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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 섬, 그곳에서 캠핑
소재성 지음 / 이지퍼블리싱 / 2022년 7월
평점 :
우리나라는 섬이 엄청나게 많다. 어떤 프로그램에선가 우리나라 섬에서 하루씩 촬영을 한다면 꽤 오래 걸린다고 한 걸 들은 기억이 나는데 말이다. 게다가 섬에서 캠핑을 한다면.. 이 책은 우리나라 곳곳의 섬의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곳에서의 캠핑을 소개하고 있다. 가끔 캠핑장을 찾아서 캠핑을 한 적도 있지만, 어쩐지 나와는 어울리지 않다. 저자도 15년차 캠퍼이지만, 지금도 사람들은 가끔 "뭐 하러 사서 고생을 해?"하면서 팬션이나 호텔에 머무며 편하게 즐기면 될텐데 왜 굳이 캠핑을 하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나는 바로 그렇게 팬션이나 호텔을 권유하는 사람에 속한다. 몇번 가본 캠핑에서도 텐트를 치고 걷는 번거로움, 캠핑장에서의 화장실이라든지 목욕실 등등등.. 불편함이 너무나도 싫다. 그렇다고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내 생각을 말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 각자의 취향이 있는 것이니 말이다.
사진에서 소개되는 섬은 참 멋있다. 섬으로는 잘 다녀보지 않아서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섬에 유혹당하고 있었다. 다만, 나는 정적이라 그런지.. 아마도 섬을 찾아간다면 멋드러진 풍경을 배경으로 책을 펼쳐들 것만 같다. 책을 보다가 눈을 들어 낙조를 본다든지, 또 책을 보다가 잠시 휴식을 취할때 자연이 만들어놓은 두무진을 바라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즐길것 같다.
특히 재밌었던 부분은 저자가 백령도에 갔을 적에, 어둠이 짙게 내렸을때, 칠흑같은 숲에서 알 수 없는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 서쪽끝인 백령도인지라 혹시 간첩이 아닐까 긴장했었는데, 백령도의 가을밤은 생각보다 추우니 조심하고 바다로 나가는 것을 피해달라고 당부하고 사라져간 백령도 해병대였다고 한다. 지리적 특성상 군인들이 불시에 찾아올 수 있다나 뭐라나..
그리고 인상 깊은 점은 "마치 아니 온 듯 다녀가시옵소서"라는 섬마을의 어귀에 걸려 있는 글귀였다. 여행을 다니고 캠핑을 다니게 되면, 돌아가는 길에 마치 머물렀던 흔적이 없이 돌아가달라는 것이다. 국물 하나 밥알 하나 남기지 않고 아니 온 듯 다녀가는 것, 이런것들을 사소하다고 간과한다면 우리는 좋은 야영지를 잃어버릴 것이다.(p.106) 오래토록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꼭 지켜져야 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