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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양정숙 지음 / 예서 / 2022년 6월
평점 :
이 책은 저자가 "현대사회에 고민하고 힘들어 하는 많은 일들을 잊고 잠깐 동안이라도 휴식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는데.. 읽다 보니 휴식의 시간이 되기 보다는 내게는 어째 고민의 시간이 되어버린 것 같다. 아마도 읽은 시기가 문제였지 싶은데 말이다. 「객석」, 「死者와의 對話」, 「비밀」, 「눈 먼 자의 꿈」, 「돌아오는 길」로 구성된 이 5편의 이야기 중에 「돌아오는 길」이 특히나 읽으면서 많이 고민하게 했다.
「돌아오는 길」은 미국으로 입양간 세 남매가 나름 피아니스트로, 의사로, 사업가로 성공해 친모를 만나러 한국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그리는 이야기이다. 부모님은 보육원 출신으로 오로지 의지할 곳은 두 내외뿐이었다. 그래도 알뜰하게 돈을 모으며 사글세에서 전세, 그리고 내 집 마련을 꿈꾸고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아파트 현장에서 추락사고를 겪었고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통장의 잔고는 빠른 속도로 소진되어 가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깊은 고민을 했고, 세 아이를 보육원에 맡기게 되었다. 입양과 파양을 반복하던 삼남매는 미국으로 입양되었고, 다행이 살뜰히 보살펴주는 양부모덕에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전 있었던 사건이 생각났다. 현장체험 학습 신청후 실종되었던 아동이 끝내, 부모와 함께 차디찬 바다속에서 발견되었던 일 말이다. 우울증 치료를 받고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생활고를 겪었던 부모는 아이와 동반자살을 했는데.. 과연, 동반자살이 맞느지, 아동살해 후 자살인건지...어린 자녀들에게는 선택권이 없는 이 사회적인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맞는 것일까. 또한 이 이야기의 세 남매도 물론 어머니 입장도 알겠지만, 그렇다고 버려졌다고 생각을 지울수 없는 세 남매 상황도 이해가 된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일까.
사실 이 소설들을 읽으면서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는 점들이 있었다. 38살 막내를 결혼상담소를 통해서라도 결혼시키려 하는 어머니, 그리고 교육의 기회를 받지 못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들이 그리 유쾌해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분명 그런 일들이 당연시 되던 시절이 있었음은 부인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