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 컷 러브 short cut love - B애+코믹스 181
슈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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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소개를 보니 리맨물에 표지 그림도 멋져멋져. 슈 카오리나 미나세 마사라는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작가이지만 일단 도전을 해봤다. 하아~~~, 근데 멋진 건 표지의 수트 간지뿐이었더냐.  

삽십대에 접어든 광고 디렉터 아키노는 그동안 너무 열심히 일에 매진해 왔던 탓인지 근래에 들어서는 과거의 정열은 깡그리 잊어버린 듯한 자신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새롭게 부상하는 연하의 크리에이터 쿠라다와 함께 일을 하게 된다. 자신만만함을 넘어 오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쿠라다의 모습에 욱하고 뭔가 치밀어 오르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 아키노. 아키노는 그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한 잔 하러 갔다가 작은 소란을 일으키게 된다. 근데 어라라? 그곳에 떠억 하니 나타난 쿠라다.

작가 후기에 씌어 있듯이 이 작품은 자신의 일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연상과 오만불손한 연하의 이야기이다. 함께 일을 하면서 사사건건 다투기도 하지만 아키노의 경우 그건 연하의 후배가 자신을 치고 올라올 것이란 두려움보다는 자신이 잃어버린 정열을 고스란히 간직한 쿠라다에 대한 질투와 동경이 반반 섞여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미묘한 상태는 쿠라다의 과한(?) 정열로 인해 하나의 선을 넘어버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콘티를 짤 때 강제 -실외 - 하드 - 러브러브의 4단계로 구성했다는데 이 두사람의 관계는 딱 그렇게 진행된다. 솔직히 말해서 광고계에 일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는 참 좋았지만 역시 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시작되는 시점이 굉장히 마음에 안들었다. 강제라뉘! 그것도 자신의 상사를. 아마도 이게 현실이었다면 경찰에 연행될 상황이 되겠지만 이건 아무래도 '이야기'이다 보니 그것으로 두 사람의 사이가 부쩍 가까워지게 된다는 설정이다. 그런 설정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싫어하는 설정이므로 두 사람의 러브러브 모드는 과감히 무시, 광고 관련 일을 중심으로 생각하며 읽었더니 그나마 좀 낫더라. 

그래도 자신의 기획이 각하당했다고 빼쳐서 고집부리는 쿠라다의 모습을 보는 거나, 그런 쿠라다에게 사정을 하는 아키노를 보는 건 역시 짜증이 치밀었다. 도대체 일을 뭘로 보는 거냐, 쿠라다 꼬맹이. 너 그러고도 27살이냐! 난 일을 못하는 남자도 싫지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남자도 되게 밥맛없다. 쿠라다가 딱 그 모양. 생긴 건 참 멋지지만, 성격이 그 모냥이라서..(쩝)

난 그래서 두 주인공보다 오히려 조연격인 사카키바라 쪽이 훨씬 마음에 들었다. 수트 간지 좔좔 나지, 게다가 멋지게 기른 턱수염하며, 쿨한 성격에 일에 있어서는 맺고 끊음이 확실한 성격. 왜 이 남자가 조연인거냐! 아쉽다, 아쉬워. 분명히 멋진 공이 되었을텐데.....

