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캉디드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7
볼테르 지음, 김혜영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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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캉디드

시카고플랜007 | 볼테르 | 김혜영 옮김 | 미래와 사람

신의 섭리라는 이름으로 부당한 대접을 받고, 마녀사냥이라는 명목으로 죄 없는 여인들이 화형 당하거나 죽어갔다. 어리석게도 이 모두는 신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강한 중세에 벌어진 이야기들이다. 어떻게 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뒷구멍으로 야비한 짓을 하고 손에 피를 묻히기를 서슴지 않고, 성직자들이 자발적으로 발가벗고 나서서 여인들을 겁탈하고, 매독에 걸린 사회... 그래서 중세는 암흑의 사회였다. 신은 있으나 인간에 의해 철저히 능욕당하고 버려진 죽은 신들만이 존재한 사회였다. 그런 중세가 재도약을 한다. 바로 근대로 말이다. 여기에 새로운 철학자 볼테르가 등장한다. 궁정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고, 한편으로는 매독에 고통스러워하고, 한편으로는 엉뚱한 사람들을 불에 태워 죽이는 끔찍한 모두에게 경고장을 날리고 위트와 독설을 섞어서 말하기를 즐겨 하던 철학자... 그가 쓴 책 [캉디드]는 그 시대의 우화가 담겨 있다.

캉디드란 말속에는 순수하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청년의 이름은 캉디드이다. 하지만 어느 날 한순간에 남작의 딸에게 입맞춤한 대가로 성에서 쫓겨나게 되면서 고난의 길이 시작된다. 느닷없이 군대에 끌려가게 되어 죽지 않을 정도로 매를 맞고, 리스본 대지진 때에는 지진을 막는다면서 산 사람을 화형 해야 한다는 지도자들의 어처구니없는 판단으로 죽을 뻔한 고비도 넘기게 된다. 캉디드는 그런 고초 속에서도 스승 팡글로스의 가르침을 마음속으로 되새긴다. 모든 것은 최선의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 그것이 바로 캉디드가 고초를 겪는 이유라고 생각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캉디드가 연인 퀴네콩트와 재회하게 되고, 종교 재판관을 죽이게 되면서 스승의 가르침이 과연 맞는 것인가? 회의하게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잠깐 캉디드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스승을 다시 만나는 과정 속에서 그의 가르침을 듣게 된다. 모든 것이 최선을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만일 그때 성에서 안 쫓겨났다면 제자와 스승이 조우할 일은 없다고... 계속 이어지는 그의 이야기.. 그리고 모든 괴로움마저 그에게서 오면 절대적인 통과의례가 되고 만다. 캉디드가 불평할 틈을 안주는 스승이다.

우여곡절을 모두 견딘 후에 캉디드는 퀴네콩트와 결혼하게 되어 자신의 손으로 땅을 경작하고 그 수확물들을 손에 쥐게 된다. 이제 그는 믿는다. 세상에 믿을 것은 오직 바로 지금 현재이며, 자신이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말이다.

[캉디드]를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고난과 고초에도 모든 것이 결국 선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과연 우리가 믿는 낙천주의와 선이라는 것이 얼마나 거짓으로 둘러싸인 건지...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있고, 묵묵히 그 일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다짐과 생각들.... 그래, 인간인 이상, 신이 아닌 이상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선의 마음가짐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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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 잠시 길을 읽어도 목적지를 잃지 마라! 대가 고전·인문 시리즈 (LINN 인문고전 시리즈) 8
호메로스 지음, 김성진 편역 / 린(LINN)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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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지음 | 김성진 편역 | 도서출판 린

