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시드 타운 1 - 뉴 루비코믹스 1059
큐고 글,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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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고. 이 작가 작품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거라서 좀 망설였는데 읽어 보니 꽤 괜찮다. 아직은 첫권이라서 앞으로의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거리의 아이인 유키는 친구 테츠와 함께 야쿠자의 사무실을 털다 잡힌다. 유키가 위험을 무릅쓰고 청도회 사무실에 들어간 이유는 의붓동생 쥰의 입원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유키의 사정을 들은 청도회 간부 효우도 카즈타카는 입원비를 내주겠다며 일주일에 한번씩 사무실을 찾아오라고 한다. 하지만 사무실에 가서 하는 일이라곤 효우도의 체스 상대를 해주는 것 뿐. 딱히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니고 몸을 요구해 오는 것도 아니다. 자선사업이라고 하기엔 뭔가 껄끄러운 기분이지만, 쥰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는 유키이기 때문에 투덜거리면서도 매주 한 번 효우도를 만나러 간다.

효우도가 적을 두고 있는 청도회는 꽤나 큰 야쿠자 조직인 모양이다. 후계자 승계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듯하지만, 신흥조직 독사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독사의 두목 나카모토가 효우도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독사의 뒤에 숨은 거대한 조직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 근데 청도회고 독사고, 이름이 뭐가 이래 구려. 청도회는 새마을운동 조직 이름같고 독사는... 말하기도 싫다. 일본어로 발음하면 근사한가. 하여튼 한글로는 전혀 와닿지 않는 야쿠자 조직의 이름이군.

책소개만 봤을 때는 효우도가 틀림없이 유키의 몸을 두고 거래를 하자고 할 줄 알았는데, 이 사람 은근히 신사다. 고학력의 야쿠자 간부로 원래는 일회용 총알받이로 청도회에 들어온 효우도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아직은 청도회 간부의 모습밖에 나오지 않아 궁금하다. 독사의 나카모토도 역시 개인 사정이 있는 듯 하지만, 이렇게 잔인한 인간은 아무리 개인 사정이 있어도 별로 안궁금하다.
 
유키 역시 처음엔 인상이 별로였다. 뒷골목에서 약이나 파는 그런 양아치로 보였기 때문이다. 근데 의외로 사생활은 반듯하다. 의붓동생인 쥰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형의 모습이 따스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성질이 급한 면은 있지만, 스스로 어른이 되려고 노력하는 아이이다. 그런 유키를 바라보는 테츠는 안타깝기만 하다. 유키를 지켜주고 싶은데 힘도 없고 돈도 없는 테츠는 그런 유키를 가만히 지켜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쥰의 아버지가 3년만에 나타나면서 유키의 위협이 될 듯 한데, 이 남자 위험한 냄새가 풀풀 풍긴다. 3년전 유키가 쥰을 데리고 도망치기 전까지 성폭행과 학대를 일삼았던 모양인데, 결국 유키를 다시 찾아 냈으니... 그럼 유키와 쥰의 엄마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직 확실하게 나오진 않지만 쥰을 낳은 후 죽었을 공산이 크다. 

암울한 환경에서도 자신의 희망인 쥰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놓을 각오가 되어 있는 유키. 그리고 그에게 힘이 되고 싶지만 섣불리 유키가 쳐놓은 방어막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테츠. 나중에 유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듯한 청도회 간부 효우도. 이 세사람이 나중에 어떻게 연결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유키 - 효우도 커플링을 간절히 원한다. 

이 작품은 시간적 배경이 모호하다. 현대인 것 같은데, 전쟁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걸 봐서는 가상의 시간대인 모양이다. 특히 요코하마의 경우 방사능같은 것으로 오염이 된 듯 한데, 단서가 별로 없어서... 아무래도 애시드 타운이란 제목도 그런 연유에서 나온 듯 하지만,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 나중에 나오겠지, 뭐.  

