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츠키 4
타카야마 시노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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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에도말 막부 순환전에서 야행과 요괴 누에의 공격을 받아 막부말 에도 시대와 비슷한 장소로 흘러들어오게 된 리쿠고 토키도키는 이곳에 이미 2년전에 왔다는 콘을 만나 그곳 생활에 적응해 나가기 시작한다. 토키의 앞에 나타난 텐구 본텐은 토키가 '백지인 자'라고 하며 무녀 긴슈와 자신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수수께끼같은 말을 남긴다. 아직 이곳에 대해 잘 모르는 토키는 일단 무녀 긴슈를 만나 그쪽 사정에 대해 듣게 된다. 긴슈에게 걸린 저주를 풀기 위해 니혼바시로 향한 토키일행은 그곳에서 일어난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아마츠키』 4권은 자신의 주인인 신수가 잘려나간 후 주인의 원한을 갚기 위해 야행의 힘을 빌어 요괴로서의 강한 힘을 행사하는 이마요와 관련한 이야기이다. 3권까지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결합되어 복잡하기 짝이 없었는데, 4권의 경우 대부분이 이마요 이야기랄까. 이미 요괴와 인간의 공존은 힘들어진 시대, 요괴에게도 사람에게도 저마다의 사정이 있지만 서로 상생하는 법을 찾지 못한 채 극한으로 배척하는 요괴와 사람 간의 이야기를 보면 인간은 예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게 없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물론 나야 인간이니 이런 경우가 닥치면 일단은 인간편을 들게 되겠지만, 요괴 쪽의 사정을 알게 되면 역시 토키처럼 갈등하고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야행의 힘에 츠유쿠사의 힘까지 빌려 주인 잃은 요괴들을 모아 주인의 원수를 갚겠다고 나선 이마요의 모습은 계속 끔찍하게 나왔지만 토키가 자신의 힘으로 천망을 새로 짠 덕에 이마요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이렇게 작고 여린 존재가 원망과 원념에 쌓여 괴물이 되어가는 걸 보면서 참으로 안쓰럽고 가슴 아프다.

토키의 이런 행동이 인간들 입장에서 그다지 달갑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누가미가 붙은 혈통인 쿠치하역시 요괴는 무조건 퇴치해야한다는 입장이니... 음양료에서는 토키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적이냐 아군이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빙돌려 협박아닌 협박을 하지 않나. 대신 본텐 이하 요괴들의 입장에서는 토키가 흐뭇해 보이고. 이래저래 요괴외 인간 사이에 껴서 고민이 가중된 토키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한편 무녀 긴슈는 일행이 니혼바시로 나간 사이 테이텐을 불러낸다. 간도 크지. 도대체 이 무녀의 속셈은 뭘까. 본텐은 지금의 테이텐을 없애고 토키를 테이텐으로 삼을 계획이라 하지, 무녀는 테이텐을 없애려고 하지. 마지막 장면은 테이텐의 공격을 받고 쓰러진 긴슈의 모습이 나오고, 토키의 안대에 무언가가 모여드는 것으로 끝나는데, 혹시 테이텐이 토키를 알아차리기 시작했나? 자신도 모르게 천망을 다시 짤 수 있는 힘을 가진 백지인 자, 백택이 되어 버린 토키의 앞날은 얼마나 험할지 참 걱정된다.  

5권은 긴슈와 본텐의 과거 이야기란다. 예전의 두 사람은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지내왔는지 무척 궁금하다. 웬지 친구였을 것 같기도 한데... 오호, 그렇다면 본텐의 어린 시절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거? 완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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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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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입에는 미소가 걸리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요즘 가족 이야기는 그런 느낌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들이다. 미나토 가나에의 신작『야행관람차』역시 가족 이야기를 다루지만 따스한 느낌의 가족 이야기가 아니라 무참히 파괴된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도대체 이 가족은 왜 이렇게 되어 버린 것일까.

