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도 1 - 정령조각가
리민 지음 / 무하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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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도

정령 조각가 | 리민 장편소설 | 무하유

바르도의 세계관이란 무엇일까? 서원을 가지고 사는 일이란 과연 무슨 뜻일까? 개인적으로 호감을 가지고 보고 있었던 지대넓얕의 히로인 김도인 님의 삶에서 새로 생긴 목적과 서원은 무엇일까? 그것을 조금이나마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물론 바르도의 길은 아직 끝이 나질 않았다. 고작 한국에서의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아직 수행자, 은둔자, 안내자의 인생이 남았으며 미얀마, 뉴욕, 아조레스로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주인공인 리하가 재현을 만나서 무하도를 떠날 결심을 할 때 그녀의 선택이 결국은 남들과 같음을... 그저 그것밖에 선택할 수 없음에 안타까웠다. 리하, 수많은 별을 만들며 살아가라고 주신 이름.... 그녀는 결국 사랑을 택했고, 재현을 택했다. 그 결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도시 생활에 적응을 해야 했고, 생활전선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하지만 리하의 주변에는 희연과 같은 사람들이 있어서 그녀를 이끌어주었다. 물론 희연과 반대되는 시현과 같은 인물도 있었지만 말이다.

사랑이란 무엇일까? 비단 남녀관계가 모든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가장 뜨겁게 타오르는 것도 그것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그래서 리하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병든 육체와 빼앗긴 무하도의 삶? 아니면 그저 재밖에 남은 것이 없는 재현과 나눈 사랑의 추억? 리하는 말한다. 불행마저, 더 나아가 죽음마저 겪어내는 사랑을 할 것이라고 말이다. 고통을 새기는 것에 의미를 두는 리하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자신의 카르마에 갇힐 수밖에 없었던 재현, 그리고 뭐든지 남이 가진 반짝이는 것을 빼앗는 것에만 삶의 의미를 두는 시현이라는 존재까지 소설은 각기 서로 다른 인생과 카르마에 둘러싸인 인물들을 보여준다.

요즘 삶에 대해 생각해 본다. 과연 행복에 의미를 두는 삶이 진정한 삶인가? 얼마 전에 미야자키 하야오의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사람의 사는 목적이 과연 행복이 있다니, 그 얼마나 말이 안 되는가? 자신이 의도하지 않더라도 인생에서 상처를 받는 일이 생기며 그 자체로 인생은 저주받은 것이라고 말이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 그렇게 해도 안 되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라고.... 결국 인생이란 자기 주도의 삶이라고 말한다. 괴로워도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면 그것으로 된다고...... . 왠지 고통을 새기고 끊임없이 기억을 되새기는 무하도의 리하의 철학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리하에게 재현은 사랑의 습이 새겨지지 않은 자였다. 그녀는 그를 통해 사랑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지만 그 고통으로 인해 살아갈 마음을 잃었다. 앞으로 리하에게 어떤 삶이 찾아올 것인가? 리하의 엄마가 리하를 위해 세운 서원... 헤아릴 수 없는 사랑의 습이 새겨진 자를 만나 절대 잊고 싶지 않은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 그 서원은 과연 이루질 것인가? 그리고 또 다른 리하의 서원은? 바르도 2권이 궁금해진다.



출판사 제공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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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양장) - 무소유 삶을 살다 가신 성철·법정 스님의 아름다운 메시지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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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펴냄)​