오염된 도시, 흐린 하늘, 그리고 암울하기만 한 생활. 그런 유키에게 있어 유일한 희망의 빛은 사랑하는 동생 쥰이다. 유키가 쥰과 함께 할 행복을 되찾을 날은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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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 보는 작가라 볼까말까 고민했는데, 괜찮은가봐요~ 2권부터 점점 더 재밌어지려나요. :)

스즈야 2011-05-30 22:07   좋아요 0 | URL
예상보다 괜찮았어요. 이 작가에 대해 알려진 바가 아무것도 없어서 걱정했는데, 일본 아마존쪽을 봐도 평이 괜찮더라구요. 2권에서 어떤 진전이 있을지.. ㅎㅎㅎ 저도 궁금하네요.
 
한밤중의 언터쳐블
로쿠야 사나에 지음, 이주희 옮김 / 인디고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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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쿠야 사나에. 이 작가 작품은 본 게 하나도 없어서 좀 망설였지만 책 소개 글을 보고 겟!
"안경남들의 격정적인 사랑"에 꽂힌 거지. (푸핫) 현실에선 안경을 쓴 사람은 별로 안좋아하지만, 만화책 속에, 특히 BL만화에 등장하는 안경남들은 좋아한다. 물론 무조건 안경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캐릭터에 따라 호오가 많이 갈리긴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안경남들은 나를 매료시킬 수 있을까??

'안경남들'이라고 해서 장편은 아니란 생각은 헀지만, 이렇게 많은 단편이 실려 있을줄이야. 200페이지도 안되는데 총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에휴, 이럴 경우 전개가 급작스러운 게 많아서 심도(?)있는 이야기는 포기해야 한단 결론이 나온다. 물론 아주 짧은 단편에 많은 이야기를 넣을 수 있는 작가도 있긴 하지만, 일단 읽어본 소감으로는 굉장히 만족스럽진 않다. 

표제작이자 첫번째 작품인 <한밤중의 언터쳐블>은 리맨물이다. 호오, 좋았어, 처음부터 리맨물!! 회사 상사인 '과장님'과 게이 커뮤니티에서 채팅 상대로 만난 '과장님' 사이에서 갈등하는 신입사원 이야기인데, 이 신입사원, 변신이 대단하시더구만. 푸핫. 완전 순진할 줄 알았더니 그게 가면이었어? 사실 안경 과장님이 공일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순진무구한 캐릭이었다. 아, 이런 위화감. (개인적으로는 안경이 공인게 좋습니다)

<노래를 부르자>는 교사와 학생 커플인데 제일 마음에 안든 단편이기도 하다. 교사와 학생의 커플링은 아귀만 맞다면 좋아하는 커플링이지만, 이 단편속 교사는 완전 에로변태교사라서. 밥맛.

소꿉친구가 고교졸업반이 되어 만난 <그 손을 놓지 않아>는 너무 짧아서 좀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참으로 애틋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후반부에서 "이런 것도 하고 도망간다는 건가?"에서 빵 터지고 말았다. 푸하하하핫. 뭐, 그렇기는 그렇겠네. 어쨌거나.

전통있는 화과자점의 아들과 화과자의 정령이 등장하는 <GHOST? SWEET?>와 <No Sweet Life>는 특별히 에로에로한 건 없는데 화과자의 정령이 기모노를 입고 등장해서 좀 마음에 들었다. 근데 그것보다는 화과자점을 물려받지 않겠다는 아들의 이야기가 더 흥미로웠다. 일본의 경우 전통있는 가게가 무척이나 많은데, 여기에 등장하는 화과자점도 170여년에 달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아들은 화과자 장인이 아니라 회사원이 되고 싶은 거지. 예전같으면 가업을 물려받는 것이 당연시 되었겠지만, 요즘같은 세상에 가업이란 이유만으로 물려받고 싶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겠지. 소년과 정령의 러브라인보다는 웬지 전통있는 가게의 후계자의 고민이 더 마음에 와닿았던 작품이었다.

