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쿠로스 쾌락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7
에피쿠로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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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쿠로스 쾌락

에피쿠로스 |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쾌락이라고 하면 무엇이 생각이 나는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좋은 곳을 구경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한때 등등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이러한 육체적인 쾌락은 진정한 쾌락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에피쿠로스가 말하는 진정한 쾌락이란 무엇일까?

에피쿠로스가 살았던 시대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인해 아테네가 쇠퇴하던 시대였고, 알렉산드로스가 이끌던 마케도니아가 세계를 통일했던 때였다. 그래서인지 시민들의 삶은 피폐했으며, 궁핍한 시절이었다. 이런 시대에 왜 그는 쾌락을 말해야 했을까? 이 책을 읽으니 에피쿠로스는 자연과학, 원자론, 우주론 등등의 철학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학문을 늘리기에 열심인 철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으로 그에게는 적도 많았다. 감히 신과 대적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인간이라면 의당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하는 정치가들 등등은 아마도 에피쿠로스에게 모진 말을 하면서 그의 학파를 반대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키케로였다. 그는 에피쿠로스주의자들이 폭풍처럼 로마를 집어삼켰다고 말하면서 그들의 철학을 비하하고 비판했다. 내 생각에 에피쿠로스의 쾌락론은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한다. 평생을 전쟁으로 고생하고, 먹을 것도 풍족하지 못한 시대에서 태어나서 고생만 하다가 죽어가는 삶은 그가 생각하기에는 선이 아니었다.

에피쿠로스는 아타락시아를 말했다. 그는 진정한 쾌락이란 바로 정신적 방황과 육체적 고통이 없는 상태라고 칭했다. 그것이 바로 아타락시아를 뜻한다. 그가 말하는 아타락시아는 절대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거나, 좋은 곳을 구경하거나, 행여 연인 간의 사랑을 나누는 일이 아니었다. 에피쿠로스는 평생을 작은 빵 한 조각에 물 한 모금으로 하루 식량을 대신했다고 한다. 그것만으로도 배고픔이 해결되니 그것으로 족하고 마음 또한 평온하다고 말이다.

얼마 전에 재벌 3세들이 대거 마약으로 적발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금수저, 아니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태어난 이들이 극단적인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다가 절망으로 빠진 사례이다. 육체적 쾌락이 극대화된다면 그것은 고통뿐이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다 보면 질리고, 더 이상 먹기 힘든 것처럼, 마약으로 추구되는 육체적 쾌락의 결말은 고통으로 회기 된다.

에피쿠로스는 아마도 그가 살았던 당시 수많은 악플에 노출된 사람이리라... 신에게 반기를 듣다고 다들 여겼을 테니 말이다. 19세기 근대에서 에피쿠로스를 계승한 학자는 바로 존 스튜어트 밀이었다. 그는 자유론을 통해 남녀 불평등을 이야기했으며, 자유론의 첫 장에는 이 책은 내 것이 아니라 그녀의 것이라는 다소 애틋한 말을 남겼다. 에피쿠로스의 영향력은 후에 공리주의로까지 미쳤다. 나의 고통뿐만 아니라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그들을 그 속에서 해방시키고자 했던 사람들... 공감의 능력인 것이다.

에피쿠로스 학파들은 정원이라는 공동체를 만들어서 모여 살았다고 한다. 그곳에는 [방랑자여, 여기는 그대가 머물 좋은 곳]이라고 적혀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몇 가지 규칙이 있었는데, 그것은 신을 두려워하지 말고, 죽음을 무서워하지 말고, 쾌락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고통을 멀리하는 것이라고 한다.

