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 -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 제5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이지민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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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던 보이는 영화의 원작이 되어 유명해진 소설이다. 사실 난 이 영화 개봉소식을 들었을때도 설마 원작이 소설인줄은 꿈에도 몰랐다. 영화는 벌써 한참전에 개봉했고, 보지도 않아서 영화에 대해 말하라면 난 입 꾹 다물고 있을 수 밖에...

어쨌거나, 영화를 미리 보지 않았다는 건, 원작 소설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영화가 얼마나 원작에 충실했는지 그 여부도 모르기 때문에, 영화와 원작을 따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는 이점도 있다. 왠지 영화를 안본 것에 대한 변명같은 말들이긴 하지만.

1930년대 말, 경성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가.
1930년대 말이라고 하면 일제 식민 통치가 더욱더 조선을 압박해오던 시기이다. 그래서 그런지 독립군 혹은 친일파 두 갈래의 길을 걷는 사람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역시나 그 시대의 가장 두드러진 성향이 그런 것이기 때문일까.
하지만, 모던 보이(원제는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니)는 그러한 우리의 통념을 싸그리 뒤엎어 놓는 소설이다.

주인공인 이 해명, 조 난실을 비롯해 주요 등장 인물인 신스케와 유키코는 크게 나누자면 조선인과 일본인, 그리고 남자와 여자이다. (너무 단순한 분류란건 인정한다)
이 해명은 조선총독부에 근무하고 있지만, 스스로는 친일도 아니고 독립을 위해 싸우는 혁명전사도 아니란 걸 알고 있다. 다만 근대의 낭만적 사나이쯤으로 자신을 미화하고 있는 인물이랄까.

조 난실은 수수께끼의 여자이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건 홍길동 저리 가라이고, 그녀의 이미지란건 괴도 이십면상처럼 이리저리 바뀌는 변신의 귀재이다.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혁명적 여전사로 보이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양장점에서 근무하고, 밤이 되면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여러 명의 애인을 거느렸던 그런 여자이다.

신스케는 일본인으로 이 해명의 친구이며, 일본에 아내를 두고 있지만, 시마국장의 아내 유키코와 불륜 관계이다.

등장인물을 살펴본 것만으로 이거 좀 이상한데... 뒷머리를 긁적거리며 난색을 표할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었으리라. 하지만, 조금 돌려서 생각해보면, 아무리 식민통치하의 시대적 배경을 가진다 해도, 모든 사람이 독립군이나 친일파라는 테두리에 묶여 분류될 수는 없다는 것을 떠올려 본다면, 작가가 이런 인물들을 창조해 낸 것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힘들고 험악했던 시기지만 나름대로 유행도 있고, 낭만도 있었던 시기의 남녀 관계와 사랑, 증오, 질투, 배신등이 이 소설의 맛깔나게 배치되어 있다.

1930년대라는 근대를 시기적 배경으로 삼고 있기에, 인력거꾼이나 무슨무슨 구락부, 요진보같은 그 시대에만 쓰이던 용어들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카페 스타벅스같은 현대물에나 나올법한 용어가 튀어나오는 걸 보면, 이건 완전한 픽션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읽다보면, 이 책의 주된 내용은 그 시대의 암울함이나 어두운 현실을 차치하고, 사랑에 눈 먼 한 청년의 몸살로도 보인다. 조난실이란 여자를 사랑하지만, 그녀의 비밀은 알면 알 수록 더 깊어지고, 게다가 절교 선언까지!

하지만 좀 아쉬웠던 부분은 조난실이란 인물의 정체이다. 실제로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끝끝내 밝혀지지 않았다. 그녀가 진짜 조선의 독립을 위해 움직이던 여자였는지, 아니면 테러 박의 존재가 거짓이었던 것처럼 그녀의 행동도 모두 거짓이었는지는 여전히 판단이 안된다. 그리고 그녀가 그런 거짓말을 일삼았던 이유도 모두 설명되지 않아 궁금증이 커졌다.

