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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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작가의 말'은 잘 읽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맨앞에 있는데... 리뷰를 쓰려고 열었다가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작가는 박준면 배우의 남편이었다. 이름을 낯설지만 검색해보니 잘 아는 배우님이시네.. 직접 아는 배우님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째 더 친근감이 느껴지게 되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오제일 사장은 다짜고짜 지갑을 꺼내라고 난리다. 퇴사하는 문희주 과장 환송 회식때 직원에게 나눠준 로또 복권을 사서 직원들에게 나눠주었는데, 그 중에서 1등 당첨자가 나온 것이다. 대박... 번호를 고르는 것도 귀찮아서 줄줄이 연속적인 번호를 썼는데, 그게 당첨되다니..그런데, 아무도 없다. 아마 문희주 과장이 당첨되었나보다. 오사장은 문희주 과장을 잡아오는 사람에게 연봉 1,000만원을 올려주겠다고 한다.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문희주 과장의 인스타에 "#자전거길국토종주시작"이라는 해시태그를 실마리로 추노꾼이 꾸려졌다. 상익, 희철, 정연, 재유는 자전거를 구입하고 자전거 종주길 길목에서 문과장을 기다리기도 한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자꾸만 엇갈리면서 뜻밖의 '국토종주'가 시작된다.

치사한 사장님.. 아직 긁지 않은 복권을 기분좋게 돌렸으면 그만이지, 뭘 또 잡아오라고 하나.. 직원들의 복지나 좀 신경을 써주지. 그야말로 있을때 잘할 일이지..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읽어보면 통괘함을 느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등장하는 코스가 낯설지 않은 것은 예전에 읽은 < 한번쯤 자전거 여행 > 덕분이었다. 지금은 오래 걸으면 다리가 아파서 오래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는 것은 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자전거를 타고 국토종주 하는 것이 꽤 좋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뜻밖의 '국토종주'는 추노꾼(?) 개개인의 꿈(?)을 찾아가는 모습들을 보면 한번쯤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목표지점에 도착을 했을 때의 그 기분을 느껴보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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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수거함 생각학교 클클문고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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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는 부모님의 이혼도 힘들었지만, 갑자기 말을 걸지 않았던 반 친구들 때문에도 힘들었다. 그래서 자꾸만 의기소침해지던 잎새는 지금의 단짝 친구인 하윤과 헤어지고 혼자 남을때마다 뭔가 큰 잘못을 한 기분이었다. 하윤에게 말하고 싶지만 자신에게 있었던 일들을 이해할 수 없기에 망설여졌다. 어느날, 잎새는 이모의 작업실에 들렀다가 작은 상자 하나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모가 발표한 < 마음 수거함 >이라는 소설의 표지에 그려진 상자와 닮은 이 상자는 정말로 '마음 수거함'일까. 괴로웠던 순간에 대해 써 넣으면 그 때의 마음이 정말 수거가 될까? 하루에 한번만 넣으라는 주의사항이 있는 마음 수거함에 힘들었던 기억을 종이에 적어 넣었다. 처음에는 주의사항을 지켰지만, 잎새는 곧 이를 무시하고 자신의 나쁜 기억을 써서 여러개으 쪽지를 상자에 욱여 넣게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자가 요동치며 무수한 쪽지들을 뱉어내며 잎새를 상자 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역시 주의사항을 무시하면 안되겠는걸... 나는 참 나쁜 버릇을 하나 가지고 있다. 물론 하나만은 아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떠오른 내 나쁜 버릇이란게 나를 힘들게 만들었던 기억들을 가끔 끄집어 내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나쁜 기억은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미 지난간 일들을 지워버리고 밝게 살아가면 좋으련만, 어른인 나도 쉽지 않은데 아이들에겐 얼마나 힘든 일일까. 그래서 어른들의 도움이 많이 필요한 것만 같다. 그리고 판도라의 상자에 마지막에 나온 '희망'처럼 언제나 희망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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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말
솔레다드 카르모나 지음, 파코 오르테가 그림, 성소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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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듯 말의 힘은 매우 크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어릴때부터 "말의 힘"을 교육시키기에 매우 알맞은 책이 아닐까 싶다.

말에는 무언가를 바꾸는 힘이 있어. 바로 사람의 기분을 바꾸는 거야.

말은 타인의 기분을 바꾸기도 하지만 나 자신을 바꾸기도 한다. 긍정적인 말을 할수록 스스로도 기분이 즐거워진다. 부정적인 말을 할수록 쳐지는 기분이 든다. 어렴풋이 나도 그런 생각이었을까. 딸아이가 어렸을 적에 하고 싶은 것을 말할 때, "놀이터에서 놀면 안돼"라는 말은 부정적인 것 같다. "놀이터에서 놀아도 돼"라는 식으로 긍정적으로 말을 하라고 했는데, 말은 긍정적으로 해야 긍정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고 나름의 내 교육철학(?)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딘지 공감되는 내용들이 많았던 것 같다.