작화면을 보자면 몇몇 장면에선 마마하라 엘리 분위기가 나긴 하지만 그건 몇몇 장면일뿐이고~~ 나머지는 인체비례가 잘 안맞다거나 신체의 곡선이나 그런 것이 깔끔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나름대로 괜찮은 작화고 캐릭터의 성격을 잘 표현해낸 그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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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 테라 : 광포한 지구, 인간의 도전 - 인류의 역사를 바꾼 4대 재난의 기록
리처드 험블린 지음, 윤성호 옮김 / 미래의창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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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일본 동북부 지방에 진도 9.0의 강력한 지진과 더불어 처오름 10m의 쓰나미가 덮쳐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 · 실종되었고, 원전폭발사고 등 그 여파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뉴스를 보면서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느끼게 한 자연의 힘은 거대했다. 만약 그 지진이 오후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고베대지진처럼 사람들이 모두 잠들었을 때 발생했던 것이라면, 더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그나마 낮시간이라 대피할 시간이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이번 지진은 근해 지진으로 지진이 일어난 후 불과 10분도 되지 않아 쓰나미가 덮쳐왔다. 그래서 오후에 일어난 지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것이다.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 지진대비책이 여느 나라보다 확실한 일본이 대지진과 쓰나미 앞에 속수무책 스러져가는 걸 보면서 무척 가슴이 아팠다. 내가 기억하는 지진만 해도 한신대지진을 비롯해 이란 밤시 지진, 인도네시아 지진, 파키스탄 지진, 아이티 지진, 중국 쓰촨성 지진 등이 있는데. 이 모든 지진이 불과 십몇년 안에 일어난 것이었다. 그 피해 규모는 어마어마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지진의 경우 최악의 쓰나미로 인해 수십만명이 사망하고 10개국이 비상사태에 들어가는 등 최악의 강진 및 쓰나미로 기억되고 있다. 이처럼 자연의 힘앞에서 인간의 존재는 무력하기만 하다. 특히 지진은 지금의 과학기술로는 언제 발생할지 진단조차 불가해 그 피해규모는 엄청날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이런 자연의 힘을 재앙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이는 지구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거이며, 자연이 악의를 가지고 인간세상을 공격한 것은 아니다. 이는 지구의 지각변동때문에 일어나는 것이지 신의 시험 또한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런 지구의 지각변동으로 일어나는 이런 일에 대해 고스란히 당할수는 없다. 그래서 이런 재해를 겪으면서 사람들은 화산이나 쓰나미 발생 감시 시스템을 만들고 대비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지진, 기상이변, 화산, 쓰나미 피해와 관련한 사례를 보여주고 그후 지질학과 기상학 등 과학의 발달과 더불어 재난방지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1755년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 불과 몇분간의 진동으로 수많은 건물이 무너져내렸고, 곧이어 닥친 쓰나미와 화재에 피해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리스본은 원래 지진이 많이 일어나기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당시만 해도 지진대책이란 것이 없었다. 석조 건물들은 붕괴되면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갔고, 목재건물들은 불이 붙으면서 대화재를 일으켰다. 이 지진으로 당시 세계 최고의 도시이자 황금의 도시라 불렸던 리스본은 그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당시의 왕은 리스본을 포기할 생각까지 했지만 폼발 후작이 왕대신 나서서 지진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리스본 재건에 나섰다. 건물은 지진에 견딜 수 있는 건축설계로 지었고, 건물이 무너져도 대피통로가 생길수 있도록 도시 구획을 나누는 등 당시 사회로서는 혁신적인 계획을 수행했다. 

1783년 여름, 유럽에 이상 기상현상이 발생했다. 안개, 폭풍우, 낙뢰, 지진, 화산, 광견병에 걸린 개들, 흑열병의 유행 등을 비롯해 유성의 폭발까지, 세계 종말의 전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상한 현상들이 많이 관찰되었다. 이 현상은 아이슬란드의 라카기가르 분화가 8개월 동안 이어지면서 발생한 것이다. 분출하는 화산재가 대기를 덮어 여름에는 짙은 안개가 겨울에는 혹독한 추위가 찾아왔다. 요즘의 온난화와는 달리 지구냉각화 현상이라 불리는 이 현상은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시에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 기상이변은 지질학과 기상학 분야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피뢰침과 기구 등도 이 사건을 계기로 발명되었다. 예전에는 이런 현상들이 신의 징벌이라 여겨졌지만 계몽시대를 거치면서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지금처럼 정확히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는 없었겠지만, 이런 현상에 대한 연구와 고찰이 근현대 과학 기술의 발달에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하다. 

1883년 인도네시아의 순다해협에 있는 크라카타우 화산섬이 3개월에 걸쳐 폭발, 결국 화산섬 자체가 사라지는 대폭발로 이어졌다. 화산 폭발은 화산재와 낙석 뿐만 아니라 쓰나미까지 일으켜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다. 크라카타우 화산섬은 폭발로 사라졌지만 대신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섬이 솟아 올라 매년 급속도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또다시 분화할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1946년의 하와이 힐로 쓰나미에 관해서는 다큐멘터리 채널에서 본 적이 있다. 쓰나미의 전조현상인 바닷물이 급속도로 후퇴하는 현상이 보였지만 사람들은 신기하게만 생각할 뿐 대피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첫번째 두번째 해일은 비교적 파고가 낮아 사람들은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 뒤에 밀려온 쓰나미는 모든 것을 휩쓸어갔다. 힐로 쓰나미는 하와이에 쓰나미 경보시스템을 마련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그후 대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쓰나미 경보가 울려 사람들은 점점 그 경보를 믿지 않게 되었다. 이번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역시 하와이에 쓰나미 경보가 울렸지만 의외로 파고가 낮아 피해는 없었던 것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힐로 쓰나미 이후 몇 번 정도는 대피를 했지만 그후에는 쓰나미 경보가 울려도 대피할 생각조차 하지 않거나 구경을 하러 나가는 등 태연자약하게 대처했지만, 1960년 다시 힐로에 대형 쓰나미가 밀려와 수많은 인명피해와 막대한 재산피해를 냈다. 