히바리가오카라는 고급 주택단지에 살고 있는 두 가족이 있다. 엔도 가족의 경우 아버지, 어머니, 딸로 이루어져 있고, 다카하시 가족은 부모와 2남 1녀의 가족 구성을 가지고 있다. 엔도 가족의 경우 히바리가오카에 살고 있지만 가장 작은 집에 살며 어머니 마유미는 마트에서 파트타임 일을 한다. 딸 아야카는 사립 중학교 입시에 실패, 지금은 시립 중학교에 다닌다. 다카하시 가족의 경우 아버지는 의사, 어머니는 주부이며, 첫째 아들은 의학부에서 수학중이고, 딸과 아들은 각각 사립 고교와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엔도 가족의 경우, 딸 아야카가 입시 실패 후의 충격탓인지 늘 짜증내고 화를 내고 물건을 부수고 부모에게 함부로 대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늘 큰소리가 나고 물건이 부서지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동네에서도 유명한 집이 되어버렸다. 한편 다카하시 가족은 엘리트 집안답게 모던한 주택에서 동화같은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어느 날 밤 이 집안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피해자는 아버지, 가해자는 어머니. 도대체 아무 문제도 없어 보이는 이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동네 사람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큰소리가 나는 엔도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생겼지, 설마 동화같이 살고 있는 다카하시 가족에게 그런 비극이 일어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렇지? 가족이잖아. 아무리 화가 나도 죽이기까지야 하겠어? 보통은 다들 그런 법이야. 사건이 나는 집은, 가령 그게 돌발적인 행동이었다고 해도 심적으로는 분명 쌓아두었던 뭔가가 있을 거야. 그런 건 아무리 숨겨도 행동이나 말끝에 드러나는 법인데, 어째서 이웃들은 아무도 그걸 모를까? (123p)

이 부분은 이 소설에서 큰 의미를 차지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나도 평온한 가정, 잘 자라준 아이들이 있는 집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가족은 이런 비극을 잉태할 씨앗을 조금씩 키워왔던 것이니까. 사실 가정사는 외부인이 알기 힘들다. 이웃의 경우에는 서로 모르는 척 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 간의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 될 수 있기에, 섣불리 남의 일에 상관하고 싶지 않은 이상 모른척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 대상을 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주 친한 경우라도 자기 가족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이고, 그것은 그 가족과 관련 있는 친족일지라도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더 드러내기 힘든 부분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일까. 다카하시 가족의 경우 현재 부인인 준코는 재혼상대이고 전처의 아들이 큰아들이다. 준코는 전처에게 일종의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에 대한 극복을 자신이 낳은 아들인 신지가 해주길 바랐다. 이런 부모가 가끔 있는데 보통은 자신이 하지 못했던 것을 자기 자식이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이들 닥달하며 교육하는 경우가 있다. 이건 정말이지 굉장히 엇나간 교육방법인데 준코는 아이보다는 어쩌면 자신을 먼저 생각했기에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장남과 비교당하는 차남 신지는 고작 중학생. 중학생 입장에서 이런 것은 얼마나 부담스러운 일이었을까. 안타까운 것은 딸도 장남도 신지가 이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걸 몰랐다는 것이다. 특히 딸의 경우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이런 상황에 대해 전혀 몰랐다. 이렇게 삐걱거리는 가족관계 속에서 그날 밤 일이 터져버린 것이다. 아버지의 경우 그저 신지를 편안하게 대해주고 싶었는데, 어머니 입장에서는 아버지 히로유키가 아이를 포기해버린 것으로 받아들여 버린 것이다. 어찌보면 너무나도 단순한 이유이지만, 준코에게 있어 그것은 너무나도 큰 이유였다. 평소 이 가족 사이에 소통이 있었더라면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또한 이 모든 것을 고스란히 다 듣고 있었던 엔도 가족이 그날 다카하시 가족을 찾아가 봤더라면 이런 비극이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기자신의 일에만 정신이 팔린 마유미나 아야카, 그리고 곤란한 일이 생기면 도망부터 치고 보는 아버지 게이스케가 무슨 일을 할 수 있었겠나 싶은 생각도 든다.