회사 상사와 부하직원의 이야기인 <Under The Glasses>도 역시나 리맨물인데, 이 작품도 중간에 빵터지고 말았지. 안경착용과 미착용 사이에 엄청난 갭이 존재하는 부하직원을 보면서 두근거리는 상사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데, 러브러브하는데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걸 보면 역시 웃기단 말야.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두 편 중 하나인 <RingRing 크리스마스>는 산타와 루돌프(물론 변장한)의 이야기인데, 안경착용 루돌프에서 빵터졌다. 근데 그것 외에는 별로였어. 그러나 <Surprise Xmas>의 경우엔 맘에 쏙 들었다. 12살 차이가 나는 의붓형제의 이야기인데, 형이 굉장한 전략가더구만. 동생만 형을 열렬히 짝사랑하고 있는 줄 알았더니, 13년동안의 그 모든 것이 형의 계획이었다니. 그래 놓고 수가 되는 형아는 뭐냐!? (푸하하하하핫)

전체적으로 보면 굉장히 가벼운 작품이 주가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내가 예상한 것 과는 달리 안경공과 안경수의 비율이 2 : 5. 안경수의 비율이 월등하게 높다. 난 안경공이 좋은데. 그도 그럴 것이 게임 귀축안경에서도 안경착용시에 귀축캐릭터가 되고 엄청난 카리스마를 발휘하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선 안경 = 공의 공식이 이미 성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고건 좀 아쉽지만, 의외의 반전이 많아서 재미있기도 했다. 영락없는 공의 이미지인데, 알고 보니 수인 경우가 종종 나왔기 때문이다. 이 단행본에는 너무 많은 단편이 실려서 급전개가 많이 보였는데, 이 작가의 장편은 어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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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것도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놓은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리뷰로!
저는 이 작가 장편 재밌게 읽었어요. 랑 <리벤지!> 둘다 마음에 들었답니다.:)개인적으론 역시 레드가 좋다고 할까요. 저는 역시 기모노라던가, 시대물이라던가.. 이런거에 맥을 못 추는 것 같아요. ㅎㅎ

스즈야 2011-05-30 22:07   좋아요 0 | URL
음.. 전 이 작가도 첨이라서.. 저도 레드를 눈여겨 보고 있는데요, 역시 기모노에 모에하는 것 땜에.. 푸힛....
 
토리빵 4
토리노 난코 지음, 이혁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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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호쿠 지방의 이와테현, 그곳의 한 베드타운에 거주하는 작가가 그려내는 자연주의 만화 제 4탄!『토리빵』3편은 여름에서 가을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텃밭 가꾸기와 곤충관찰일기가 주된 소재였다면, 4편은 본격적인 들새 이야기이다. 겨울은 시베리아나 중국 아무르강 유역에 서식하는 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일본으로 찾아 오는 시기이기도 하고, 철새가 아닌 텃새들도 먹이 부족에 시달리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이터가 한시적 개장을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4권까지 읽고 계절에 따른 내용이 다른 걸 파악한 1人입니다.) 4권의 구성 역시 4컷만화와 2~3페이지 내외의 짧은 만화로 구성이 되어 있어 엄청난 양의 에피소드가 잠복하고 있다.   

본가와 가까운 곳에 작업장을 얻은 작가는 겨울이 되자 모이터 새단장에 나섰다. 여름에서 가을까지는 먹이가 풍부한 시기이므로 일부러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되지만 겨울에는 먹이가 부족하므로 찾아오는 새들에게 먹이를 공급하는 것이다. 하지만 신장개업(?)인 참이라 처음에는 한동안 파리만 날렸다고... 하지만 금세 소문이 나서 작업장 모이터에도 많은 새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단다.

처음엔 텃새인 참새가 날아오기 시작했고, 그후엔 츠구밍들 (본가의 츠구밍과 다른 개똥지빠귀 무리로 뉴츠구밍이란 이름이 붙음), 히요짱들(직박구리), 물까치를 비롯해 다양한 새들이 작업장 모이터를 찾게 되었다. 그중에는 뉴멤버도 등장. 동박새, 곤줄박이, 쇠박새, 쇠딱따구리, 콩새, 방울새 등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희귀한 철새로는 홍여새와 황여새까지 등장. 이 그림을 보고 빵 터졌다. 소수 정예 무리가 조금씩 옮겨 오는지 몰라도 날이 갈수록 그 수가 증가. 나중에 셀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고 한다. 원래 일본에서는 보기 힘든 새라는데, 작가님 완전 득템하셨군요. 홍여새와 황여새는 직박구리보다 크기도 작지만 꽤나 호전적이라 먹이터를 독점하는 사태까지. 이렇다보니 히요짱들은 짜증을 츠구밍들에게 풀고 있다고. 불쌍한 츠구밍들. 츠구밍들은 뚱뚱한 개똥지빠귀(데구밍)의 화풀이 상대까지 되어야 하니, 거참...

