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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시민 불복종 (합본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41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이종인 옮김, 허버트 웬델 글리슨 사진 / 현대지성 / 2021년 12월
평점 :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인생고전이라고 하는데, 나는 사실 이 책을 안지 얼마되지 않았다. 1년이 조금 넘었을뿐... 어쩜 나는 무늬만 독서애호가였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꼭 읽어보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금새 내게 기회가 생길줄은 몰랐다.
소로는 월든 호수 옆 숲속으로 들어가 2년 2개월가량 혼자 살며 그동안의 삶을 써내려간 이야기이다. 그 시기가 170여년전 이다 보니, 그가 지출비용을 잠깐씩 기록한 내용이 낯설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의 삶이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인생의 안식년(휴식)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나의 오판이었다. 그는 그저 도끼 한자루를 들고 들어가 집을 짓고, 그의 두 손을 빌어 그 곳에서의 삶을 지속해 나갔다.
우리의 위대한 정신에 의해 깨어나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인 장치로 깨어난다면, 그 날은 하루라고 할 수 없고 또 그런 날에는 기대할 것도 별로 없다.(p.119)
이 문장을 읽을 때 나는 생각했다. 매일 아침을 알람 솔리라는 기계적인 장치로 깨어나는 나의 삶은 소로가 말한대로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 별로 기대할 것도 없는 매번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저 정해진 일상대로 내 몸을 움직이는 것이지 자연적인 신체적 리듬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닐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나는 캠핑보다는 잘 씻을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이 있는 곳으로 휴식을 취하러 가겠다는 생각이 강해, 어떤 고즈넉한 자연속에 휴식을 떠나도 전혀 기계를 손에서 놓치 못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럼 영원한 "인생의 독립 기념일"은 없으려나.
사실 이 책은 호숫가에서 집을 지어 살면서 적은 책이라 에세이 같다고 생각했는데, 내게는 결코 만만치 않은 책이었다. 어쩌면 한번 읽고 나서 내용을 다 이해해야지 한 것부터가 나의 자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첫만남은 당혹스러웠지만 두번째 만남은 조금 더 소로에게 다가가기를 그리고 자연에 심취해 보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