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필사력 - 연봉을 2배로 만드는
이광호 지음 / 라온북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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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에... 여러 책들을 산 적이 있다. 명심보감, 논어, 채근담, 뭐 등등... 누군가는 내게 그랬었다. 과거 보냐고.... 꼭 도서정가제는 아니었더라도 한번쯤은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 장만을 했었다. 그리고 한참을 방치하다가.. 어딘지 모르게 글자 하나하나 뜻을 새기며 읽어야 할 책들 같아서, 필사를 하며 읽기로 했었다. 필사하기 좋은 노트에 펜까지 장만을 했었드랬지. 그런데 이게 쉽지 않았다. 한 2주 정도를 쓰다가 멈춰버렸다. 무슨 이유였는지 몰랐는데.. 생각이 났다. 게을렀던 것도 아니고 손에 익지 않은 탓도 아니었으니, 어쩌면 이제 다시 시작해도 괜찮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 < 초필사력 >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연봉을 2배로 만드는"에도 사로 잡힌것은 맞다. 하지만 무작정 쓰기만 하는 건지, 다른 이들의 필사는 어떤 것인지 궁금함이 있었다. 살짝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결이 다르지만 필사의 중요함은 또 한번 느끼게 되었다. 사실 나는 모든 책을 필사하는 것을 반대하는 편이다. 필사를 해야하는 책은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필사를 요하는 책을 주로 읽지 않기 때문에 핑계일 수도 있겠지만... 인문학이나, 시는 필사가 괜찮은 것 같지만, 소설이나 에세이는 통필사보다는 감명받은 글귀나 부분적 필사는 좋은 것 같다. 공부를 할 때는 오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학생들에게도 눈으로만 보지 말고, 눈으로 보면서 손을로 쓰면서 입으로 중얼대고 귀로 들으면서 하라고 한다. 하지만 휴식을 취하며 읽는 소설류는 오히려 필사는 독이 되는것 같다. 손으로 쓰다가 무슨 내용인지 파악을 하지 못할테니 말이다. 게다가, 막상 적어놓고는 다실 보지 않으니 필사의 필요성을 잘 몰랐는데, 내가 한 필사라는 것은 필사축에도 끼지 못하는 것이었다. 필사를 해 놓고 때때로 다시 그 구절들을 음미하는 시간을 가졌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한 탓일테다.

고기는 씹을수록 맛이 나고 책도 읽으수록 맛이 나고 책도 읽을수록 맛이 난다. 다시 읽으면서 처음에 지나쳤던 것을 발견하고 새롭게 생각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100번 읽고 100번 익히는 셈이다.(p.25)

세종대왕님의 말씀이시다. 나도 가끔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어서 재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점들을 다시 발견하면 책 내용이 새삼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 모든 책들 재독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문득 생각나는 것들을 재독하는 것은 꽨 좋은 것 같다. 필사도 그런 것이 아닐까. 다시 되새기기에는 필사만큼 좋은 것은 없을듯싶다. 그야말로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나도 다시 명심보감 필사를 다시 시작해야할 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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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워터 레인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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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신작 소설이 나온 줄 알았었다. 그런데 어딘가 낯익은 표지.. 표지를 어디서 본게 아니라.. 저런 느낌의 내용을 아는데.. 한것이다. 바로 < 브레이크 다운 >이라는 작가의 소설이었다. 그런데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영화가 개봉된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와 동일한 제목으로 바꿔서 리커버 된 작품인 것이다. 예전에 < 브레이크 다운 >을 읽어었는데, 비밀스러운 당시 내 리뷰탓에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결국 이렇게 다시 읽게 되었다. 작가의 작품은 꽤 중독성이 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재독임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옥죄어오는 그 공포감. 내가 만약 캐시였다면 어땠을까. 사람을 이렇게 가스라이팅 할 수 있는 것인가.. 정말로 죽은 사람보다 더 무서운 건, 살아 있는 사람이라더니...