방대한 서사시의 시작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 [일리아드]가 트로이 전쟁에 대한 묘사이고 모든 인물들에 대한 총체적인 평이 이루어진 서사 시라면,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라는 한 인물이 트로이 전쟁 후 집으로 돌아가기까지의 고난과 역경의 여정이 실린 서사 시라고 할 수 있다. [일리아드]가 방대한 인물들을 다뤘다면 [오디세이아]는 한 인물에 대해 집중한다. 하지만 그 스케일은 역시 만만치 않다. 오디세우스가 고향이 이타카로 돌아가기까지의 복잡한 여정, 포세이돈을 비롯한 신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야만 하는 방향을 잃지 않고 기어코 돌아간 것 등을 보면 왜 오디세우스를 아테네가 가장 좋아한 인간이었는지 알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오디세이아]를 어떤 사람은 성장소설로 읽고, 어떤 사람은 모험 소설로도 읽는다. 방대한 모든 지식이 실려있고 그 여정과 과정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새로 파생되었고, 지금도 갖가지 소설 등에서 많이 차용되는 개요이다. 아마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가 그 시작의 관물을 열었으리라...

개인적으로 가장 이해가 안 되는 인물은 내게는 텔레마코스였다. 왜 그는 아버지에 대한 존재에 대해 기억도 없으면서(너무 어릴 적 떠났으므로) 그에게서 처음부터 독립하지 못했을까? 주변에서 너무도 영웅적인 아버지라고 칭송했고, 어머니인 페넬로페 역시 아버지를 못 잊어서인가.... 아버지 없는 고향인 이타케에서 모진 구혼자들의 방해와 훼방을 견디면서 살아야 할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아버지가 언제고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를 해서인가? 그 기대는 텔레마코스의 기대였던가? 아니면 페넬로페의 기대였던가?

결국 텔레마코스는 어머니 페넬로페만을 남겨두고 떠나기로 한다. 아테네의 조언이 그의 마음에 와닿아서일까? 아버지의 생사를 정확히 확인한 후 어머니를 새로운 남편에게 보내도 된다는.... 내 생각엔 이 시점이 너무 늦은 듯하다. 좀 더 빨리 텔레마코스는 떠나야 했다. 그는 과연 아버지의 후광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도 내겐 의문이 든다.

텔레마코스는 돼지치기 에우마이오스를 통해 오디세우스를 만나고 그를 아버지라고 알게 되지만 이내 아버지를 따라서 한 일은 구혼자들을 죽이고, 또 그 구혼자들과 합을 맞춘 불경한 하인들과 하녀들을 죽이는 일이었다. 이십몇 년 만에 겨우 상봉한 부자가 처음으로 단합해서 한 일이 바로 살인이었다니... 이 또한 놀랍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두고 많은 이들은 인간 의지에 대한 찬사라고 한다. 오디세우스가 그 모든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고향으로 돌아오기로 한 이상 그는 돌아갔다고 말이다. 그 고향에 그를 기다리는 것은 불충한 하인들과 그의 아내를 탐내는 구혼자들 뿐이었지만... 정말 그를 이타케로 이끈 것이 과연 페넬로페에 대한 그의 사랑이었을까? 그저 고향에 대한 향수였을까? 아니면 정을 가지기도 전에 채 떠나야 했던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었을까? 내 생각엔 이 모두가 왜 오디세우스의 똥고집처럼 느껴지는 걸까? 가야 하니까 그는 갔을 뿐이다. 달리 어떤 선택을 할지 그는 몰랐다. 인생에 있어서 더 좋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오디세우스는 몰랐던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수절을 지킨 페넬로페... (사실 그녀에 대해서도 의문이 많다.) 그녀는 어쩌면 예언자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녀는 오디세우스가 어떤 성품을 가진 것을 알고, 그가 돌아올 것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설마 다른 이에게 마음을 줬더라면 아마 그녀 역시 무사하지 못했을 것도 같다.

다른 책의 제목으로도 유명하지만 오디세이아를 읽은 후 떠오르는 구절이 있다. 어떤 배움은 떠나야지만 가능하다는 것... 말이다. 개인적으로 텔레마코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가 걷는 길을 나름 내식대로 상상하며 [오디세이아]를 떠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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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전경훈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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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신과 인간이 만들어온 이야기 | 필리프 르셰르메이에르 지음 |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전경훈 옮김 | 니케 북스

우선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안다는 것, 기꺼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 너무나 행복한 느낌이 든다. 성경을 보다 재미있고, 어떤 면에 있어서는 감각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 그 자체가 기쁨이었다.

