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돌아만 봐도 죄짓는 남자 - 뉴 루비코믹스 A01
고토부키 타라코 지음 / 현대지능개발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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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토부키 타라코는 섹스 피스톨즈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이다. (하지만 아직도 못읽었다) 그래서 이름만 보고 이 책도 아무런 생각없이 주문했다. 그러나.... 생각 외의 전개에 난 당황하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당신은 돌아만 봐도 죄짓는 남자를 포함해서 총 4편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뭐랄까 처음엔 뭐 이딴 게 다 있어란 생각이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그냥 즐겁게 읽으면 재미있는 설정이기도 했다.

<당신은 돌아만 봐도 죄짓는 남자>는 학원물이다. 어느 날부터 남성 유혹 페로몬을 내뿜기 시작한 마코린. 도대체 왜?! 라고 물어 본다면, 남자를 알게 되었기 때문에? 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나잇 스탠드로 남자에게 덮쳐진 이후 남자들이 마코린에게 급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과연 그 상대는 누굴까? 그런 고민을 할 새도 없이 학교에서 인기짱이며 성인 비디오 배우인 아사미가 마코린에게 애정을 드러낸다. 이래저래 궁지에 몰린 마코린. 과연 마코린의 앞날은?!

<고양이 목걸이>는 이 단편집 중 나를 최고로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처음엔 쇼타 공인가 생각했는데, 두 번쯤 읽으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다이스케는 발육이 덜 된 남자라고나 할까. 솔직히 말해 배경은 초등학교 같은데다가, 다이스케가 란도셀을 매고 다니니 난 다이스케가 초등학생인줄로만 알았다. 알고 보니 국어(일본어)를 초급 과정부터 배우게 되서 초등학교에 오게 된 것 같지만...

하여간, 몸집도 작지, 얼굴도 초동안이지... 이러다 보니 처음엔 헉!! 소리가 나왔지만, 뭐 나쁘지는 않았다. (그래도 역시 내 취향은 아니야....)

<파파와 나> 역시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란 소리가 절로 나왔다. 도대체 몇 살에 사고를 치면 삼십대 초중반에 스무살짜리 자식이 있냐..... 뭐... 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빠르니까..라고 엉겹결에 납득해버리긴 했지만...

<연애 델리>도 고교시절 사고친 남자의 이야기다. 아내는 집을 나가고 딸은 출장 호스트를 부르는 요지경... 게다가 그 출장 호스트가 같은 학교 교직원!?

대충 봐도 제대로(?)된 관계는 없어 보인다. 하긴 뭐 제대로된 관계란 걸 설명하라면 난 못한다. 사랑이든 뭐든 간에 당사자들은 꽤 진지하니 내가 할 말은 없단 소리다. 좀 엇나간 설정에 공수 체격차이도 엄청나고 이렇다 보니 누가 연상이고 누가 연하인지도 나중엔 헷갈리더이다. 하지만, 가볍게 그냥 이런 설정도 재미있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읽을만한 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심각하게 생각하려면 이 책은 안보는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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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어 - 러쉬노벨 로맨스 168
아이다 사키 글, 키타하타 아케노 그림 / 현대지능개발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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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어>는 <안녕을 말할 생각은 없어>의 후편으로 잘나가는 야쿠자 아마미 타이가와 별 볼일 없는 탐정 진나이 타쿠로가 연인이 된 후의 이야기이다.
연인 관계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아마미에게 구박이란 구박은 다 받고, 가끔은 주먹세례도 받아야 하고, 독설에다가 이젠 진나이의 엉덩이에 집착을 보이는 아마미. 외모는 멀끔하게 잘 생겼지만, 묘하겐 뒤틀린 인물이랄까. 하지만 진나이는 그 이면에 감춰진 아마미의 또다른 얼굴을 알고 있기에 아마미의 비뚤어진 마음을 잘 받아주고 있다.

<사랑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어>에는 아마미의 가족이야기가 크게 대두된다. 고교생이던 아마미가 자신과 어머니에게 폭해을 가하던 아버지를 죽이고 야쿠자가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전편이라면, 후편인 이 책에서는 임종을 둔 어머니와 아마미의 동생 타이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솔직히 말해 타이치의 여자 친구 이야기쪽보다는 아마미와 어머니 사이의 일이 더욱 더 큰 인상으로 남는다.

