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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마이클 코리타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시간 / 2021년 5월
평점 :
절판

지독하다. 그 말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사사로운 목적을 위해 블랙웰 형제는 목격자 소년 제이스 윌슨을 죽이려고 한다. 아니, 죽자고 덤벼든다. 그들에게 실패는 없었으므로, 그리고 목격자 한 명 죽이는 것 쯤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음으로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많은 조력자들이 있었다. 바로 그를 살리고자 마음먹은 사람들 말이다.
제이스는 평범한 소년이었지만 해나를 만나고 코너가 된다. 그리고 코너가 된 후 그는 달라진다. 더 이상 기다리기만하는 어리숙한 아이가 아니었다. 이선에게 배운 생존기술을 써먹을 줄 아는 준 생존 전문가가 된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은 살인 전문가와 생존 전문가의 대결로 한줄 평을 남겼던데, 정말 한 줄로 요약하면 그런 것같다. 살리고자하는 사람과 죽이고자하는 사람간의 처절한 대결... 그 사이에는 자연과 불이 존재했다.
제이스는 해나가 아니었다면 생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녀의 희생정신으로 제이스가 살고 앨리슨이 살았다. 화재 현장에서 불을 교란시킬 작정을 폈던 해나... 과연 그녀의 말대로 불은 그들 위를 휩쓸고 지나갔다. 수많은 연료를 태우며, 그리고 그것들을 찾아서 말이다. 뜨거운 텐트 안에서 서로를 안고 있었던 제이스와 앨리슨... 그 둘의 유대감이 있었기에 그들은 생존할 수 있었다.
여기서 이선은 또 한가지를 말한다. 바로 재건이다. 생존은 무사히 발견된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건이 꼭 필요하다고 말이다. 왜 그 두 킬러들이 소년을 그토록 죽이려 했는지 아는 일부터 시작해서 그 사이에 희생된 이에 대한 애도까지... 이는 모두 재건의 한 과정이다.
아직 우리는 생존에 대해 더 배워야할 것이다. 최근까지 생존에 대해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세월호 생존자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다. 이선이 말한 재건의 과정.. 그것은 지금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 걸까?
세월호 희생자들의 유가족이나 생존자들은 아직 재건의 과정을 끝내지 못했다. 배가 침몰한 원인 규명마저 제대로 되지않았으니 재건할 틈이라도 있었겠는가...... .
책을 읽고나서 한번 눈을 감아본다. 생존을 생각하고 거기에 더 나아가서 재건을 생각해본다. 불 타 버린 산이 다시 푸르려면 시간이 걸린다. 땅이 회복되어야하고 어린 묘묙들을 다시 심어 가꿔야한다. 산도 이러한데 사람은 오죽 하겠는가...... . 생존자들이지만 아직 재건이 안되어 생존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건 정말 비극적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