리스본 대지진의 경우 대지진 이전에도 수많은 지진 피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지진 이전까지 별다른 지진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힐로 쓰나미의 경우 쓰나미 경보 시스템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잦은 경보때문에 사람들이 경계심이 약해져 또다시 큰 피해를 냈다. 인도네시아 대지진과 쓰나미의 경우 쓰나미 경보시스템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더욱더 큰 피해를 가져왔다. 이번에 있었던 일본 대지진의 경우 근해 쓰나미라서 지진 발생 후 1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에 쓰나미가 덮쳐 많은 사상사를 냈지만, 인도네시아 쓰나미의 경우 몇시간의 피난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경보시스템 자체가 없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 이런 경우는 자연의 파괴력 + 인재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미국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피해처럼 말이다.  

인간은 수많은 자연재해를 경험하면서 나름대로의 지식을 축적해 왔고 그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왔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금세 잊어 버린다. 인도네시아나 포르투갈의 리스본처럼 지각판이 만나는 곳은 잦은 지진이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지진이나 쓰나미에 대한 대책은 거의 없었다. 자연의 힘에 파괴된 도시를 수복하는 것만으로 끝난다면 다음 번에 화산폭발, 지진, 쓰나미가 닥쳤을 때 또다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뿐이다.

위에서 본 네가지 사례를 보면 단 한가지만 일어난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진과 쓰나미, 화산 분화와 쓰나미, 화산 분화와 기상이변 등 하나의 재해가 발생하면 부수적으로 다른 재해 역시 함께 발생한다. 물론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의 경우 쓰나미같은 것이 발생하지 않지만, 고베한신대지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대화재가 발생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기도 한다. 이번 일본 동북지방 대지진 역시 겟센누마시의 경우 대화재로 거의 다 타버렸다. 가스누출과 전기누전등에 의한 것이다. 일본인들은 지진이 발생하면 가스와 전기를 차단하도록 배운다지만 그토록 강력한 지진앞에서 그런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 것 같다. 또한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원전폭발로 인한 방사능 누출이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원전 사고는 자연재해로 발생한 사고는 아니지만, 여전히 죽음의 도시로 남아있다. 일본 후쿠시마 지방 역시 이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도쿄전력의 잘못된 판단으로 사태의 심각성이 더해진 경우인데, 이렇듯 발달된 문명은 자연의 파괴력을 더욱 가중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자연의 파괴적인 힘 + 인재라고 하는 것이다.

인간은 지구를 정복했다고 여겨왔다. 하지만 자연의 파괴적인 힘앞에선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었다. 이렇다고 해서 인간들이 자연의 힘앞에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재해는 지질학 및 기상학 등 자연재해와 관련한 다양한 학문을 발전시켰고,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연의 가공할 힘을 너무나도 쉽게 잊어 버린다.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곳에 살고 있는지도 쉽게 잊어 버린다. 물론 늘 그런 생각을 한다면 근심 걱정으로 인해 생활이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늘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자연의 힘은 너무나도 거대하다는 것과 역사에 기록된 대규모 자연재해 사건들이 준 뼈아픈 교훈을 잊으면 안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힘으로는 자연에 대항하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그 재해에 대비할 수 있고, 대처할 수 있기도 하다. 비록 지진의 경우 아직 대책이 없긴 하지만 화산 분화나 쓰나미의 경우, 그리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대책을 세우고 대비할 수 있다. 안타까운 결론이지만 인간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앞으로 일어날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할 피해의 규모를 최소한으로 만드는 것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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イロメ2 ヌレル (ディアプラス·コミックス) (コミック)
쿠사마 사카에 / 新書館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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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속편인『イロメ 2 - ヌレル』가 나왔다. 한권으로 끝날줄 알았는데, 이거 웬 횡재! 이런 기분이랄까. 안그래도 모모야마 X 노다의 이야기가 너무 짧아서 아쉬웠는데, 이번에 실컷, 아주 실컷 보게 되었다. 대신 조난자 커플이 빠져서 고건 좀 아쉬웠다. 스무살의 고교생과 신입생의 이야기도 좋았는데... 할 수 없지.  