요즘 판다에 주목하고 있다보니, 어릴적 학대를 당했던 적이 있어 사람들을 경계했던 아이바오(푸바오 엄마 판다)에게 늘상 강바오(푸바오 할부지) 사육사는 "이뻐 이뻐"라는 말을 해준다. 물론 아이바오가 이쁘기도 하지만 늘상 이쁜 말을 들으니 마음을 열고 사육사들과 깊은 유대감을 쌓는 것은 아닐까. 언젠가 딸아이가 식구들이 항상 '귀엽다'라는 말을 해주니, 자신이 소중한 것 같고, 자존감 또한 높아지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말"이라는 것은 정말로 마법같기도 하면서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말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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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읽고 마음을 쓰다 - 3분 응시, 15분 기록
즐거운예감 아트코치 16인 지음 / 플로베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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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는 예술 향유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런데 말이다. 나는 아무리 ‘쉽고 재미있는’이라고 해도 미술은 참 어렵다. 그래도 나름 다

른 분야들을 괜찮은데 유독 미술에 대해서만 맥을 못 춘다. 근데, 이 책을 읽다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바로 내가 까막눈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답답한 것이 있으면 그 너머의 세계를 알고자 한다.(p.51)

어쩌면 나는 미술에 대해 알려고 나름 찾아보기도 했지만, 아마도 재능은 없다 하더라도 끈기가 없는 것이 더 큰 문제였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림을 이해할 때도 각자의 히스토리가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책을 읽을 때도 자신이 경험에 따라 느끼게 되는 점이 다르듯 그림도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림에 감동받는 포인트가 달라진다. 그렇게 그림에 가까이 다가가며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2부 우리를 치유하는 그림 글쓰기“ 중 마지막 ‘상실’ 편이다. 요즘 들어 하늘은 물끄러미 쳐다보는 버릇이 생겼다. 낮이고 밤이고 하늘을 쳐다본다. 꼭 엄마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해진의 「하늘과 들과 나무」라는 그림은 뭔가 공감이 간다. 지금 물끄러미 바라보는 것 말고 저렇게 언덕에 올라가서 하늘을 쳐다보면 한걸음 가까이 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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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라미용실 - 교제 살인은 반드시 처단되어야 한다
박성신 지음 / 북오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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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죽어야만 헤어질 수 있는 것일까. 항상 의문이었다. 남녀가 사귀다가 어느 한쪽이 죽어야만 헤어질 수 있는 것인가 말이다. 하지만 그 '어느 한쪽'은 대부분 여성이다. 연인간에 벌어지는 폭행과 살인 사건을 우리는 '데이트 폭행'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폭행'에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살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른바 명백한 '교제 살인'이라 불러야 한다.

찬서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 찬서가 돌이 되었을 때 엄마는 아빠와 이혼했고, 위자료 대신 찬서를 데리고 나왔다. 그 뒤로 아빠는 본 적이 없었다. 무산을 내려오고 나서 만난 남자는 엄마는 물론 찬서에게도 살갑게 대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 그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바람피는 유부남이 누구나 그러하듯 곧 이혼할거라 했다. 엄마는 그와 헤어지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엄마를 놓아주지 않았다. 결국 그의 손에 엄마는 죽었다. 불길에 휩싸인 엄마는 찬서에게 다가오지 말라고 손을 내저었다. 남자는 죽어가는 엄마를 보고 낄낄거릴 뿐이었다. 그때 찬서는 8살이었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후, 찬서는 그가 출소한다.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경찰을 그만두고 무산으로 내려왔다. 그런데 그녀 앞에 로라미용실 정원장이 등장했다. 찬서에게 탐정을 제안했다. 찬서 바로 직전 탐정은 똘이라는 강아지를 찾으러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찬서는 그렇게 로라미용실 윗층에 자리잡은 로라탐정소의 탐정이 되었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왜 사회는 남녀간의 사건에 대해서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피해자인 여성에게는 가혹한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자신을 범하려던 남자의 혀를 깨물어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 예전에 영화로도 제작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실제로 성추행범이나 강간범이랑 그냥 결혼하지 그러냐는 말을 판사나 검사들이 했었다는 이야기도 예전에 들었었다. 그 이야기가 책속에서 나오자 별로 놀랍지도 않았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어"가 아니라, 예전부터 그리고 여전히 가해자들은 떳떳하고 피해자들만이 상처받는 세상이 아니겠는가.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아니 바뀌어야 한다.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는 이상한 이름으로 명명하지 말고, 그녀들을 보호해야하고, 가해자에게 엄벌을 처해야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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