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이금이 저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홍선주 그림 / 밤티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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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거나 말썽을 피워 분위기를 해치는 아이들도 있겠지요. 그렇더라도 무조건 막기보다 아이들에게 먼저 배우고 깨우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게 어른과 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p.74)

공교롭게도 오늘 읽은 책들에 모두 이 "노 키즈 존"이야기가 있다. 사실 나도 "노 키즈 존"에 대해서는 찬성이다. 나는 젊은날부터 식당에서 무분별로 아이들이 뛰어다니거나 공공장소에서 제지하지 않는 부모들을 좀 싫어했다. 그래서 내 아이가 어렸을 때는 그러지 못하도록 했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천진난만한게 좋지만 때와 장소를 가릴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키즈"란 말 앞에 "No"라는 말을 붙힌다는 것은 좀 부정적으로 보일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훈육하기 전에 어른들부터 인식을 바로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깜작 놀라면 근육이 굳어서 넘어지는 염소가 있는데 사람들은 그 염소를 '기절 염소'라고 부른다. 시우는 곤란한 상황에서 기절 염소를 흉내를 내었는데 그냥 무마되고 넘어가는 것을 보고, 잔꾀를 부리다가 염소로 변한 시우 이야기를 다룬 「기절 염소」,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말만하는 몽순이를 엄마는 병원에 데리고 간다. 그리고 코끼리 선생님은 엄마에게 묘수를 가르쳐준다. 하지만 코끼리 선생님이 집에서 하는 방법은 별로 옳치 않아 보인다.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 엘리베이터의 각층을 다 누르며 장난치는 하늘이를 다룬 「열려라, 맘대로 층」, 빨간 돼지 저금통 꾸꾸를 소중하게 대하는 「누리는 꾸꾸 엄마」

얼마전 오리가족을 돌로 때려 죽인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과연 그것이 그 아이들만 탓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잘못된 일이라고 타이르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 아닐까. "노 키즈 존"이 생긴것도 아이들의 잘못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어른들의 잘못이라고 본다. 이 동화를 보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면 아이들의 마음도 알 수 있고, 또 어떤 일이 올바른 일인가 가르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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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최신 신경생물학과 정신의학이 말하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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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인가 이름도 귀여운 "곰돌이 채칼"을 사용했었다. 다양하게 썰리던 그 채칼을 처음 쓴건데... 왜 그 것으로 가래떡을 썰려고 했던지... 모르겠지만.. 뭐든 예쁘게 썰리고 그리고 이름도 너무나도 친근한 "곰돌이" 채칼이 아니던가.. 그런데, 귀여운 곰들도 결국엔 맹수였듯이.. 곰돌이 채칼에 내 손이 베이고 말았었다. 그냥 손으로 잡고 있어도 지혈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동네 외과를 찾아가서 몇바늘 꿰엤었다. 마지막 한바늘은 마취가 미처 되지 않은 곳이어서 하마터면 의사선생님을 때릴뻔 했다는 일화를 남기면서... 손톱에서 살짝 떨어진 곳이라 흉터도 남지 않고, 남았더라도 남들은 잘 알아채지 못하는 그날의 사건때문에 우리집 그 귀엽고 귀여운 이름을 가진 '곰돌이 채칼'은 선반장 깊숙이 귀양을 보내고 엄마가 쓰시던 아주 오래된 채칼이 다시 복귀했다.