이 해명이란 인물은 너무 빤해서 속이 투명한 물고기같았다. 그의 생각, 행동, 사랑, 질투, 증오 등등은 일제시대에도 등 따시고 배 부르게 살았던 반 도련님같은 이미지였고, 결국, 마지막 장에서 조선총독부로 향하지 않고, 반대편으로 가는 전차를 타고 도망가는 모습은 서글펐다. 결국 그는 사랑을 선택하지도, 그녀가 바라는 대로 해주지도 못한채, 스스로의 낭만에 겨워 혼자 몸살을 앓았던 것인지도 모른다.

유쾌하고 코믹한 부분을 잘 살려가면서 낭만적 모던 보이의 어설프로 서글픈 사랑을 그려낸 경성활극 <모던 보이>. 비록 역사적 사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일관되었으나, 어쩌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혹은 알 수 없었던 그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이야기일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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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는 뒤돌아본다 - 러쉬노벨 로맨스 240 협상가 시리즈 3
에다 유우리 지음, 나라 치하루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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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가 시리즈 제 3탄!


점점 아저씨스러워지는(사실 난 인정못함, 그러나 메부키 본인과 작가님은 그렇게 생각한다) 메부키와 점점 변태스러워지는 짓궂은 야쿠자 효우도(이 점에 대해서는 약간 수긍한다)는 조금씩 러브러브한 사이가 되어가지만(내가 보기에), 메부키는 여전히 자신과 효우도가 그런 사이라는 게 좀처럼 인정되지 않는다. 물론 효우도를 좋아하는 마음이 점점 커지지만, 신체적으로는 아직 익숙하지 못한데 다가, 효우도는 메부키가 정말 싫어하는 부류인 야쿠자이기 때문에.

어쨌거나, 둘의 러브라인은 잘 형성되어 가고 있다. 같이 변호사 일을 했던 시메노가 나타나 효우도를 긴장시키긴 하지만, 시메노는 노말이니 그다지 걱정할 건 없어 보인다. (아니지, 노말이었다가 좋아하는 상대에 따라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효우도가 걱정하는 건 당연한가?! 다시 망상폭주를.... )

2권은 효우도의 과거와 관련된 인물이 등장한다면, 3편은 드디어 메부키의 과거와 연관된 인물이다. 메부키가 변호사 시절 변호했던 한 청년이 송금사기단의 리더로 변해서 그의 앞에 나타난다. 그의 이름은 아사히나. 그는 여자친구와 몸싸움을 하다 사고로 여자친구를 숨지게 했다. 그러나, 그 사고 이후 아사히나의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고, 그 역시 어둠의 세계에 발을 담그는 인물로 변했던 것이다.

송금사기단에서 아사히나를 빼내려고 하지만, 야쿠자 조직과 관련되어 있는 그를 일반인인 메부키가 쉽게 빼내온다면 그건 거짓말이고, 각고의 노력을 하지만 결국 아사히나를 구해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의뢰인에 대한 신뢰라는 뚝심 하나로 버티는 메부키가 그를 포기할리는 만무하다. 결국 호랑이 굴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 아사히나가 주는 커피를 마시고 합성마약에 취해 버린 메부키는 24시간 동안 마약때문에 고통을 받는다.

갑자기 사라져 버린 메부키와 그를 찾기 위한 효우도와 시메노.
그리고 혼자서 마약의 상승 효과와 하강 효과에 따른 부작용을 이겨내려고 하는 메부키는 끔찍한 고통을 겪지만, 아사히나에 대한 믿음만은 저버리지 않았다.

부모도 형제도 포기했던 아사히나지만, 메부키만은 그를 믿어 주고 싶었다. 하지만....
메부키가 환영과 환청에 시달리는 때 나타난 것은 메부키가 스스로 꼭 닫아 걸어둔 자신의 마음속 어둠일까, 아니면 다른 어떤 사건과 관련된 게 또 있을까. 확실하게 밝히지는 않지만, 키요이의 말을 생각해 보면, 누군가를 너무나도 믿고 싶어하는 마음과 실제 믿지 못하는 마음이 부딪혀 만들어낸 환상이 아닐까 싶기도 한다.

어쨌거나, 마약에 취해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던 자신의 연인(?)을 보아야만 했던 효우도의 마음은 어땠을지를 생각해보니, 일반인이자 협상가인 메부키도 야쿠자 못지 않게 험난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오히려, 메부키가 오히려, 일부러 더 위험한 일에 뛰어 들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도.