어릴 적 내게 성경이란 무척 두껍고도 얇은 책이었다. 지금도 물론 그렇지만 한 장 한 장 한지보다 더 얇은 종이 위에 글자는 어찌나 작고, 촘촘한 지... 성경은 교회에 가야 그나마 펼쳐보는 책,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어린이 성경학교를 다닌 경험으로) 만화로 보는 성경, 선생님 말씀으로 듣는 성경은 그 자체가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그 무렵 신앙심이 깊었던 어머니가 어느 날 전집으로 그림 성경을 들이셔서 나름 구약, 신약 모두를 만화로 접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얼마나 한 장 한 장 재미가 있었던지, 성경이란 내게는 더 이상 일요일 예배시간에만 넘기는 책이 아니라 그냥 소설책 마냥 언제든지 펼치고 싶은 이야기책이 되었다.

그 재미있는 이야기책은 이사를 하면서 여기저기 휩쓸려져서 버리게 되었지만 다시 니케 북스의 [바이블]을 만남으로 더욱더 새로워진 느낌이 든다. 이 속에 든 삽화는 왜 이리 감각적인지... 삽화 그림만을 따서 나름 액자를 만들고 싶기도 하다. 현대적인 그림과 옛이야기, 아니 지금도 진행형인 이야기의 만남이랄까....

나케북스의 [바이블]의 시작도 여타의 성경과 다르지 않다. 아담과 이브... 그 창세기에서 시작해서 예수의 부활로 끝나는 방대한 양이다. 방대하지만 이 속의 내용은 오리지널로 압축되어 있어서 보기가 편하고, 활자의 구성과 문체 역시 읽기도 편하다. 한 숨에 읽어나가는 성경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름 삽화와 보는 재미도 뛰어나고 말이다.

예수의 존재, 그분을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으냐... 그 점이 유대교와 개신교를 포함한 가톨릭과의 가장 큰 차이라 생각이 든다. 유대교에서는 아직 예수의 존재는 성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약속은 신약에서 다시 씌었고, 그 약속을 믿는 사람은 구약의 계약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다. 아직 이런 부분은 내 지식의 밖이라서 뭐라고 뚜렷이 설명할 수 없지만 말이다.

성경, 특히 구약은 유대인들의 역사서라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구약은 다양한 인물들을 품고 있었으며, 꼭 특정 민족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 없이, 그냥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로 읽을 수 있었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다시 성경 책을 펼쳐보고 싶었는데 (항상 옆에 있지만 왠지 펼치려 들면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판형과 글씨체와 삽화로 인해 다시 그 속으로 빠진 기분이다. 언제 어느 때이고 다시 펼치기가 전혀 부담스럽지가 않다. ㅎㅎ

성경이 처음이거나, 혹여 성경 읽기에 어느 정도 용기가 필요했던 사람이라면 니케 북스의 [바이블]로 시작해도 전혀 무리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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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유재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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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영 소설 | 교유서가

소설에 대해 한마디로 말하자면 기묘하고도 무서웠다. 소설 자체의 내용은 우리가 누구가 접할 일상의 이야기와 특정 직업군의 이야기, 행여 인생에서 잘못 인연이 된 악연과의 만남 등등이 날실과 씨실처럼 교차한다. 고속도로가 생기면서 아무리 생태통로가 지어지고 있다지만 그것은 한계가 있다. 나날이 새로운 자동차길은 늘어가고 동물들이 다니는 길들은 줄어든다. 그 사이에서 벌어지는 로드킬... 방송국에서 재연배우 역할을 하면서 커리어를 쌓아가는 현진이 접한 알 수 없는 이야기들... 그리고 그날 캠핑에서 목도한 변사 시체...

어느 것이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사건은 벌어지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혜가 캠핑장에서 털어놓은 로드킬 사건... 과연 지혜에게 꼬리를 흔들던 개는 애초에 주인이 누구였을까? 행여 진언이 예전에 키웠다던 설기 닮은 개는 아니었을까? 지혜가 자신의 이야기라고 짐작한 현진의 이야기... 정말 그 이야기는 현진이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의 이야기, 본인 즉, 현진의 이야기였을까?