창문만 닫으면 바깥 소리는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 집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다.
(37p)

비좁은 도로 하나 건너 앞집에서 무슨 사건이 일어났는지 텔레비전을 통해 알게 되었다. (45p)

가족간 소통의 단절로 인한 가족 붕괴, 이웃에 대한 무관심, 고급 주택지에 사는 사람들의 이기심과 무관심은 이들 가족 모두를 갉아먹는 요인이 되었다. 병적일 정도로 히스테리를 부리는 아야카 역시 일종의 피해자였으니까. 사실 엔도 가족 중 마유미와 아야카의 대립장면이나 서로가 생각하는 것이 드러나는 부분을 보면 이들 역시 서로의 마음의 소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서로 자신의 일에만, 자신의 상처만 핥느라 서로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고 있는지는 전혀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고지마 사토코라는 참견쟁이 할머니의 경우 역시 이웃과 소통을 원하기 보다는 그들을 감시하고 엿보는 일에 만족을 느낀다. 자신들이 일군 히바리가오카에 엉뚱한 사람들이 들어와 물을 흐려놓고 있다고 생각한달까. 아들이나 며느리와의 전화 통화 내용을 보면 이 할머니는 자신과 엔도 가족 · 다카하시 가족은 같은 곳에 살고 있긴 하지만 서로 다른 공기를 마시는 사람이라는 듯 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야행관람차』라는 다소 로맨틱한 제목을 가진 소설이지만 그 내용은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로 파괴된 가족의 모습과 소통이 단절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른 사람들의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같아도 가십을 즐기는 것 이상은 아니며, 진정으로 소통하려하지 않는다. 이는 히바리가오카라는 고급 주택지란 장소로 인해 더욱더 부풀어만 간다. 아야카의 말대로 기울어진 세상인 것이다. 격차사회의 단면이라도 볼 수 있는데, 이들의 대립과 갈등에는 이런 요소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격차사회라고 해서 단순히 재산 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이란 부분도 상당 부분 비중을 차지한다.

소설은 어떻게 보면 의외의 결말을 맞는다고도 볼 수 있는데, 작가가 이런 결말을 낼 수 밖에 없는 건 그래도 가정과 가족이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구성단위이자 구성원이며, 다른 어떤 집단보다 끈끈하게 이어져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가족인데, 라는 느낌이랄까. 아무리 세상이 변했어도 가족이란 건 변함없다, 가족의 역할은 변함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또한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 다른 사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어떤 트릭이나 미스터리 자체보다는 사람의 이야기와 사람의 마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통의 부재, 그리고 격차사회가 가져온 가정의 몰락과 인간관계의 파괴 속에서 각 개인들이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변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과 동시에 이렇게 무너진 가족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수복되는지를 함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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黑執事 (11) (コミック) 黑執事 (コミック) 11
樞 やな 지음 / 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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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권에서 시작된 팬텀하이브가 연쇄살인 사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10권의 결말부를 보아 하니 다 끝난 것 같았는데 말이지. 이번이 진짜의 진짜랄까, 즉 진상규명 파트다. 팬텀하이브가에서 발생한 세건의 살인 사건의 범인은 따로 있었다는 것인데, 허허참.

의사이자 작가인 아서는 팬텀하이브가를 떠나다가 머리를 관통하는 의문에 다시 저택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마주친 것은 믿을 수 없게도 두번째 희생자인 집사 세바스찬이었다. 너무나도 건강한 모습으로 그자리에 서있는 세바스찬. 아서는 자신이 겪은 이 사건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아, 좀 위험한데 싶었지만 웬일인지 시엘도 세바스찬도 아서의 의문에 대해 자세한 대답을 들려준다.

흑집사 11권은 팬텀하이브가 연쇄살인 사건 진상에 대한 다이제스트 판이라고나 할까.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봤던 사건의 모습과는 다른 사건의 뒷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세바스찬과 시엘 입장에서 보여지는 사건의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앞에 나온 이야기에서는 알 수 없는 뒷이야기가 11권에서 자세히 밝혀진다.

살해당하는 역을 맡은 세바스찬과 세바스찬이 미리 의뢰해 둔 탐정 제리미가 같은 인물이다 보니 세바스찬이 해야 할 일은 몇배로 늘어난 셈. 세바스찬의 다양한 능력이야 이제껏 많이 봐왔지만 이번만큼 많은 일을 동시에 하는 건 처음 봤다고 할까. 시체가 되었다가 탐정이 되었다가는 기본, 그외에도 세바스찬이 수고한 것을 생각하면, 살포시 안아주면서 등을 토닥거리고 싶다. (사심작렬)


게다가 그와중에 길 잃은 고양이 가족 입양까지? 한마린줄 알았는데 그 뒤에 숨은 가족이 대가족. 고양이매니아 세바스찬이 비를 맞으며 떨고 있는 고양이를 모른체 할리 없지. 바쁜 와중에도 고양이 가족을 구해 자신의 방에 데려다 놓고 다시 시체로 둔갑. 정말 홍길동이 따로 없다. (참고로 세바스찬은 고양이를 몰래 기르고 있다. 시엘이 고양이털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
 