지구는 이미 모든 인류가 나눠갖기에 충분한 음식과 물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곳에서 독점함으로 피가 안 돌듯 물자가 돌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한곳에서 충분한 음식이 남는다면, 다른 한곳은 부족한 것이다. 제로섬 게임처럼 말이다. 스스로가 오늘날 부유하다고 해서 그것으로 족한 것이 아닌, 그 부유로 인해 고통받는 다른 이들을 생각하는 2023년이 되는 것은 어떠할까? 그렇다면 충분히 밥 한 공기, 따뜻한 잠자리만으로도 아타락시아 늘 느끼면서 감사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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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처녀 - 처음 공개되는 작품으로 상영중단까지 당한 사회고발 문제작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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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로 간 처녀

김승옥 각본 | 처음 공개되는 미발표작 | 스타북스

처음 공개되는 김승옥 작가의 시나리오 작품인 [도시로 간 처녀]이다. 그 서슬 시퍼런 시절에 한국노총의 반대로 상영 중단까지 당한 사회 고발 문제작이라는 부재도 달고 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위 MZ 세대로는 상상도 못할 인권유린과 문제들이 시나리오 곳곳에 나오고 있다. 지금도 간혹 아재들만 쓰는 용어인 삥땅, 그리고 이제는 사라져버린 행상.. 버스가 멈춰섰을 때 물건을 잠깐 팔고 내리는 행상들이 등장하는 모습들이 재미있기도 한 시나리오였다.

아마 이런 작품들이 없었다면 그 시절을 어떻게 오롯이 느낄 수 있었을지... 그때를 다시금 재조명한 작품들이 다시금 많이 나왔으면 한다. 생각하지 않으면 잊히니까 말이다. 우리 시대의 흘러간 역사를 잘 기억하는 법은 아마 영상 혹은 문학작품들이리라... 영상이 만들어지려면 기초적인 시나리오가 있어야 하고, 좋은 시나리오가 좋은 원작의 역할을 충분히 다할 때 그 시대정신을 담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이리라...... . 소위 일제의 만행을 전 세계에 공공연하게 알리는 데 도움을 주었던 파친코... 그 작품 역시 역사적 방향성에 존재하는 것이리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이 작품은 내겐 어느 정도는 불편했다. 소위 정확하고 올바른 사회 지향을 위하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가난한 버스 안내 양의 딴 주머니와 연관시킨다는 것은 거대한 재벌들이 일삼은 탈세와 불법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지독한 검열에 놀라서 스스로 회사 건물 꼭대기에 올라가서 시위를 한 문희... (왜 그녀는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그녀가 외치는 것은 몸수색 중단과 그 중단을 위해 모든 안내 양이 소위 푼돈을 챙기는 것을 포기? 하라는 것이었다. 맞다. 푼돈이다. 하지만 그 푼돈이 없어서 굶어가는 사람도 있는 시대였으니... 극 중 등장하는 성애가 그러하다. 그녀는 자신이 하루라도 벌지 않으면 식구들이 모두 굶는다고 한다. 그녀는 몰래 감춰둔 푼돈을 동생에게 전달해서 어머니께 드린다. 성애의 식구들 모두는 성애가 일명 삥땅을 한다는, 그 사실을 알고 있다. 그 일(남모르게 딴 주머니를 차는 것)을 저지른다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아무리 공공연한 비밀이라지만 스스로가 부끄러운 짓임을 너무나 잘 아는 탓에 심장병이 생길 지경이니까 말이다.

문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소위 깨끗한 양심을 가지고 사는 일... 아마 그것은 모두가 바라고 바라는 세상일 것이다. 문희는 처음부터 몸수색에 대한 지독한 거부감이 있었다. 그녀에게는 그것은 몹시도 치욕스러운 일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싸워야 할 만큼 말이다. 그리고 그 치욕을 없애는 길은 바로 모든 안내 양이 자신과 같이 정직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이 작품이 상영된 후 전국 안내 양들이 들고일어났다고 한다. 자신들을 모두 도둑 취급한 영화가 나왔으니 그럴 만도 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감춰져있다. 버스 회사의 횡포와 인권 문제가 더 우선시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본질을 외면하고 부차적인 것으로 눈을 돌리게 하려고 애쓰는 것은 어찌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상영 중단으로 재편집되어서 다시 재상영이라는 화제를 뿌린 작품인 [도시로 간 처녀]... 처녀가 처녀로 살기 위해서 도시로 간 것은 그리 바른 선택지는 아니었다. 도시는 온갖 횡포와 훼방과 부조리와 유혹이 가득한 곳이니 말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스스로 바른 양심을 가지고 꼿꼿하게 살기로 결심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 결심이 온전히 지켜지고, 훼방 받지 않기 위해서는 어디로 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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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 영화로 읽는 ‘무진기행’, ‘헤어질 결심’의 모티브 ‘안개’ 김승옥 작가 오리지널 시나리오
김승옥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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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김승옥 각본 | 영화로 보는 무진기행 | 스타북스