이야기는 모두 진실을 숨기고 돌고 돈다. 결국 서로가 다 연결되어 있다. 사람이 드문 곳에서 열심히 반짝여 생을 유지하는 반딧불이를 누군가는 방송을 위해 에프킬라로 죽이는 현실 (아.. 방송국 놈들...) 가짜 티파니 보석은 어두운 밤에는 진짜처럼 보인다. 아침이 되어서야 보이는 진실... 알게 모르게 사람들은 모두 가짜를 진짜로 착각하면서 이 생을 사는 지도 모른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미 사라지고 없을 지도 모르겠다. 설기와 임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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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에디터스 컬렉션 14
다니자키 준이치로 지음,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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슌킨 이야기

다니자키 준이치로 | 김영식 옮김 | 문예출판사

언제였던가? 다니자키 준이치로란 소설가를 처음 접한 건 영화와 책들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언변을 소유한 이다혜 작가님의 코멘트를 어딘에선가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아마 내게 준이치로의 첫 책은 [치인의 사랑]이었던 것 같다. 한 노인의 은밀한 성적 판타지를 다룬 소설은 약간은 충격이었다. 특히 여성의 발목에 대한 그의 애정 어린 시선들... 그리고 그것들을 전혀 이상하게 보지 않고, 결국에는 인정하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이랄까?

그리고 그다음 작품이 [슌킨 이야기]였는데 대중적인 [치인의 사랑]같은 류의 작품은 아니었다. 그저 지독한 맹인의 자기 사랑과 제자의 절대적인 어떤 의지가 엿보이는 작품이자 어떤 면에 있어서는 총체적으로 잘 짜인 완결작이랄까? 지금에 와서 다시 읽게 된 [슌킨 이야기]와 단편들... 역시 미사마 유키오가 왜 다니자키를 천재라고 칭했는지 알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유키오의 [금각사]라는 작품을 너무도 좋아하는데 그런 유키오가 칭찬했다면 인정이다. ㅎㅎ 아무래도 누구도 다루지 않은 소재를 대담한 형식으로 다루는 작가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의 다른 작품인 [세설]은 전혀 다른 맛으로 씌었다. 아무래도 다니자키는 정말 천재인가 보다. 이런 단편들도 내고 [세설]같은 장편도 쓰는 것을 보면 말이다.

[문신], [호칸], [소년], [비밀], [길 위에서], [갈대 베는 남자], [슌킨 이야기]까지 문예출판사의 에디터스 컬렉션에는 총 다니자키 준이치로 단편 일곱 편이 실려있다. 개인적으로 순서대로 읽어가는 것이 그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관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문신에서 슌킨 이야기까지 이어지는 동안 왠지 그가 변했다고 느낀 것은 나만의 착각인 걸까?

다니자키는 개인의 성욕을 문학으로까지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데 나는 그것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 개인의 성욕이란 게 대체 어디 있단 말인가? 인간의 보편적인 성욕 아니던가? 그것을 솔직하게 말했다고 해서 작가 자체를 너무 그쪽으로 몰아붙이는 것이 좀 안타까운 부분이 있다. 물론 개인으로 다니자키는 문제적 인간이었다. 그의 삶은 사실 여타의 사람과 좀 다른 괴팍한 구석이 있었지만.... 생전에 했던 그의 인터뷰를 모두 찾아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는 과연 자신을 어떻게 평가해 주기를 바라는가? 성에 미친 괴짜 할아버지 작가 취급하지 마! 하면서 화를 낼 것인가? 아니면 그것이 솔직한 자신이라고 말할 것인가? 사실 노인의 성에 대해 그 누가 알고 싶어 하겠는가? 하지만 누구나 태어나는 순간 노인을 예약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문학작품으로 끄집어낸 그는 어떤 부분에서는 선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슌킨 이야기]를 읽으면 저절로 슌킨의 신들린 샤미센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그리고 맹인과 맹인이 사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일부러 자식을 눈을 멀게 한 지독한 한 맺힌 소리에 대한 영화 [서편제]가 떠오르기도 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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