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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편의점 : 과학, 신을 꿈꾸는 인간 편 ㅣ 지식 편의점
이시한 지음 / 흐름출판 / 2022년 11월
평점 :
과학은 인간을 어디까지 진화하게 할까요?
서문에서 던지는 이 질문은 읽기 시작할 때는 그 의미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읽어나가면서 그 의미를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 같았다. 이 책의 부제가 "신을 꿈꾸는 인간"이지만, 과학의 등장으로 인해서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그저 자연의 순리였다는 것이며, 인간의 호기심이 그 원리를 밝혀낸 것이 아니었나 싶다. 과학의 발전은 기술의 발전을 가지고 오면서 인간의 수명도 늘어나며 생활의 편리함을 가지고 왔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이 우리에게 잇점만을 준 것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인간과 과학의 동행을 책과 함께 들여다보며, 과학이 안내하는 인간의 길을 생각해보려 한다(p.6)고 저자는 밝힌다.
꼭 알아야 할 지식만을 떠먹여 주는 그런 책이긴 하지만, 솔직히 여기에 언급된 책들이 궁금하다. 그리고 궁금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 고대 그리스 시절의 철학자들은 철학자임에 동시에 과학자이고 수학자였다. 그야말로 학문을 나누지 않았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에 아우르는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듯 싶다. 경주의 성덕대왕신종도 종을 연결하는 고리가 어떠한 것을 만들어도 그 종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휘어진다고 했다. 그 종을 지탱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선조들이 만든 것뿐이라고 했었다. 또한 석굴암도 예전에 없던 결로 현상이 생겼는데, 현대의 기술로 해결할 수가 없다고 한다. 아마도 당시 선조들의 지혜를 우리가 따라 갈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인듯 싶다. 문과, 이과로 학문을 세분화하기 때문에 세분화된 지식은 쌓여가지만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지혜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악마 혹은 천사는 우리에게 과학 기술을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인간은 그 대가로 영혼을 약속한 듯합니다. 환경오염, 핵전쟁의 위협, 혐오와 차별, 사이코패스의 등장 등 그런 의심이 드는 일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어요.(p.283)
사실 "신"도 그다지 인간에게 호의적이었던 것은 아닌것 같다. 그렇다고 인간도 신을 넘어서기 위해서 과학을 꿈꿨던 것은 아닌것 같다. 그저 유달리 지적 호기심이 강했던 사람들에 의해서 과학은 발전되었고, 신의 영역이라 믿었던 비밀을 풀어냈으며 삶은 더욱더 윤택해졌다. 하지만 양날의 검처럼 과학기술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면도 함께 가져다 주었다. 몇해동안 우리는 펜더믹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인간들이 멈추고 난다음 자연이 정화되는 것을 보면 과학은 분명 양날의 검이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의 양날의 검이 어느쪽으로 휘둘러야 우리에게 이익을 줄지 자연스레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