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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정온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평점 :
K-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
회영은 매일밤 꿈을 꾼다. 3년전 엄마가 자살한 이후로 계속되고 있다. 엄마의 자살 이후로 자상방지법인 '이지은 법'이 제정되었다. 이런거 정말 반대다. 누구법, 누구법... 사람이름을 붙히지 않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적어도 세상을 떠난 사람의 이름은 더 그렇다. 잊혀질 권리도 존중해 주었으면.. 엄마의 절친이고, 생명보호처장인 수경이 그녀를 생명보호처 내 자살예방팀에 회영을 특별채용하여 딸처럼 보호하고 있다. 자살예방팀이란, 자살신호가 감지되면 30분 전으로 돌아가서 그 사람을 구하는 일을 하는 곳이다. 맘대로 죽지도 못하는 군... 소설속 이야기이지만 모든 사람을 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할 수 있을 것인가. 회영은 엄마가 행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자살을 택했다고 생각했다. 미혼모가 되지 않았다면 엄마는 행복했을까.. 우연히 회영은 타임 리프 기능이 최대 3시간전에서 더 길어진 것을 알고나서 엄마의 죽음을 막기 위해, 하드웨어를 사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누군가의 행복의 잣대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라는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가 문득 떠올랐다. 날이 좋아서 행복하고, 날이 좋지 않아서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회사동료들은 회영이 사적으로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것을 짐작을 했지만 돌아오는 그녀의 얼굴에 새겨진 행복의 미소가 좋아서 만류하지 못했다. 회영은 내내 자신이 외롭다고 생각했지만, 문득 찾아오는 행복의 순간이 있음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내내 자신때문에 엄마가 행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리고 자신은 혼자라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순간순간이 행복했고, 회영은 혼자가 아님을 알게된다.
아.. 이 책.. 그냥 단순한 타임머신을 타고 자살하려는 사람들 구해내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마지막에 감동줘도 되는 건지. 지금이 당장 힘들어도 그것이 끝이 아니길, 쨍하고 해뜰날은 반드시 돌아온다는 것, 지금이 너무 외롭다해도 나를 염려해주는 사람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은 다 의미가 있을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