똑같은 아들인데, 게다가 자신을 구해줬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을 증오하는 어머니.
아마미가 어머니를 만나고 싶지 않던 이유는 바로 이런 것이었나. "얼른 죽어버려 할망구"라고 독설을 내뱉는 아마미의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심적으로 고통을 받을 때마다 더큰 고통으로 그 아픔을 치유하려한 아마미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마음 아팠다.

두 사람 사이의 러브라인 보다는 아마미란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았던 이 책은 진나이를 좋아하면서도 함께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는 아마미의 마음이 많이 드러난다. 야쿠자와 전직 경찰이지만 현재는 일반인인 탐정. 누가 봐도 두 사람의 앞날이 밝다고는 말할 수 없다. 언제 어디서 적대 조직의 공격을 받을지도 모르고, 같은 조직 내에서도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아마미의 입장에서는 욕심을 부릴수가 없었다.

사랑이란 것이 모든 것을 대신할 수는 없다. 아마미도 진나이도 어른이기에 그것을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더욱더 애절하고 더욱더 안타까운 두 사람. 표지 그림은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철망을 사이에 두고 등을 기댄채 철망사이로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은 정말 이제껏 본 표지 중 최고로 꼽을 정도로 마음에 든다. 

개성있는 등장 인물의 적절한 배치와 애틋한 사랑, 그리고 그 사랑에 대한 고민과 안타까움이 뭉근하게 녹아 있는 <사랑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어>는 내 마음에 애틋한 여운을 남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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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 Vacances Romaines 만화로 다시 보는 세기의 명화 2
윤영주.장윤식 지음, 차성진 그림 / 새롬미디어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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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휴일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중의 하나이다.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영화중 제일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영화속의 한 장면 한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오드리 햅번의 사랑스러움에 같은 여자인데도 불구하고 몹시 설렜던 기억이 난다.

왕족인 앤 공주와 신문사 기자인 죠.
그들은 우연히 만나 하루를 함께 보낸다. 죠는 처음엔 그녀가 공주였다는 것을 몰랐지만, 그녀가 앤 공주란 것을 알고 그녀가 로마에서 보낸 하루를 사진으로 담아 특종으로 팔 계획을 세운다. 처음엔 음험한 마음으로 그녀와 동행하지만, 앤 공주의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어느새 이끌리게 된 죠.

영화에서 로마를 배경으로 한 흑백 필름 속에서도 오드리 햅번의 미소는 아름다웠고 빛났다. 오히려 흑백 필름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긴 머리였다가 짧게 커트를 하고 귀여운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은 모습으로 변신했을때 그 사랑스러움을 어디에 비할까.

광장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던 모습, 스쿠터를 타는 모습, 진실의 입에 손을 넣던 모습.
어느 것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을 그런 장면을 이 만화는 잘 재현해내고 있다. 하지만 오드리 햅번의 미모가 워낙 뛰어났던 만큼, 그림은 그것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렇다고 작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림보다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오드리 햅번은 실물 그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또한 죠의 경우 키가 너무 작게 묘사되고, 모든 등장인물이 머리에 비해 몸이 왜소하게 표현되어 조금 어색한 부분은 있었다.

영화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다시금 영화 내용을 떠올리게 해준 만화 <로마의 휴일>. 이 만화를 보면서 다시금 오드리 햅번이 출연한 <로마의 휴일>이 무척이나 보고 싶어 졌다. 언제 봐도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로마의 휴일. 영화는 늘 볼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만화는 곁에 두고 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메리트가 있다.

로마의 휴일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선물같은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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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아카데미 - 내가 선택한 금지된 사랑 뱀파이어 아카데미 시리즈 1
스콜피오 리첼 미드 지음, 전은지 옮김 / 글담노블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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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뱀파이어 이야기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고전적 뱀파이어물도 좋고, 현대적인 뱀파이어물도 좋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많이 쏟아져 나오는 뱀파이어물에 대해서는 환영하는 입장이다. 단, 그것이 내 취향에 맞는다면.

