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거함 생각학교 클클문고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잎새는 부모님의 이혼도 힘들었지만, 갑자기 말을 걸지 않았던 반 친구들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래서 자꾸만 의기소침해지던 잎새는 지금의 단짝 친구인 하윤과 헤어지고 혼자 남을때마다 뭔가 큰 잘못을 한 기분이었다. 하윤에게 말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해할 수 없기에 망설여졌다. 어느날, 잎새는 이모의 작업실에 들렀다가 작은 상자 하나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모가 발표한 < 마음 수거함 >이라는 소설의 표지에 그려진 상자와 닮은 이 상자는 정말로 '마음 수거함'일까. 괴로웠던 순간에 대해 써 넣으면 그 때의 마음이 정말 수거가 될까? 하루에 한번만 넣으라는 주의사항이 있는 마음 수거함에 힘들었던 기억을 종이에 적어 넣었다. 처음에는 주의사항을 지켰지만, 잎새는 곧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나쁜 기억을 써서 여러개으 쪽지를 상자에 욱여 넣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자가 요동치며 무수한 쪽지들을 뱉어내며 잎새를 상자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역시 주의사항을 무시하면 안되겠는걸... 나는 참 나쁜 버릇을 하나 가지고 있다. 물론 하나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내 나쁜 버릇이란게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기억들을 가끔 끄집어 내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나쁜 기억은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미 지난간 일들을 지워버리고 밝게 살아가면 좋으련만, 어른인 나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겐 얼마나 힘든 일일까. 그래서 어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것만 같다. 그리고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에 나온 '희망'처럼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를 사랑하는 말
솔레다드 카르모나 지음, 파코 오르테가 그림, 성소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듯 말의 힘은 매우 크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어릴때부터 "말의 힘"을 교육시키기에 매우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다.

말에는 무언가를 바꾸는 힘이 있어. 바로 사람의 기분을 바꾸는 거야.

말은 타인의 기분을 바꾸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바꾸기도 한다. 긍정적인 말을 할수록 스스로도 기분이 즐거워진다. 부정적인 말을 할수록 쳐지는 기분이 든다. 어렴풋이 나도 그런 생각이었을까. 딸아이가 어렸을 적에 하고 싶은 것을 말할 때, "놀이터에서 놀면 안돼"라는 말은 부정적인 것 같다. "놀이터에서 놀아도 돼"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말을 하라고 했는데, 말은 긍정적으로 해야 긍정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나름의 내 교육철학(?)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딘지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았던 것 같다.

요즘 판다에 주목하고 있다보니, 어릴적 학대를 당했던 적이 있어 사람들을 경계했던 아이바오(푸바오 엄마 판다)에게 늘상 강바오(푸바오 할부지) 사육사는 "이뻐 이뻐"라는 말을 해준다. 물론 아이바오가 이쁘기도 하지만 늘상 이쁜 말을 들으니 마음을 열고 사육사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는 것은 아닐까. 언젠가 딸아이가 식구들이 항상 '귀엽다'라는 말을 해주니, 자신이 소중한 것 같고, 자존감 또한 높아지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말"이라는 것은 정말로 마법같기도 하면서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말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 - 3분 응시, 15분 기록
즐거운예감 아트코치 16인 지음 / 플로베르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쉽고 재미있는 예술 향유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아무리 ‘쉽고 재미있는’이라고 해도 미술은 참 어렵다. 그래도 나름 다

른 분야들을 괜찮은데 유독 미술에 대해서만 맥을 못 춘다. 근데, 이 책을 읽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내가 까막눈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답답한 것이 있으면 그 너머의 세계를 알고자 한다.(p.51)

어쩌면 나는 미술에 대해 알려고 나름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마도 재능은 없다 하더라도 끈기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림을 이해할 때도 각자의 히스토리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을 때도 자신이 경험에 따라 느끼게 되는 점이 다르듯 그림도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림에 감동받는 포인트가 달라진다. 그렇게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며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2부 우리를 치유하는 그림 글쓰기“ 중 마지막 ‘상실’ 편이다. 요즘 들어 하늘은 물끄러미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낮이고 밤이고 하늘을 쳐다본다. 꼭 엄마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해진의 「하늘과 들과 나무」라는 그림은 뭔가 공감이 간다. 지금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말고 저렇게 언덕에 올라가서 하늘을 쳐다보면 한걸음 가까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라미용실 - 교제 살인은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박성신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과연 죽어야만 헤어질 수 있는 것일까. 항상 의문이었다. 남녀가 사귀다가 어느 한쪽이 죽어야만 헤어질 수 있는 것인가 말이다. 하지만 그 '어느 한쪽'은 대부분 여성이다. 연인간에 벌어지는 폭행과 살인 사건을 우리는 '데이트 폭행'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폭행'에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살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른바 명백한 '교제 살인'이라 불러야 한다.

