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그 마력

독살로 읽는 세계사 - 중세 유럽의 의문사부터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은밀하고 잔혹한 역사의 뒷골목 ㅣ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5
엘리너 허먼 지음, 솝희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4월

이 책에는 갖가지 독이 나온다. 그리고 그 독을 사용했던 그 시기에 대한 이야기나 현대의 독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풀이를 해주고 있다. 생각보다 널리 그것도 광범위하게 독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놀라웠다.

그리고 바로크 시대나 너무 우아하게 보이는 로코코 시대... 그 시대에서 왕족의 핏줄로 태어났더라면 분명 단명하고 말았으리라는 암울한 추측도 더해진다. 저자는 분명 기생충을 달고 왔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하여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다 죽었을 거라고... 맞는 말이다. 아마 왕족이고 그 시기가 분쟁의 시기라면 독살의 위험도 무척 컸으리라...

사실 수은이란 존재의 위험성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의 일이 아니다. 예전에는 수은이 들어간 체온계가 깨져도 위험성을 잘 몰랐고 또한 건전지 처리 또한 그리 신중을 기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전에는 수은이 만성적으로 심지어 변비에 까지 사용됐다는 것은 참으로 놀랄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현대의 독이 아직도 여기 저기 쓰인다는 사실이 인상깊었다. 아라파트의 의심스런 죽음이며 영상으로도 찍혀 온 세계 사람들이 알게 된 김정남의 독살사건이라든지, 그리고 러시아는 그 행위를 부인하지만 참으로 의심스러운 나발니의 독살 음모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마신 독이 비교적 편한 독이었던 독미나리였던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소크라테스가 이 독을 마시고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비교적 안정감있게 이야기를 했다는 것도 말이다.

치명적인 독이 끔찍한 고통을 가한다면 그 독을 통해 죽은 사람들은 얼마나 불행할까... 같은 독이라도 독미나리나 일산화탄소 중독같은 비교적 고통이 덜한 방법도 있을텐데... 황산이나 비소 등의 방법으로 죽었다면... 아.. 상상하기도 싫다.

저자는 말한다. 아마 먼 훗날에 우리 시대를 보고 후손들은 그렇게 성인병이나 암을 유발하는 것들을 많이 사용하고 먹었다니...하면서 놀랄지 모른다고 말이다. 우리가 지금 예전 시대를 보고 놀라는 것처럼 말이다.

시대란 과연 어떤 것이 정답일지 모른다. 지금 우리가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이 그다지 옳지 않을 지도 모를 일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이누카이의 매력 속으로

일곱 색의 독 ㅣ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5월

일곱 가지 색에 관련된 사건을 형사 이누카이 하야토가 특유의 세심함과 관찰력으로 풀어낸 나카야마 시치리의 단편 연작집, 일곱 색의 독...

사실 이 소설집은 단편임에도 끝을 짐작하기가 힘들었다. 번번히 속아넘어간다고 해야할까? 단편, 단편들 모듬 속에 이누카이의 추리와 범죄의 트릭이 다 담겨있다. 그리고 독자는 끝까지 보기전에는... 모른다....이누카이가 잠깐만, 그런데요..하기 전에는 사건에 관통?하지 못하는 것이다. 난 그러했다.

노숙자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 단편부터 왕따 문제까지 나카야마 시치리는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문제성있는 사건들에 적당히 발을 걸쳐놓으면서 추리소설적 이야기를 빼놓지않았다. 그리고 거기에 어떤 반전?같지 않은 반전을 심어놓음으로 이야기에 재미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장치, 예를 들어 여범죄자들에게는 맥을 못 추는 그의 추리 능력을 보고 얼굴값 못한다고 하거나, 잘생기고 훤칠해서 형사같지 않다고 하는 느낌들을 책 곳곳에 심어 놓았다.

매력적인 이누카이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떨까 싶다. 아마 그렇다면 매일 사건 뉴스에 그를 초빙하려고 각 방송사들은 난리가 나지 않았을까 싶다. 잘생기고 호감어린 인물이 사건도 잘 해결한다면 말이다. 단, 그것은 남자 범죄자들에 한해서겠지만... 오히려 그래서 그에 대한 매력이 생기는 것도 있을 수도 있겠다.

앞으로도 계속 보고 싶은 이누카이 이야기... 나카야마 시치리는 과연 이 인물을 다음 책에서 어떻게 살릴 지 궁금하다. 그리고 다음 책은 부디 장편으로 나오길 기대해본다. 이누카이의 매력을 모두 담기엔 단편이 너무 아쉽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100자평] 송일준 PD 제주도 한 달 살기

송일준 PD 제주도 한 달 살기 - PD의 시선으로 본 제주 탐방 다이어리
송일준 지음, 이민 그림 / 스타북스 / 2021년 5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달 살이를 원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밥벌이의 고단함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삽니다 - 나는 이렇게 전업 작가가 되었다!
이지니 지음 / 세나북스 / 2021년 4월

글쓰기로 먹고 사는 일은 언제나 궁금하다. 작가라는 직업이 주는 선망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지니 작가의 열정이 느껴진다. 바로 글쓰기에 대한 열정이다. 그것은 꼭 재능이 있다거나 무슨 말을 전해야겠다는 사명감을 벗어나서 그냥 그 자체,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는 그 자체의 열정이었다.

꾸준히 무언가로 글을 써 오고, 수백만원의 글쓰기 강의료를 내면서까지 그녀는 글쓰기에 목이 말랐다. 누구보다 작가가 되고 싶어함이 느껴졌다. 그래서 아마 무명작가지만 글쓰기로 먹고 살 수 있을 지금이 이른 것이리라....

책은 소소히 출판사부터 등단에 이르기까지, 또 후에 출판 후 어떤 길이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현재 쓰고자하고, 그 뜻이 있는 사람에게는 작은 위로와 동시에 길이 될 것같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시 쓰는 행위이다.

자신의 글이 누군가에게 긍정의 마인드를 심어주고,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그 한명을 위해서라도 계속 해나가는 것... 바로 그것이 지속성이다. 지속적인 글쓰기 없이는 작가라는 타이틀은 그냥 빚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끊임없이 써오고 단련한 사람을 유명작가라도 따라올 수는 없다. 책 한권만 내고 사라진 사람들, 그리고 곡 한곡을 띄우고 소식 없는 사람들... 많지 않은가?

유명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무명의 길이 필요하다. 혜성처럼 나타나는 신인도 물론 있지만 대다수는 무명의 시절이 있고, 그 시절을 견디었기에 지금이 있다고 말을 하니 그 시기는 꼭 필요하다 생각한다.

난 너도 나도 유명작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유명작가를 향해서 갈 필요도 없고 목표를 거기에 두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글이란 유명세에 기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이란 내면의 소리이다. 글을 보고 그 사람이 궁금해지고 누구인지 더 알고 싶은 것이지, 유명세를 업고 서 쓴 글이 궁금해지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그렇다.

아직도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 내면에 속삭임을 무시하는 이들... 그 이웃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러고 보면 누구나 작가이다. 이야기 하나쯤 모두 가슴 속에 품고 있으니 말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100자평] 토와의 정원

토와의 정원
오가와 이토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5월

달팽이 식당에 이은 소소한 위로...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