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 고수 - 신 변호사의 법조 인사이드 스토리
신주영 지음 / 솔출판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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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억울한 사람이 있어선 안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억울한 사람이 많이 있다. 관습적으로는 합당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법무구를 피해가지 못한다면 억울하지만 그 일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세상 모든 사람이 법에 대해 자세하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조인의 도움을 받아야 할터이다.

요즘 꽤 주목받고 있는 변호사가 있다. 바로 드라마 <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우영우 변호사이다. 실제로 자폐를 가진 변호사도 있다고 하지만, 혹자의 말에 의하면 '동화'같은 이야기이다. 드라마에서는 물론 패소하는 상황도 있지만 극적이고, 정의가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만..어찌보면 법정이야기보다는 경도지만 장애를 갖고 있는 우영우 변호사의 성장을 바라보는 것에 더 중점이겠지만 말이다.

이 책이 낯설지 않은 이야기는 드라마의 한 에피소드의 실제 모델이 된 사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 2자유로' 건설을 위해 노선을 정했는데, 고양시 덕양구의 어느 마을은 두 동강이 나고 소음과 매연을 뒤집어 쓰게 된 주민들이 도로 구역결정 취소 청구소송과 효력정지 신청을 하게 되었다. 드라마에서는 2회 분량으로 이 에피소드를 다뤘지만 상당히 오래 이 사건은 진행되었다.

어떻게 사람 사는 데를 자동차전용도로가 깔고 지나가게 합니까? 우리 보고 그 소음과 매연을 어떻게 견디라는 거예요? 환경영향평가? 여기 도로구역 근방에 노루 몇 마리, 새 몇 마리 관찰된다 그러는데 우리는 안 보이나요? 우리가 그 노루나 새만도 못합니까?(p.160, 161)

법적으로 하자가 없고, 국책사업이라고 하지만 참 그 씁쓸함은 어쩔 수 없다.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고, 사업이지만, 결국엔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일까. 이 일은 주민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했지만 결국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를 했지만 또 패소하고 말았다. 이 상황을 저자는 '재판은 아프다'라고 말한다. 드라마에서는 '팽나무'가 마을 사람들의 손을 들어주게 되었지만, 현실에서는 공사중 발견된 구석기 유물 8천여 점이 대거 출토되어 일부 수정이 되었던 듯하다. 법은 주민들을 외면했지만(나름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4만년전에 살던 구석기인들이 일부나마 도로건설 계획을 수정하게 해주지 않았나.

사실 세상에 억울한 사람들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타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억지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어찌 일방적인 자기 이익만을 내세울수 있을까. 그래서 보다 억울해 하는 사람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변호사들은 치열하게 그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혜를 찾아가는 변호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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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입장은 , 인간이라면 누구나 최소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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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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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라면 피해갈 수 없는 성장통... 대체 어떻게 '나'를 사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10대들을 위한 단편소설집.

「가슴, 앓이(정해연)」, 「열네 살, 내 사랑 오드아이(조영주)」, 「소녀들의 여름(장아미)」, 「꿈 속을 달리다(정명섭)」, 「지아의 새로운 손(김이환)」 다섯편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자아를 찾아가는 사람들의 성장통은 꼭 10대만의 사정을 아닐듯 싶다.

특히나, 앞서 이야기 「가슴, 앓이」와 「열네 살, 내 사랑 오드아이」를 읽어보면서 주인공 아이들의 성장통이 눈에 들어오기 전에 그 주변의 못된 아이들이 시선을 끌었다. 그런데 책 속에서 뿐만이 아니라 어느 곳에나 사람들의 약점을 잡고 놀리거나 하는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있었던 듯 싶다. 그것은 사람의 심리일까. 요즘에 이런일이 많다고는 하지만 예전에도 별다르지도 않았었던 것 같다. 그저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지 않았을 뿐 예전에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자신의 신체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어서 자꾸만 위축이 되는 선하(가슴, 앓이), 규리, 민기(열네 살, 내 사랑 오드아이). 사실 딸아이가 다섯살 즈음일까. 흑인과 머리가 긴 남자를 보고 눈을 떼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다섯살 어린아이에게는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라든지, 집사람들을 보더라도 여자는 머리가 길고, 남자는 머리가 짧은데, 머리가 긴 남자가 어색했을 수가 있다. 그때 세상에는 나와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빤히 쳐다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물론 이것은 나는 교육을 정말 잘해라든지, 우리 아이는 절대 남의 약점을 공격하지 않아라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우리 개는 안 물어요'하는 것과 같은 경우가 아닐까. 선하와 규리, 민기가 성장통을 겪어야만 했던 이유는 컴플렉스라기 보다는 다른 이들의 편협한 시선때문이었을 것이다. 사회가 변해야 하고 어른들이 변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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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 2
이민진 지음, 이미정 옮김 / 문학사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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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랑 >을 읽기 전까지는 일제강점기에도 사람들이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었다. 그저 힘든 시기가 있었을뿐이다 생각했지만 실제로 누군가는 그 어려운 시기를 살고 있었다는 것을 느껴서 꽤 마음이 아팠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읽고 싶었지만 한동안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이 < 파친코 >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던 윤여정 배우님이 드라마로 제작되서 꽤 유명세를 탔다. 언제고 읽겠지만 꽤 유행하고 있을때는 잠시 뒤로 밀어놓는 편이었는데, 이웃님이 읽으시길래 예약을 했었는데, 다행히 일찍 도착을 해서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내가 읽은 책 1편에는 '순자'라고 표현되서 드라마 상 배역의 이름이 고쳐진게 아닌가 했는데, 2편에는 '선자'로 표기되어 있다.... 출판사가 바뀐 것은 아니니 오류였을까.

이야기가 옆으로 샜는데, 1편을 읽을 때까지는 미처 몰랐지만 2편을 읽으면서 무언가 가슴이 먹먹해짐을 느꼈다. 그곳에서 태어났지만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했던 조선계 일본인, 일명 '자이니치'라고 불뤼우는 사람들이 겪는 부당함 내지는 정체성의 혼란이라고 할까. 전부는 아니였지만 조금은 느낄수가 있었다.

서울에서는 나같은 사람들을 일본인 새기라고 불러. 일본에서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무리 근사하게 차려입어도 더러운 조선인 소리를 듣고. 대체 우리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들은 굶어 죽거나 공포에 떨고 있어.(p.220)

일제강점기때 그들은 일본으로 갔고, 그 곳에서 정착되었다. 일제강점기때에는 조선인이라 멸시를 받고, 해방이 되어서는 북한으로도 남한으로도 갈 수 없는... 당시 1세대들은 그런 어려움이 있었다고 예전에 어떤 책을 통해서 얼핏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 이야기 양진, 선자, 노아와 모자수, 솔로몬에 걸친 4대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들을 통해 이방인으로 살아야만 했던 삶을 조금은 알게되는것 같다.

내용과 달리 왜 이 책은 제목이 < 파친코 >일까 했다. 당시 '파친코 운영'은 조선계들에게는 일본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유일한 생계수단이기도 했고, 혹은 도박과도 같은 그들의 삶을 대변하는 제목이 아니었을까 한다. 오히려 다른 나라에서 삶은 터전을 잡았다면 더 나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라 잃은 백성들이 나라를 빼앗은 자들의 땅에서 살아가는 삶이 너무나도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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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나같은 사람들을 일본인 새끼라고 불러. 일본에서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아무리 근사하게 차려입어도 더러운 조선인 소리를 듣고. 대체 우리 보고 어떡하라는 거야?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들은굶어 죽거나 공포에 떨고 있어.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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