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을 당할 수 없고 세상 모든 것에는 배울 점이 있다 - P14

독서란 정처 없이 방황하며 스스로 길을 찾는 행위지 누군가에 의해 목적지로 끌려가는 행위가 아니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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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해체를 당하도록 서로 갈등을 일으킨 것일까. 그들이 애초에 닿을만든 목적이 무엇이었을까. 빼앗긴 나라를 찾자는 것이 아니었겠는가.
그런데 주도권 다툼이 그리도 중한 것이었을까. 그들은 주도권 다툼을하면서도 당이 해체까지 당하게 될 줄은 몰랐던 것일까. 지금 그들의 심정은 어떨까. 자신들의 행위를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을까. 아니면 서로먹지 못할 떡이었으니 속시원해할까. -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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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멋진 날
정명섭 외 지음 / 북오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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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은 힘들고 어둡기만 할까"

여기 4명의 작가의 앤솔로지 소설집에는 나름의 고3을 지내고 있는 학생들이 나온다.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고3들은 대입이라는 목표를 향해 수험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고달프다. 학교로 학원으로 독서실로.. 마치 시계추마냥 다니고 있다. 항상 잠이 부족하고, 어깨를 무겁게 하는 두꺼운 문제집을 들고 다닌다. 그렇다고 모든 고3아이들이 대입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 일찍 사회생활을 준비하기도 한다.

「겨울이 죽었다(by 범유진)」, 「어느 멋진 날(by 정명섭)」, 「비릿하고 찬란한(by 홍선주)」, 「오늘의 이불킥(by 김이환)」의 4편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각 이야기에서는 현장실습에 나섰다가 자살한 쌍둥이 동생을 가진 언니가,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평범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친구를 밀어버린 아이가, 마법사를 꿈꾸는 고3학생들이 등장한다. 앞선 세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현실에서 우리가 마주치는 아이들이고, 「오늘의 이불킥」에 등장하는 서연이는 마법사를 꿈꾸는 마법학교에 다니는 인간계의 아이이다. 마치 < 해리포터 >에 등장하는 헤르미온느가 떠오른다. 하지만 헤르미온느처럼 똑부러지는 않고 실수투성이 이불킥을 해대며 친구에게 편지를 쓴다. 「겨울이 죽었다」에서 아무도 겨울이의 죽음에 대해서 책임지는 사람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어서, 그 실상을 알리려 했던 가을이의 이야기가 속상했다가, 다음편을 읽어나가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흐뭇해졌었다. 그리고 서연이의 이불킥을 보면서 어찌나 재밌던지.. 성인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서있는 우리 아이들이 고달프게만 산다고 생각하지 않고 멋진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잘가요, 엄마. 찬란한 순간을 꼭 맞이하세요."(p.99)

고3인 아들이 제일로 눈에 밟히지만 늦지 않게 엄마의 행복을 빌어주는 동철(「어느 멋진 날」)이의 말처럼 우리 아이들도 '찬란한 순간'이 존재함을 알았으면 좋겠다. 입시에 실패하더라도, 일찍 나선 사회에서 힘들어 직장을 그만두어도 지금은 힘들어도 분명 '찬란한 순간'은 또 오리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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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브로콜리 싱싱한가요? - 본격 식재료 에세이
이용재 지음 / 푸른숲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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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브로콜리를 예전에 참 좋아했었다. 어떻게 해야 식감을 살리는지 잘 모르지만 그냥 물에 살작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아니면 좋아하는 쌈장을 얹어 먹으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어느날엔가 들은 브로콜리에 많은 영양소 중에 하나가 단백질이라고 들었다. 잉?? 단백질?? 워낙에 촘촘하게 꽃송이가 모여 있다보니 벌레가 많다고.. 음.. 그동안 물에 설렁설렁 씻어서 데쳤으니... 본의 아니게 단백질 섭취? 그 후론 브로콜리는 안 먹게 되었다. 모르면 모를까, 알고서는 손이 가지 않아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 씌여있는 이 브로콜리는 좋다.

벽돌에게 물어본다. "무엇이 되고 싶으니?"

그럼 벽돌이 대답한다. "저는 아치가 되고 싶어요." (p.9)

이 책은 건축가 루이스 칸의 '벽돌과의 대화'로 시작한다. 건축 재료가 순리를 따라 되고 싶은 모습, 즉 지향하는 건축의 요소가 있을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데, 저자는 식재료가 순리에 따라 되고 싶은 음식과 요리, 다시 말하면 식재료마다의 '포인트'를 살리게 되면 더욱더 맛있는 음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이 책은 식재료에 관한 에세이이다.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나는 참으로 식재료에게 참으로 불친절하고 환영받지 못할 것 같다. 어찌 나는 이리도 제멋대로 음식을 하지 못하는가. 아마도 자신들을 마구 굴려도 불쌍한 인간하나 구제한다고 맘껏 자신들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아닌가 한다.