마지막 장을 보면 아사히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친구가 죽은 후 매달 그녀가 죽은 날이 되면 찾아가 꽃을 바치고 분향했다고 한다. 그것도 5년동안. 비록 마지막엔 마약에 취해 죽어 버린 아사히나였지만, 사람은 누구나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바로 이 장면 아니었을까. 즉, 사람이란 털어서 먼지 안나오는 사람 없고, 반대로 아주 악독해 보이는 인간이라도 어느 한구석은 사람의 따스함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보통 BL이라고 하면 남자 동성애물로 여겨 취향에 안맞는 사람은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기도 하지만,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그린 이성애물이든, 동성간의 사랑을 그린 동성애물이든 그런 것을 떠나 사람 사는 이야기로 봐주면 좋겠다. 이야기가 좀 심각해져 가지만, 혐상가 시리즈는 메부키와 효우도라는 두 남자의 러브 라인도 나오지만, 오히려 메부키의 협상가 쪽의 일이 더 많이 표현된다.

게다가 내가 정말 싫어하는 설정인 눈만 맞으면 베드인, 혹은 무리하게 그쪽 세계로 끌어들이기, 미약에 취한 상대를 위해 관계를 갖는다.. 이런 설정은 하나도 없다. 효우도는 효우도 나름대로 메부키에 대한 욕구를 가지면서도 어른스럽게 참아 내고, 그가 허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점도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메부키는 비록 수이지만, 여성스럽고 무조건 공이 구해주길 기다리는 타입이 아니라, 행동파이며 자신의 마음이 믿는 곳을 따라가는 그런 성격이다.

또한 이 두사람 이외에도 키요, 토모노리, 사유리, 아야카, 하쿠다, 시메노 등 등장하는 인물들의 캐릭터도 무척 흥미롭다. 게다가 중간중간 코믹한 요소까지 곁들여져 있어 - 특히 메부키와 효우도의 대화는 만담같다 - 무척이나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작가님의 말에 따르면, 아직도 협상가 시리즈는 계속된다고 하니 다음 편도 기대된다.
그리고 나라 치하루의 일러스트는 역시 섹시하고 멋진 이케맨들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책 내용과 잘 어울리는 그림들이라, 멋지구나 하면서 감탄을 하기도 하고, 가끔은 풋하고 웃음이 터지는 코믹한 내용과 관련된 그림도 있어서 무척이나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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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는 의심하지 않는다 - 러쉬노벨 로맨스 211 협상가 시리즈 2
에다 유우리 지음, 나라 치하루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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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가 시리즈 제 2탄!
1편인 <혐상가는 침묵하지 않는다>를 너무나도 재미있게 읽어, 역시 2편에 대한 기대도 컸다. 도대체 2편에서는 어떤 이야기로 진행될까.. 완전 기대기대!!!

2편에서는 갑자기 메부키가 호스트로 출연해서 깜짝 놀랐다.
오호라. 사건 의뢰군.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국제분쟁과 고부갈등 이외에는 뭐든지 협상에 나서는 메부키 아키라.

이번에는 호스트에게 푹 빠진 딸을 구해달라는 의뢰이다. 그러나, 요것이 요번 편의 주요 내용은 아니고, 실은 효우도의 과거와 관련된 것이 실제 이 책의 주요한 줄거리를 이룬다.

잠깐 호스트로 일을 했던 메부키에게 같이 일했던 호스트가 찾아와 미조로기에 대한 의뢰를 한다. 앵커 하루키라 불리던 미조로기는 자기에게 빠진 여자들의 돈을 있는 대로 갈취하고 빚을 지게 한 다음 윤락가로 팔아 넘기는 일을 해왔던 호스트로, 지금은 결혼을 빙자하면서 여전히 그런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미조로기에 대한 의뢰를 받고 이런 저런 조사를 하던 메부키는 미조로기의 진실에 대해 알게 된다. 물론 과거지사가 없었던 일은 아니지만, 이젠 정말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그녀를 구해내고 싶다는 미조로기의 말에 메부키는 미조로기의 정식 의뢰를 받아 들이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두 개 생겼다. 하나는 미조로기가 과거의 효우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고, 미조로기가 사랑하는 여인은 우자와 파의 가게에 고용되어 있다는 것이다. 뒤에는 호랑이가 버티고, 앞에는 절벽이 버티는 경우, 진퇴양난이로다. 그러나, 우리의 메부키, 의뢰받은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해내는 뚝심을 가진 사나이렷다.