깨달음을 얻는 자들은 얼굴빛이 어찌 그리 맑고 그윽한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 표지를 장식하신 두 분처럼 말이지요. 표정만 보아도, 앉은 자세만 보아도 그 기품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로 착각이 들었습니다. 분명 법정 스님의 책 무소유는 출간이 금지되어 절판된 도서조차 구하기 힘든 지경인데 말이지요. 결국 저는 무소유를 소유하고자는 열망에 불타올랐던 정말 어리석은 중생이었던 것이지요. 이 책은 성철 스님 열반 30주기를 기념하여 두 스님의 무소유의 삶에 대해서 저자가 소소하게 풀어놓은 삶의 철학에 담겨있는 책이었네요. 무소유의 행복에서부터 인생의 아름다움, 그리고 3장에서는 색즉시공의 원리, 사회 구원에 대한 메시지, 행복과 하나됨에 대한 철학이 두 스님의 삶의 정신에 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정직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돈이 아닐까요? 이런 말도 있잖아요. 돈이 있는데 마음도 있다는 말이죠. 사람이 어디에 돈을 쓰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관심사 등등을 알 수 있다는 말이지요. 때론 그 돈이 말썽이 될 확률도 많지요. 돈 때문에 가지도 않은 길을 가고, 하지도 않은 일을 하고, 먹지도 않을 것을 먹지요. 돈이 애초에 없다면 불가능했을 그 일을 돈이 있어서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돈이 많아도 그 돈을 한 푼도 쓰지 못하는 사람들도 주위에 많고요. 돈이 있음이 그것을 지킬 것이 근심이 되어서 전전긍긍하면서 사는 사람들이죠. 없으면서 소비하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남의 돈도 내 돈이라는 도둑놈 심보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바로 스님들의 말씀과 그 행동에 답이 있습니다. 뜬금없는 배려심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 아마 그것이 법정 스님이 말하고픈 것이 아니었을까요? 있는 자가 더 베풀면 좋겠지만 있어도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고, 없는 데도 오히려 베푸는 경우도 많습니다. 모든 것은 정말 마음먹기 나름입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이 훅 바뀌는 경우는 없습니다. 깨달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깨달음이 훅 들어올 수는 없지요. 방향을 가지고, 삶의 한 목적을 가지고 그 속에서 방황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선물처럼 어떤 깨달음이 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 책 역시 그 도움 중에 한 가지겠고요. 두 스님의 삶을 다시 되새기고 말씀을 되돌아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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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유고집 복각본 - 윤동주가 직접 뽑은 윤동주 시 선집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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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윤동주 (지음) | 스타북스 (펴냄)​

개인적으로 윤동주 시인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다. 왜 그럴까... 아마도 학창 시절에 처음 마음으로 깊이 받아들인 시가 윤동주 시인의 시들이어서 일 것이다. 그 시절에는 교과과목에 실린 시들 이외는 관심도 없었고 알지도 못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기반해서 그의 슬픈 삶이라든지 일제 치하 아래서 부끄러운 삶에 대해 고민하는 한 청년의 모습에서 알게 모르게 어떤 그리움 같은 것을 느꼈던 것 같다. 아무튼 내게는 너무도 애틋한 시인 중 한 명이다.

그의 시들이 여기저기서 새롭게 복원되고 다시 읽히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더군다나 시를 비롯한 산문들까지 빛을 새로이 보게 되는 것 같아서 말이다. 스타북스에서 이번에 펴낸 시집은 복각본이다. 윤동주 서거 3주년 기념 시집의 원본을 그대로 살렸으며 정지용, 유영, 강철중의 서문, 추도시, 발문 등이 실려있다. 일면에 알려진 시들만이 실린 것이 아니라 그를 사랑하고 아꼈던 많은 이들의 내음이 한곳에서 풍기는 것 같다. 한자어가 있어서 한문 실력이 없는 나란 사람은 다소 어렵기도 하나 여러 가지 본들이 나와있으니 비교해서 읽는 맛도 쏠쏠하다. 오롯한 판본이려니 싶은 것이다. 초기 본이 아마도 이랬으리라...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그 누구에게라도 올가을에 선물한다면 참 좋을 것 같다. 무척 오래전에 한번 찾았었던 청운동 골목길을 거쳐서 청운공원에 자리잡은 윤동주 시인의 문학관까지 올 가을 가볍게 산책하러 갔다오고 싶다. 산책하기 좋은 날들이 요즘 계속 이어진다. 짧은 가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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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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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에르베 마쥐렐, 진 템페스트 (엮음) | 이정은 (옮김) |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펴냄)​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2에서는 전쟁에 대해서 더 세부적으로 들어간다. 군인 쪽에서 바라보는 전쟁의 입장과 시민의 입장에서 체험하는 전쟁에 대해서 각각의 소제목으로 기술해놓고 있다. 군인 쪽에서는 직접 전쟁의 당사자로 부상에 대한 것, 죽은 자에 대한 처리, 전쟁에 대한 엄청난 감정의 소용돌이, 전쟁에 대한 증언 등을 망라해놓고 있으며, 시민 쪽에서는 폭격에 대한 모습, 대학살의 참상, 이웃 사람에 대한 적의, 강간, 탈주 및 난민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다. 전쟁에 대한 글들을 읽으니 한 가지 생각은 분명해진다. 절대 전쟁은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한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 중이다. 소리 소문 없이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첨단 무기들이 동원되고 용병이 투입되어 자국의 전쟁을 대신 치러준다. 그리고 각국의 이해관계까지 얽혀있고 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문제가 사실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 침략의 역사는 오래되었으며 예전에 러시아는 굶주림을 무기로 우크라이나를 봉쇄하고 침략하기도 했던 것이다. 전에 이와 관련된 영화를 본 적도 있었다. 무척이나 끔찍했다. 창고에는 곡식이 쌓여있고, 곡창지대인 우크라이나의 밀은 노랗게 익어갔지만 일부러 못 먹도록 불을 지르고 거대한 창고를 군인들은 불사 지른다. 결국 갇힌 우크라이나인들을 꼼짝없이 굶어 죽어갈 수밖에 없었고 말이다. 그때 아사로 죽은 사람들이 어마어마하다고 들었다.