그렇다면 진짜 범인은? 뭐 대충 예상은 했지만 역시 그렇군. 그렇다면 이 모든 것은 여왕님의 계략. 그 여왕님 참 까칠하시구려. 시엘의 능력을 재시험하는 것과 독일이 영국의 견제세력이 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이중 계획이었다, 랄까. 투실투실 사람좋은 얼굴을 해가지고서는 음험하기는. 대충 그 정도로만 이야기해 두자.

어쨌거나 세바스찬은 죽었기 때문에 장례식이 치러진다. 그러나 곧 부활. 팬텀하이브가 시중인들과 엘리자베스는 세바스찬의 부활에 울고 불고 정신이 없다. 뭐 어떻게 보면 세바스찬은 팬텀하이브가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라고도 할 수 있으니까. 세바스찬은 살짝 당황한 것 같지만 그다지 싫지는 않은 눈치랄까.

그리고 팬텀하이브가에 새로운 인물이 들어왔다. 서커스단 사건을 읽은 분이라면 스네이크가 누군지 아시죠? 바로 그 스네이크가 이런저런 연유로 팬텀하이브가에 왔다가 세바스찬에게 붙잡혀 있었다. 왠일인지 시엘은 스네이크를 자신의 집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로 하는데, 시엘에게 이런 의외의 면이? 사실 팬텀하이브가로 쳐들어온 서커스단 단원들은 모조리 죽었으니까. 스네이크에게만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건지, 하여튼 따스하게 대해주니 일단 스네이크로서는 새로운 가족이 생긴 셈이니 그나름대로 다행(?)일지도.

11권 뒷편에는 새로운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인체소생이 가능하다는 비밀학회와 관련된 내용인데, 요거 무지 흥미로울 듯. 거기에다 새로운 사신 로날드도 등장한다. 사신 로날드의 무기는 잔디깎이처럼 생겼는데, 이것도 사신의 낫이라니... 정말 낭만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래야 없군. (쳇) 그래도 로날드는 귀여우니까 용서한다. (이것도 사심작렬)

마지막으로 책을 보다 미친듯이 웃었던 장면 하나만 공개.


비밀학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암호가 필요하다. 바로 그것이 불사조(피닉스)를 외치면서 저런 포즈를 잡는 것. 푸하하하핫... 시엘도 세바스찬도 얼마나 민망할까. 이러니 이걸 보고 있는 언더 테이커도 배를 잡고 웃지. 오랜만에 만나는구려, 언더테이커. 내가 당신의 팬이라오.

새로운 에피소드의 등장. 과연 인체소생술의 실체는? 12권은 여름에 만나볼 수 있다고. 여름아 빨리 와라~~~~ (더워도 참아줄테니!)

사진 출처 : 책본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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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실살인게임 2.0 밀실살인게임 2
우타노 쇼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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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고안해낸 트릭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살인을 실행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그들은 채팅창에서 만나 어떤 범죄의 내용에 대해 알려 주고 그 범죄의 트릭을 다른 참가자들이 맞추는 게임을 한다. 이름하야, 밀실살인 게임. 참가자는 총 5명, <두광인>, <044APD>, <aXe>, <잔갸군>, <반도젠 교수> 라는 기묘한 닉네임을 사용한다. 그들은 사람을 죽이는 일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을 어떻게 죽였는지에 대한 트릭에만 관심이 있다. 그들에게 있어 사람은 단순히 자신이 고안해 낸 트릭을 실험하고 증명하기 위한 대상일 뿐이다.  

『밀실살인게임 2.0』을 읽으면서 기묘한 위화감에 사로잡힌 것은 나만이 아닐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시리즈의 첫번째 책인『밀실살인게임 왕수비차잡기』의 마지막 부분이 애매모호하게 끝나 그 이야기로 시작할 줄 알았는데, 영 다른 이야기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살인 게임을 즐기는 또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일까. 하지만 몇 장 넘어가지 않아 난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다스베이더 가면을 쓴 <두광인>, 하키마스크와 도끼를 든 <aXe>, 늑대거북 얼굴을 비추는 <잔갸군>, 그리고 아프로 가발을 쓴 <반도젠 교수>까지.