소꿉친구 커플이었던 나오시와 미츠히코의 이야기는 <よい子わるい子>, <かたくてやわらかい>로 완결되었다. 이젠 제법 다정한 연인삘이 나는 둘을 보니 어찌나 귀여운지. 미츠히코는 여전히 어린애처럼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고 있다. 한편 나오시는 씩씩해 보이면서도 아이같은 면이 보여서 참 귀엽달까. 굉장히 쑥스러워 하면서도 미츠히코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는 걸 보면 역시 고교생이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보통 학원물을 보면 어린 것들이 너무 능숙하게(?) 나오지만 이 커플은 무척이나 서투르고 조심스럽다. 역시 학원물은 이래야지, 라는 생각이 든달까.

이 소꿉친구 커플편에서 재미있는 부분은 역시 할아버지가 등장할 때이다. 팥을 넣은 찰밥(일본에선 경사스러운 날에 지어 먹는단다)을 지어 나오시와 미츠히코의 교제를 축하해 주시는 할아버지의 담담한 모습도 재미있었고, 할아버지 연고를 각각의 이유로 사온 미츠히코와 나오시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할아버지는 담담한데 이 두 녀석이 서로 어쩔줄 몰라한달까. 아, 이런 부분도 자연스럽게 그리는 작가님의 재능이란!

모모야마 X 노다의 이야기는 < サイン>, <ヌレル>, <メガネ>, <ミソカ>에 걸쳐서 나오지만 여기엔 미부야 X 시라카와의 이야기도 중간중간 나온다. 어차피 네명다 같은 고교 졸업생이고, 그중 두 사람(노다, 시라카와)은 그 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니 겹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어느 커플 이야기가 더 중심이 되느냐로 나눴다. (그래요, 제 맘대로입니다)

< サイン>은 고교시절의 노다와 시라카와가 등장. 아마도 이건 노다의 꿈이었던 것같은데, 꿈도 참 리얼하게 꾸시는군요, 노다쌤. (흠흠) 노다쌤도 고교생일 땐 귀여웠구나. (푸힛) 검도복도 썩 잘어울리고. (아~~ 난 이런 것에 늘 모에한다) 고교시절의 시라카와와 노다의 이야기는 둘의 첫만남으로 시작한다. 미묘한 상황에 처한 시라카와를 구해준 것으로 둘의 인연이 시작되는데, 이 시기의 시라카와는 아마도 노다를 동경했던 것 같다. 한편 노다는 검도부 주장에게 마음이 있었지만, 이 검도부 주장이 시라카와를 노릴 줄이야. 노다는 결국 시라카와를 위해 죽도를 들게 되고, 이렇게 첫사랑은 끝나버렸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뭐라고 표현하긴 미묘하지만 '욱신욱신'한 느낌이 들었달까. 하여튼 읽어 봐야 이 말이 이해될지도.. (표현력의 부족입니다)

그후에 나오는 모모야마와 노다의 이야기를 보면 모모야마가 졸업을 했나 보다. 딱히 대학생이란 이야기는 안나오지만 노다의 보충학습덕분에 졸업도 무사히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니. 근데 사진과에 들어갔나. 과제물 사진을 찍는다는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하여튼 둘은 여전히 알콩달콩 재미있게 사귄다. 노다란 인물은 참 재미없어 보이는데 은근히 귀여운 데가 많다. 특히 무인역에서의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ヌレル>에서 빵터져버렸다. 평소 노다는 근엄하고 쿨한 편인데 스위치가 들어가면....! 이런 점이 노다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지도...

 <フロウ> 연작은 미부야 X 시라카와 이야기인데, 아직 시라카와는 미부야가 전해주는 사랑을 모두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이런저런 상처가 많아서 그렇겠지. 그러던 어느 날 시라카와는 학생에게 또다시 고백을 받게 되고, 그 순간을 모면하려다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만다. 구급차까지 오게 된 상황에서 학생과 시라카와 모두 입을 꾹 다물어 버리고, 시라카와는 해직될지도 모를 상황에 처하는데...

