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가든 썩어빠진 사람들이 있어.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 아니야. 아주 나쁜 사람을 보고 싶니? 그럼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못할 성공을 안겨줘 봐. 언제든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한번 보는 거야." - P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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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사라진 뒤에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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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가끔 그러잖아요. 그래도 지금은 세상 많이 좋아진 거라고. 그런데 그게요. 어른들이 한 일이 아니에요. 죽은 아이들이 한 일이야. 아이 하나가 죽어야 그나마, 아주 조금씩 세상이 변해가는 거예요"(p.139, 140)

얼마전에 또 한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 체험학습을 간다고 떠났던 아이는 차가운 바다 속에서 부모와 차에 탄채 발견되었다. 사람들은 너나없이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아이들이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왜 생각을 못하는 것일까. 아이 하나가 죽어야 그나마, 아주 조금씩 세상이 변해가는구나.

소녀는 아이 아빠가 누군지 잘 몰랐다. 임신을 한 걸 알았을때, 부모는 도움을 요청할 만한 대상이 아니었다. 그녀도 방임되고 있었다. 좋은 부모에게 아이를 입양시켜주겠단 남자를 만났다. 그리고 아이를 낳았고, 소녀는 떠났다. 소녀가 낳은 딸은 남자의 손에 키워졌다. 그 곳에는 다른 아이들도 많았는데, 그 아이들 모두 세상에 흔적이 없는 아이들이었다. 여기서 사육되다가 입양되거나 장기적출을 당했다. 하지만 소녀의 아이는 영특했다. '아이'라는 이름을 받고 그곳에서 살아남았다. 이것이 소설 속 이야기라고만 믿고 싶다. 그래야만 한다. 현실에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런 이야기들을 현실에서 접하게 된다. 너무나도 속상하다. '아이'는 장애가 있는 남자아이 '도우너'를 데리고 그 지옥같은 곳을 탈출한다. 그리고 학대받거나 방임으로 힘든 아이들을 구조(?)한다.

작가는 '평택 아동 살해 암매장 사건'을 계기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찾아보니 나도 기억이 나는 사건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거기서 멈추게 하지 못했다. 반복적으로 사건은 발생했고, 많은 아동들은 짧은 삶을 고통만 알다가 떠나갔다. 왜 우리는 아이들이 사라진 뒤에야 현실을 직시하는 것일까.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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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표정한 침묵, 그건 바로 비겁한 침묵이었다 -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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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가끔 사는게 복잡해질 때도 있거든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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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서점 - 살인자를 기다리는 공간,
정명섭 지음 / 시공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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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6월 스토킹 도서

살인자를 기다리는 공간, 기억서점...

참 만나기 힘들었던 책이다. 책바다로 신청할 책이 있어서 함께 했더니, 관내에 있는 책은 이용을 못한다 하고, 반납일자를 기다렸다가 빌리려는 것은 예약버튼도 뜨지도 않으면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재대출을 하고... 조금만 집중하면 하루면 다 읽을것을...(몇몇 사람만 그런가).. 게다가 예약을 걸어놓은 책은 일주일이 넘도록 반납도 되지 않았다. 기다리다 지쳐 알아본 사연인즉, 도서관에서 행사때문에 빼놓았다는, 예약자가 있는 것을 몰랐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살인자를 기다리는 공간'이 아니라 '살인을 부르는 책'이 될 뻔했네. 이렇게 순식간에 읽히는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폭발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명섭 작가 책인데 어찌 안 재밌을수가 있을까 싶다.

대학교수이자 고서저거 수집가로 TV출연도 왕성한 유명우 교수가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한때 가족들과의 꿈이던 서점을 운영하겠다고 한다. 이른바 '기억서점'!! 명우는 15년전 프랑스 유학에서 막 돌아오자 마자 대학총장의 고희연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몰았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부터 자꾸만 일이 꼬이더니 급기야는 터널속에서 사냥꾼이라고 밝힌 살인자와 대면하게 된다. 그때 사고로 아내와 딸은 사냥꾼에 의해 무참히 살해 당했고, 명우는 두 다리를 잃었다. 그가 꼭 안고 있었던 사냥꾼의 고서적 < 잃어진 진주 >를 미끼로 그를 기다릴 것이다. 그리고 복수를 할 것이다.

목격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건 초반에는 명우가 강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다. 아니면 수사를 하기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간혹 일어나는 사건들에서 범인검거가 미흡하다거나 혹은 보험관계를 들먹이며 가족들을 추궁한다거나, 혹은 잡혔더라도 그 형량이 매우 가벼워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을 대신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살인의 가장 큰 아픔은 (희생자의 가족과 지인에게) 준비하지 못한 이별이라는 것입니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함께 기억의 무게감에 짓눌려버리는 것이죠.(p.283)" 명우는 과연 기억 서점으로 그 무게감을 떨쳐버릴수 있었을까. 어떤 일로도 그 무게감은 떨쳐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제발 사회적 형벌으로라도 조금이라도 남겨진 이들의 마음에 위안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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