뱀파이어 아카데미는 현대적 뱀파이어물로 일단 주인공은 십대 소녀이다. 그리고 여기에선 인간외 3타입의 존재가 나온다. 인간이 아니라 그냥 "존재"라고 하겠다. 사실 "생물"이란 표현은 더 웃기니까.

첫번째 뱀파이어인 모로이. 그들은 뱀파이어들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로 일정한 계급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왕족과 평민같은. 그러나 그들은 약한 존재이다. 고전적 뱀파이어들 같은 강력한 힘은 없고, 대신 마법을 쓸 줄 안다. 4가지 마법 중 특화된 마법을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런 건 판타지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설정이다.

두번째, 댐퍼. 그들은 뱀파이어인 모로이 남성과 댐퍼 여성들 사이에서 태어난다. 즉, 댐퍼는 모로이가 없으면 후손을 볼 수가 없다. 따라서 댐퍼들은 모로이의 수호자로 살거나 모로이 남성들의 혈액공급자이자 섹스 파트너로 살아간다. 

세번째, 스트리고이. 원래 모로이었던 뱀파이어가 인간을 죽이거나 같은 모로이를 죽이면 되는 존재로 일종의 저주받은 뱀파이어이다. 힘은 강력해지고, 살인 본능만이 남는 존재이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뱀파이어와 비슷한 존재로 밤에만 활동하고, 은말뚝이나 목을 자르는 것으로 죽일 수 있다.

이정도로 보면 꽤 흥미롭다. 사실 모로이나 댐퍼, 스트리고이 같은 명칭은 어디서도 들어 볼 수 없는 것이었으니까. 게다가 모로이들이 마법을 쓴다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난 주인공 로즈가 무척이나 마음에 안든다. 성격은 개차반. 딱 이 표현이 떠올랐다. 스스로는 모로이 왕족 리사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이기적이고 다혈질이며 머리보다는 손이 먼저 나가는 타입이다. 열일곱이라곤 하지만 생각이 없어도 너무 없다. 리사가 크리스티안과 친해지는 것이 싫어 거짓말을 하는 것도 웃긴다. 말로는 리사를 보호한다고 하지만 그건 로즈가 리사를 남에게 빼앗기고 싶지 않은 것에 불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게다가 로즈와 디미트리의 관계도 이해가 안된다. 리사와 크리스티안의 관계가 발전해 나가는 건은 어느정도 수긍이 가지만, 디미트리가 왜 로즈에게 사랑을 느껴야 하나?하는 것이 큰 의문점이다. 로즈가 디미트리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할 지도 모르겠지만, 디미트리가 왜 로즈에게 끌리는 건지는 아무래 생각해도 이해 불가. 뭐, 사랑이란 원래 콩깍지가 씌면 아무도 못말린다고는 하지만.

이 시리즈가 지금까지 5편이 나왔다고 하는데, 사실 뒷 권에 대해서는 아무런 흥미가 안생긴다. 로즈가 디미트리를 사랑하고 리사를 지키는 수호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스토리로 이어지겠지만, 얼굴 좀 예쁘고 무한의 잠재 능력이 있다고 해서 성격이 개차반같은 여자 주인공에게는 절대 끌리지 않기 때문이다.

왠지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를 적절히 짬뽕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철딱서니 없는 여주인공은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독특한 설정과 어른들의 로맨스풍이 가미된 것은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난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는 그래도 즐겁게 읽고 있다)
그래서 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못주겠고, 뒷권에 대해서도 흥미가 없다.
판단 유보가 아니라 배제라고 할까.

어찌 보면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십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소설일지도 모르겠다. 나처럼 어느 정도 나잇대가 있는 사람에게는 씨알도 안먹히는 로맨스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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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파더 스텝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11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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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라고 하면 미스터리나 추리 소설 쪽에서 굉장한 명성을 얻고 있는 작가이다. 하지만 난 이제껏 미야베 미유키의 책은 <이코 - 안개의 성>외에는 읽어 보지 않아 그녀의 작품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코 - 안개의 성>은 게임을 원작으로 한 판타지 소설이자 한 소년의 성장 소설이었다면, <스텝파더 스텝>은 깜찍한(?) 쌍둥이와 도둑 아빠의 즐거운 나의 집 만들기 대작전이랄까.