찬서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찬서가 돌이 되었을 때 엄마는 아빠와 이혼했고, 위자료 대신 찬서를 데리고 나왔다. 그 뒤로 아빠는 본 적이 없었다. 무산을 내려오고 나서 만난 남자는 엄마는 물론 찬서에게도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바람피는 유부남이 누구나 그러하듯 곧 이혼할거라 했다. 엄마는 그와 헤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엄마를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그의 손에 엄마는 죽었다. 불길에 휩싸인 엄마는 찬서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손을 내저었다. 남자는 죽어가는 엄마를 보고 낄낄거릴 뿐이었다. 그때 찬서는 8살이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후, 찬서는 그가 출소한다.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경찰을 그만두고 무산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그녀 앞에 로라미용실 정원장이 등장했다. 찬서에게 탐정을 제안했다. 찬서 바로 직전 탐정은 똘이라는 강아지를 찾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찬서는 그렇게 로라미용실 윗층에 자리잡은 로라탐정소의 탐정이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왜 사회는 남녀간의 사건에 대해서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피해자인 여성에게는 가혹한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자신을 범하려던 남자의 혀를 깨물어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 예전에 영화로도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실제로 성추행범이나 강간범이랑 그냥 결혼하지 그러냐는 말을 판사나 검사들이 했었다는 이야기도 예전에 들었었다. 그 이야기가 책속에서 나오자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가 아니라, 예전부터 그리고 여전히 가해자들은 떳떳하고 피해자들만이 상처받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아니 바뀌어야 한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명명하지 말고, 그녀들을 보호해야하고, 가해자에게 엄벌을 처해야한다고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묵계 1 - 한양의 사람들
최성현 지음 / 황금가지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조 말기를 배경으로 한 조선판 「대부」의 첫 시작을 알린 작품.

작가는 이 < 묵계 - 한양의 사람들 >을 시작으로 근현대에 이르는 총 9부작 장편 소설의 집필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이 첫편을 읽어본 내 머릿속에는 '어떻게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지?', '과연 근현대까지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까?'라는 의문들로 들끓었다. 사실, 나는 「대부」를 보지 않아서 어떻게 견주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이야기로 빠져드는 속도로 봤을때, 굳이 견주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든다. 그냥 이 이야기로도 충분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한양의 돈줄을 쥐고 있는 인왕산패. 그 곳의 대주(大主) 하우도. 그는 외거 노비 부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부부가 멍석말이로 맞아 죽고 난 어린 우도는 목숨을 겨우 연명하다가 인왕산패의 젊은 두목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알짜배기 부자인 하청수의 눈에 들어 정적들을 해치우며 그를 거부로 만들면서 그의 양아들이 되며 하우도가 되었다. 자꾸만 커져가는 우도를 견제하던 청수의 계략을 알아채고, 먼저 청수를 치고 인왕산패 대주가 되었다. 그 때 만났던 양반 출신의 책사 이륜. 그로 하여금 인왕산패는 이만큼 성장했다.

우도의 아들 상익. 상익은 우도의 포부를 채워주기엔 조금 부족하다. 그러던 어느날, 상익은 김조순댁 하녀를 겁간하고 죽이는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우도는 아들을 내치고 이륜이 아들 강하를 후계자로 삼으려 한다. 하지만 원래 인왕산의 주인이었던 청수의 딸이자 상익의 친모인 하씨 부인은 우도를 겁박하여 상익을 다시 한양으로 돌아오게 되며, 상익에게 어떻게 인왕산의 주인이 될지 궁리해보라 한다. 인왕산의 부와 힘의 근원은 본래 하씨 부인일터이다.

"조선의 뒷골목을 장악한 무뢰배 조직을 조선 최대의 거상으로 만들려던 한 사내, 그리고 그의 아들이 펼쳐내는 희망과 절망, 복수의 대서사시"라는 글귀를 보더라도 이 < 묵계 >의 주인공은 이륜과 그의 아들 이강하일 터이다. 이륜 만큼이나 강하도 우도의 신임을 얻고 있는데, 하씨 부인 또한 인왕산의 패권을 얻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게다가 인왕산패에게 위협이 될만한 송도의 월악산패의 도라지 또한 자신이 주군으로 삼던 이의 죽음으로 인해 이를 갈며 한양에 입성하게 되었다. 이륜과 강하는 이 틈에서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까.

1권의 책장을 덮으며, 이미 이 소설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묵계가 이미 성립되고 말았다. 조용히 다음 2편의 이야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