이들은 모이터가 꽤 마음에 들었는지 3주가 넘도록 모이터 주변을 배회했다고, 덕분에 수십마리의 새들이 아침마다 먹이를 공급하라고 7시부터 울어서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새가 우는 소리는 한마리만 울어도 꽤 크게 들린다. 그런데 종류도 가지가지의 새들이 한꺼번에 운다고 생각하면... 보는 나야 웃음이 나오지만 당하는 작가님은... 놀랠만도 하겠군요.


 
본가와 작업장의 모이터가 텃새나 철새들이 들르는 편의점과 같은 곳이라면 T마츠 연못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중간 기착지인 셈이다. 이곳에서 겨울을 나는 새들은 주로 백조나 오리 종류였지만 이때는 뉴페이스가 특히나 많이 등장했다고. 백조들은 매년 겨울 이곳에서 겨울을 보내고 가기 때문에 사람들이 연못가로 오면 이렇게 등장한다. "먹이를 보급하라, 보급하라." 아, 정말, 작가님의 개스센스덕분에 빵빵 터질 일이 진짜 많다. 태평양 제 7함대란 표현은 어디에서 나왔을꼬. (푸하핫)

이외에도 보기 드문 흑조, 비오리, 댕기흰죽지까지 등장했단다. 이번에는 T마츠 연못 에피소드가 좀 적어서 아쉽아쉽. 

내가『토리빵』을 격하게 아끼는 이유는 단지 작가님의 개그 센스때문만은 아니다. 물론 중간중간 빵빵 웃겨주는 개그 코드도 즐겁지만, 이 작품은 들새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잊고 살기 쉬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랄까. 보려고 해야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를테면 야생화가 그런 존재인데, 보고 싶은 사람 눈에만 보이기 때문이다. 들새도 마찬가지이다. 새들은 대개 예민하고 조심스럽기 때문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진 않지만 늘 우리곁에 있다. 우리는 늘 땅을 보고 걷기에 나무나 전깃줄에 앉은 새들을 못보고 지나칠 뿐이다. 작가님이 일부러 다른 사람들에게 저기 오색딱따구리가 있어요, 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 난 알것 같아. 그런 보배로움을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굳이 일러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보고 싶은 사람은 찾을 것이고, 그럼 보게 될 것이니까.  


 
철새들은 몇천킬로미터를 날아서 온다. 목숨을 걸고 비행을 하는 것이다. 그런 새들에게 작가님의 모이터는 겨울에 이곳을 찾는 새들에게 훌륭한 쉼터이자 먹이터가 된다. 때론 귀찮을 법도 한데 자신의 돈을 들여 모이터를 만들고, 먹이를 사고, 하루에도 몇번씩이나 먹이를 공급해주는 작가님의 마음은 한없이 따스하게 느껴진다. 특히 위의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찡해졌달까.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철새도래지가 몇군데에 있다. 하지만 그런 새들이 귀찮다고 농약묻은 모이를 던져주거나 조류독감의 위험이 있다고 죽임을 당하는 새들이 정말 많다. 일년내내 그곳에 있는 것도 아니고 겨울을 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날아오는 새들에게 너무 박정한 것 아닌가 싶을 때도 많다. 또한 철새를 보겠다고 떼거리로 몰려와 와글와글 떠드는 사람들때문에 새들이 편히 쉴수도 없고, 때로는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가 개발로 인해 파괴되기도 한다. 그런 곳에는 철새들의 더이상 날아들지 않는다. 그렇게 우리나라를 찾지 않는 철새도 많아졌다. 

난 직접 철새 도래지를 찾아간 적은 없지만 티비에서 가창오리의 군무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적이 많다. 가창오리처럼 많은 수가 우리나라를 찾는 경우도 있지만, 때론 몇마리 안되는 철새들이 오기도 한다. 앞으로는 목숨을 걸고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이 마음 편하게 쉬다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그리고 우리 주변에 살고 있는 텃새들도 인간들에게 위협을 당하거나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좋겠다. 『토리빵』을 읽다 보면 늘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 출처 : 책 본문 中(64+69+70+72p, 21p, 60+9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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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터드 허니 - 뉴 루비코믹스 1061
키리시마 타마키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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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작품은 설정이 진짜 마음에 들어서 구입하게 되었다. 남자 BL 만화가와 남자 BL 편집자라뉘!! 이런 모에로운 설정이!!! 사실 BL계에 생식하고 있는 만화가의 대부분은 여성작가이지만, 남성작가도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출판사에도 남자 BL 만화 편집자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아, 정말 마음에 드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작품 속에서는 그냥 작가 + 편집자 커플이라든지, 남자 BL 소설가 + 여성 편집자를 본 적이 있지만, 둘 다 남자는 첨이다. 유후~~~