프로 도둑이 벼락을 맞고 어떤 집에 떨어졌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쌍둥이에게 둘러 싸여 있었다. 이런!! 도둑 체면이 말이 아니다. 벼락을 맞고 기절했다니. 그러나 그것보다 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있었으니!!!
쌍둥이 형제 타다시와 사토시는 그에게 아버지 노릇을 해줄 것을 제안한다. 그것도 반강제, 협박으로! 쌍둥이 형제의 부모는 각각 바람난 상대와 함께 집을 나갔다는데.....

이렇게 시작된 세 사람의 생활. 아이들은 그를 아버지라 부른다. 그것도 아주 자연스럽게. 운명에도 없는 자식이 두 명이나 생긴 그와 쌍둥이 형제의 생활은 유쾌하면서도 즐겁게 흘러간다. 물론 처음엔 강제적이었지만.

총 7개의 연작단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쌍둥이와 도둑 아버지의 생활뿐만 아니라 일상 미스터리까지 가미해서 더욱더 흥미롭게 진행된다. 즉, 미야베 미유키의 전공인 미스터리가 유쾌한 가짜 가족 만들기 소설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는 말이다.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은 옆집 여자의 집에는 왜 그렇게 많은 거울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스텝파더 스텝>을 비롯해, 진품 명화 도난 사건을 다룬 <트러블 트래블러>, 쌍둥이는 왜 학교에 협박장을 보내고, 학교를 바꿔 출석하게 된 건지를 다룬 <원나이트 스탠드>, 쌍둥이가 사는 마을 근처 호수에서 발견된 백골의 사체 2구에 대한 미스터리 <헬터 스켈터>, 펜팔을 하던 유부녀가 협박을 받게 된 사건을 의뢰받은 <론리 하트>, 다른 지역 신문이 며칠마다 배달되는 집의 비밀을 다룬 <핸드 쿨러>, 쌍둥이 유괴 사건 <밀키 웨이>까지 이들이 가는 곳마다 사건이 터지고, 이들은 자연스레 그 사건에 관련이 된다.

머리 좋은 쌍둥이와 프로 도둑 탐정이 해결해 나가는 사건들, 그러면서 서로간에 쌓여 가는 신뢰는 적절히 융합되어 따뜻한 가족 소설과 코지 미스테리를 함께 읽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각각의 사연에 감춰진 진실이 밝혀질 때 추리 소설의 범인을 밝혀낸 듯한 그런 짜릿함도 더불어.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자면 이 책은 사회문제도 살짝 살짝 다루고 있다. 쌍둥이 형제의 부모는 각각의 바람 상대와 집을 나갔고, 아이들은 방치된다. 그런데도 부모는 누군가 한 사람은 아이를 돌보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한다. 게다가 아이둘만 사는데도 옆집에서는 누구하나 걱정을 하거나 의심을 하지 않는다. 가족의 붕괴와 사회적 무관심을 함께 다루고 있다고 할까.

또한 돈을 위해 아버지를 속이는 아들이나, 돈을 위해 한 여자를 감금하는 사건이나, 남편 몰래 펜팔을 하는 아내등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슬쩍슬쩍 건드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크게 대두되지 않지만 튀지 않게 적절히 잘 용해시켜 놓은 점이 작가의 필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재미있는 점은 도둑 아버지는 자신의 일을 절대로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 7개의 사건을 해결하면서도 자신의 보수는 절대적으로 챙긴다는 것. 보통 이런 책에선 주인공들이 사람들을 도와주기만 하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프로 도둑의 프로 정신은 높이 사줄만 하다. (笑)

또한 어설픈 유머 감각이 아니라 자연스레 웃음을 유도하는 작가의 글솜씨는 탁월하다. 비록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으로 살아가게 되는 세 사람과 프로 도둑의 아버지의 이야기인 <스텝파더 스텝> 세상에는 이름만 가족인 것 보다 더 유대감이 강한 관계도 충분히 생성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 페이지의 문장들처럼 사람의 앞일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지레 겁먹고 걱정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런 흐름에 몸을 맡기고 행복을 만끽하면 된다. 사람의 삶은 행복만을 누리기에도 지나치게 짧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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