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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평점 :
책 중독자로 살아온 문유석 판사의 독서 에세이.
이 책을 한때 이웃들이 많이 읽고 있어서 궁금했었다. 게다가 제목마저 '쾌락독서'아니던가. 책 읽는 사람이라면 어찌 안 끌리겠는가. 그런데,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무척이나 행복했다. 내가 좋아하는 책, 그리고 읽으려고 하는 책들의 이야기가 등장했고, 나름의 사연을 갖고 있다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기 때문이다. 독서는 정해진 것은 없는 것 같다. 각자가 좋아하는대로 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편독을 하면 어떠랴.
세상에 의무적으로 읽어야 할 책 따위는 없다.(p.14)
그렇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독서교육을 망치는 제일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필독도서'인 것 같다. 그거 안 읽는다고 큰일나지 않을텐데 말이다. '필독독서'라는 말이 붙는 순간 재미가 반감되는 것 같다. 또한 요즘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 기기들이 독서에 흥미를 떨어뜨리지 않는가 싶다. 어린시절 나가서 친구들과 노는 것 외에는 집에서 책을 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저자처럼 엄마가 사준 세계명작전집, 위인전집을 읽었고, 그리고 도서관을 알게 해주었고, 친구집에서 만난 셜록홈즈 단편집. 그때부터 난 추리장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재미있게 읽으셨던 < 오싱 >이 궁금해서 대학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것 같은데, 그 내용이 지금은 생각이 안난다. 아마도 다시 읽어봐야할 것 같다.
더욱이 요즘 읽고자 하는 책이 < 몬테크리스토 백작 >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나를 쫓아왔다. 항상 읽어야겠다고 마음 먹은 책들은 내가 어떤 책을 선택해서 읽더라도 꼭 쫓아와 등장을 한다. 마치 흔들리지 말고 꼭 읽으라는 뜻인것만 같다.
저자가 호르몬이 왕성해질 무렵 < 젊은 그들 >은 너무나 가슴 뛰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대원군을 추종하는 비밀결사 활민당의 소년 검객 재영과 남장 소녀 인화가 첫 키스하는 장면에서 무척이나 감정이입이 되었다고.. 사실, 난 이 책을 중학교 시절에 읽었었다. 호르몬이 왕성해서 나도 감정이입을 한 것은 아니었고, 마지막 장면이 꽤 충격적이었다.(결말은 비밀~) 어느날 문득, 거의 30여년이 지나서 다시 생각난 이 책을 어렵게 제목을 기억해내서 헌책방을 뒤져 구입해서 다시 읽고야 말았다. 아직까지 이 책은 언급했던 책을 만난적이 없었는데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르겠다.
습관이 행복한 사람이 행복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저자가 먼저 언급한 말은 아니고,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 이동진 독서법 >이라는 책에서 언급된 구절이라고 하는데. 맞는것 같다. 그리고 그런 행복한 사람들과 만나서 나의 독서생활이 더 발전하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