역시 노다는 시라카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쓱쓱 해결해 주는 해결사!? 이번에도 노다가 이 상황을 깔끔하게 해결할 방안을 내놓는다. 물론 끝마무리는 시라카와가 했지만. 이 사건을 통해 미부야는 시라카와가 이런 일을 자신에게 상의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운해하지만, 시라카와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시라카와가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게된 계기가 되었으니 이것도 나름대로 도움(?)이 된 사건이었을지도...

사람들은 사랑을 뜨거운 것이라 이야기한다. 하지만 내가 보는 사랑은 뜨거운 순간보다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순간이 더 많다. 그리고 그런 사랑이 오래가기도 한다. 봄의 다정함, 여름의 뜨거움, 가을의 쓸쓸함, 겨울의 차가움, 사랑은 이런 것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난 역시 봄처럼 다정한 사랑이 좋다. 좋아한다는 고백이 씨앗이라면 사랑은 다정한 봄비처럼 그 씨앗을 발아시키고 잎을 나게 하고, 꽃을 피우게 하니까. 이들의 사랑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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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4-28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즈야님, 미워욧! 이러시면 안됩니다..번역판이 필요합니다 -_-;

스즈야 2011-04-28 20:09   좋아요 0 | URL
아하하, 저 미워하시면 안됩니다...
쿠사마 사카에의 작품은 요즘 많이 번역되어 나오고 있으니까 이 작품도 곧 번역되어 나올거라 생각해요. 조금만 기다리시면 안될까요???
 
여우는 어디로 갔을까? 산하작은아이들 12
이환제 지음, 한상범 그림 / 산하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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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는 어디로 갔을까?』 라는 제목을 보면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여우의 멸종과 같은 무거운 이야기를 다룬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넓은 의미로 보자면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을 위협받았던 여우의 이야기니까 그런 의미가 될지는 몰라도 일단 책 내용만을 보자면 조금 더 좁은 의미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성구, 태석, 명호는 한동네 친구이다. 이 아이들이 사는 곳은 산골 마을 산야골로 총 6가구밖에 없는 곳이다. 일요일이라고 해도 평일과 다를바 없이 쇠죽을 끓여 소에게 먹이고, 구는 친구들인 태석과 명호와 함께 산토끼를 잡으로 산으로 간다. 눈이 내린 산, 발자국만 잘 찾으면 산토끼를 잡을 수도 있을지도 몰라, 라는 생각을 했지만 산토끼는 커녕 발자국 하나 찾을 수 없었다.

산토끼를 찾다 지친 아이들이 한숨 돌리고 있을 때 덩굴 밑에서 여우가 머리를 쏘옥하고 내밀었다. 아이들은 여우를 보고 나중에 여우가 새끼를 낳으면 데려다 키우자는 약속을 한다. 그까짓 산토끼보다 여우 새끼를 키우면 다들 자신을 부러워 할 것이라고. 이렇게 서로 약속을 한 아이들은 벌써부터 여우 새끼를 키울 꿈에 부푼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을에 있는 닭들이 습격당하는 일이 생긴다. 마을에 사는 사람중에 성낙이 아저씨란 사람은 총을 가지고 있어 들짐승을 사냥하기도 하는 사람으로 닭도둑을 잡는다고 덫을 여러군데 설치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평소에도 꿩이며 노루며 산토끼를 사냥하는 성낙이 아저씨가 여우마저 죽여 버릴까 걱정하기 시작하고 여우를 지키기 위한 일을 시작하는데...