게다가 미조로기의 말에 따르면 미조로기의 형 렌은 효우도때문에 죽었다는 것이다. 메부키는 그러나 그런 말에 흔들리지 않는다. 미조로기의 의뢰는 의뢰대로, 효우도에 대한 믿음은 그대로 마음속에 간직하고 미조로기를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그러나 상대는 야쿠자의 두목. 메부키는 자신의 전직을 이용해 멋지게 또 한 건 해결하지만, 무모한 메부키는 감금되어 있는 미조로기를 구하기 위해 물불가리지 않고 뛰어들었다가 상처를 입는다.

역시 2권도 메부키의 협상가로서의 능력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물론 메부키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고백해 오는 효우도도 변함이 없다. 하지만, 메부키가 만나지 못한 10여년 이상의 과거 속의 효우도가 어떻게 지냈는지 알 수 있는 대목도 나와 흥미롭다. (역시 멋있는 야쿠자였어. 프롤로그 부분을 보면 효우도에게 반하지 않을 재간이 없을 걸...)

아차차... 효우도와 메부키의 러브라인은 어떻게 되었나고?
중반부까지는 메부키는 여전히 효우도를 받아들일까 말까를 고민하는 상태였다. 왜냐면 고고시절 그런 일도 있었고, 게다가 메부키는 노말이고, 거기에 더해서 효우도는 메부키가 제일 싫어하는 야쿠자이니까. 하지만 그런 것을 제외하고 효우도 개인으로 보자면, 메부키에게 징글징글 할 정도로 다정하다.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효우도란 인간에 대해 점점 깊이 알아 가게 될 수록 효우도가 가진 매력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메부키. 또한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일들 속에서 자신에게 위험이 닥치면 어디서든 나타나는 효우도에게 안끌릴 이유가 없다. (게다가 매력적이잖아! 나라도 끌리겠다)

1편은 둘의 재회가 주를 이룬다면, 2편은 서로에게 익숙해져 가는 두 사람 - 사실은 메부키가 효우도에게 익숙해저 가는 것이지만 - 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조금씩 물들듯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해져 가는 메부키는 결국 그에게 허락을 한다. (무엇을? 그런 것 정도는 직접 읽고 알아내셔야지요.) 또하나 좋은 것은 효우도는 메부카가 진심을 허락할때까지 기다려 줬다는 것이다. (역시 이런 야쿠자는 멋있단 말이다)

2편에서는 키요이와 스오우파 두목의 손자 토모노리와의 사이가 좀 미묘하게 변해가는데, 토모노리가 아직 어린애(고등학생)이다 보니 그닥 눈에 튀는 것은 없다. 다만, 키요가 토모노리에게 반했다는 건 확실한데, 이 둘은 앞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는듯.

역시나 기대 이상의 이야기였다.
메부키는 의뢰인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는 남자, 효우도도 의심하지 않았다.
(메부키, 사람이 좋아도 너무 좋은 거 아냐?!)

나라 치하루의 일러스트는 역시 만족 100배다. 섹시하면서도 스타일 좋은 두 남자를 멋지게 그려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메부키 쪽이 더 멋지게 그려졌다고나 할까. (사실 메부키가 멋지게 그려진 건 얼마 없고, 대부분 멍한 느낌의 메부키지만, 워낙 성격이 그러니 할 수 없는지도. ) 그리고, 멋진 일러스트도 있지만, 책의 내용에 맞게 코믹하게 그려진 일러스트를 보고 한참을 웃기도 했다. 역시 난 진지함 + 코믹이 좋은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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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가는 침묵하지 않는다 - 러쉬노벨 로맨스 140 협상가 시리즈 1
에다 유우리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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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다 유우리의 협상가 시리즈 제 1탄!
협상가는 침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의 협상가 메부키 아키라는 무엇에 대해 침묵하지 않을까.