내가 별로 식재료에 지식이 없지만, 몇가지 식재료에 눈길이 갔는데, 그 중 하나는 "애호박"이다. 요즘에는 봉투에 담아서 키우는 호박이 있는데 (일명, 인큐베이터 애호박), 나는 이것이 너무나도 싫다. 병충해를 막고, 저장성이 높고 육질이 단단해서 맛이 좋다고 하는데, 어쩐지 자라면서 억압되는 것 같아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아무리 맛이 좋다고 해도 나는 그냥 자유롭게 자란 애호박을 먹는데 맛이 조금 덜해도 마음이 편하다. 그런데, 이 애호박이 수분 함량이 95%라고 한다. 그래서 곤죽이 될때까지 볶는 호박나물보다는 볶지 않고도 맛있는 나물을 먹을 수 있다니 한번 응용해봐야겠다.

문득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식재료의 특성을 알면 같은 음식이라도 더 업그레이드 맛을 느낄수 있을것 같다. 이 책은 옆에 두고 식재료의 일면을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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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비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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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책태기에 빠지면 히가시노의 책을 읽곤했다. 아무리 두꺼워도 하루에 다 읽게 되는 그의 소설은 책태기쯤은 휙 날려주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이 소설도 벌써 8년전에 읽었던 이야기이고, 어느 이야기이든 다시 읽게 되면 다른 시선으로 다가오게 마련인데, 한동한 뜸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또 줄줄이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이번에 새로 안 사실인데, 히가시노에게 가장 약한점은 역사물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그의 이야기에는 역사물은 없었던 것 같다. 작가 본인도 역사물은 무리라며 거절했지만 본격적인 역사물이 아니어도 된다는 편집자의 말에 어찌어찌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역시 그에게는 무리였을까. 이 말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이 책이 역사물에 살짝 걸친것이라고도 생각치 못했을테다.

에도시대에는 있었다는 하지만 지금은 없는 노란 나팔꽃을 쫓는 사람들. 사실 흔하게 봤던 나팔꽃인데, 파란색이 있다는 것도, 노란색이 없다는 것도 알지 못할 정도로 너무 무심했던 것일까.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를 가끔 방문하며 할아버지가 애지중지 하던 꽃들을 블로그에 올리던 일을 하던 리노는 어느날 할아버지가 살해당한 현장을 발견하게 된다. 그 당시는 너무 정신이 없어 미처 알지 못했는데, 할아버지가 블로그에 올리는 것을 꺼려하던 노란꽃의 화분이 없어진 것을 알아채고, 혹시 꽃에 대한 정보를 알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인터넷에 올린다. 식물학자라고 밝힌 요스케가 연락해온다. 어서 블로그를 폐쇄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남긴 그에게 따지러 갔다가 그의 동생 소타를 만나 사건을 파헤치게 된다.

초반에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만났을때는 무척 신선했었다. 항상 그의 이야기 소재는 신선함은 물론, 대놓고 범인을 가르쳐 주면서 그들의 알리바이를 깨트려 주는 방법을 보여주거나 혹은 전문적인 형사가 아닌 이들이 제약적인 조건에서 사건을 파헤치는듯, 독자들에게 충분히 흥미를 유발하게끔 한다. 또한 그의 이야기속 단서들은 아무 의미없는 것들이 없다. 그 곳에 배치 되어 있는 것들은 다 이유가 있었다. 실은 요즘에 히가시노 이야기와 소원해지기는 했지만, 프롤로그에 언급되었던 이야기를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데 다시 만났을때, 예전에 히가시노에게 열광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 생존을 계속하면 허락받은 것일까. 있는 것은 있는 대로 둔다는 게 내 생각이야. 거꾸로 말하면 사라지는 것은 사라지도록 둔다는 거지. 어떤 씨앗이 사라졌다는 것은 사라질만한 이야가 있다는 거야. 노란 나팔꽃이 사라진 것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거야."(p.209)

나름의 이유를 무시하고 역행하는 것 때문에 모든 것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보는 대목이다. 히가시노의 이야기는 나름의 메세지를 느낄수도 있다는 것이 참 매력적이다. 간만에 읽은 < 몽환화 > 이 책으로 아무래도 히가시노의 책을 다시 읽어야하는 때임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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