아직까지도 그 채칼을 사용하지 못한다. 그래서 '늘상 트라우마로 남아서 쓸 수가 없다'라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내 경험도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을까 생각했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가 "진짜 트라우마"를 발현한다고 보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고 한다. 그저 PTSD는 트라우마의 일부만을 보는 부분집합 같은 것이라고 한다. 외면만 보고는 절대로 구별할 수 없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아도 꽤 매우 힘들어 하고 있을 이들을 조롱하는 듯 말해서도 안될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구심이 들었던 것 중 하나가 "사람을 죽인 공격과 사람을 살린 공격(p.208)"이라는 글을 읽을 때였다. 태국과 미얀마 사이의 국경을 따라 여행하더중 한 게스트하우스에서 한 투숙객이 돈을 훔치려고 다른 한 투숙객을 절벽으로 밀어떨어뜨렸다고 한다. 지금 리뷰를 쓰고 있으면서 내가 이 책을 읽을 당시 느꼈던 이야기가 맞나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살인자에 관해서는 더이상 소식을 알아내지 못했지만 아마 그의 트라우마 이력은 구구절절 길 것이라고 예상한다'라는 말을 살인자에게도 트라우마가 있다고 처음에는 해석했는데, 맞는지 아니면 내 문해력이 떨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처음 느낌을 말하자면, 살인이라는 행위를 저지르고도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분명 싸이코패스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이들을 제외하고는 겪은 사건이 크고 작거나 그 규모와 심각성을 떠나서라도 누구에게나 생길수 있는 그런 것일수 있다고 본다.

저자도 동생이 희귀 질환으로 인한 육체적 고통을 가족들에게 숨기고 자살을 선택했던 사건을 겪으면서, 동생과 같은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었기에 정신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그런 저자의 마음 때문에 편안하게 이 책을 읽으면서 트라우마를 이야기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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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분명 우리의 뇌를 변화시켜 완벽하게 살아 있다는 게 무엇인지 그 근본 의미를 망각하게 한다. - P37

트라우마는 삶은 물론 죽음에서도 우리의 이야기를 빼앗아간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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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속에 그런울음을 담고도 그리 무반응하고 무감각하게 강건하고 완강할 수 있는 그분이 위대하게만 느껴졌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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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생물 이야기
양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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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났더니 벌레가 되어버린 프란츠 카프카의 < 변신 >. 읽긴 했지만 해충으로 변했더라밖에 생각이 안나는... 다시 읽어봐야겠지. ^^;; 양지윤 작가의 이야기 속에서는 자고 일어났더니 무생물이 되어 버렸다. 반면 무생물이었던 다른 것들은 생물이 되어 있었다. 생물이라면, 세포로 구성되어야 하고, 물질대사를 하고, 항상성 유지를 해야하고 and so on... 직업병처럼 너무 이과적인 해석인가.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어째 너무나도 틀에 박힌 생물과 무생물 차이때문에 왜 주인공은 무생물이 되었는데 자꾸만 말을 하지. 왜 계속해서 움직이지.. 하면서 소설에서 너무 겉돈것만 같다.

방에 자신을 가두면서 어찌보면 주인공은 자신이 잊혀지기를 바랬던 건 아니었을까. 어느날 창너머로 보았던 가방속에서 나온 아줌마. 그 가방을 찾기위한 여정들이 시작된다.

무생물이 된다는 것은 잊혀진다는 것이다. 무생물이 무생물인 이유는 살아 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가슴 속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다.(p.271)

각박해진 세상에서 무생물이 된다는 것은 사회로부터 점점 고립되어 간다는 뜻인것 같다. 얼마나 힘든 세상인가. 이 세상에 내 자리는 과연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생기기도 하고 또 다시 힘을 내고 일어서기도 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의 집을 찾아가지만 자신의 집에서조차 쫓겨나는 인물들을 보면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가 자신을 밀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은 모두 얼마쯤은 무생물이다. 텅 빈 가슴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은 그 안을 진실로 채워야만 한다. 내 집 안의 무생물들을 보며 깨달았고 마찬가지로 내가 무생물이라고 착각하는 동안에도 깨달은 사실이다. 나는 살아간다.(p.271)

처음에는 무생물로 변한 삶은 어떤 것일까 호기심에 시작을 했고,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고민도 했다. 하지만 어떤 의미가 있을것인가 고민을 해보면서 결말에 도달했다. 대부분 등장인물들은 아니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관념속에 가두기도 한다. 하지만 무생물이라면서 생물인가 의아했던 것은 실제로는 무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생물이라 착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생물들이다.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힘차게 살아가야한다는 것이 마지막을 끝내는 결론인것 같다. 잘 이해하고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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