한적한 곳에 위치한 캐시와 매튜의 집. 어느 폭우가 쏟아지던 날, 동료들과 모임 후 늦은밤 돌아오는 캐시에게 매튜는 숲길로 오지 말고 다른 길로 돌아서 오라고 한다. 비오는 날 숲길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시는 숲길을 택했다. 숲길에 주차되어 있는 차 한대. 비상등을 켜지 않고 세워져 있는 차. 무슨 일일까.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 불현듯 도움을 요청하듯 세워놓고, 다가가면 어디선가 공범이 튀어나와 범죄를 저지른다는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아마 나라도 그 폭우가 쏟아지던 밤에 한적한 길이라면, 게다가 내가 차를 세웠는데 도움을 원하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쳐 왔을 것 같다. 다음날, 캐시는 그 곳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는 뉴스를 보게 된다. 그때부터 캐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계속해서 아무말 없는 전화. 치매를 앓았던 엄마 탓에 자신도 치매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던 캐시는 자꾸만 기억에도 없는 일이 일어난다. 이웃집 친구를 초대한 일, 경비업체와의 계약, 유모차 배달...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 일들... 남편 매튜는 괜찮다며 위로해 주지만, 언젠가 그도 싫증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급기야 캐시는 약물 과다복용으로 병원으로 실려가기까지 한다.

사실, 가스라이팅 범죄가 일어나면, 어떻게 저렇게 가스라이팅을 당할 수 있는 것일까 의문점이 들었었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다보면, 분명 가스라이팅 범죄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시의 불안함과 초조함을 고스란히 전해받을 수가 있었다. 그만큼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기도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에 의한 '정서적 폭력'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것도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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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스포트라이트 생각학교 클클문고
정명섭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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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아이돌, 뮤지컬 배우, 가수, 작가들이 모인 예술 고등학교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이다.

그 옛날 내가 어렸을 적에는 왜 나는 적극적으로 꿈을 찾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꿈을 찾지 않은 것이 아니라 내 시야가 매우 좁았었던 탓일수도 있다. 조금 더 세상을 접했다라면 다른 직업을 택하지 않았었을까. 내가 꼰대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요즘 너도 나도 아이돌들을 꿈꾸며 오디션에 등장하는 아이들을 별로 탐탁스러 보이지는 않는다.(확실이 꼰대다) 공부는 아예 손을 놨다라든지 수능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나도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 않느냐라는 조언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던 것은, 만약 그들이 노래를 잘하지 못했더라면 그렇게 편안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을까. 요즘 '우천시'라는 말을 이해 못해 어디 있는 도시냐고 물었다는 것을 보면서 기본적인 상식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긴 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면 내 생각이 잘못된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편협한 내 사고부터 뜯어고쳐야 하겠지만 말이다.

뮤지컬이 너무 좋아서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 유주,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은 초록이. 그 둘은 어딘가 모르게 닮았다. 꿈이 있어 한서 예술고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그들 앞에 재능을 겸비한 이들이 나타났다. 뮤지컬 배우 부부의 딸 해연이와 어릴때부터 미술에 흥미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엄마가 이끄는 대로 나아가는 하늘. 유주와 초록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을 하며 겨우겨우 해내는 일들을 해연이와 하늘은 너무나도 쉽게 해내는 것만 같다. 사실 유주와 초록이를 읽으면서는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재능에는 어쩔수 없나라며 기운이 빠졌지만, 성대결절로 인해 한차례 슬럼프를 겪게 되었지만 또 다른 꿈을 꾸는 후배를 보며 유주도 다시 힘을 내는 것 같고, 초록이도 꿈을 꾸는 자신을 부러워하는 하늘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것 같아 보기 좋다.

이 이야기는 예술가를 꿈꾸는 학생들의 이야기에 불과하지만, 모든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즐거운 청소년기를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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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정원 - 자연이 그랬어, 마음을 보라고
한성주 지음 / 북코리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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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명상에세이'로 분류된다. 나는 왜 심리학 책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상처입은 마음의 원예치료가 도움이 된다라는 어설픈 정보를 시작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던 탓일까. 심리학과 관련된 책은 잘 읽히지 않았던 탓에 이 책을 읽으면서 꽤나 버겁지 않을까 의심부터 했었다. 그런데, 왠걸, 너무나도 책장이 잘 넘어가더라. 괜시리 걱정을 했었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나에게 말 걸기"에서는 잃어버린 나를 제대로 파악하며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첫발을 내미는 과정이다. 동물과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원예를 통해서도 충분히 그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때론, 자연의 향기와 바람을 맞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과거에도 원예를 기반으로 하는 치료를 병행한 경우가 행해졌는데, 미국원예치료협회에서는 원예치료를 "사람의 몸과 마음, 영혼을 개선시키기 위해 식물과 정원활동을 이용하는 과정으로, 연령과 배경, 능력과는 상관엇이 모든 사람을 위한 효과적이고, 유익한 치료"라고 정의를 내렸다.(p.45)