오랜만이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다시금 그때의 심상에 젖는 것은 말이다. 새삼 시나리오가 이런 거였지 하는 생각이 들고, 소싯적에 끄적여 봤던 적 부끄러운 시절이 다시 떠올려졌다. [안개]는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에서 바탕을 두고 쓴 시나리오이다. 이 작품이 작가의 첫 시나리오였다고 하니 그 소회는 아마 남달랐을 것이다. 김승옥 작가는 알고 보니 재주가 참 많은 분 같다. 얼마 전 그분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출판한 에세이 집을 읽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림들이 제법 수준급이었다는 기억이 있으니 말이다.

[안개] 역시 소설 무진기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나리오라는 것을 감안해서 읽는다면 충분히 그 속에서도 감정의 선과 복잡 미묘한 서로 간의 거리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을 기회로 유튜브에서 무진기행에 관련된 영상을 찾아봤더니 역시 그곳에 있었다. tv 문학관에서 방영한 필름을 오늘날에도 볼 수 있는 행운이랄까? 시나리오와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컸다. 박근형, 김미숙, 여운형 등의 그 시절을 호령했던 배우들은 창창한 모습으로 연기하고 있었다. 참, 세월 무상이다.

기차에서 출발하는 시나리오... 기준은 무진으로 떠난다. 곧 장인어른과 아내의 도움으로 제약회사 전무로 승진할 위치에 있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동창들을 만나고 거기서 역시 음악교사로 일하는 하인숙을 만나게 된다. 하인숙은 자정이 지나서 우는 무진의 개구리 소리를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서울로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무진에 있으면 금방 미칠 것 같다고 말이다. 기준은 그런 하인숙이 마음이 걸린다. 그리고 그는 방죽 비탈에서 자살한 술집 여인을 보게 된다. 어머니 산소에서 이슬비를 맞으면서 잡초를 뽑으면서 새삼 효자 행세를 한다고 자조도 해보고 말이다.

기준은 어떻게 해서 하인숙과의 연을 맺는다. 하인숙은 무진을 데려고 나갈 사람으로 기준을 선택하지만 기준은 하인숙의 손을 잡고 같이 기차에 타지는 못한다. 그에게는 이미 아내가 있고, 탄탄한 직장이 보장된 내일이 있으니까... 하인 숙의 바램은 서울에 가고 싶다는 단 그 하나뿐이지만 그는 홀로 무진을 떠난다. 무진을 떠나면서 보이는 당신을 무진을 떠나고 있습니다라는 입간판.... 기준은 하염없이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시나리오는 우리를 무진이라는 한곳으로 모여들게 하지만 결국 그곳은 여전히 안개와도 같은 곳이다. 현실에 아무런 영향도 안 미치는 세계... 기준은 무진의 안개가 적병을 연상시키고, 그것이 자신의 암울한 청춘시대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하인숙에게서 자신의 옛 모습을 발견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뿐이다. 그곳에서 떠나게 할 수 있는 이는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결국 떠날 수 없는 자는 안개와 같이 살던지, 아니면 술집 여성과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작가 김승옥이 살았던 1960년대의 대한민국의 모습은 아마 이런 것이리라... 어디로 피할 수도, 갈 수도 없는 형국 같은 느낌... 사방에 적이 둘러싸여 있지만 스스로 구할 것은 아무것도 없는 막막함... 그런 현실에서 스스로만 배불리 산다는 것은 아마 무척 부끄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보고도 못 본척한다는 것... 외면의 현실 속에서 1960년대는 그렇게 저물었지만 그 부끄러움이 바로 지금의 일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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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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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통해 배우는 진정한 연대의 의미와 잃어버린 가치에 대해서 배우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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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생리학 인간 생리학
루이 후아르트 지음,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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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 생리학