아이들은 처음에는 여우새끼를 잡아서 키운다거나 산토끼를 잡아서 키운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지만 성낙이 아저씨가 잡아온 노루가 죽은 모습을 본 후 여우도 그렇게 될까 싶어서 여우를 보호하기로 한다. 여우가 나타난 곳을 거짓으로 일러주거나 여우가 멀리 떠나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도록 마지막 처방을 내리게 된다. 사실 이 동화의 배경이 된 1950년대를 생각해 보면 야생동물의 소중함은 별로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천으로 널린 것이 야생동물이었을테고, 그중엔 닭을 습격하거나 농작물을 망쳐서 - 지금도 비슷하지만 - 오히려 해가 되는 동물로 여겨졌을 테니까. 그렇다 보니 당연히 해를 끼치는 동물은 죽이는 게 맞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성낙이 아저씨의 경우 재미로 사냥을 하는 사람이다. 산에 올무를 놓고 총으로 동물을 죽여 읍내에 있는 가게에 내다 팔기도 한다. 이런 성낙이 아저씨를 보면서 아이들은 스스로는 잘 깨닫지 못하지만 생명이란 건 함부로 대하는 것도 아니요, 동물이라고 해서 생명이 소중하지 않는 것도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비록 여우 한 마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지만 그건 다른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일도 되었을 것이다. 한자리에 몇 개나 되는 덫을 설치했으니 개구멍으로 드나들던 야생동물은 여우가 아니더라도 뭐라도 걸렸을 테니까. 개호지(스라소니) 역시 이 아이들의 어머니 세대가 어린 시절엔 있었으니 이 당시엔 거의 멸종된 것 같다.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까. 이렇게 사람이 알게 모르게 사라져간 야생동물의 수는 얼마나 많을까.

한국 여우는 이미 1960년대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당시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먹은 여우들이 몰살당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나도 한국 여우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물론 다른 야생동물도 마찬가지이다. 티비를 통해서 보거나 동물원에서 사육되는 모습을 봤을 뿐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그건 사육동물이지 야생동물은 아니다. 어린 시절엔 노루를 보기도 했지만 워낙 빨라 엉덩이만 봤을 뿐이고, 그외엔 고작해야 딱따구리나 뱀 몇 종류밖에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후 복구를 시작으로한 과도한 자연 개발로 대부분의 야생동물이 멸종되었고, 남이 있는 야생동물도 멸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남아 있는 야생동물은 겨울에 폭설이 쏟아져 산에 먹을 것이 없어져 민가로 내려왔다가 사람들에게 죽임을 당하기도 하고 고속도로같이 인간이 만든 길을 건너다 로드킬을 당해 허무하게 죽어간다. 또한 유해조수라 지정된 동물들은 가을철 수확기에 덫에 걸려 죽거나 사살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다. 또한 몸보신에 좋다면서 야생동물을 올무같은 것으로 마구 잡아들이는 통에 애꿎은 동물들이 희생되는 일도 너무나 많다.

이 책의 제목이 단순히 '그때 그 여우가 어디로 갔을까'의 의미를 넘어 한국 야생동물의 오늘을 생각케 하는 데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 호랑이며, 곰, 스라소니, 여우 등 육식동물이 사라진 후 초식동물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지만 초식동물은 사람의 손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 육식동물이 있었으면 자연스레 개체수 조절이 되었겠지만 자연적으로 그러하지 못하니 사람에 의해 죽는 것이다. 특히 고라니의 경우 수확철 유해조수로 많은 수가 사살당한다. 결국 인간이 파괴한 자연에 대한 죗가를 죄없는 동물이 치르고 있는 것이다.

그 많던 야생동물은 어디로 갔을까. 산속 깊은 곳에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보호하기위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더 늦어 버리기 전에. 그들의 모습을 사진 속에서만 볼 수 있게 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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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빵 3
토리노 난코 지음, 이혁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토호쿠 지방에 살고 있는 만화가 토리노 난코. 그녀가 독립(?)을 했다. 부모님댁에서 나와 이사를 한 것이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다른 지방으로 이사한 것은 아니다. 겨우 몇 백미터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했으니까. 만약 다른 지방으로 이사했으면 토리빵 연재도 끝났을지도.... (汗)