이 책에서 역시 굶주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굶주림이라는 무기는 한 민족 집단을 말살하는 데까지 이용된다. 봉쇄로 인한 조치는 19세기 말에는 과격화하여 대량학살의 극단적인 형태를 취하다가 점점 완화된 전쟁 방식의 사례이다. 그리고 이러한 완화는 국제법 때문이 아니라 기술 영역에서 생긴 변화로 보인다고 한다. 운송 및 공급 기술 등이 혁신적으로 발달하면서 전통적인 해상 그리고 육상 봉쇄는 효율성이 떨어져서 실시하기가 더욱더 어려워졌다. 국민 전체를 무차별적으로 굶주리게 만들고 식품 전부를 무기로 삼는 일이 이제는 벌어지지 않지만 국지적 수준에서는 여전히 이뤄진다.

가장 충격적으로 읽히는 부분은 전쟁 중 벌어지는 강간이다. 전쟁 중 무장한 개인들이 벌이는 성폭력은 여성만이 타깃은 아니다. 그 여성들이 소속된 공동체 전체가 표적으로 된다. 중요한 점은 이 공동체 자체가 그들의 적이라는 것이다. 전쟁에서는 진영을 가리지 않고 무장 집단의 지배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서, 또한 무력화시키려 민간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간이 자행되었다.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벌어진 성폭력 조사에서 끔찍한 점은 국민 모두를 공포에 빠뜨리기 위해 온 마을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 강간이 이뤄졌다고 한다. 사실상 이는 전쟁 초기에 불과했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강간이 공론화될 여지는 무척이나 드물다. 피해자는 증언을 해야 하고 또다시 고통을 무릅써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는 않다. 유일하게 강간이 공론화된 사례는 자밀라 부샤파의 경우이다. 파블로 피카소가 그린 부파샤의 초상화는 전 세계에 그녀의 사례를 알리는 데 크게 공헌했고 부파샤는 알제리 해방 전쟁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지만 신생 국가였던 알제리는 그저 이러한 영웅화를 이어가는 데 만족한다.

전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살아남은 자의 증언이다. 우리 역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정신대라는 곳으로 끌려와서 성을 착취당한 여성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살아서 그 역사를 증언함에도 아직도 부인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러한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어야 할 이유는 너무도 중요하다. 그런 전쟁의 역사가 앞으로 다시는 반복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2권으로 이어진 책은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덤덤하게 사실적으로 독자에게 알려준다. 전혀 감정적이지도 기복이 느껴지지도 않고 그저 전쟁과 그로인해 벌어진 역사적 사실 그 두 가지에 충실하다. 그래서인지 더욱더 전쟁의 참상이 끔찍하게 더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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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 17세기부터 19세기 빅토리아 시대까지, 홍차 문화를 한눈에 보다!
Cha Tea 홍차 교실 지음, 박지영 옮김 / 북드림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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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차와 함께하는 명화 속 티타임』​​

