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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물 이야기
양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6월
평점 :
자고 일어났더니 벌레가 되어버린 프란츠 카프카의 < 변신 >. 읽긴 했지만 해충으로 변했더라밖에 생각이 안나는... 다시 읽어봐야겠지. ^^;; 양지윤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는 자고 일어났더니 무생물이 되어 버렸다. 반면 무생물이었던 다른 것들은 생물이 되어 있었다. 생물이라면, 세포로 구성되어야 하고, 물질대사를 하고, 항상성 유지를 해야하고 and so on... 직업병처럼 너무 이과적인 해석인가.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어째 너무나도 틀에 박힌 생물과 무생물 차이때문에 왜 주인공은 무생물이 되었는데 자꾸만 말을 하지. 왜 계속해서 움직이지.. 하면서 소설에서 너무 겉돈것만 같다.
방에 자신을 가두면서 어찌보면 주인공은 자신이 잊혀지기를 바랬던 건 아니었을까. 어느날 창너머로 보았던 가방속에서 나온 아줌마. 그 가방을 찾기위한 여정들이 시작된다.
무생물이 된다는 것은 잊혀진다는 것이다. 무생물이 무생물인 이유는 살아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슴 속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p.271)
각박해진 세상에서 무생물이 된다는 것은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되어 간다는 뜻인것 같다. 얼마나 힘든 세상인가. 이 세상에 내 자리는 과연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생기기도 하고 또 다시 힘을 내고 일어서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집을 찾아가지만 자신의 집에서조차 쫓겨나는 인물들을 보면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을 밀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모두 얼마쯤은 무생물이다. 텅 빈 가슴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은 그 안을 진실로 채워야만 한다. 내 집 안의 무생물들을 보며 깨달았고 마찬가지로 내가 무생물이라고 착각하는 동안에도 깨달은 사실이다. 나는 살아간다.(p.271)
처음에는 무생물로 변한 삶은 어떤 것일까 호기심에 시작을 했고,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어떤 의미가 있을것인가 고민을 해보면서 결말에 도달했다. 대부분 등장인물들은 아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관념속에 가두기도 한다. 하지만 무생물이라면서 생물인가 의아했던 것은 실제로는 무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생물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생물들이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힘차게 살아가야한다는 것이 마지막을 끝내는 결론인것 같다. 잘 이해하고 있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