루이 후아르트 지음 | 류재화 옮김 | 페이퍼로드

아...ㅎㅎ 산책에 대한 유쾌한 담론을 읽으니 얼른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픈 생각이 든다. 날씨가 춥다는 명분을 내세워 방콕하기를 즐겼는데, 이거 안되겠는걸~~ 하는 급한 마음이 든다. 그 유려하고도 화려한 산책자의 세계, 산책자만이 느낄 수 있는 온갖 상상의 나라... 그리고 나를 그곳으로 인도해 줄 충분히 볼거리가 많은 곳으로 떠나고 싶다.

책은 시종일관 유쾌하다. 아마 생리학 시리즈가 거의 다 내겐 그렇게 다가왔다. 하지만 이 산책자 편만큼의 경쾌함은 여타의 생리학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었다. 이미 경쾌함의 한계를 뛰어넘었다고나 할까? 생각하지 못한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해주는 데에는 생리학 시리즈만 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것도 이 책들이 지금 쓰인 것이 아니라 19세기 중후반에 살았던 이들의 체험에서 나온 것들이라니, 놀랍다.

바야흐로 산책은 자본의 시대로 넘어왔다. 혁명이니 이념이니 하는 시대는 이미 물 건너 갔다. 모두들 자본, 즉 돈이 최고임을 알고 있다. 더 이상 흙을 밟고 노동하는 것보다는 공장에 취직해서 하루 종일 빛없는 세상에서 일하는 것이 더 돈이 됨을 알고 있다. 그러기에 산책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돈이 있으면 있는 대로 또 불편한 것이 산책이다. 산책이라 함은 정해진 방향이나 목표 없이 천천히 거닌다는 것인데, 그렇게 걷다가 행여 흙탕물이라도 비싼 옷에 튀면 곤란하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마차에서 얼굴만 삐죽 내밀고 거리를 살핀다는 것은 재미도 없고, 멋도 없는 일이다. 산책이라 함은 특정의 자질을 갖춘 이들이 누려야 할 특권 중 하나였다. 가난한 이는 산책에 유리할 것 같지만 그것도 아니다. 먹고살기 위해 하루 종일 일해야 할뿐더러, 일이 없더라도 빚쟁이에게 쫓겨 다녀야 하니 하릴없이 거니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는 것이다.

산책자의 자질 중 하나는 명랑성이다. 그리고 항상 관찰하는 정신을 지니는 것... 어떤 상점 앞을 지나더라도 산책자는 상상의 나래를 펼 줄 아는 사람이다. 진열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물건의 생산자로까지 상념을 펼칠 줄 안다. 이쯤 되면 산책자가 아니라 뛰어난 관찰자이자, 아니면 그는 작가이리라...

산책자의 자질 중 하나는 자신을 쉬게 할 줄 아는 의식 상태를 갖는 것이다. 이 또한 독특하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니던가? 아마 삶에 찌들어있거나 생각이 복잡한 사람은 감히 스스로를 쉬게 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멍 때리기에 능한 사람은 아마도 훌륭한 산책자, 책에서 말하는 산책자라는 아름다운 이름을 소유할 자격이 있는 사람일 듯하다.

영국이나 파리 같은 유럽에 가면 사람들은 해가 나면 모두 햇볕을 쬐기 위해 공원으로 나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선크림이나 모자다 뭐다 해서 태양을 가리기에 정신이 없는데 말이다. 태양이 인간의 정신을 건강하고 활발하게도 하지만 자외선은 피부에 치명적이니... 정신 건강을 택할 것인지, 피부 건강을 택할 것인지는 아마 스스로의 현명한 선택에 달려있으리라.... 그렇지만 [산책자 생리학]을 읽는 독자는 아마도 태양을 쬐면서 거리를 걷는 것을 택하리라... 산책이라는 그 미묘하고도 아름다운 무효한 일이 이토록 멋진 일이라는 것을 눈치챘다면 말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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