이 책에 나오는 사연들은 제법 끈끈한(?) 인연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다. 가족, 죽마고우, 연인 등등.. 하지만 나는 미련이 많은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미련하거나. 좋은 인연이 될 줄 알았던 관계가 틀어졌을 때도 과감하게 끊어내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잊을만하면 또 꺼내서 나를 괴롭힌다. 그럴땐 이런 이별카페의 이별노트에 '이젠 끝이야, 인연이 아닌걸'이라고 쓰고 나서, 깨끗하게 이별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별에 서툴러도 너무나도 서툴다....

사실 이 책은 재독하는 거다. 그래서 어렴풋이 내용이 기억난다. 신기한건 내용을 앎에도 불구하고 처음 읽을때와 같은 곳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안 그럴줄 알았는데 말이다. 그 이야기는 자폐증 오빠의 손을 놓는 동생의 이야기인 「미안하지만 설레기도 해」이다. 한살 터울의 오빠는 자폐증이었다. 어릴적 아빠는 엄마와의 이혼으로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났다. 어렸을 적에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커서는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없었다. 엄마는 병으로 눈을 감는 순간까지 편치 못했을 것이다. 스물두살 그렇게 오빠와 단둘이 되고서 15년... 그녀도 그녀의 삶을 살아야 했다. 오빠를 생활시설에 입소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그녀를 이해한다. 그동안 많이 해왔다. 그렇다고 그녀도 오빠를 온전히 놓아버린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쩌면 짠했던 그녀의 삶 이야기가 어느때라도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

누구나 이별하지만 우리는 이별에 서툴다. 그러나 서툰 이별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작은 위안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p.207)

작가는 이별을 함께 나누는 것으로 작은 위안을 얻을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지만 아직 나는 그럴 용기가 없다.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리면 괜찮아질 수 있겠지만.. 아직은 그냥 서툰대로, 때로는 나만의 방법으로 잘근잘근 씹으며 그렇게 이별을 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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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시간 - 마지막 드래곤 에린의 모험 책 읽는 샤미 10
남세오 지음, 김찬호 그림 / 이지북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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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 드래곤... 이상하게도 난 동양적인 용보다는 서양적인 용이 더 눈길이 간다. 약간 통통하면서도 커다란 날개가 맘에 드는지도 모르지. 가끔 이런 판타지 소설을 읽을때면 상상을 하곤 한다. 정말로 용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어느 한적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에 용이 살지도 몰라, 모두가 잠든밤에 유유히 하늘을 날아 이동할수도 있어라고 말이다. 그런데 이 책 < 너와 함께한 시간 >은 또 다른 상상을 할수 있게 해준다. 바로 드래곤이 사람의 모습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과 어우러져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두가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는 불가능할 것 같다. 이 책에도 인간과 드래곤의 싸움이 시작되니 말이다.

"인간은 자신이 죽은 이후의 세상도 고민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하셨어. 어떻게 사느냐만큼이나 어떻게 죽느냐도 중요하다고"(p.15)

인간은 나약한 시절 황금 드래곤 에린과 친분이 두터웠던 이도가 전쟁에 나서면서 한 말이다. 금기를 깨고 이도를 살렸다는 사실에 놀라 모습을 감춘 에린은 참으로 혼란스러웠지만 어쩌면 에린은 어떻게 사느냐와 어떻게 죽느냐의 중요성을 깨달은 유일한 생명체가 아니었을가도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월이 흘러 과학기술이 발전한 인간은 드래곤을 향한 전쟁을 시작한다. 타국의 침략과 드래곤과의 전쟁을 넘어서 어쩌면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그래서 지구의 종말을 가져올 수도 있는 그러한 전쟁이다. 과연 에린은 그런 지구를 지킬 수 있을까.

요즘 보면 인간은 자신의 죽은 이후의 세상은 전혀 생각지 않는것 같다. 나하나 잘살면 되지 뭐, 이런 생각때문에 죽은 이후의 세상은 커녕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도 나만 집중하느라 남에게 어떤 피해가 가는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피해를 준다. 요즘 같이 모두가 힘든 팬더믹 상황에 정당한 요금을 치루지 않고 먹튀하는 사람들이나, 길거리를 걸으면 담배를 피워대는 통에 뒤에서 봉변을 당하는 비흡연자나.. 제발 죽은 이후의 세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살고 있는 동안에도 좀 고민하면서 남을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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