이사한 곳은 집세도 싸고 50평이나 되는 정원이 있다. 이 정원은 곧 텃밭으로 바뀌게 되는데, 그래서『토리빵』3권은 들새들 이야기보다는 텃밭의 채소 가꾸기 및 곤충 관찰기라고 하면 될 듯. 물론 중간중간 폰짱(녹색 딱따구리), 츠구밍(개똥지빠귀)를 비롯 직박구리나 참새, 쇠찌르레기, 때까치, 까마귀같은 들새에 관한 이야기를 비롯 미짱(고양이) 이야기도 나오지만 대개는 텃밭 가꾸기와 거기에 서식하는 곤충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텃밭 가꾸기. 그것도 자신의 정원에서! 현대 도시인들에겐 정말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도 뭐 중소도시이긴 하지만 도시에서 살고 있는데다가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어 마당이 딸린 집만 해도 부러워 죽을 지경인데 텃밭까지 가꿀수 있는 넓은 정원이 딸린 집에서 사는 작가님이 무척 부럽기만 하다. 토마토, 오이, 가지, 주키니 호박, 고추, 피망, 순무 같은 야채류에서 바질이나 파슬리, 민트 같은 허브에 일본에서 많이 재배하는 채소류까지! 어마어마한 종류의 식물들이 작가님의 집 마당에서 자란다. 혼자 살림이라면 많은 양을 심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식물을 재배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텃밭 이야기에 더불어 부모님댁의 첫 텃밭 가꾸기 일화며 낚시를 가신 작가님의 아버지가 물고기 대신 산채류나 죽순같을 걸 가득 해오신 이야기며 - 죽순을 100kg이나! - 그걸 손통조림으로 만드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작가님은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든다. 그렇다 보니 마트에서 야채 사는 게 망설여진다네. 하긴 그렇지. 그래도 집에서 재배할 수 없는 것도 있으니까. 그러고 보면 작가님은 거의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 같은... 

여름 한정 우리 시골집 역시 이와 비슷한데 부모님과 나, 이렇게 세명이서 먹을 채소면 충분하기 때문에 오이 2포기, 방울 토마토 3포기, 고추 10포기, 고구마 2줄... 뭐 이런 식으로 심는다. 남는 곳엔 그냥 들깨를 심거나 옥수수를 심고, 집에서 나온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텃밭 뒤편에는 호박을 심는다. 그외에는 산채류를 가득 심는데, 반디나물, 참나물, 더덕, 곰취, 곤드레 등이 심는다. 물론 무농약, 무비료. 그래서 여름 한철만 실컷 먹을 수 있는데 금방 따온 야채는 싱싱해서 된장 하나만으로도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울 수 있다.

앗, 마당 텃밭 이야기로만 이렇게 이야기가 길어졌군. 이번엔 곤충들 이야기를...
휴우.. 난 솔직히 말해서 곤충은 별로 안좋아한다. 다리 없는 거(뱀같은)랑 다리 많은 건 질색인데 다리가 여덟개 이상만 아니면 그냥 대충 참고 넘긴다. 즉 다리가 무지무지 많은 지네같은 건 준 것도 없고 받은 것도 없는데 그냥 생긴 것만으로도 싫다. 그래도 나비나 벌같이 예쁘게(?) 생긴 건 좋아한다. 뭐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전권도 사마귀를 집안에서 키우는 에피소드가 나왔지만 이번엔 호랑나비 유충을 집안에서 키운다. 북부 토호쿠의 겨울은 일찍 시작되고 무척 춥기 때문에 밖에 그냥 뒀다가는 우화가 안될까 싶어 그랬다는데, 역시 나비는 온도를 잘 맞춰주지 않으면 힘들지도.. 겨우 한 마리만 살았다고. 그래도 그게 어딜까 싶다.
 
그외에도 고양이 얼굴을 하고 있는 애벌레 이야기나 공벌레 이야기, 일본에 사는 다람쥐의 일종인 야마네의 이야기등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가득가득하다. 거의 4컷 만화 분위기라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수 밖에 없달까. 또한 토호쿠 지방 특유의 날씨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여름날 불꽃놀이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들이 깨알같은 웃음을 던져 준다.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 세밀화는 엄청 세밀하지만 본문 그림은 굉장히 허술해 보이는데 잘 보면 새나 곤충, 채소 등 자연과 관련한 그림은 그 특징을 아주 잘 묘사해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도감을 보고 그리는 게 아니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는 것이라서 그렇겠지. 또한 푸핫하고 웃음이 터지는 에피소드 중간중간 계절의 흐름이나 풍경에 대한 감상을 적은 글과 그림은 한 편의 시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도 준다. 아, 자연이란 이렇구나 하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래서 그런 부분을 읽다 보면 가슴이 찡해져 온다. 역시 자연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3권 부록으로는『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바다에서 기다리다』,『바다의 선인』(본인은 이 3권밖에 못읽었습니다)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토야마 아키코와 작가 토리노 난코의 특별 대담이 실려있다. 파장이 아주 잘 맞는 두 작가님의 이야기 역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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