메부키 아키라는 32살이란 나이에 전직 검사, 전직 변호사를 거쳐 현재는 메부키 네고 오피스라는 사무실을 경영하는 협상전문가이다. 그러나, 그가 협상하는 것은 국제분쟁과 고부갈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것, 그것도 경찰등이 나서기는 껄끄럽고, 당사자들끼리 해결하기엔 위험 부담이 큰 일들이다.
잘생긴 외모에 협상가로서의 뛰어난 재능. 아직은 사무실을 운영한지 얼마되지 않아 돈벌이는 시원찮지만, 서서히 그 이름을 알려가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등장한 것은 고등학교 1년 후배인 효우도 쥬에츠란 남자.
잘 생긴 얼굴과 날카로운 눈빛, 사람을 제압하는 몸에서 풍겨나는 박력은 변함없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야쿠자가 되어 있었다. 그것도 신와회라는 거대한 조직의 하나인 스오파의 부두목, 즉 넘버 투라는.

절대로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던 남자, 효우도 쥬에츠를 다시 만나다니. 메부키는 고등학교 후배라는 반가움보다 두려움이 더 컸다. 그도 그럴 것이 고교 졸업식날 벌어진 그 일때문에...

게다가 10여년 만에 만난 효우도는 여전히 메부키에게 자신의 감정을 내비친다. 그러나 가슴빵빵하고 엉덩이 탱탱한 여자를 좋아하는 메부키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효우도가 반가울리 만무하다.

성큼성큼 다가오지 않아도 함께 있는 것만으로 박력을 느끼게 하는 남자, 효우도. 일단 자신의 구역에 들어 왔으니, 다신 메부키를 놓아주지 않을 거라는 효우도의 말에 메부키는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려고 하지만, 역부족.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 그리고 지금은 혐상가와 야쿠자.
왠지 이야기가 뻔할 것 같아도, 요거 꽤 재미있다.
특히 두 주인공의 성격이 참 독특하고 재미있는데, 정형화된 공수라기 보다는 조금 우리의 예상을 빗나가게 하는 부분이 많다. (이건 2권부터 확실히 드러난다)

두 주인공인 메부키와 효우도가 비슷한 점이 많기는 하다.
메부키의 경우,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한 어머니의 자살, 그리고 잇따른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큰 트라우마를 겪었고, 효우도는 고아원에서 자라 서로 부모가 없기는 마찬가지. 메부키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미친듯이 공부를 해서 결국 검사가 되고, 변호사가 되었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견디지 못해냈다.
효우도의 경우, 불량스러웠지만 공부는 잘하는 타입이었는데, 좋은 머리와 폭력이 만나 야쿠자가 된 그런 타입이다. 아마도 자신을 몰아붙인 환경탓이 아니었을런지.
그렇다고 해서 당연히 야쿠자가 되란 법은 없지만....

협상자로서는 꽤나 뛰어난 수완을 보이지만, 어딘가 틈이 많아 보이는 메부키, 그리고 야쿠자이지만, 메부키에게는 늘 한 수접고 들어가는 효우도.

1권은 메부키와 효우도의 재회를 비롯해, 메부키의 혐상가로서의 여러가지 모습, 그리고 메부키를 예전부터 노렸던 효우도의 친구이자 현재 야쿠자(후배가 둘이나 야쿠자?!)인 우자와의 등장으로 위험에 빠진 메부키를 효우도가 구해주는 내용이 대략적인 줄거리인데, 어찌보면 식상할 수도 있지만, 메부키의 협상가로서의 모습이 많이 등장해 그것이 한가지 큰 즐거움이었다고나 할까.

아직은 밀고 당기기, 그래봤자 효우도의 일방적인 당기기이지만, 두 사람의 사랑의 행보(?)에 초점을 맞추었다기 보다는 그 주변 사람들과의 여러가지 이야기라든지, 메부키의 협상가로서의 활약이 많이 나와 아주 즐겁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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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스 문도스 밀리언셀러 클럽 62
기리노 나쓰오 지음, 김수현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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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암보스 문도스는 <아임 소리 마마>를 읽으면서 느꼈던 충격과 자극의 기억들을 기대하면서 읽었던 책이었으나, 사실 그것에는 좀 못 미쳤다. 그렇다고 영 별로였다는 것은 아니다.