하네다 모토키는 원래 소년만화 편집을 담당했으나, 직장을 옮기면서 BL만화 편집부에 배속되었다. 매일매일 여성편집자들 사이에서 호되게 BL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는 하네다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BL에 대한 나쁜 말을 하는 건 못참고 있다. 일단, 자신이 일하는 분야이니까 욕을 먹는 건 싫은 것이겠지. 좋아좋아, 그런 근성이 필요한 것이야~~

이런 하네다가 이번에 담당을 맡게 된 사람은 미부라는 작가로 하네다도 무척 마음에 들어 하는 작가이다. 그래서 기쁨으로 충만한 가슴을 안고 미부를 만나러 가지만... 이거 어쩔! 미부는 남자였던 것이다! 하네다와 미부는 동시에 충격을 먹고, 자신은 '그쪽' 사람이 아니라면서 서로에게 확인한다. 어이, BL을 그리고 BL만화를 편집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쪽'일리가 없잖아!

이렇게 재미있는 인연으로 같이 일을 하게 된 두 사람이 연인으로 맺어지기의 과정이 전반부, 그리고 연인으로서 지내는 것이 후반부의 스토리이다. 완전 노말이었던 두 사람이 연인이 된다는 건 어느 정도 험난한 과정이 있다는 걸 의미하지만, 의외로 모난 구석이 없는 두 사람이라 그런지 갈등 요소가 좀 생기긴 하지만 무난하게 넘어간다. 너무 무난한지도... 모르겠지만. (笑)

갈등 장면의 경우 미부가 먼저 자신의 감정을 깨닫고 침울해 할 때와 미부의 작품이 혹평을 받게 되었을때 하네다가 갈등할 때 정도인데, 특히 하네다가 미부를 멀리하고자 하려했을 때 미부가 어른스럽게 그 상황을 넘기는 부분이 좋았다. 작업할 땐 어린애같지만 역시 일을 할 땐 어른인 이런 점이 미부의 매력일지도. 하네다의 경우 순수하고 귀여운 면이 매력적인데,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색기가 넘치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이다. 오죽하면 미부가 핑~~하고 쓰러지겠냐구.

BL만화 편집자가 되어 의기소침 상심했던 하네다가 미부란 연인을 만나게 되었으니 전화위복.
대체 만화로 BL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미부가 BL만화로 대성공을 하고 연인까지 득템했으니, 이것도 또한 전화위복이겠구나~~~
(본인은 여자라서 만약 이런 일이 주어지면 춤이라도 출테지만, 사실 남자 입장에선 BL을 멀리하고 싶었을테니 대충 그런 의미에서 전화위복이라고 표현해 봤습니다.)

노말이었던 두 사람이 연인이 되는 이야기라 수위가 좀 낮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좀 높다. 특히 번외편에선 어질했다, 솔직히. 수위가 높고 안높고에 따라 호오가 갈리는 건 아니고, 그런 장면이 스토리의 흐름에만 맞게 들어간다면 별 상관없지만, 그게 생각외였던지라...

음, 이 두사람 외에 나오는 BL편집장 카나의 캐릭터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장부! 특히 하네다에게 알몸 넥타이 근무를 시킨다는 말에 빵빵 터지고 말았음. 알몸 넥타이, 은근 기대하고 있었는데... 푸하핫. (농담입니다) 카나는 전반적으로 멋진 여성 캐릭터였다. 하네다가 휘처휘청할 때 중심을 잡도록 도와주는 인물이기도 하고. 이런 편집자 밑에서 일하면 경력에 확실히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달까.

