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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썼습니다 - 그냥 위로가 필요했을 뿐이야 / 각박한 세상에 마음 둘 곳 없는 우리들의 이야기
이현규 지음 / nobook(노북) / 2022년 1월
평점 :
대학 다니던 시절에는 지하철에서 참 많은 것을 했다. 공부도 했고(웬 모범생??), 책 도 읽고.. 자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다. 지금은 의자에 앉자마자 정신없이 잠을 자고 있으니... 한심하군...^^;;
이 책 제목을 처음 접했을때 아마도 예전에 내 모습들이 떠올라서 반가웠다. 예전에 나도 무언가를 했었구나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시인줄 알았다. 나는 시에 매우 약한데..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시이면서도 수필인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짧은 문장을 좋아하고, 적당히 끊어 다음줄로 넘기기도 하고, 빈 줄도 넣고 그래서 그를 시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나만 그런건 아닌가 보다. 그래서 작가는 이 글을 "시필(詩筆)"이라고 말한다. 시와 수필의 중간쯤인 새로운 문학장르. 나처럼 시에 살짝 거부반응이 있는 사람들에겐 아주 반가운 장르가 아닌가 한다.
계단에서도, 길을 걸으면서도, 교문을 지나면서도 책을 읽는 선생님이 있었다고 한다. (p.103, '책 읽는 선생님') 하지만 그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이 무단횡단을 해도 신경을 쓰지 않고 책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그 후로 그 선생님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도 간혹 신호등을 기다릴적이나 엘레베이터를 탈때도 책은 손에서 놓지 않기는 한다. 만약 내가 선생님이라면 책을 읽다가도 무단횡단 하는 아이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았을거다.
백만권의 책을 읽어 아무리 많은 것을 알았다한들
아무리 많은 것을 깨쳤다한들
아무리 많은 것을 가졌다한들
오직 자기 밖에 모른다면...
나와 연결되어 있는 나 이외의 것들을 생각합니다. (p.104)
사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 같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모두 내 맘 같진 않더라.. 아마도 누군가의 눈엔 나도 곱게 보이지 않을테니 불평을 말아야지.
누구나 부담없이 쓸수 있는 '시필'이라는 장르. 살짝 호기심이 느껴지긴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쓰는것보다 읽는 것이 더 어울릴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