Cha Tea 홍차교실 (지음) | 박지영 (옮김) | 북드림 (펴냄)​

차향이 일렁이는 머그컵을 내 앞에 두고 있는 지금 난 잠시 여행을 하는 느낌이다. 다양한 커피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차 역시 아직은 선택지가 많다. 홍차의 세계는 너무도 다양하고 이쁜 찻잔은 나에게 어서 지갑을 열라고 부추기는 듯하다. 내가 홍차에 대해 알게 된 계기는 대학교 1학년을 마친 어느 날 여행지에서다. 우연히 들어간 상점에서 다양한 종류의 차를 파는 것을 보았다. 아마 내가 그 상점을 들어간 것도 달큼한 향기에 이끌려서 였으니 그 향은 차 향이었으리라... 생각보다 차의 종류는 너무도 다양했다. 말린 꽃잎 등을 넣기도 하고 열매들로 차의 맛과 향을 한껏 끌어올린 홍차들도 있었다. 녹차와 홍차와 우롱차 등등 모두가 같은 찻잎에서 나왔다는 사실 역시 그때 알게 되었다. 발효 정도에 따라서 각각의 이름이 다를 뿐인 것이라는 것도.

이번에 참 아름다운 책이 내 곁에 도착했다. 명화와 함께 그 시절의 차 문화 속으로 빠져보는 시간들은 차의 향기만큼이나 황홀했고 다채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차에 대해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된 것,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차에 관련된 사물을 알아보는 것은 몹시도 흥미로웠다. 예전에는 차를 접시에 따라서 마셨다는 것, 그리고 드로잉 룸이란 것도 말이다. 드로잉 룸이란 주방과는 별도로 다회를 위해 따로 제작된 룸이다. 드로잉 룸에서 사람들은 차를 즐기고 다과를 하고, 바느질이나 편지 등을 읽기도 했다. 왠지 오늘날의 거실의 느낌이긴 하지만 드로잉 룸에서 주인은 차임이 분명하다.

책을 통해 처음 접한 단어인 티 클리퍼... 이는 오로지 차만을 위한 쾌속 범선을 의미한다. 1651년 차 무역은 그 당시 영국 동인도 회사가 독점하므로 속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만 점점 독점권이 무너진다. 중국에서 생산된 차가 영국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약 1년 반이나 걸렸다. 1849년 항해 조례는 폐지된다. 그 후 미국에서 만든 티 클리퍼가 97일이라는 속도로 런던에 도착하고 사람들은 황홀하고도 향기가 진한 신선한 차 맛에 눈을 뜬다. 그때부터 본격적인 티 클리퍼가 만들어졌다.

티케틀이란 단어도 내겐 생소했는데 티케틀이란 끓인 물을 보관하거나 다시 한번 끓일 때 사용되는 도구이다. 티케틀은 삼각대가 붙은 전용 스탠드에 올려두고 아래는 알코올램프를 두었다. 반짝이는 은제 티케틀과 그 주위를 장식하고 있는 다양한 티 세트들은 그림으로만 보아도 몹시 화려해 보였다.

티포트, 슈거 볼, 밀크 피처 등의 3종 세트를 일명 티 서비스라고 말한다. 여기에 티케틀이나 워터 저그를 포함시키기도 하지만 말이다. 자기의 취향이 반영된 티 서비스를 갖춰놓고 티를 즐기는 행위는 넓은 의미로는 문화적 영역에 좁은 의미로는 취향적 영역에 속하는 것 같다. 참으로 고급스럽고도 개인적인 취향같다. (스스로도 이런 류의 취향을 향유하고 싶은 기분도 들고...)

홍차의 세계를 알고 나니 몹시도 찻잎을 우리고 싶다. 지금은 티백이라는 도구로 인해 번거로운 작업 없이 차를 마실 수 있지만 가끔은 모든 행위들이 예술이 되는 다도의 세상이 궁금해지기도 하다. 앞으로 기후 위기로 인해 커피 생산은 점점 제한적이 될 거라고 한다. 슬픈 현실이지만 아무래도 차의 인기는 점점 더 높아질 듯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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