이들은 자신의 살인이 게임의 일부라며 몇가지 숫자만 불러주고 입을 꾹 다문 용의자가 관련된 사건에 대해 토론한다. 도대체 그 숫자의 의미는 무엇이며, 게임이란 것은 또 무슨 이야기인지. 이들은 각자의 추리를 내놓으며 토론에 들어간다. 그렇지, 콜롬보란 별명의 <044APD>는 지난번 죽었으니 이 네명이 추리 게임을 하는구나 싶었는데, 이거 뭐야, 죽은 줄 알았던 <044APD>가 등장했다? 혹시 첫번째 시리즈보다 앞선 이야기인가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자꾸만 묘한 데서 걸린다. 이 수수께끼가 확실하게 풀리는 것은 역시 책 중반부가 넘어서이다. 그때까지는 뭔가 께름칙한 기분이 들지만 이들이 내놓는 수수께끼 같은 사건과 그 트릭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사건에 몰두하게 된다.  

첫번째 사건의 경우 이들이 관련된 사건은 아니고 다른 그룹이 저지른 사건으로 일본 전역에서 일어난 미결 사건 중 공통적인 사건에 관한 것이다. 이 사건의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을 때는 정말 헉, 하는 소리만 나왔달까. 이런 게임을 고안한 그룹도 그렇지만 여러가지 정보로 이 사건의 수수께끼를 푸는 다섯명도 참 대단하군, 하는 말 밖에...

그후의 사건은 이들 멤버가 제출하는 문제이다. 지하 밀실의 토막사체, 알리바이 트릭, 눈덮인 산속의 이중 밀실, 예고 살인 등 이들은 정말 기상천외한 트릭을 이용한 문제를 제출한다. 이 문제의 트릭은 이미 제출자가 검증한 것으로 실제 사건이 발생했다. 뭐랄까, 시리즈 1권에서 좀더 진화한 느낌이랄까. 그러면서 더 잔혹해졌다. 특히 알리바이 트릭의 경우, 트릭자체보다 범행 자체에 머리가 어질해진 느낌이랄까. 도대체 이들은 자신만 즐거우면 되는 인간들인가 싶은 생각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특히 마지막 사건에서 궁극의 쾌락을 얻기 위해 실행한 궁국의 살인 게임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머리가 어질할 지경이다.  

여기에 나오는 트릭들은 현실에서는 실제로 사용하기 어려운 트릭이겠지만, 소설이라는 장점을 살려 기상천외한 트릭을 만들어 낸다. 물론 현실에서도 실행은 가능하지만, 어려워서 성공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그런 느낌이다. 소설의 장점을 다분히 살린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범죄는 진화한다. 범죄자의 수법도 진화한다. 사실 이러한 것에 진화라는 단어을 붙이는 것이 옳은가 싶은 생각도 들지만 일종의 진화이니까. 이들은 때로 모방을 통해 진화하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것을 즐기기 위해 진화하기도 한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수사관의 수사능력의 진화보다는 범인들의 범죄 능력 진화가 훨씬 앞선 게 아닌가 한다. 쫓기는 자와 쫓는 자 중 더 필사적인 게 누구인가를 생각하면 될 듯. 이들은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는 동시에 자신만의 트릭을 과시하려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필사적일 수 밖에 없으리라. 그 필사적인 행동이 범죄란 것으로 드러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겠지만.

 이들이 누가 되었든, 변하지 않는 것은 하나이다. 게임에 대한 갈망, 궁극의 트릭에 대한 갈망. 이러한 갈망은 마치 전염병처럼 퍼져나간다. 시리즈 세번째 이야기는 <밀실살인게임 매니악스>이란 제목으로 연재되고 있다는데, 도대체 이보다 더 매니악한 게 존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기에 나오는 사건과 트릭도 충분히 매니악한데 말이다. 이런 걸 보면 작가 자신도 자신의 트릭이 얼마나 매니악한지를 소설을 통해 실험해 보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추리 소설 매나아일지라도 절대 풀 수 없는 트릭에 도전해보는 건 아닐까, 그 도전장이 이렇듯 책이란 형태로 나오게 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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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의 첫사랑 2 - 오노데라리츠의 경우,B애+코믹스 030
나카무라 슌기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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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이네, 아버지의 후광덕이네 하는 소리가 싫어서 자신의 능력을 직접 입증해 보이겠다는 결심을 하고 아버지의 회사인 오노데라 출판을 그만두고 마루카와 쇼텐에 취직한 오노데라 리츠. 그러나 그의 결심이 무색해지게 일은 꼬여만 간다. 첫째로 리츠가 배속받은 편집 부서는 리츠가 원하던 문예부가 아닌 만화편집부 - 그것도 소녀만화 - 였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젠 더이상 사랑이란 것을 할 생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든 기억을 남겨준 첫사랑 타카노 마사무네가 편집장 - 즉 직속 상관 - 이었다는 것이다. 처음엔 그저 까칠한 편집장이로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꿈에도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눈앞에 떠억하니 나타났다는 것.

