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전환과 쑨웨 그리고 허징푸와 한이에게까지 연결되는 대혁명의 서사... 그리고 그속에 숨겨진 무산계급 문화대혁명을 뒤로 한 상처들이 여러 등장인물의 서술과 함께 펼쳐져있는 사람아 아, 사람아!
처음에는 생소한 중국식 이름 때문에 누가 누군지 헷갈렸고 아직 이념분쟁이라던지 중국공산주의에 대한 공부가 없는 나로서는 줄거리들이 생소하게 눈에 들어왔다. 분명 예전에 한 번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새로운 책을 펼친 것같은 느낌이랄까...
나름 이 책은 저자 본인의 경험담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이 출판됐을때 중국 내에서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고 말이다. 아..좌파든, 우파든 그런 이념적인 것들이 과연 인간성보다 중요한 걸까? 아니라고 본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허징푸는 그런 면에서 진실했다. 그는 휴머니스트이길 자처했으며 그 대혁명의 파고 위에서 어쨌든 살아남았다. 비록 쑨웨는 다른 이와 결혼했지만 말이다. 허징푸는 사랑에 진심이었으니 그걸로 된 것이다.
쑨웨와 자오전환... 과연 그 둘은 어떤 관계였을까? 사실 쑨웨는 마음 속으로 허징푸를 선택했지만 스스로 비난받을 까봐 두려워 자오전환과 결혼했다. 그리고 시류의 생각에 동조했다. 자오전환에 의해 버림받고 딸 한을 홀로 키우면서 그녀는 마지막에 깨달았다. 아니, 자기에게 정직했다고 하는 편이 옳겠다. 그녀는 허징푸에게 마음을 열고 자오전환에게 긴 편지를 쓴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일은 이념이 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우정과 의리일진대 이념 분쟁으로 젊은 시절을 송두리채 비판과 비난 속에 보내야했던 그 시기, 문화대혁명의 시기가 그려져서 먹먹해진다. 내가 직접적으로 체험한 시기는 아니지만 저자의 소설 속에서 보이는 그 이념 분쟁은 너무 답답하고 진실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이 없는 집단을 보는 것도 같았다.
마지막에 쑨웨의 편지를 받고 자오전환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