2부에서는 "세상과 관계 맺기"를 다룬다. 이제 스스로를 파악하며 회복을 했다면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어차피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맺기도 매우 중요하다. 펜더믹을 겪어오면서도 우리는 너무나도 개인적이 되어 버렸다. 게다가 남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지만 배려라는 항목은 너무나도 줄어들어 버렸다. 간혹 만나게 되는 불편한 상황들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태도들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인간 대접을 받고 싶다. 내가 그런 대접을 받고 싶다면, 내가 먼저 남을 그렇게 배려해야 한다.(p.165)

3부에서는 "내면의 정원 가꾸기" 과정이다. 내 안으로 조금 더 깊이 들어가 항구적인 자신감을 갖고 보다 더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요즘 중국으로 돌아간 푸바오라는 판다곰에게서도 느끼는 점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 아이바오와 사육사 할아버지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컸다. 중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적응을 꽤 잘하고 있는 것 같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이나 동물들도 어떤 상황에서도 잘 적응하며 상처를 받았더라도 빠르게 상황에서 회복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자연이 그랬어, 마음을 보라고. 이제 내 마음을 들여다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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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my
강진아 지음 / 북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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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제목에 대해선 별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그 옛날의 mymy 카세트라는 걸 알았을 때, 이 책이 추리미스터리 소설이라는 것을 잊고 추억에 젖었었다. 그런데 정작 나는 mymy 카세트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음.. 있기는 했었을까? 대학다니면서 용돈을 모아 샀던 것이 CD플레이어였으니까.. 지금이야 스마트폰 하나로 많은 걸 해결하고 있으니 상상도 못할 물건이 아닐가 싶은데 말이다.

엄마는 혼자서 나를 키웠다. 그렇게 때문에 많은 일들을 해왔다. 어린시절 나를 곁에 두어야 했기에 내 양손을 느슨하게 묶어주고 혼자서 풀면서 놀게했다. 어쩔때는 시간을 벌기 위해 풀리지 않는 매듭으로 묶어놓곤 했다. 그 매듭은 '어부 매듭법'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난 후 엄마는 어부인 아빠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내 아빠는 어부라고 상상했다.

같은반 친구 변민희가 사라졌다. 며칠째 학교에 오지 않았다. 변민희 아빠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착측은 가출로 상황을 판단하고 조금만 기다려 보자고 했다. 변민희 아빠는 직접 딸을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엄마는 민희 아빠가 운영하는 형제축산에서 일을 한다. 나와 민희가 동갑이라 민희 아빠는 잘지내라고 했지만 엄마는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했었다. 같은 반이 되고서 엄마가 말했던 민희의 모습은 사실은 아니었던 것 같다.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엄마는 낡은 분식집을 인수했다. 한동안 재개발이 될거라 들떠 있었는데 엄마의 분식집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지 않았다.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은 사람들을 계획을 철회하라고 시위를 하는 가운데 공사는 시작되었고, 그 곳에서 유골이 발견되었다. 그녀는 바로 15년전 사라졌던 변민희였다. 이 사건의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었고, 검색을 했을 때 본 유골은 손이 뒤로 해서 묶여 있었다. 나는 그때 보았다. 어부매듭을.. 어부매듭을 아는 사람은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의 행동은.. 엄마는 말을 안했지만, 어째 나의 맞다고 어떻게든 공소시효때까지 이 사실이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이 책을 덮을 때 느꼈을 때는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라는 이야기였다. '나'는 엄마가 친구를 죽였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 사실이 드러날까 열심히 증거라고 생각되는 것을 인멸한다. 물론 자수라는 방법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엄마는 잘못한게 없으니 두렵지 않다고 했지만, 글을 읽는 독자 입장에서도 엄마가 범인임이 틀림없는데 말이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세상에 단둘밖에 없는 모녀 관계다 보니 엄마를 보호해야만 했다. 얼핏보면 '나'는 엄마와 자신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독자는 느낀다. 엄마와 '나'는 다른듯 같다는 것을... 하나 다른 점은 엄마는 여전히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딸인 '나'라는 존재도 자신을 힘들게 하는 존재라고 의식할 만큼 부담감을 주지만, '나'는 이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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