BL 만화계의 속사정을 그린『머스터드 허니』. 캐릭터도 괜찮고, 스토리도 좋아서 무척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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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1
마츠모토 토모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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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하, 이거 참. 부녀자(腐女子)들을 낚기 딱 좋은 제목이로구만. 나도 첨에『B·L?!!』이란 제목에 혹해서 이 책을 살펴보게 되었으니 말이다. 근데 이 작품의 B·L은 boy's love의 BL이 아니라 ボーズラブ(BOUZ LOVE)의 BL이다. 우리말로 하면 스님의 사랑쯤이라 해석된다.

그렇다. 표지 왼쪽에 가사를 입고 있는 등장인물이 바로 스님이다. 겉으로 보기엔 좀 날라리 스님삘이 좀 나긴 하는데, 일본에선 종파에 따라 결혼을 할 수 있는 스님도 존재한다고 하니, 뭐 이런 스님도 있을 수 있겠다 싶다. 그리고 대를 이어 절을 물려받는 경우도 있는데, 바로 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아쿠칸사가 바로 그런 절이다. (세습스님이라고 하면 되려나? 만약 대를 잇지 않으면 절에서 더이상 살수 없다고 한다)

표지 오른쪽의 선머슴같은 캐릭터는 이미 첫장부터 정체가 뽀록났다. 아니지, 표지 띠지부터 '중대한 비밀' 운운하고 있으니 표지부터 정체가 뽀록난 셈이지. 이게 순정이라면 저건 분명히 남장여자 혹은 중성적인 여자란 소리다. 게다가 편집부가 친절(?)하게도 목차밑에 "여주인공 하루카의 성(性)에 대한 비밀"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적어 놔서 초장부터 김빠졌다. 어이, 이런 건 반칙아닌가.

본문을 읽어보니 굳이 비밀이 어쩌고 저쩌고 할 것 없이 바로 들통나두만. 차라리 독자에게만 남장여자 혹은 중성적인 외모의 여주인공이라 확실히 밝혀 놓고, 작품 속 다른 사람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주지 스님만 눈치챈다는 설정을 했으면 납득하기 더 쉬웠을지도. 근데 이건 초장부터 비밀운운 하더니 몇 장 넘어가지 않아 게임오버~~~ 하루카에 대한 신비감이고 나발이고 하나도 없단 말이다.

어린 시절의 인연으로 주지인 마키 준고를 동경해 온 오우치 하루카가 금녀의 집인 아쿠칸사에 식객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딱히 흥미로운 점이 없다. 이미 주지는 하루카가 누군지 다 아는 눈치인데, 하루카 혼자 전전긍긍한달까. 자신이 여자란 비밀이 밝혀질까봐! 푸핫. 벌써 다 뽀록났다니까. 게다가 스님이 마지막에 이르러 갑작스런 번뇌에 휩싸이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 하루카가 5회에서 약간의 변신 - M캐릭에서 S캐릭으로 - 을 하면서 도S인 주지 준고가 하루카에게 휘둘리게 되는 것 같은데 그게 납득이 잘 안된다. 일단 준고가 하루카에게 반할 껀수가 하나도 없었잖아.

고학력의 엘리트에 성격 나쁜 주지 스님이 절대로 반하지 않을 타입의 여자한테 반해간다는 이야기가 대략적인 줄거리인 것 같은데, 둘 다 이렇게 매력이 없어서야... 둘이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이미 관심은 물건너 갔단 소리다. 또한 준고의 동생 이야기도 괴상하긴 마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화과자점에서 일하는 남편과 별거중의 아줌마를 절로 갑작스레 데리고 오면 어쩔...! 맨날 으르렁거리다 정이 들었다고 해도 이것도 납득이 잘 안된다.

또한 대사 전개도 무척이나 어설프다. 난 만화책이라도 행간의 느낌을 잘 살린 작품을 좋아하는데, 이건 행간이고 뭐고 없고, 꼭 국어책 읽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 같기만 하다. 즉,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작화도 마찬가지고. 이 작가 꽤 많은 작품을 그린 작가인데, 도대체 다른 작품은 어떻게 그렸는지 궁금하다. 이건 정말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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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7 18: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낚이기 쉬운 제목.. 표지도 그렇고요 .

스즈야 2011-05-30 22:08   좋아요 0 | URL
아닌줄은 알고 샀어요. 근데 이거 솔직히 너무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