총 7편의 단편이 실린 암보스 문도스는 인간의 본성과 그것에 기반한 악의에 대해 다룬 작품이다. 물론 뚜렷하게 드러나 검은 아우라를 내뿜는 악의도 있지만, 인간의 심리와 본성에서 나온 본능적 행동들에 관한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 보니 눈으로 보이고 귀로 들리는 섬뜩함이 아니라, 그 어둠 속에 숨어서 눈을 희번덕 거리는 어떤 기분 나쁨이 존재하는 그런 소설이랄까.

<식림>은 이미 20대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면서 부모님댁에 얹혀 사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것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지만,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자신감을 되찾게 되지만, 그것은 긍정적이 자신감이 아니라, 자만과 오만이라는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받았던 상처를 타인에게로 돌려 주는 악순환의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루비>는 홈리스들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공원에 찾아온 한 여자. 도키오는 그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상자집으로 데려가지만, 도키오의 주변에 있는 홈리스들도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자신만의 소유로 하고 싶어 그녀와 도망칠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 남은 건 배신뿐. 그는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

금단의 사과를 혼자서 차지하려고 한 댓가는 그나마 자신이 발붙이고 살 땅을 잃어 버리고 여자마저 자신을 버린다는 것으로 되돌아왔다.

<괴물들의 야회>는 불륜에 관한 이야기이다. 거의 10년동안의 불륜, 그러나 그 끝에 남는 건 아무것도 없다. 사실 불륜이란 건 금단의 일인 만큼 달콤하지만, 반대로 독이 감추어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별로 없다. 사키코 역시 그랬다. 다구치가 언제나 자신을 사랑할 거라 생각하지만, 다구치가 그녀를 사랑했다면, 벌써 그녀와 결혼을 했을 터이지, 불륜 상대로 남겨두지는 않았을 것이다.

왜 사람들은 그걸 깨닫지 못하는 것일까. 사키코도 마찬가지로 사랑에서 집착으로 바뀌어버렸고, 자신만이 상처받는다고 생각한 가엾은 여자일 뿐이었다.

<사랑의 섬>은 태국으로 여행을 간 세 여자가 자신의 비밀에 대해 고백을 한다는 이야기이다. 함께 여행을 하는 동료이지만, 서로에 사생활까지는 알지 못하는 그녀들. 그녀들의 진실게임은 그녀들이 깊이 감추어 놓았던 비밀을 털어 놓게 만든다.

<부도의 숲>은 굉장히 복잡한 가족사를 가진 아이코라는 여자의 이야기이다. 부모대의 사랑과 배신, 그리고 그것이 지금도 반복되어 간다. 

<독동>은 가족 관계에서 어떤 의지도 할 수 없는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재혼한 어머니는 새로 낳은 아이에만 신경쓰고, 양아버지는 그녀를 매몰차게 대한다. 점점 그 미움은 커지고, 어느날 자신들의 절에 들어온 한 노숙자 부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는 양아버지를 없앨 계획을 세운다. 

<암보스 문도스>는 불륜 커플이었던 여교사와 교감이 쿠바여행을 간 동안, 한 학생이 죽는 사고가 발생한 후 벌어진 이야기이다. 물론 여교사와 교감이 받는 처우도 묘사되어 있지만, 중심 내용은 아직 어린 학생들 간에서 발생하는 계급적 구조와 권력 구조, 그리고 아이들이 가질수 있는 악의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른들의 악의란 것도 무섭지만, 아이들이 가지는 악의는 상상을 초월한다. 오히려 순수하기 때문에 그것이 더욱 무서운 법. 고작 초등학생들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섬뜩한 일이었다.

이 단편집에 수록된 총 7편의 작품은 사랑과 배신, 불륜, 타인에 대해 갖는 악의, 가족간 유대감의 결핍 및 그것에서 발생하는 소외감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며,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키고 있다. 불륜이나 노숙자, 이지메같은 사회적 문제와 결합해 사람들 마음속에 깊이 숨겨진 여러 가지 형태의 악의들을 보여준다.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나름 괜찮았던 단편집이라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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