일은 고되고, 타카노는 리츠를 초조하게 만들고. 진퇴양난의 위기에서도 꿋꿋하게 - 겉으로는 - 일을 해나가지만 리츠 입장에서 타카노가 여간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할지도 모르겠는데, 타카노의 절친인 요코자와는 '타카노는 내 것'이라는 둥 타카노를 흔들어 놓지 말라는 둥 압력을 넣지를 않나 리츠는 이래저래 괴롭기만 하다.

도대체 10년전에 어떤 일이 있었기에 타카노가 그토록 망가졌다는 것일까. 리츠 입장에서 보기에 타카노때문에 힘들었던 건 정작 자신인데 말이다. 학교도 제대로 못가고 결국 유학을 택했던 리츠가 기억하는 그 시절과 타카노가 기억하는 그 시절 사이에는 큰 차이점이 있는 듯 한데, 조금씩밖에 드러나지 않아 정말 감질난다. 하긴 오해란 것의 본성이란 그런 것이긴 하지.

리츠는 타카노와는 더이상 엮이고 싶지 않다, 더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가 못내 신경쓰인다. 별것 아닌 일에 신경쓰는 자신이 짜증나고 화나는 리츠는 매일매일 스스로에게 정신 차리자는 주문을 걸지만, 그게 맘대로 되나.

나도 모르게 아무것도 아닌 일로 짜증 내고 울컥거리는 게 정말 싫어. 이 이상 얽히면 저 사람을 의식하고 있다는 걸 자각하고 말 거야     . (35p)

근데 말이야, 리츠. 내가 보기엔 넌 지금도 타카노를 충분히 의식하고 있고, 그걸 자각하고 있거든.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바로 그 증거 아니겠어? 물론 아픈 기억을 남겨준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이 여전히 정리되지 않았다는 건, 또 사랑에 빠지고 말지도 모른다는 걸 느낀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겠지만, 내가 보기엔 넌 그를 좋아한다구.

게다가 타카노 역시 그렇지. 물론 말로도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의 행동을 보면 리츠에 대한 감정이 확실히 드러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강압적이고 강제적인 면이 있지만, 그건 반대로 생각하자면 그 사람 나름대로 필사적인 것이니까. 이제 겨우 다시 만났는데,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라는 느낌이랄까.

그러고 보면 나카무라 슌기쿠의 작품에 등장하는 공들은 이런 면이 많지. 강압적이고 도도한데 실은 무척 필사적이랄까. 순정 로맨티카 시리즈의 우사기도 그렇고, 노와키도 그렇고. 이런 걸 보면 강압적인 태도로 나오는 것도 미워할 수 없다니까. 그래서 이 캐릭터들이 더 매력적인지도...

어쨌거나 여전히 타카노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한 리츠와 리츠에 대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타카노의 모습은 한동안 계속될 듯. 제발 순정로맨티카 시리즈만큼은 길게 빼지 말았으면... 솔직히 좀 지친다. 푸하.

음. 이 만화의 또다른 재미는 순정로맨티카에 나오는 인물들도 간간히 나온다는 것. 배경이 되는 곳인 마루카와 쇼텐은 물론 그곳의 이사인 이사카 류이치로와 미사키의 선배인 스미의 아버지 스미 료이치도 나오니까. 그 밖에도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요런 것도 깨알같은 재미일지도... 거기에다 출판사 편집부나 만화편집부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도 잘 정리되어 나오니 이것도 또하나의 재미. 

다음 이야기인 3권, 제발 빨리 볼 수 있게 해주세요.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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